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너무 머리가 아프고 기침이 나와서 가만히 누워있는데 그가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 내 이마 위로 손을 올려놓고선 말한다.
"감기 맞네."
"아으아으 아저씨.."
"병원 가. 열 너무 심해."
"아아아 병원은 싫어요."
"어디 들러야되니까. 너 병원 먼저 들르자."
"아 안 갈래요.. 그냥 집에 있을래요."
"말 들어."
이미 먼저 일어나 씻고서 준비를 다 한 그가 옷장 안에서 모자와, 그의 큰 옷 아무거나 내게 건네주었다.
진짜 싫은데.. 깔끔하게 슈트를 입은 그가 얼른 나오라며 손짓을 하다가 내가 일어나지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 내 손을 잡고 일으켜준다.
아아아 싫어요- 내 목소리에 질 수 없다는듯 안돼- 하고 크게 목소리를 내는 그에 결국 난 지고만다.
차 안에서 그가 사업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걸 보는데 혹시라도 차 안에 있는 내가 보일까 싶어서 모자를 꾹 눌러썼다.
아저씨.. 나랑 같이 있을때는 나한테 맞춰줘서 몰랐는데 저렇게 어른이랑 일 문제로 얘기 나누는 거 보면 되게 멀어보이네.
"……."
뭔 얘기 하는지 듣고싶은데 들리지도 않고..
여자 사장과 얘기를 나누는데 여자 사장이 우리 아저씨를 보고 눈에 하트가 나오는데 괜히 문열고 자기! 하려다 참아버린다.
그가 얘기를 다 나눴는지 긴 다리를 휘저으며 걸어와 조수석 창문을 똑- 하고 한 번 두드리며 운전석으로 향한다.
아 깜짝이야.. 운전석에 타 시동을 건 그가 내 이마에 손을 대보고선 말한다.
"링겔 맞을래?"
"아우! 아니요? 나는 감기 걸렸을 때 링겔 맞는 사람이 제일 이해 안 가더라."
"많이 나는데."
"아닌데요.. 안 나는데요.."
"스물세살이 주사 무서워한대요~"
그가 날 놀리듯 말하고선 핸들을 잡아 운전을 한다. 괜히 얄미워서 치이.. 하고 그를 째려보자, 그가 푸흡- 웃는다.
분명 이제 웃기지도 않을텐데 계속 날 힐끔 보며 풉 하고 웃길래 인상을 쓴채 그에게 말했다.
"왜 자꾸 웃어요..!"
"아니. 너 머리 진짜 잘 잘랐어. 단발 진짜 잘어울려."
"……"
"뭐랄까.. 길었을 땐 청순하면서 귀여웠으면, 지금은 그냥 막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어."
"…치."
너무 아파서 말 할 힘도 없기에 가만히 창밖을 보고있으니 그가 내가 걱정이 되는지 자꾸만 힐끔 나를 본다.
아픈 건 둘째치고.. 병원 가기 싫은데.
결국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서 그가 먼저 병원 안으로 들어가는데 너무 무섭고 가기 싫어서
기둥을 붙잡고 안 가고 버티고 있으니, 그가 어허.. 하고 나를 바라보다가 곧 오라는듯 손짓한다.
"……."
"…아, 진짜 싫은데."
시무룩해져서는 어깨가 쳐져서 터벅터벅 그에게 다가가니, 그가 내 어깨 위로 손을 올려놓는다.
처음가는 병원이기에 정보를 종이에 적어달라며 그에게 종이와 볼펜을 건네주었고
내가 쓰려고 손을 뻗으면, 그가 자연스럽게 종이에 글씨를 쓴다.
이름,생일,주소까지 완벽하게 다 쓴 그가 간호사분에게 종이를 건네주는데 간호사분 표정이 너무 리얼해서 웃음이 났다.
어때요 우리 아저씨 잘생겼죠? 미안하지만 아저씨는 제 거랍니다.
그와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는데 내 손을 꽉 잡아주니 긴장이 다 풀려버린다.
옆에 사람있다고 이렇게 다르다니..
"주사가 무서운 거야?"
"그냥요.. 어렸을 때 엄마가 저 친구들이랑 나무타고 놀다가, 등 찢어져서 꼬매야되는데.. 꼬매기 싫다는 거 억지로 질질 끌고 왔었거든요.
그 뒤로 트라우마 생긴 거예요 그냥.."
"아, 그래? 그럼 내가 막 가자고 해서 나 미웠겠네."
