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심장은 붉게 물들다03

 

 

 

심장은 붉게 물들다 

w. 안개비

정국은 울고있는 윤을 보았다. 뭐가 서러운지 주저앉아 터져나오는 울음소리를끅끅대며 참는 모습은 모르는 이가 보아도 안쓰러울만큼 애처로웠다.

그러나 정국은 아무런 감정도 들지않았다.

단지, 공식적인 아내가 될 사람이네.여기에서 울고있네. 딱 그정도 상황을 읖는 정도일 뿐이었다. 

정국은 당연하듯, 윤을 지나쳐 갔다.

“아가씨, 밤바람이 찹니다.” 

윤의 울음이 잦아들고 넋이나간 사람처럼 호수만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엄마가내 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분명 엄마는, 권력에 눈이멀어, 부에눈이멀어 자식마저도 좌지우지하는 아버지로부터 나를 지켜주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요.” 

 

“…” 

 

“아, 아니다. 착한 엄마는, 그게 잘못된걸 알면서도 또, 아버지 말이 곧 법이라 생각하고 난,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었을려나.” 

“그럼 이건 내 운명인거네요. 감정도없이, 선택도 없이.”

 

지민은 윤이 안쓰러웠다. 어린나이에 여린 윤이 감당하기에 윤의 자리는무거웠으니깐. 

한 기업인의 2세,3세들의현주소는 그러했다. 윤도 마땅히 다를 것 없는거지만, 지민은처음으로 윤이 평범한 가정의 또래의 아이들과 같은 위치였다면 좋았을텐테, 생각했다. 

심장은 붉게 물들다 

생각보다 결혼식 진행속도는 빨랐다. 하루는 드레스를 입었고, 그 다음날은 웨딩촬영을 했다.

물론, 우리의 웨딩촬영사진은 당사자들이 제대로 확인을 해보기도 전에, 어떻게 된 것이 인터넷에 더 빨리 퍼졌다. 서로 수없이 많은 공식석상에서가면을 쓰고 섰었기에 전정국과 나는 사진속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부부가 되어있었다. 학교가마치면 결혼식 준비로, 그렇게 하루를 채우고나면 집에돌아와 나는 곧바로 뻗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그렇게도피하고 싶었던 본식의 날이  왔다. 

 

 

 

“윤아, 시집가서 잘 살아야한다.” 

세상 인자한 척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새벽부터 고생한 난 속이 울렁거렸다.

또, 가식이다. 나를단 한번도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라준 적이 없는 사람이.

아버지 옆에 서있는 아저씨를 보았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아가씨”

축하할 만한 일 아닌데. 가볍게 목례로 답을 대신했다.  

친한친구가 없는 나이기에, 내 또래의 친구들은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아, 물론 기업의 2세,3세 하며 여러 연회장, 가족모임에서 본 겉친구들 빼고. 

어차피 그 아이들도 나를 위해 온 것이 아닌, 나와 전정국의 이결혼식의 참석에 의의를 두는 것이기에, 내 지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본식이 시작되었다. 전정국이 먼저 걸어가 나를 기다리고, 나는 아버지 손을 잡고 시끄러운 박수소리를 반주삼아, 수없이 터지는플래쉬를 참으며 눈이부셔 잘 보이지도 않는 버진로드를 걸었다. 

어느정도 다달았을때서야, 전정국이 보였다.

 

 

“윤이를 잘 부탁하네, 전서방” 

 

전서방이라는 말이 어떻게 그리 쉽게 나오는지, 옆에서 듣는 나는 소름이돋았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행동은 또다른 상처였다. 

 

 

“네.” 

나는 아버지에게서 전해지는 손을 전정국의 팔짱으로 옮겼고, 불편하기그지없는 감정으로 걸어 주례사 앞에 섰다. 

일생일대의 결혼식이 누군가에겐 벅찰정도로 감동스럽고행복한 순간이겠지만 나에겐 그 어느 날보다도 좋지않은 날이 되었다. 

나는 여기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면, 그곳으로 저곳에서 봐달라고 하면 또 그곳을 봐주는, 그런 결혼식을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어서있으려니 스트레스로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

본식과 폐백, 시끌벅적했던 결혼식이 끝나고 우리는 신혼집이라고 하는곳으로 향했다. 

어디든, 쉬고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기사가 태워주는 차 안에서 창가에 잠시 기대어 눈을 감았다 뜨며 옆에 앉은 전정국을 힐끔보면 무표정으로 밖만쳐다보고 있었다. 

다시 어지러워지는 느낌에 숨을 크게 내쉬고 눈을 감았다. 

 

 

 

신혼집은 예전에 들었던대로 내 학교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곳이었다. 

복층식 펜트하우스. 둘이사는 집이 뭐가 이렇게도 크고 으리으리한지, 

하긴 말 한번 제대로 섞어보지 않은 사람과 살려면 차라리 집이 큰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안은 이미 다 꾸며져 있었다. 속옷부터 잠옷, 외출복 심지어 내 교복까지. 

