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홍석이의 꿈 (추적자 OST)
[현성] 무죄
웅성웅성. 주위가 사람들의 말소리로 가득찼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안에 무엇인지 모를 긴장감만이 흘렀다. 피고인측에 앉은 우현은 고개를 떨궜다. 여기서 자신이 어찌되든 상관이 없었다. 자신은 분명 성규를 찾으려 미친듯이 뛰어다녔고, 결국은 찾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그 사실만이 남아있었다. 지금 재판장에 앉아있는 자신은 너무도 뻔하게도 곧 있으면 유죄판결을 받으리라는 것도, 그것이 억울한 판결이라는 것도,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은 결국, 성규를 찾지 못했다. 아니, 사실, 성규는 우현의 품 속에 들어왔다. 싸늘한 주검으로. 범인들은 벌을 받았지만, 성규의 분노를, 억울함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 까.
우현은 고개를 들어 제 앞을 멍하니 바라보며 두 손을 꽉 쥐었다. 제 손에 걸려있는 수갑이 너무 답답했다. 이것이 없더라면, 성규를 죽인 놈들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한심해진 우현은 손에 힘을 풀고는 다시 고개를 밑으로 떨궜다.
웅성웅성. 주위는 아직도 시끄러웠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시끄럽던 주위가 조용해졌다. 재판석의 의자가 무게에 눌리는 소리가 났다. 판사들이 돌아왔다. 하지만 우현의 고개는 들려지지 않았다. 누가 무엇을 하던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성규는 죽었고, 자신은 그를 위해 해준 것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김성규라는 사람으로 채워졌던 우현의 삶에 성규가 죽은 것은, 이미 우현은 죄인이 된 것 이었고, 죽은 것이었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는 우현을 슬쩍 바라본 판사가 제 손에 들린 판결서를 보며 입을 열었다.
"본 피고 남우현은 2013년 1월 30일, 서울 한강대교 밑에서 피해자 정학준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판사의 말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우현은 눈을 감고는 성규의 얼굴을 떠올렸다. 떠오르지 않는다. 목소리를 기억하려 했다. 기억나지 않는다. 힘을 풀었던 두 손에 다시 힘을 줘 맞잡았다. 4월 28일, 너의 생일이 될 때 까지, 난 무얼했던 걸까. 우현은 생각했다. 난 유죄다.
그때 였다. 조용하던 재판장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슬쩍 눈을 떠 고개를 돌린 우현이 그대로 굳었다. 익숙한 얼굴이 자신을 보며 웃고 있었다. 환하게 웃는 남자는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우현의 앞으로 다가왔다. 멍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던 우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성규였다. 자신이 평생 잊지 못 할, 평생 사랑해야 할 성규였다. 방금 성규의 모습을 떠올리려다 실패한 우현을 비웃듯 마지막으로 본 10월 10일의 성규의 모습 그대로 우현의 앞에 성규가 나타났다.
여전히 밝게 웃고 있는 성규를 차마 만지지도 못하고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고만 있던 우현도 그런 성규를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성규야.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이름을 속으로 되내었다. 성규야. 그런 자신을 알기라도 하는 듯 살짝 눈 웃음을 지으며 더욱 밝게 웃은 성규가 한발 더 우현에게 다가갔다.
"남우현, 우현아."
"......"
"고마워."
툭. 여전한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의 눈에 가득차있던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입꼬리도 더욱 올라갔다. 아니야, 난 너무 미안해, 성규야.
"우현아, 사랑해."
툭. 여전히 달콤한 성규의 목소리에 다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눈물에 가려 흐리게 보이던 성규의 얼굴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나도, 사랑해. 차마 내뱉지 못하는 말을 속으로 삼킨 우현이 성규를 보며 웃는 듯, 찡그린 듯 이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우현의 표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한 발짝 더 우현의 앞으로 다가온 성규가 다시 환하게 웃었다. 마치, 몇 년 전, 처음 우현을 만났을 때 처럼.
"우현아, 넌,..."
성규의 손이 우현의 볼을 스쳐지나갔다. 볼을 따라 흘러내리던 우현의 눈물이 사라졌다. 감촉이 느껴졌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던 우현이지만 그저 성규의 손길이 자신에게 닿았다는 것 하나로도 지금 순간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넌, 무죄야."
볼에서 손을 땐 성규가 활짝 웃었다. 눈을 한 번 깜박인 우현도 그런 성규를 따라 웃었다. 웅성웅성. 다시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우현형! 아이고, 어떡해, 우현아, 남우현! 아까보다 더 큰 소란이 일었다. 참석인 자리에 앉아있던 성종, 동우가 큰소리로 울었다. 그 옆에 있던 명수와 성열, 호원도 울음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꾹, 깨물며 성종과 동우를 챙겼다. 그러나 여전히 우현은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앞에는 그렇게도 그리던 성규가 서있었고, 성규는 자신을 향해 무죄, 라고 말해줬다.
그거면 됐다. 다시 한 번 눈을 깜박인 우현의 볼 위로 눈물이 흘렀다. 여전히 성규는 그런 우현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이로써, 피고 남우현은 징역 15년형에 처할 것을 판결한다."
탕, 탕, 탕-. 망치가 판사의 손에 의해 세번 내리쳐졌고, 주위는 더욱 더 시끄러워졌다. 그저 우현만이 조용히 미소를 띠우고는 생각했다.
나는 무죄다.
-----------------------------
시험기간에 내가 미쳤나봨ㅋㅋㅋㅋㅋㅋㅋ
하라는 공부는 안하곸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추적자 마지막장면을 우연히 보고 쓴거에요.
실제로 드라마를 보지않아서 이상할 수도....판결장면 대사도 어색해....
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여 잠깐 시험기간에 미쳤구나 라고 생각해줘욬ㅋㅋㅋㅋㅋ
...수요일날 보자구요. ^^;
p.s. 우리의 규지지! 반오십 축하해요!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