"…별로."
"미안해. 내가 그것도 모르고.. 무서웠겠다."
"됐어요.. 아저씨도 저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거고.. 일단 엄마랑 얼굴부터 다르잖아."
김석류님- 간호사분이 들어오라고 하기에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서 일어서자, 그가 같이 가줄까? 하는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애예요..?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래, 갔다와."
주사를 맞고나서 나왔는데 그가 '아파?'하고 입모양으로 묻기에 고개를 젓기는 했다만..
사실 아프다. 주사 맞을 때 힘줘서 더럽게 아프네 진짜...
"불막창 먹고싶대서 먹으려고 했는데, 아파서 안 되겠네."
"…불막창은 먹을 수 있는데."
"아플 때 자극적인 거 먹으면 안 돼."
"…먹고싶은데."
"……."
"먹고싶은.."
"……."
"먹!고!싶!은!데!!!"
엘레베이터에 타면서 소리질렀더니 그가 웃는데 분명 내 반응이 재밌어서 저러는 게 분명하다.
"목소리 왜 이렇게 커? 아픈사람 맞아?"
"아픈데.. 아.. 아프다.."
그의 손을 잡고서 내 이마에 대며 앗! 뜨거! 하니 그가 푸하하 웃는다.
진짜 뜨겁죠? 그쵸? 나 아프지?
결국 불막창을 먹으면서 아픈 건 다 잊고 허겁지겁 폭풍흡입을 하는데 그가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면서 내게 말한다.
"되게 잘 먹는다 정말."
"저는 먹기 위해서 살아요. 몰랐죠."
"알았지."
"어떻게 알아요?"
"평소에 너무 잘 먹잖아, 너."
"허얼.. 나 추잡스럽게 먹어서 그래서 정떨어졌나.."
"잘 먹어서 더 예뻐. 그거 생각난다.. 우리 처음 만나서 밥 먹기로 한 날에.
초밥 집 갔는데 너 스무그릇 먹었잖아. 그때가 잊혀지질 않아."
"나는 내숭 떠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밥 먹을 땐 먹고, 사랑할 땐 사랑하는 거지 뭐."
"그래 네 말 인정."
"인정?"
"인정."
그가 하이파이브 하자며 손바닥을 보이길래 손바닥을 맞추려고 하니, 그가 내 머리를 툭- 하고 아프지 않게 꿀밤을 맥였고
아아! 하고 인상을 쓴채로 막창을 입에 한가득 넣으니 그가 푸하하 웃는다.
시간이 지날 수록 왜 이렇게 아픈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더 아픈 것 같았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머리가 떡진 게 너무 신경쓰여서 머리를 자꾸 매만졌더니 그가 내 머리를 보고 한참 가만히 있는다.
"왜요.. 머리 떡져서 더러워요?"
"아니. 안 더러워."
"그럼 냄새 한 번만 맡아봐요."
"냄새?????"
"싫네."
"아니야."
내 옆에 누워서 책을 보고있던 그가 내 정수리 냄새를 맡길래 큭큭- 웃어버렸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몸을 뒤로 뺀 그에게 물었다.
"더러워요?"
"아니. 예쁜 냄새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아.. 웃기게 하지 마요.."
"하아.."
"왜 한숨 쉬어요.. 나 아픈데.."
"안 아픈 것 같은데.."
"아저씨.. 이거 수건.. 미지근해져쩡."
책을 서랍 위에 올려놓고서 내 이마 위에 올려진 수건을 가져가 욕실로 들어간다.
물을 다시 빨아 온 그가 내 이마 위에 수건을 올려놓았고, 나는 그의 허벅지를 쓸으며 말한다.
"아.. 아파서.. 뭘 못하겠네에..."
"하여간 말이랑 행동이랑 다른 건 우주최강이지.. 어휴."
"아.. 아픈데.. 아아아.. 한숨 쉬니까 더 아픈 것 같은데.."
"저기요 아가씨."
"…웨요오오오오오."
"아무 못말려요. 네?"
"…진짜 아픈데."
숨을 내쉬는데 내 몸이 뜨거워진 게 느껴져서 눈을 꼭 감았더니, 그가 내 가슴 위로 손을 올려 자라는듯 토닥토닥 해준다.
근데..
"어딜 만져요..."
"아휴...!!!"
"헼켘...켘..헿.."
그가 여전히 토닥여주고, 난 잠에 들려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생각해보니까.. 오늘 뽀뽀 한 번도 못했네요."
