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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창섭] Lavender_03 | 인스티즈

 

 

 

 

Flowers :: Lavender

 

 

 W. flowers
 

 

 

 

 

 

 


이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던 내 인생이라는 악보에.

희망이라는 음을. 사랑이라는 가사를 그려준 한 소년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시작과도 같은 이야기.

 

 

 

 

 

 

#3.

 

 

" 좀 진정 됐어? "

 

 

말이 나오지 않는다. 병원 복도 끝에 자리한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자 곧 양 손에 차를 들고 육성재가 나타났다. 괜찮아. 육성재를 쳐다봤지만 여전히 말을 할 수가 없다.
육성재가 건네는 차를 받고, 두 손으로 잡아 무릎에 올려 두었다. 목에 이상이 있는건 아니다. 내 목을 멀쩡했으니까.
가만히 컵 안의 액체를 바라보았다. 맑은 노란색.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는걸 아는 육성재의 쓸떼없는 배려였다.

 

 

' 나는 이제 네 오빠니까. '

 

 

육성재는.. 정말이지 쓸떼없이 책임감이 강하다.

 

 

"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리고 있어. "

" ........... "

" 뭘 이것저것 작성해야 하나봐. 빨리 올게. "

 

 

벌써 다 마셔버린건지 종이컵을 구기며 휴지통에 던져버린 육성재는 나를 한 번 보고 씩 웃더니 카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육성재가 던진 종이컵은 휴지통과 벽 사이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더니 툭 하고 힘 없이 바닥에 추락했다. 주워야할까. 고민하다 시선을 종이컵에 옮겼다.
여전히 맑은 노란색. 무슨 차지? 허브일까. 입에 조심스럽게 대고 기울이자 오랜만에 액체가 혀에 닿는 감각이 이질적이다. 혀가 아려왔다.

 

 

" 어라라라? "

" ?! "

" 처음보는 사람이다!! "

" 풉!! "

 

 

콜록. 콜록. 차를 목구멍으로 넘기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바닥에서 튀어나왔다.
아니지, 정확히 말하자면 내 시야로 몸을 잔뜩 낮춘 남자가 나를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뭐야, 이사람.. 잔뜩 경계하고 옷소매로 입을 감추는데 남자는 헤- 웃더니 내 옆에 털퍽 앉았다.

 

 

" ?? "

" 병원에 온지 얼마 안됐죠? 내가 여기 짬밥이 좀 쎄거덩. "

" ........? "

" 여기 병동 사람들은 내가 다 알아. "

 

 

갑자기 나타나서 무슨 알 수 없는 소릴하는거지.. 남자를 훑어보니 환자복을 입고 있다. 그럼 이 병원 환자일텐데.. 왜 나한테 말을 거는거야?
내가 경계를 풀지 않자 남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무엇가를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 우다다 달려갔다. 아까 육성재가 골인에 실패한 종이컵.
낯선 남자는 잽싸게 컵을 줍더니 휴지통에 넣고 손을 털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 좋아, 좋아. 이걸로 오늘 여섯 번째 착한 일이다. "

 

 

남자는 다시 다가오더니 이번엔 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 그 쪽은 이름이 뭐에요? "

" ........... "

 

 

나는.. 입을 벌렸지만 대답할 수 없음을 깨닫고 황급히 남자의 눈을 피했다. 남자의 시선이 집요하게 내 눈을 쫓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이 사람도 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차마 그 생각을 읽는게 두려워 눈을 질끈 감았다. 제발 깨닫고 가줬으면. 나는.. 나는......

 

 

" 아, 알았다... "

" ......... "

" 그 쪽은 마음이 아픈 사람이구나. "

" .........? "

 

 

두터운 왼 손목의 붕대 위로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손이 내 붕대를 감싸고 있었다.

 

 

" 미안해요. "

" ........ "

"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

 

 

아까와는 다른 남자의 눈빛에 놀라기도 전에 육성재가 급히 달려와 날 끌어당겨 제 뒤에 숨겼다.
덕분에 쭈구려 앉아 있던 남자는 반동으로 바닥에 주저 앉는 꼴이 되어 버렸다.
아니, 그게 아닌데.. 육성재의 팔을 잡아 말렸지만, 말을 할 수 없는 탓에 오해만 더 일으켜버렸다. 괜찮다며 나를 다독이는 육성재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남자는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멍하니 우릴 올려다보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툭툭 털고 일어섰다.

 

 

" 남자친구에요? "

" ...... 오빠입니다. "

" 아아.. 그렇구나. 저 나쁜사람 아니에요. 그냥 아픈사람인데. "

" .......... "

" 진짜에요. 병원 다니다가 아무나 붙잡고 이창섭이 누구냐고 해봐요. 저 평판 되게 좋아요. "

 

 

손을 팔랑이며 웃는 남자를 육성재는 노려보다가 내 어께를 붙잡고 돌아섰다. 가자. 짧게 말하는 육성재는 여전히 화가 나보였다.
나를 온전히 책임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한 모양이었다. 육성재의 빠른 걸음에 맞추어 걷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니 남자는 우릴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 라기보단 '나' 를 향해 흔드는 것 같았지만.

 

 

" 아는 사람이야? "

 

 

병실에 도착하자마자 내게 묻는 육성재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는 낯선 사람이랑 말하지마. 덧붙이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동적인 대화. 언제까지 이런식일까. 아까 거의 다 흘려버린 탓에 거의 바닥을 보이는 차를 바라보았다. 색은 아까전보다 더 맑아져 있었다.
종이컵을 기울여 차를 입에 다 털어넣곤 목 뒤로 넘겼다.

 

맛은 내 예상과 달리 새콤한 유자차였다.

 

 

 

 

 

 


 


작가의 말

매일 한 편씩 연재입니다. 조금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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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하고 갑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flowers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꽤 오래전부터 생각한 글이라 인기가 있든없든 완결낼 생각이에요ㅎㅎ매일 업뎃 됩니다:)!
10년 전
비회원156.26
창섭잌ㅋㅋㅋ귀여워
이런 캐릭터일거라곤 생각도 못 했네요

10년 전
비회원156.26
짬밥이 쎄다니., 창섭이는 어디가 아픈걸까요? 왠지 여주한테 하는 걸로 봐선 얘도 숨겨진아픔 같은게 있는거 같기도 하그.., 아 내가 원래 이렇게 궁예질하고 그런 사람이 아닌데 워낙 궁금해서 그래요!!
10년 전
독자2
창섭이는 어디가 아픈거죠? ㅠㅠㅠ
10년 전
독자3
드디어!!!! 이창섭을 만낫군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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