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짧음 주의)
그와 차 안에 탔는데 어찌나 어색한지.. 분명 어제 만난 것 처럼 편하기는 한데.
너무 오랜만에.. 그것도 서로 만나자마자 눈물을 보였으니 민망할 법도 하다.
우리집 앞으로 향한 그가 '가, 연락할게'하고 예쁘게 웃기에 나는 봉투를 손에 쥔채 말한다.
"이거 놓고 올게요. 아저씨 집 가려구.. 오늘은 같이 있어요."
"응. 그러자."
그 말에 괜히 신나는데 티는 내고싶지 않아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에 들어가면서 해맑게 웃었다. 아, 이렇게 좋은 거.. 왜 헤어지자고 해서 이 미련한 김석류야.
석류가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 걸 본 재욱이 긴장한듯 가슴팍에 손을 올려놓고선 한숨을 쉰다.
"숨 쉬는 법 까먹을 뻔했네.."
분명 차일 각오를 하고 온 재욱은 아직도 심장이 떨리는지 주머니 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가도
석류가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걸 생각하고 다시금 담배를 넣는다.
아직 자기가 잘못한 걸 알기에 눈치를 보는 건 당연한 거다.. 석류가 잠깐 탄 것 뿐인데
차 안에서 석류의 냄새가 나자 재욱이 작게 웃어보인다.
석류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급히 부엌 바닥에 봉지를 내려놓고서 급히 방으로 들어가자
마늘을 까던 엄마가 칼을 그대로 든채 석류의 방문을 열어 말한다.
"그 돈으로 밖에 나가서 친구랑 좀 놀고 그래. 집에만 있지 말고.. 맨날 나가던 애가 집에만 박혀있으니 불안하잖아."
"안 그래도 나가려고! 나 오늘 외박한다?"
"에?"
"갈게 엄마!"
급히 옷을 갈아입고, 이미 화장이 되어있지만 혹시 몰라 립스틱 한 번더 바른 석류가 화장품을 챙겨 엄마를 지나쳐 쌩- 가버리자
엄마는 어이없다는듯 신발을 신는 석류에게 말한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냐?"
"돈 잘 쓸게. 엄마."
"내일 오기는 해? 며칠 자고오는 거 아니고!?"
"몰라! 전화해줄게!"
석류가 대충 손을 설렁설렁 흔들고서 나가버리자, 석류의 언니가 쯧쯧 혀를 차며 말한다.
"엄마도 쟤 한 번도 저런 적 없어서 어색하고 불안했지?"
"…뭘 불안하다고. 가서 공부나 해!"
"네에~ 맘~"
석류가 급히 대문을 열고 나왔다가 재욱과 눈이 마주치면 크흠.. 헛기침을 하며 도도하게 걸으며
조수석에 올라타 재욱을 바라본다. 재욱이 익숙한듯 '밸트 매세요.'하자, 석류가 아.. 맞다.. 하고 안전밸트를 맨다.
차를 출발시키자, 석류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재욱의 손을 잡자 재욱이 픽- 웃었다.
"왜 그래?"
"뭐가요..?"
"되게 처음 연애할 때 처럼 수줍게 손 잡으니까."
"싫구나?"
"귀여운데."
아직도 서로 눈가가 촉촉해서는 언제 울었냐는듯 웃고있으니.. 누가 보면 소리내어 웃겠네.
"근데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소파에 앉아서 내 옆에 앉아있는 그를 바라보니, 그가 말하라는듯 눈썹을 움직인다.
"아저씨.. 이사가요? 아까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닌데.. 들려서.."
"왜? 가지 말까?"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되는 거예요..?"
"그냥 예전부터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싶었거든. 너 이제 못 만나면 천천히 가야겠다~ 했는데.
너 이렇게 다시 붙잡고 있어야 되니까 그냥 있어야겠어."
"진짜...?"
"진짜."
"근데 진짜 너무하네 아저씨.. 혼자 도주하려고 했어!"
"같이 가서 살까 그럼?"
"어! 근데 그것도 좋은데요? 산속에 집 짓고! 막! 폭포 맞으면서."
"뭔 폭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로망."
"별게 다 로망이시네요."
"아저씨 은근 내가 뭔 말만 하면 비웃더라? 동욱이삼촌은 내가 이상한 말 해도 경청해주던데~"
"그거 다 연기야. 속지 마."
"아니던데.. 완전 그분은 태생부터 귀요미시던데."
"뭐가 귀여워."
"핸드폰 저장명 동욱삼촌에서 욱요미로 바꿔야겠다."
"……."
"바꿔야겠다니까요?"
"……."
"왜 말을 무시하실까나! 우리 아저씨가!?"
"동욱이가 그렇게 귀엽냐? 맨날 동욱이 얘기할 때만 요란스럽게 웃더라."
"완전 귀엽던데... 뭔가 아저씨랑은 정반대 캐릭터랄까. 뭔가 다음생엔 동욱삼촌이랑."
"아니 뭐 동욱이가 키가 작은 편이니까 귀여운 거겠지. 내가 큰 걸 뭐 누구 탓을 하나."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키로 디스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욱삼촌 정도면 큰 거지!!"
"나보다 작으면 작은 거지. 왜? 내가 동욱이 디스하니까 마음 한켠이 아려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 진짜."
"……."
"아 표정 풀어요오 장난이지!"
