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아니이 진짜 그 사람 손절해요! 무슨 생긴 것도 도깨비같이 생겨가지구."
"……."
"왜 웃어요.. 저 진짜 진지한데."
"그냥."
"……."
"든든해서.. 무슨 조폭마누라도 아니고."
"조폭마누라요? 진짜이쒸.. 근데.. 왜 싸운 거예요? 그 사람 얼굴 보니까 더 심하던데."
"그냥 얘기하다 보니까 서로 기분나빴던 거지 뭐."
"……."
"개자식."
"와... 나 아저씨가 욕하는 거 처음봐요."
"아닌데. 너 뒤돌아있을 때 많이 했는데."
"아쒸."
"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아프겠어.. 하며 석류가 울컥해서는 재욱의 입술 상처를 만지자, 재욱이 자꾸만 큭큭 웃는다.
"근데 아저씨도 진짜 욕해요?"
"욕이 뭐야?"
"진짜루 진짜루!"
"안 해. 나 욕할줄 몰라."
"어유 어유!!"
"ㅋㅋㅋㅋㅋㅋ"
재욱이 먼저 석류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고, 곧 소파에서 자고있던 동욱이 으음냐.. 하며 뒤척이자
석류가 기겁하며 동욱의 눈치를 본다.
혹시라도 꺨까 긴장하던 석류를 본 재욱이 석류에게 키스하려는듯 다가가며 작게 속삭인다.
"쟤 술취하면 아침까지 쭉 자."
"크으 우리 남친 잘생겼네!"
"뭘 잘생겨.. 이틀 밤샜더니 다크서클 장난 아닌데 나."
"다크서클 하나도 없는데! 아유 사업 그게 뭐라구 우리 아저씨 힘들게 하냐아."
"그러게.. 어른 싫다.."
"아저씨도 어른 싫어요? 허어어얼.. 뭔가 아저씨가 그 말 하니까 이상하달까."
"나도 마음만은 스무살이다."
"ㅋㅋㅋ풉킼.."
"왜 그렇게 웃어?"
"그냥 가소로워서.."
"야씨."
"ㅋㅋㅋ헤헤헤 농담."
내 친구 결혼식에 가기로 한 날이라, 그와 이틀만에 만났다.
잘생긴 얼굴에 상처는 티가 나지 않았고.. 졸려서 하품을 하다가도 나보다 더 피곤할 그를 힐끔 보자, 그가 날 따라 힐끔 본다.
"왜요?"
"피곤한데.. 오늘 그냥 집에 있으라고 할 걸 그랬어요."
"별로 안 피곤해, 괜찮아요."
"그냥.. 평소보다 힘이 없어보여서 그러죠오.. 괜히 나 때문에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으음.. 배고파서 그릉가?"
"치이.."
배고파서 그런 거 아니면서.. 내가 걱정할까봐 핑계대는 그가 고마우면서도 미안해서 시무룩해져있자
그가 핸들을 잡고있지 않은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말한다.
"나 괜찮으니까 표정 좀 풀지? 오리도 아니고."
"…밥만 먹고! 바로 집 가서 자요. 알았죠?"
"싫은데. 이틀만에 보는 건데 더 보고싶은데 난."
"안 돼요! 아저씨 피곤해서 안 돼.."
"나도 안 되는데."
"치..!"
"아, 침!"
"아! 침 안 튀었잖아요!"
"ㅋㅋㅋㅋㅋ."
식장에 도착해 친구를 찾는데 그가 신부대기실을 보며 '저 친구 아니야?'했고, 나는 맞다며 그의 손을 잡고 우다다 뛰며 친구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를 본 친구녀석이 손을 흔들며 웃다가도 내 옆에 아저씨를 힐끔 보았고 나는 너무 비현실적인 친구의 모습에 입을 열었다.
"아니이~ 이거 누구신가? 너 드레스 진짜 잘 받는다."
"야, 네가 입어도 예쁠 걸? 일단 신부화장 오지게 잘해주셔 시밬."
