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 뭐를?
엑소게이인가 케이인가하던 가수의 음반을. 단지 팬카페 등업 때문에!
만원이 조금 넘어가는 음반값이 전혀 저렴한 값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질러버리고 말았다. 사실 오늘 박찬열이 학교에 오면 '너네 노래 한번 들어보자. 그러니 음반 한번 줘바라.'라고 은근슬쩍 기대도 안하지만 말해보려 했더니만 이 자식이 자기도 연예인이라고 스케쥴 때문에 학교를 안왔단다.
'내가 이걸 왜 샀지?'하며 가방에 음반을 넣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평소와는 다르게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아, 빨리 들어보고 싶은데.
집으로 와 음반 겉에 포장된 비닐을 벗기니, 새하얀 음반이 보였다. 때 엄청 타겠구만. 안의 CD를 써내고 가사를 보려 음반 안의 책자라고 해야하나. 이걸 뒤로 넘기는데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진다.
......
지갑사진...... 같은건가? 아, 젠장 왜 하필 이것도 박찬열이야. 주섬주섬 사진을 주워 다시 잘 껴둔 뒤, 사진을 보는데. 와- 빠순이가 생기는 이유를 알겠어. 안그래도 길쭉길쭉허니 멋진 놈을 이렇게 멋지게 꾸며서 찍어놓으니 확실히 연예인이란게 느껴졌다.
노래는......
노래는......
웅장하고, 빠바밤거리다, 한번 잔잔해주고, 이런건 절대 내 취향이 아닌데. 나 왜샀지? 후회되게. 얼른 팬카페 등업이나 해야지.
도대체 우리 집 앞에 왜 얘가 있는거야?
"어, 나왔다."
"스케쥴 있다고 학교도 안왔으면서, 바쁜거 아냐?"
"아냐아냐. 하나도 안바빠."
"오늘도 설마 자전거는 아니지?"
"......"
"맞나보네."
아무말 없는 박찬열의 자전거에 올라타고 전처럼 허리를 감쌌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네 등짝은 참 포근하고 넓은 것 같아. 너의 등짝이 조금, 아주 조금 좋은 것 같다.
"아참."
학교에 도착한 뒤, 자전거를 세워두는 박찬열이 갑자기 말을 건다. 뭔데?
"나 오늘 스케쥴 때문에 일찍 가야되서, 밥 같이 못먹겠다."
어쩔 수 없지. 알겠어. 라고 말은 했지만, 뭔가 싱숭생숭하고 섭섭하다. 뭐야 이거. 나 쟤랑 친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더니, 항상 같이 밥먹던 세 명인데 몇일 밥 같이먹은 한 사람이 없으니, 영 허전했다. 나만 그런걸지는 몰라도. 학교에서 잠도 잘 안오고. 점심을 먹고 김종인과 오세훈을 떼놓은 뒤, 잠도 안오고해서 소화도 시킬 겸 학교를 슬슬 걷고있는데, 익숙한 이름에 귀에 들려온다.
"진짜? 엑소케이 팬싸한다고?"
"응! 나 몇 장살까?"
......팬사인회? 내가 저런거에 왜 신경쓰는거야 갈것도 아닌데.
아놔, 팬사인회는 어떻게 해야 갈 수 있는거야! 어라, 이건가? 어? 집이랑 멀지않네. 음반을 사면 응모가 된다고. 으- 음반 산지 얼마 안됐는데. 한......장만 사볼까? 아니야 내가 이걸 왜 또사?
그래. 충동적.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나는 충동적으로 지갑을 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 정말 너무나도 갑작스레 정해버린 일이였다. 버스를 타고 조금 지나 음반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특히 교복입은 여학생들. 가만히 눈치를 보다 줄을 서는데, 앞 사람들 장난아니다.
"7장 주세요."
"13장이요."
......뭐 저렇게 많이 사?
"1장이요."
1장을 구입하니, 12900원이 찍힌 영수증과 함께 응모권을 준다. 아, 이 응모권을 저기에 넣는거구나. 나는 왜인지 모르게 두근대는 마음으로 한 장밖에 되지않는 응모권에 또박또박 '변백현'이라는 이름 석자와 생년월일, 핸드폰번호를 적은 뒤 응모함에 넣었다.
모든 것이 지극히도 충동적이였고, 그 모든것에 너무 깊숙히도 빠져버렸다. 불과 몇 일만에.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기절하듯 엎어져 누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즘 박찬열에 대한 생각으로 내 머릿속이 가득한 것 같다. 고작 몇일 된 사람과 이렇게나 친해져버리다니. 아, 그러고보니 나 팬카페 등업 됐으려나. 아, 또! 또 이런 생각했어. 요 몇일 정말 공부안하고 이럴꺼냐 변백현. 대한민국 고딩맞나.
그러고 보니 곧 모의고사인데 으으. 그래 공부나 해야지.
근데 팬사인회 당첨자발표가 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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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엄청나게 늦었죠......^^ 다들 연재중단인 줄 아셨을꺼야......
고딩어다보니 아무래도 5,6월은 수행평가와 모의고사로 정신이 없네요. 하하하 언어 죽어버려 2등급이나 떨어지다니 괜찮아 사탐 잘했어...... 흑.....
6월달은 아마 계속 바쁠꺼 같아유...... 문학! 중국어! 정보! 경제! 영어! 오! 너란 수행평가!
그래도 뜨문뜨문 계속해서 찾아올께요 짧게라도......ㅁ7ㅁ8
듣보작가인데, 인지도가 심해에서 지구 내핵까지 파고들꺼 같아서요.....^~^ 사랑해용.......♥
제 사랑드세영 |
밥줘님, 탐라익인님, 계이님, 백백님, 쿄쿄님 제 사랑드셩 많이드셩 ㅃ.....빠트린 분 있나..... 너무 오랜만에 왔어여......ㅁ7ㅁ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