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B. 헝거게임]
이번편은 3장과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어있습니다.
『김한빈네꽃밭』
철컹철컹, 철컹철컹 거리는 기차소리와 스쳐지나가는 나무들은 순식간에 메꿔지고 없어진다.
그 와중에도 나와 김지원 사이에는 정적만 감돌고 있었다.
맛있는 만찬이 잔뜩 차려져 있고 코끝을 자극하는 향내에도 둘다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난 기차에 탄 후 내내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언뜻언뜻 보이는 김지원도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멘토가 올 차례이다. 멘토가 올 것이라고 앨리스가 말한 시간이 무려 20분이나 지났다.
마을에서 멀어진지도 20분이나 된 셈이다. 눈을 감아도 종대의 모습만 생각났다. 다리를 덜덜 떨고있자니 그것마저도 불안해죽겠다.
김지원이 한숨을 깊게 쉬었다. 하아, 하고 대놓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입맛이 없었다. 평소라면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마구 집었을 음식들도 거들떠보기 싫었다.
몇 시간 전, 종대와 잠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누나라고 불러도 대답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 종대는 입술을 꽉 깨물며 울음을 참아냈다.
누나 미안해. 나때문에 누나가...
말을 흐리며 고개를 떨구는 종대를 가만히 안았다.
아냐, 종대야. 누나가 갔다올께. 이제 다시 되돌릴 수 없어.
종대는 덜덜 떠는 손으로 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뺨에 가져가 쓰다듬었다.
누나가 이기도록 매일 기도할께.
밥도 잘먹고, 편식도안하고, 윤형이 형 말도 잘들을께. 엄마도 잘 보살펴드릴게.
맨날 손 씻을거고, 누나 게임하는 동안 지켜볼거야.
누나도 아프지마. 난 걱정하지말고, 이길생각만 해.
그리고 종대는 내 손에 어깨박이를 건넸다.
누나가 줬잖아.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이건 내거가 아니야. 이건, 누나거야.
종대는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내 모습을 가득담아내고 있었다.
시간이 다됐다며 끌어내는 모습에도 종대는 끝까지 웃었다.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나는 종대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하지못했다.
그게자꾸만 목에 걸리고있다. 끔찍하게 후회된다.
윤형이는 만나보지도 못했다. 쾌활한 모습을 보고싶었지만 그는 오지않는 모양이였다.
문만 꼼짝없이 바라보고 있었는데도 열릴 새가 없었다.
바깥은 온통 무기들이 지키고있었다.
"멘토는 언제 오지?"
보다못한 김지원이 물었다. 넋 놓고 있던 내 정신을 붙잡아서 김지원을 쳐다봤다.
김지원은 창백해진 피부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여러번 문지르며 째진 눈을 깜빡였다.
1시간 뒤면 도착할 캐피톨에 대한 정보는 얻어야 되지않아? 그것마저도 없으면 우린 바로 죽어버릴껄.
섬뜩하면서도 진실인 그의 말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너 말이야."
"어."
"추첨볼에 종이 몇개 넣었어?"
김지원은 삐뚤어진 그의 자세를 고치며 넌지시 물어왔다.
슬쩍 그의 앞에 놓인 커피잔을 훔쳐보고, 다시 김지원과 눈을 마주했다. 김지원은 나와 거리가 몇 센치도 안되게 가까이 얼굴을 대고있었다.
그런거 궁금할 시간에 어떻게 살아남을지 궁리나 하지. 너도 나만큼 넣은것 같은데.
대답하기 싫다는 말을 돌려 말했다. 잠시 아무말도 하지않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억지로 내 앞의 커피잔을 들었다.
김지원은 김이빠지는 웃음을 내며 어이없다는 어깨짓을 했다. 너 내가 얼만큼 넣었는지 모르지?
"너가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
"몇 개일 것 같아?"
위험한 웃음과 조소가 담긴 얼굴을 동시에 나타내며 김지원은 커피잔을 입가에 가져가지도 못하는 내 모습을 비웃었다.
비록 째진 눈이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그의 숨겨진 모습이 보여서 움찔하고 몸을 약간 떨었다.
김지원은 다시 입을 닫았다. 김지원은 자신의 머리를 덮은 보라색 비니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며 고쳐썼다.
5개는 기본이야. 한 개 쓸때마다 겨우 살아갈 정도의 식량과 기름을 주니까. 5개면 나 하나쯤은 살 수 있어.
"난 누나랑 형, 엄마가 있어."
"..."
"5개면 내 몸 하나 간수는 잘할 수 있는데, 3명이 더 추가되어봐."
"..."
"20개."
김지원의 귀찮은 얼굴이 다시 드러나고 있을 즈음이였다.
슈욱, 하고 기차 문이 열렸다. 분명 그와 나는 같은 구역의 사람인데도 긴장감에 뻣뻣해진 목을 겨우 들어올렸다.
조금 작은 키의 하얀 남자가 검정자켓과 청바지를 입고 입술을 곧게 내민채 문 앞에 서있었다.
위로 올라간 눈꼬리와 눈 밑의 점이 첫인상에 굉장한 혼잡함을 주었다. 날카로운건지, 아닌건지.
"안녕, 아가들아."
"누구세요?"