"야 드레스 입고 욕은 좀 심했다."
"아, 맞다.. 미안... 근데.. 옆에..는.."
"아, 남자친구..!"
"아.. 허..억ㄷ.."
"안녕하세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결혼 축하드려요."
"ㅇ..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갑자기 넙죽 허리숙이는 친구에 급하게 친구를 바라보니, 친구가 얼굴이 붉어져서는 내게 작게 말한다.
"네 남친 왜케 잘생겼는데."
"그니까 나도 의문이야 그건."
"너무 잘생겼잖아..."
복화술 하듯 대화를 나눈 우리를 보던 그가 코웃음을 쳤고, 그가 전화를 받으러 나가면서 내게 '전화 좀'했고 나는 네에!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친구는 이때다 싶었는지 내 손목을 잡고 조용히 속삭였다.
"키 몇."
"183.."
"와 키도 완벽해.."
"뿌."
"야 내 남편 보기 전에 가버려라."
"왜애."
"남편 턱시도 입어도 못생겼단 말이야. 완전 꿀려 네 애인이랑 있으면.."
"그거 ㅇㅈ."
"?"
"뭐."
"암튼! 근데 나이가 혹시.."
"서른일곱."
"… 그래 요즘에 연상이 최고라더라. 나이 딱 맞네 뭐. 마흔 아니면 됐어."
"그치?"
"야... 진짜... 내가 결혼만 안 했더라면..."
"야 웃기지 마. 아저씨 내 거야."
"누가 뭐래?"
"결혼하는 년이 자꾸 이상한 소리하네? 네 남친 어디갔냐? 다 일러야지."
"그리고 너는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왔어 미친년아 너도 밥만 먹고 쳐 가라."
"ㅋㅋㅋㅋㅋㅋㅋ아 웃곀ㅋㅋㅋㅋㅋ."
"가."
"너랑 사진 한 번만 찍고 밥 먹으러 갈래."
"너 말고 네 애인이랑 사진 찍으면 안 되냐?"
"시발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침 그가 통화를 마치고 들어오기에 아조씨이! 하고 손을 흔드니 친구가 내 등짝을 후리며 말하길.
"야 아저씨가 뭐야!? 오빠라고 안 부르고?!?!"
"야 근데 왜 때려어어!!"
"어딜봐서 아저씨야.. 진짜 또라인가.. 아저씨라고 부르면 남들은 다 50대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
"아, 괜찮아요. 이젠 아저씨가 더 익숙해서."
거봐- 씌이!! 하고 짜증을 내면 친구가 표정으로 욕을 했고, 나는 아 맞다! 하고 그를 불렀다.
그가 '응?'하고 왜 부르냐는듯 물음표를 띄우고서 나를 바라보기에 사진을 찍어달라며 핸드폰을 건네주자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자, 찍을게요."
괜히 친구 결혼식을 다 보고나니 슬퍼서 허흡.. 하고 그의 손을 강제로 끌어다가 눈물을 닦으니 그가 어이없는지 피식 웃었다.
차에 올라타서도 슬퍼서 훌쩍 거리고 있으니, 그가 한참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연다.
"기생충 보러갈까."
"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그거 너무 보고싶었는데.. 좋아요! 좋아요! 아.. 아니다.. 아저씨 피곤하니까 그냥 집가요! 집 가자!"
"아냐, 영화 보러가자."
"아.. 괜찮아요 진짜.. 나 때문에 이러지 마요."
"너 때문에 보러 가는 거 아닌데. 내가 보고싶어서 가는 건데."
"아쒸..!"
"ㅋㅋㅋㅋㅋ밸트 매시죠~?"
"넹~"
"귀여워."
귀엽다며 내 앞머리를 헝클어주는데.. 원래 다른 남자였다면 고데기 잘 해놓은 앞머리 건드리는 게 제일 스트레스인데.
그라서 용서가 다 되었다.
