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주랑 만나기로 한 재현이는 비록 연애한지 6년이나되고 연애초때처럼은 아니라도 같이 있고 여주 생각하면 설레고 좋았다. 편하기도 했고. 게다가 요즘 둘 다 바빠서 못보다가 2주만에 만나는 거라 재현은 일찍 일어나 더 신경쓰고 나갔다. 약속장소로 향하는 재현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흥얼흥얼 콧노래도 나오고.
도착한 재현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여주를 기다리는데 누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 사람은 대학 후배로 팀플에서 만나 친해져 서로 연애상담도 해줄 정도로 친하 사이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인사하고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하다가 여자후배가 요즘 남친이 권태기인거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결국 둘은 질투심 유발로 말 맞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뒤 후배의 남자친구가 와서 작전을 시행하는 둘. 후배의 남자친구는 동혁이라고 하자. 재현은 은근슬쩍 챙김으로 동혁이의 질투를 불태웠고 이에 동혁이는 표정관리가 조금씩 안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자 재현이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좀 심했나...'
그러자 다시 재현이는 등혁이에게 칭찬을 쏟기 시작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쟤가 맨날 남자친구 자랑만 엄청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베시시 웃는 동혁이었다.
그렇게 말을 이어가고 있는데 재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간단하게 입은 여주가 서있었다. 얼굴에 물음표를 띤 여주를 보자 재현이는 살풋 웃음이 나왔다. 언제나 솔직한 표정이 잘 드러나서.
"왔어?"
"응...근데 누구...?"
"아 여긴 우리 과 후배랑 후배 남자친구! 여기는 내 여자친구 인사해"
자연스럽게 재현의 옆자리에 앉는 여주를 쳐다보니 재현이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옛날에는 저랬나? 지금도 여주는 질투해줄까?'
사실 요즘 미지근한 연애라는거 재현이도 느끼고 있었거든. 재현이가 누구랑 있든 여주는 그냥 심드렁이 알겠다고 말하고 질투라는 걸 받아본 적이 이미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심 후배 커플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연인에게 사랑을 확인받고 싶으니까. 그래서 아까처럼 후배에게 다정하게 대한다. 처음에 당황한 후배도 이내 알아차리고 맞춰주기 시작했다.
재현의 눈에 대각선의 동혁이가 먼저 들어오는데 다시 굳어지는 동혁의 얼굴. 그제서야 힐끗 여주의 눈치를 살피는 재현이지만 여주는 아무런 표정 변화없이 웃으며 재현이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 여주를 보자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해서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때 여주의 목소리가 재현이를 집중하게 했다.
"어휴 좋을 때네요~ 우리는 막 늘 설레고 그러진 않는데~ 그치?"
"너무 오래 사귀면 이제 편안함만 남아요."
"....."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듯한 여주의 말에 재현은 그 순간 속편하게 그런 말하는 여주가 너무 미웠다. 누구는 지금 엄청 심각한데... 점점 굳어져가던 재현이는 어느 순간 현저히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사실 머릿 속으로 수백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섭섭하고 미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여주의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액정에 적힌 이름을 보니 재현이랑도 여주랑도 같이 친한 태일이 형이었다. 휴대폰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는 여주를 재현이는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응? 지금? 아 재현이랑 있긴한데..."
"알겠어. 되면 갈게."
보나마나 또 같이 술마시자는 얘기겠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여주의 말에 진심으로 당황스러운 재현이었다.
"나 가도 되지? 같이 갈래?"
"....어?"
그제서야 정신이 제대로 드는 재현. 그 전까지 그저 섭섭함과 여주가 자신에게 관심이 조금 적어졌다고 느낀 재현이었다면 이제는 애정에대한 의구심이 들기시작한 것이다.
'나랑 2주만에 데이트하는 거인데... 다른 사람들이랑 놀러간다고? 나랑 있는게 싫은 건가? 그럼 왜 만나는 거지? 이런게 진짜 연인 관계인걸까? 얘는 정말 날 좋아하는 걸까?'
수 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에서 떠다니는 재현과 달리 여주의 표정은 평온한 모습에 재현이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다. 둘의 이상한 기운을 눈치챈 후배 커플은 눈치보기 시작했고 재현이는 일단 여기서 나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도 가지 뭐..."
진짜 가기 싫다.
"우리 먼저 갈게."
재현은 표정관리를 할 생각도 못한 채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황급히 여주를 데리고 나갔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는 어떻게 하고싶은거지?'
재현은 수 많은 의문과 정리 상황에서 일단 여주의 집 근처로 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주랑 헤어진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계속 생각할 수록 이런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게 힘들다고 생각한 재현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훨씬 더 많은 무관심과 상처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이 떠올랐으니까.
가까운 공터에 도착한 재현은 한숨이 나왔다.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기위한 노력이었다.
"너는 나랑 만나는게 귀찮아?"
"어?"
"나를 보면 안 설레? 진짜 아무렇지 않아? 아니 우리가 오래만나긴 했어도 나는 그래도 너 생각하면 좋고 널 만날 생각하면서 설레고 그러는데 넌 그게아니야?"
"아니..그게 아니라..."
"솔직히 서운해. 우리가 오래 만난 것도 알고, 처음 만났을 때만큼 뜨겁지 않다는 것도 아는데 그래도 너 가끔 귀찮다는 표정이나 편안함만 느끼는 기분들때 내 마음, 너 알어?"
"...."
"내가 왠만하면 이해할려고도 해봤는데 솔직히 오늘은 좀 아닌 것 같다. 니가 정말로 날 좋아해서 만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헤어질 이유가 없어서 만나는 건지 모르겠어."
"...."
"봐. 이렇게 말해도 넌 변명할 생각조차 안하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시간 좀 갖자."
"응?"
"너랑 나랑 만나는 거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 번 내뱉기 시작한 말은 쉴새없이 터져나왔고 점점 목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재현이었다. 아무 말이 없는 여주를 바라보다가 결국 먼저 지나쳐걸어갔다. 지나쳐가는 순간에도 재현이는 여주가 붙잡기를 바랬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고 점점 재현이의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끝이라고? 우리가? 어떻게 그래...?'
힘겹게 참고있는 재현이를 여주가 뛰어와서 잡았다. 갑자기 느껴지는 힘에 재현이는 동그랗게 눈을 뜨며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야. 너는 네 할 말만 하고 가는게 어딨냐?"
"뭐?"
"진짜 죽을래? 너 얄미워."
갑자기 자신의 볼을 잡고 늘리는 게 너무 당황스러웠다.
"너 질투심 유발할려고 일부로 그런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거 괘씸해서 약올렸더니 시간을 가져? 내가 널 안좋아하는 거 같다고? 참. 어이가없어서."
".....알고있었어?"
"당연히 알고 있지. 그렇게 티나는데 내가 왜 몰라.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웠어?말해봐."
그제서야 안심한듯 풀어지는 재현이의 표정과 함께 눈에서 핑하고 눈물이 맺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재현이는 눈에 힘을 주고 티를 안내기위해 노력했다.
"아니. 난...그런게 아니라..."
"너도 할 말없지? 잘못했지?"
"....미안....앞으로 안 그럴게...."
안심하듯 미소가 지어지는 재현이는 여주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응. 사랑해.."
"나도."
+사담) 뛰어넘으셔도 되요..
지난 번에 그냥 잠안와서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부끄러워서 댓글은 다 못달아드렸지만 덕분에 행복했어요
사실 올릴까 말까하다가 이벤트 당첨되서 넘 기쁜 마음에 올려요. 더 일찍 올릴려고했는데 중간에 시험이 있어서
그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