김지원과 나는 거의 동시에 물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인상을 팍 찡그리더니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나? 너희 멘토."
"...당신이?"
"못 믿나본데, 아가야."
남자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라이터와 담배곽을 꺼냈다. 금색으로 빛나는 담배곽을 폼있게 열더니 한 개비를 집어내 입에 물었다.
멋들어지게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연기를 휘날리며 남자는 짝다리를 짚었다.
아가야, 너는 내가 뭘로 보였니? 차분하지만 뭔가의 위험성이 곁들여진 것만 같았다.
김지원의 눈이 잠시 커지더니 얄쌍하게 줄어들며 그 남자를 쏘아보았다.
김지원과 그 남자를 동시에 쳐다보던 나는 의자 손잡이만 꽉 잡고있었다. 그게 생명줄이 되는마냥.
"김진환."
"..."
"운 좋게 살아남은 뭐 같은 인생 사는 사람이야."
"..."
"딱 보니 너희는 살아날 운명은 눈곱만큼도 없겠구나. 나중에 보자."
김진환이란 멘토는 씩 웃으며 들고있던 담배를 보란듯이 한번 더 빨고 연기를 뱉어냈다.
김지원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못했다. 당장이라도 저 놈의 목을 따고싶어하는 모양이였다.
여기 널려있는건 다 마지막 만찬이야. 너희가 있는 곳에서는 꿈도못꾸는 성대한 음식들이니까 어서 들어.
곧 있으면 죽을테니까 말이야. 김진환은 막말을 내뱉으며 즐거운 표정이였다.
쨍그랑!
"김지원!"
손에 들려있던 커피잔이 부딪혀서 산산조각 분해되버렸다.
김지원이, 김진환에게 커피잔을 던져버렸다.
"..."
"기차 안에서 담배는 매너도 아니야."
"하, 하."
"생긴것도 마음에 안들어. 저런게 멘토라니."
"..."
"생존방법을 가르쳐 줘도 모ㅈ,"
"닥쳐."
김진환이 독기있는 얼굴로 웃으며 달려드는 김지원을 한 손으로 막아냈다.
김지원은 자신의 두 팔이 저런 한 손으로 막아냈다는 것에 당황하는 표정이였다.
김진환은 담배를 두 어번 더 빨고 내뱉음을 반복하며 가까이 있던 탁자에 아무렇게나 비벼껐다.
니코틴 냄새가 진득하게 기차 룸안을 떠돌았다.
"난 예의없는 놈들을 제일 싫어해."
"..."
"너가 김지원이라고?"
"쳇."
힘을 주고있던 손을 빼내자, 김지원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김진환은 구겨진 그의 비니에 시선을 두며 입꼬리를 비틀어웃었다.
"...그대로네."
"뭐라고요?"
김진환은 반항적인 김지원의 목소리를 자연스럽게 무시하면서 내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너도."
사람홀리는 웃음을 노출하며 김진환은 뚫어져라 내 얼굴을 쳐다봤다.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까 빨아들인 것이 담배가 아니라 마약인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네?"
"음, 아가들아. 내 룸으로 와서 같이 먹지 않을래?"
그말에 나와 김지원은 자동적으로 경계태세를 갖췄다. 김진환은 전혀 해칠의도는 없다며 손을 저었다.
벌써 죽일 생각이였으면 죽였어, 나는. 김진환은 살풋 웃으며 눈을 씰룩였다.
멘토라니까. 믿어, 난 거짓말 안해. 여전히 기차는 철컹철컹 철도위를 달리고있다.
김진환, 김지원, 그리고 나. 첫 만남부터 비상하고 기묘하다. 싸움도 날 뻔했으니까 죽이지만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진환과 김지원, 믿어도 될까.
* 김진환은 이민자. 다른 나라에서 1위를 거머쥐고 국가에게 요구해서 한국으로 국적을 바꿈.
원래 한국인이였으나 어릴 때 이민가서 그 나라의 시민권을 획득했었음.
* '나'는 총을 소재로 쓰며 김지원은 칼을 소재로 씀.
* 김지원과 '나'는 경기도(12구역)을 대표함.
* 각 구역 배치
1구역 : 서울
2구역 : 전라도
3구역 : 경상도
4구역 : 충청도
5구역 : 강원도
6구역 : 인천
7구역 : 광주
8구역 : 부산
9구역 : 울산
10구역 : 대전
11구역 : 대구
12구역 : 경기도
* 투표 - 배출 - 소개 - 트레이닝 - 스폰서 - 게임시작 - 우승자 배출
* 투표수를 많이 넣을 수록 그 사람에게 정부의 지원이 많아짐.
* 각 구역마다 능력이 같을 수도있고 다를 수도 있다.
* 1명의 우승자가 나올때까지 게임이 진행되며 24시간 내내 방송중계가 된다.
* 스폰서는 최대 10명까지 가능하며 한 명도 없을 시에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 게임 시작 전 간단히 스폰서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그에따라 1점부터 12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 12세 부터 19세 까지 지원한다.
* 헝거게임의 대표적인 자세인 오른손으로 검지손가락, 중지손가락, 약지손가락(숫자 3을 가르키는 손모양)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가볍게 입술에 대고 번쩍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