애 복학하고 나서 일부러 학교에 적응하려면 정신없으니까 자주 안 만났음
곰이 만나자고 해도 안만났음 딴 데 집중하라고. 이러면 얘가 불안해 하는 건 아는데 이해가 안 됐었음ㅋ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는데 뭘..
그리고 난 절에다 가져다 놔도 머리깎고 잘 살아갈 놈임ㅋㅋㅋ 진짜 내가 바람핀다는 걔 망상이 말도안되는소리
어느날 치과 치료 예약해둔거 때문에 조기퇴근하고 시간이 널널했는데
곰 생각나서 차몰고 걔네학교로 갔음 문자로 '나 니네학교 앞임ㅋ'
이러니까 곰 깜짝놀라서 전화옴ㅋㅋㅋㅋ 좀 기다리다 애가 나왔는데 표정이 밝았음
앞까지 와서 '회사는?'그러고 걱정해줌 '너 볼라고 무단이탈했어'이러면 농담으로 알아먹고 같이 웃음ㅋ
옛날같았으면 농담 못알아처먹고 기겁했을건데 발전함
데리고 그대로 밥먹으러감ㅋ 자주가는 인도음식점 있는데 테이블마다 사방이 막혀있는데라 편해서 자주다니ㅁ
밥먹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걔한테 반지를 줬음 내껀 넥타이핀으로 걔는 반지로 같은무늬새겨서 제작한게 있었는데
맨날 주는거 까먹어서 들고다니던거.. 전에 반지호수 물어본 적 있어서 걔도 대충 예상하고 있었을 줄 알았음
근데 받고나서 얘가 말이 없는거임ㅋㅋ 뭐지 내가 오버했나 싶었음ㅋ 걍 그런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한건데
밥먹으면서 계속 걔 눈치를 살피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거임; 무슨표정인지
내가 모른다면 그건 엄청 오묘한 표정인거임; 왠만한건 눈치까는데
"별로야?"
선물받고 별로 좋아하질 않으니 당황함.. 내가 이상한거 준거 아니잖아?
"형 진짜 미안한데......오늘 무슨 날이야?"
"0월00일"
"..?"
"?"
"?"
갑자기 애가 존내 웃기 시작함 귀엽게 ㅎㅎ웃는게 아니라 끄흐하하하학!!! 이렇게
진짜 돌은거같았음
"하하하ㅏ카하ㅏ하! 난 형이 데리러오고 이런거 주니까 내가 기념일 잊어버린 줄 알았잖앜ㅋ
형이 기억할만한 기념일이면 중요한날인거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ㅋㅋ쫄았어ㅋㅋ" 이러고 처웃음ㅋ
사실 난 기념일은 생일정도밖에 기억못함ㅋ;
워낙에 사귀기 시작한 때가 언제라고 딱 잘라 정하기도 애매하기도 하고 걍 얘가 1000일이네 어쩌네 하면 그렇구나 하고 말음ㅋㅋ
"선물받고 쪼는새끼가 여기있넼 ㅄㅋㅋ 왼손약지에 끼고다녀라"
걍 선물준건데 반지라서 쫄은거같았음 넥타이핀이랑 세트라고 했더니 왜 형껀 반지로 안했냐고 바가지를 긁기 시작함 ㅅㅂ..;;
결국 다른 디자인으로 나도 반지끼고 다니기로 합의봄
그 후로도 몇 번 걔네 학교 갔었는데
어쩌다 곰 선후배들이랑 안면트게됨
곰 과외봐주던 동네형이라고 ㅋㅋ 요즘 애들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었음
내가 의외로 개드립을 잘 쳐서 곰 선배인 애들한테 애한테 잘해주라고 계속 띄워줬음
한국인들의 대표적인 거짓말인 "다음에 술한잔 하자" 까지 하면 곰은 기분나빠함ㅋ;
곰이 투덜거리면
"형이 다 널 생각해서~" 이렇게 시작해서 "~알았어 안하면 될 거 아냐" 로끝남
아오 져주고 말지..
주말에 밥하다가 부엌용 가위 넣어두는 서랍에서 옛날에 곰 주려고 복사해놨던 오피스텔 열쇠를 발견함
그때 걔가 휴대폰 던져서 빡쳐서 안주고 봉인해둔물건ㅋㅋ 2년전에
그래서 밥먹으면서 줬음 발견한김에
"야"
"어?"
"이거 가져. 그리고 오늘 아무날도 아니다"
"이게 뭐야?"
"열쇠잖아 ㅄ아"
"고마워.."
"밖에서 기다리지말고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받았으면 얼른 주머니에 챙길것이지 밥먹다말고 계속 만지작거리니까 민망했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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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주고싶으면 주는거지 이유가 어딨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