그가 하지 마라.. 하고 내 손목을 잡아서 치우길래 아아! 하고 달라붙어 목 부근에 얼굴을 묻으니
그가 내 턱을 잡고 뒤로 물러나게 만든다.
"아 왜요오.. 기분 풀어요."
"……."
"앙?? 앙????????????"
"……."
"에에에에엥~"
"어디서 애교야."
"여기서!!"
"……"
그가 아무말도 없이 아빠미소를 한채 나를 바라보면.. 나는 그에게 다가가 짧게 입을 맞춘다.
짧게 입을 몇 번이나 맞췄을까.. 마지막으로 한 번은 길게 쪼옥- 맞추고선 아랫입술을 깨물고선 놔주지않고서 눈을 떠 그를 바라보니
그의 얼굴이 너무 가까운데도 너무 잘생겼다. 무심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에 괜히 무서워서 입술을 놓아주자 그가 내 손목을 잡는다.
"어어어! 하지 마요! 변태!"
"뭘 변태래."
반대로 내가 그의 손목을 잡아 당기며 하지 말라고 하자 그거 어이가 없는듯 웃는다.
"……."
한참 그와 가만히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는데 사실은 우리는 tv를 보지 않는다.
tv는 심심해서 틀어놓을 뿐.. 우리 할 얘기만 하기 바쁘다.
"아저씨 옷 안 불편해요? 갈아입어요."
"응. 그래야지. 너 보느라 깜빡했어."
"아으으으으으 오글오글."
"으으으으으.."
그도 오글거리는지 으으으- 하고 내 손모양을 따라한다.
내 기준에서 이렇게 오래하는 연애는 또 처음이라 마냥 그를 보고있으니 신기해졌다.
한달만 사겨도 금방 질려 헤어지던 내가 어떻게 몇달을 만나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해.
그를 못보던 동안 얼마나 죽겠는지..
"난 아무래도 아저씨를 너무 좋아해서 헤어지는 건 다시는 못할 것 같아요.
아저씨랑 만나기 전까지 저 밥도 잘 못먹었어요. 아, 얼마 전에는 엄마가 제가 좋아하는 반찬을 해뒀었거든요?
얼마나 어색하던지.. 괜히 내가 밥 안 먹고 그러니까 좀 그랬나봐 엄마가."
"……."
"나 그래서 살 1키로 빠진 거 알아요? 나 볼살 좀 빠졌죠!? 예주가 나보고 살빠졌다던데."
자연스레 내 얘기를 들으며 셔츠 단추를 풀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고, 괜히 부끄러워서 아앙- 하고 그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콩! 치자 그가 웃는다.
"너무 세게 때리는 거 아니야?"
"아저씨가 부끄럽게 하잖아요.. 참.."
"맨날 봐놓고 이제와서 부끄럽대."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 분.위.기"
"너."
"응?"
"머리 자르니까 귀여워졌어."
"아.... 진짜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선 셔츠를 벗으며 방으로 향하면서 내게 말한다.
"머리 길었을 땐 성숙해보이고, 예뻤는데. 지금은 되게 어려보여."
"아..?"
방에 들어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그가 내게 다가와 내 바로 앞에있는 테이블 위에 앉았고,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선 말했다.
"그럼 나 지금 완전 어려보인단 소리네요?"
"왜? 어려보인단 소리 싫어?"
"싫어요."
"왜, 네 나이대 애들은 벌써부터 어려보인단 소리 좋아하던데."
"그냥요.. 아저씨는 어른다운데 나는 어려보이는 건 싫어요. 나도 아저씨랑 같아지고 싶어요."
"허이구... 나중에 늙어서 그 말 후회할 거다."
"안 해요, 후회!"
"그럼 일단 내 주름 좀 가져가봐."
"주름이 어딨다고 그래요!?"
"왜 화를 내실까나?"
"제가 언제요.."
"그거같다."
"뭐요..?"
"초딩."
"아!!!!!!!!!!!!!!!!!!!!!진짜!!! 자꾸 그러면 저 아저씨 잠들기 전까지 섹스 10번 못 채우면 고문시킬 거예요."
"아니아니 아니야. 미안."
"아니 잠깐."
"왜요."
"나랑 섹스하는 게 싫어요???????????? 왜 바로 고개 저으면서 아니라고 해요?"
"나 원래 좋으면 도리도리하잖아. 몰랐어?"
"아하."
"……"
"아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의 손목을 잡아 질질 끌며 방으로 들어가자, 그가 아.. 싫은데.. 하고 싫은 척 표정을 지으면서 윗옷을 벗는다.
싫긴 뭐가 싫어요.
_그 시각 동욱삼촌은?_
혼자서 처량하게 라면을 끓여먹던 동욱이 아까부터 간지러운 귀를 파며 말한다.
"누가 내 얘기하나.."
…
…
…
"아유 귀가 왜 이렇게 따가우면서 간지러운 거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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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깝쭉거리는 여주가 보고싶었다..(아련) 당하는 아저씨도..(아련)
저는 역시... 이런 깝쭉이 캐릭터에 이별씬 못쓰겠어요 핡
/ 아! 다음화는 아마..도? 불맠일 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고.. 뭐.. 써보고 달아오르면 불 달겠심니다/
동욱삼촌 비하인드 정말 짧게 추가했스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