어제도 살아왔던 곳처럼. 그럴수록 이질적인 느낌은 들었다. 내 것으로 추정되는 화장대에 앉았다.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신부화장으로 어느 때보다 화려했지만, 내 것은아니었다. 

천천히 머리에 수없이 꽂아진 실핀들을 빼나갔다. 오늘따라, 머리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괜히 신경질이 나, 무력으로 빼려니 애꿎은 머리카락들만 빠졌다. 

 

 

“하..”

괜히 눈물이 차올랐다. 

입술을 꾹 깨물고 아무렇게나 흘러내리는 눈물들을아프게 닦고 머리에 다시 손을 가져다 대려고 했을까 갑자기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문으로 들어오는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다시 고개를 돌려, 머리에 실핀들을 아무렇게나 빼려 애썼다. 

 

 

 

 

“도와줄까?” 

그의 음성에 거울로 비친 그를 쳐다보았다. 

 

 

 

 

“도와줄게.”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선 내가 아무렇게나 뺀다고 흩어졌던 머리카락 사이로 실핀들을 조심스레 빼서 화장대에 올려주는전정국을 나는 멍하니 쳐다보았다. 

 

 

 

“고마워”  

 

 

알다시피,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원해서 한 결혼, 아니잖아. 

 최선이라한 결혼이면, 딱 그정도 선, 위해주면서 살자고.

쇼윈도, 그게 제일 적합한 단어같네.피해가는 일 만들 일 없을거야, 너도 지켜주면 좋고.” 

 

그 말을하고 안방 문을 닫고 나가는 전정국에 나는 한동안 얼빠진 사람처럼 멍해졌다. 

나도 이하동문인데, 뭐가 그렇게 기가 빨리는 기분이 들었는지. 

오늘 유난히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 차가운 말에 쓸쓸해지는거라 생각했다.

 

전정국은 집을 나간건지, 한참 후에 방을 나가보니 없는 듯 했다. 

차라리 잘되었다. 불편하기 그지없게 같이 있는거보다 혼자있고 싶었으니깐.

“야, 신혼 첫날부터 아리따운신부를 혼자두고 여기 있어도 되냐?” 

정국은 그런 태형을 무시했다. 

 

 

“새끼, 재미없게.” 

 

 

“쇼윈도.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라고 말하고 나왔어” 

 

 

“상처받는거 아냐? 첫날부터말이 너무 심했다.” 

 

 

 

“사실이니깐.” 

 

 

태형은 그런 정국을 보고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론 매정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짜식이 남자가 매너가 있지. 쟨 너무 직설적이야. 

“일은, 잘 되어가고 있어?” 

 

“문제없어. 아, 근데 이번에 새로 한 멤 영입할까해. 마음에 드는 놈을 찾았거든.” 

 

 

 

“…”

 

 

“걱정마라, 뒷조사 철저히하고 있으니깐” 

정국이 태형의 말에 알겠다는 듯 시선을 거두고 앞에놓여져있는 맥주를 마셨다. >

윤은 큰 집에 덩그러니 쇼파에 앉아 켜지도 않은 티비속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1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그만 들어가 자야지, 하다가도 생각나는 담배가 간절해져, 방으로 들어가 아까 겉옷속에 아무렇게나 넣어두었던 담배 한 개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고보니, 하루종일 한 대도 피지 못했구나. 

안방 베란다로 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빨아들였다. 살 것 같단생각에 깊게 빨아들였다 뱉었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한 대가 짧아져 더 이상 필 수 없겠다 싶었을 때, 불을끄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려고 했다. 

 

 

 

 

 

마주친 전정국은 손에 들여져 있는 담배를 내려다보았다. 

 

 

 

 

 

 

“집에선 안피는게 좋을텐데. 내가담배는 극악스럽게 싫어해서.”

아까와 같이 자기 할 말만 하고, 드레스룸으로 향하는 전정국을 나는한 번 쳐다보다 아무렇게나 쥐어져있던 짧아진 담배를 꼭 쥐고선 방에서 나왔다. 

쪽팔리고, 자존심 상했다. 그런소리를 들은 것이. 

생각보다, 이 결혼이 나에게 최악이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기분이었다. 

+ 

1화 2화는 조금 수정할게요!!

전 태형이가 최애인데,, 태형인 주인공 못시키는 병이 있나봐여..

[독자1]

작가니이이이이잉!!!!푸른하늘입니다!!!!! 저 방금 1,2,3화 연달아서 쭉 읽었어요! 음 뭔가 두사람 다 이해가 가기도 하고 지민이는 속마음을 많이 숨기고 있는 듯 하고 정국이는 확실히 상처때문에 마음을 닫은 것 같고...아아앜 너무 재미있어요! 이번에도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안개비]

고마워요!❤️

[비회원82.164]

영입한다는사람은 누굴까요?!?!ㅎㅎㅎ

[독자2]

재밌어요ㅠㅠㅠㅠ 뭔가 그 조직말하는거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