"왜, 뽀뽀 하고싶어?"
"…아저씨 감기 옮잖아요."
"진작에 옮았을 걸."
그가 내 입술에 한 번, 볼에 한 번 뽀뽀를 하고서 떨어졌고 나는 눈을 작게 뜨고선 그에게 말했다.
"그러다 진짜 옮아요 아저씨."
"일 쉬고 좋지 뭐."
"맨날 쉬면서."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어쩌라구요..."
"그놈에 어쩌라구요는 아파도 하는구나."
"…켘..헿.. 아저씨 나랑 막 부비부비 하고싶은데 못해서 아쉽죠?"
"응."
"…성의 없어 대답."
"아.쉽.다."
"씨..."
"아 너무 아쉽다."
석류와 재욱이 같이 잠에 들었을까.. 중간중간 석류 때문에 신경쓰여 잠에서 깬 재욱은
석류 이마에 올려진 수건을 수시로 갈아준다.
"……."
예주가 남길이 해준 김치볶음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보았고, 남길은 예주의 맞은편에 앉아 팔짱을 낀채로 예주를 바라본다.
예주는 남길이 쳐다보는 게 느껴지는지 고갤 천천히 들어 묻는다.
"왜요?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너 재욱이 여친이랑 짱친이야?"
"뭐 현재로선 그렇죠? 제가 보통 성격이 아니거든요? 저랑 친구해주는 애들 몇 없는데.
석류가 성격이 워낙 좋아서 나랑 친구해주더라구요."
"하긴.."
"하긴? 제 성격 더럽다고 인정하시는 거?"
"순한 성격은 아닌 것 같아서."
"칭찬이죠?"
"칭찬일 수도?"
"감삼다."
다시 핸드폰을 보며 김치볶음밥을 한입 먹는 예주가 다시금 남길을 바라보았고, 남길은 무슨 할말이라도 있냐는듯 바라본다.
"김볶밥 잘하시네. 저는 요리 되게 못하거든요. 맛있는데?"
"그럼 자주 먹으면 되겠네. 자주 해줄게."
"그럼 나 아저씨랑 섹스 자주 해야되네요?"
"지나가다 들러."
"노우노우.. 그럼 섹파가 아니지."
"……."
"근데 그쪽은 잘생겼지, 섹시하지, 성격도 좋은데 왜 결혼 안 해요?"
"별로 결혼하고 싶은 생각 없는데?"
"이야.. 돈이 많으니 결혼 늦게 하는 것도 가능한 거지. 그쵸?"
"꼭 그렇지만은 않지."
"아아아 맞다 제가! 다음에 개쩌는 거 갖고올게요. 진동기인데 개쩐대요. 후기 보니까 이야.. 와우!!"
"그래. 갖고 와."
다 먹은 예주가 인사 할 틈도 없이 남길의 집에서 나가버리자, 남길이 뻘쭘하게 거실 한가운데 서서 말한다.
"파트너 한다곤 했는데 왜 이렇게 자존심 상하냐 이거. 15살이나 어린 애한테 맨날 무시 당하고 진짜.."
다음 날.. 석류가 일어나자마자 이마 위에있는 수건을 서랍 위에 올려놓고서 고갤 돌려 재욱을 본다.
석류가 부스럭 거리자, 귀신같이 듣고 눈을 뜬 재욱이 석류를 바라본다.
"왜 깼어.. 더 안 자고."
"나 이제 안 아파요.."
"더 봐야지.."
"아아... 약 먹기 싫은데.."
엉기적 엉기적 움직여 그의 위로 앉으니, 그가 나를 올려다보았고.. 나는 졸려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눈을 또 감는다.
으어어어..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 그가 웃느라 그의 가슴팍이 흔들리고.. 나까지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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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노트북 닫아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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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원래는 뭔가 점점 재미가 없어지는 만큼 독쟈님들도 줄어드는 것 같아서..
한 5화 정도? 더 내고 끝내려고 했거든용.. 구리고 차기작을 내려고 했었는데!!!!!!!
조금 더! 많이(아마도) 늘려서 우리 재욱씨와 같이 하루하루를 보내보고, 같이 사랑 싸움도 해보고..
같이 권태기도 와보고!! 같이 다시 사랑도 해보고! 이별도 해보고 사랑도 해보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ㄱ.. 아니 암튼
그럼 우리 다음화에서 보아요!!!/ 다음화는 이번화보다 좀 길게 올게용 ㅎ_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