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도경수. 26살. 여기는 너랑 내가 6년째 같이 살고 있는 집. 백현을 마주 보고 앉은 경수가 다시 물었다. 또 궁금한 거 없어? 백현은 그 모습이 낯설기만 한지 그저 경수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백현은 경수가 토끼 모양으로 예쁘게 잘라온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다시금 경수와 눈을 마주쳤다. 아삭아삭 씹히는 사과는 입안에 맴돌았다. 입 안에는 시원한 향이 맴돌고, 집 안에는 시원하게 바람이 불고 있었다.
.
.
.
.
" 시간이 없어. "
경수는 백현을 다시 식탁의자에 앉힌 뒤, 깍지를 끼고 다시 물었다. 나한테 궁금한 거 없어? 궁금한 게생길 때까지 절대 못 일어나. 일종의 오기였지만 경수는 마음이 급할 대로 급했다. 경수는 백현만을 응시했다.
음.
그러니까.
" 정확히 도경수 씨와 저는 어떤 관계예요? "
" 나랑 너랑 사겨. 지금도 사귀고 있어. "
" 에ㅡ, 우리는 어떻게 만났는데요? "
음…. 너랑 나는 고등학교 때 부터. 아마 이맘때 쯤이었을 거야. 너가 나한테 고백한 게. 우리는 다른 반이었어. 나는 이과, 너는 문과. 끝과 끝일 정도로 우리 반은 멀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 많이 본 거 같다. 복도에서든지, 아니면 길가다가도 본 거 같아. 아무튼, 너가 하굣길에 나 찾아왔어. 그리고 좋아한다고 고백했었어. 그게 첫 만남이야.
"기억나는거 같기도하고."
백현은 사과 한 입을 더 베어물었다.
2.
" 그런데 왜 시계가 두 개예요? "
문득 생각이 들었다. 벽에 걸어진 시계는 두 개였다. 그리고 시간이 각기 달랐다. 하나의 아날로그 시계는 정말 시간에 맞춰서 돌아가는 듯 했지만, 그 옆에 걸어진 전자시계는 조금 달라 보였다. 마치 카운트 다운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시계가 반대로 돌아갔다. 7분 13초라는 숫자만 달랑 쓰였다. 초는 눈 깜빡할 사이에 빠르게 움직였다. 넋 놓고 백현은 그 전자시계만을 바라보았다. 6분 48초로 바뀌는 숫자는 어째 모순적이기도 했다.
" 저 시계는 내것, 저 시계는 너 꺼 "
경수는 아날로그 시계를 가르치며 제 것이라 말했고,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전자시계를 백현의 것이라고 말했다. 백현은 어깨를 들썩였다. 저건 시계가 아닌데요? 봐요, 이상하게 시간이 돌아가잖아요. 백현은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꼈다. 기분이 이상했다.
" 0분 0초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
"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지 "
3.
하루에 너는 18번을 살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백현은 경수가 알 수 없는 말을 하자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죽을병에 걸렸나요? 백현은 물었고, 경수는 고갤 좌우로 저었다. 그것보다 더 잔인한 거지. 물론 너한테는 해당 안 되겠지만. 백현은 급기야 울상을 지었다.
"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
아니야. 경수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 제가… "
" …… "
" 기억을 못하면 경수씨가 많이 힘들어 질까요? "
" 아마도. "
4.
경수는 메모지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표정은 암울했다. 애써 웃어 보이는 듯 했지만,왠지 웃음은 또 하나의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경수는 다짜고짜 백현의 소매에 메모지를 스테이플러로 이용해 박아넣었다. 경수와 백현은 눈을 마주쳤다.그리고선 백현은 자신의 소매에 시선을 고정했다.
'도경수 1988년 1월 12일. 여기는 경수와 6년째 살고있는집.사랑하는 사람 도경수'
"알았어요. "
" ……"
"안 잊을게요"
사랑하는 사람이 도경수. 백현은 말을 곱씹었다.
" 안 잊을게요. "
3초 2초 1초
0분0초.
또 다시, 순백의 백현이었다.
5.
시원하게 바람이 불었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 나는 도경수. 26살. 여기는 너랑 내가 6년째 같이 살고 있는 집. "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백현아.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
백현이 말했다.
-
박사가 사랑한 수식 모티브로 썼음
백현이는 교통사고가 났음. 전에 경수와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교통사고가 난 후에 백현이 희귀병에 걸리게됨. 80분 마다 기억을 잃어버리는데 하루에 18번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함. 경수는 옆에서 백현이가 자신을 알아볼수 있도록 도와줌. 백현은 80분 마다 기억을 잃어버려서 아무 소용없지만 경수가 집안을 모조리 백현과 했던 흔적으로 도배를 해놓지만 그래도 백현은기억을 못함. 시계 두개를 걸어놓고, 하나는 경수가 보는 아날로그 평범한 시계. 그리고 하나는 전자시계로 되어있는데 카운트다운으로 되어있는 시계임.
80:00부터 시작해서 00:00 까지 반대로되는 백현이 시계. 경수는 항상 백현을 시간을보고 시간이 없다고 매일 다른 백현이한테 자신을 알림.항상 똑같은 레파토리지만 경수는 백현이한테 자기라고 알리기 위해 했던말을 그대로 반복함.나는 도경수. 26살. 여기는 너랑 내가 6년째 같이 살고 있는 집.
처음만난이야기. 백현이는 이랬고, 저랬고 항상 같은말을 반복함.
독방에서 썼는데, 가져와봄.
음마도 좋지만 나는 이런 물도 갠적으로 좋아하지 말입니다
그리고 음마 썰 풀고 조각글 인데도 암호닉 신청하고 피드백 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해요. 하나하나 댓글 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댓글은 전부 읽고 있어요. 감사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