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01
내 바램은 언제나 바램일뿐, 시간은 흘러 졸업식이 있은 지 약 3주가 지났다.나는 그 사이에 신입생OT도 갔다오고 예비대도 갔다왔다. 곧 입학식도 다가온다.분위기 변화를 주고자 머리도 좀 잘라보고 염색도 하고 네일샵에 네일도 받으러 갔다왔다.아직 쌀쌀한 3월에 내 손톱에는 민트색이 자리잡았다. 언발란스하지만 왜인지 어울리기도 했다. 손톱을 보면 김종인 네가 생각났다. 뭔가 시원하면서 싸한 느낌이 너를 닮았다.
너는 지금 뭘 하고있을까 너도 나와같은 생활을 하고있을까? 너는 얼마나 변했을까...아차-! 네 생각을 하다가 버스를 놓칠 뻔 했다. 시내 번화가에 나가서 입학하기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하루종일 놀기로했는데 늦으면 큰일이라 안도의 한숨을 쉬고 버스에 올랐다.
사실 바쁜 나날에 너를 잠시 잊은적도 있다.의외로 과에 여자가 많이 없어서 그런지 동기 몇이 나한테 관심을 보였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차이를 몸소 느끼며 술에도 취해보고 술게임도 했다.생각해보면 너는 나에게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데 왜 나 혼자 이렇게 널 생각하나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마음 접고 나한테 대쉬해온 동기랑 잘해볼까? 너랑 나는 다시 볼 수있을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너를 잊을까, 조금이라도 잊혀지려고 하면 네가 나타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너를 닮은 무엇인가가 눈앞에 나타난다.
지금처럼,
자리에 앉아 옆을보니 춤을 추는 고등학생무리. 그래, 김종인 너도 곧 잘 춤을 추었지.. 반 대표로 나가 장기자랑을 선보여 우리반에 피자를 안겨준 너였다.너는 쑥쓰러움을 잘 타는걸까 춤을 추고 나서는 항상 멋쩍은 표정이나 행동을 보였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너를 닮은 사람이 보인다던가 네가 자주했던 행동을 하는 사람 또는 네 말투가 귀에들어왔다.너를 못본지 몇주가 지났지만 왠지 너를 다시 볼 수도 있을것만 같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했다. 서로가 서로를 보며 어디가 변했다는둥 못본사이에 예뻐졌다는둥 남자친구가 생길것 같다는둥 즐거운 담소를 나눴다. 19살때로 돌아간것 같다. 돌아가고싶다. 나는 너 때문에..
사람들은 남 이야기를 하는걸 좋아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사람도 그럴것이다. 반 아이들 번호를 읊조리며 한명한명 어느대학을 갔나누가 대학을 잘갔나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순간 긴장했다. 어쩌면 어쩌면 너의 근황을 알수도있지 않을까?
너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때 나는 청각을 곤두세웠다.
" 김종인 걔 수능은 평타쳤는데 저번에 들어보니까 K대랑 H대중에 고민하고 있는 것 같더라. 근데 당연히 H대 가야하는거 아니야? 지금쯤이면 걔도 학교 정하고 OT도 다 갔다 왔겠다"
뭐?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K대랑 H대라니.. 어쩌면.. 진짜 하늘이 날 도우신다면 김종인이 K대로 온다면.. 우리는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는 것이다.내가 김종인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 점수로 보나 대학이미지로 보나 H대가 더 좋은 학교임은 누구든지 알고있다. 우리학교 장학생이라던지 과가 엄청 좋지 않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히 H대를 선택하겠지
인간이란 참 간사하다. 나는 네가 내가 다니는 학교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리학교에 오면? 오면 뭐 어쩔건데? 내가 뭘 할수있는거지?우울함이 밀려들어왔다. 내 친구들 중에서는 김종인과 그렇다할 사이가 없다. 우리의 얘기는 생각보다 빨리 흘러갔고 사진 몇장을 찍은 뒤 우리는 헤어졌다.
휴대폰에 금방 페이스북 알림이 떴다.' 김민지님의 게시글에 회원님이 태그되었습니다'
좋아요를 클릭하고 나서 뉴스피드를 둘러보곤 그냥 혹시나 해서 알 수 있는 사람을 클릭했다.김종인(함께아는 친구 3명)네 이름이 떠 있는 화면을 조심스레 터치 했다.ㅇㅇ고등학교 졸업. 1994년 1월 14일출생담벼락도 친구목록도 다 비공개, 너에 대해 알고싶다너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 김종인.
더보기 안녕하세요
낼 늦게까지 인터넷을 못할것같아서
원래 낼 올리려고 했던거 미리 올려요
댓글달아주신 모든분들 다 감사합니다♡
필력이 망(..)이라도 즐겁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