능숙하게 아파에 화면을 보며 후진하는 그를 보니 너무 발려서 그의 볼을 손으로 꾹- 누르자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다.
아아아 귀여워어어어어
"음.. 핫도그 플레인 하나랑요, 치즈볼, 비비큐직화구이,스프라이트 주세요."
"밥 먹으러 왔어?"
"후식이죠."
"이야.."
"이 조합 짱이라구요. 안 먹어봤죠?"
"응."
"아저씨도 반할 걸요."
거의 다 먹을 생각으로 사서는 영화관 안에 들어왔고,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 시작하기 전에
핫도그 소스를 다 뿌리려고 열심히 뜯고있는데 그가 피식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왜요오- 하자, 그가 말한다.
"진짜 잘 먹어서."
"돼지같아요?"
"아니.."
"왜 작게 대답해요."
"내가 언제."
"방금요."
"아닌데."
"씨.."
"ㅋㅋㅋㅋ."
"이거 먹어봐요!"
먹어보라며 치즈볼 하나를 입에 넣어주려고 하니, 그가 배불러- 하고 고개를 돌리기에 쓰읍!! 하자 바로 입을 벌려 먹는다.
어~~디 여친이!!! 먹여주는데!!!! 씨이..
영화가 시작되고, 그는 배부르다고 해서 결국 나 혼자 배 안에 채워넣고 있다.
중간에 내 기준 너무 야한 부분이 나와서 므흣하게 그를 바라보니, 그가 뭐 어쩌라고- 하는듯 표정을 하고서 나를 바라보기에
그의 그곳을 툭 하고 스쳐보자 너무 멀쩡하기에 놀라 입을 틀어막으니, 그가 픽- 웃는다.
사이다까지 마시고나서 트름이 나올 것 같아서 그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트름 나올 것 같아요."
"……."
난 아저씨가 저런 반응 보일 때마다 너무 재밌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드문 저 표정.
영화를 다 보고나서 쓰레기들을 품에 안는데 그가 들어준다는 걸 아앙- 하고 앙탈부리듯 거절을 하자
그가 차암나.. 하고 콧방귀를 끼며 내가 쓰레기들을 다 챙길 때까지 기다린다.
계단을 밟고 출구로 나가면서 그에게 말했다.
"재밌지않아요?"
"글쎄 그냥 뭐."
"완전 재밌는데!.. 또 보고싶다."
"그 정도야?"
"네."
정말 오늘따라 힘 없어보이네.. 평소같았으면 '같이 보던가~'하고 장난을 쳤을텐데.
오늘은 '응..'하고 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내가 욕심 부린 거야.
쓰레기들을 쓰레기통에 와르르 버리고나서 그를 올려다보니, 나보다 한참 큰 그가 나를 내려다본다.
내가 울상을 짓고 있으니, 왜 그러냐는듯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기에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내가 욕심 부린 것 같아서요."
"욕심?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아저씨 오늘 너무 힘들어보이는데.. 내가 보고싶다고, 결혼식 가자고 졸라서.. 아저씨 더 힘들잖아요."
고갤 숙인채 가만히 있으니, 그가 나를 한참 내려다보았다.
아무 대답도 없길래 천천히 고갤 들어 보면, 그가 나를 한참 바라보다 말한다.
"오늘은 정말 내가 너 보고싶어서 붙잡고 있었던 건데. 그만 미안해하지?"
"…아저씨가 이렇게 피곤해 하는 거 처음봐서 그래요."
"하나도 안 피곤해. 오히려 너 만나니까 피곤한 것도 모르겠는데 뭐."
"…치."
"자꾸 치.. 한다 너?"
"제가 언제요."
한참 큰 그를 올려다보며 푸- 하자, 그가 똑같이 푸- 하며 내 손을 잡고 걷는다.
재욱이 석류를 보내고나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섰을까.. 무슨 기가 다 빨린 사람처럼 흐느적흐느적 걸어와
방까지 들어가 침대 위로 벌러덩 누워버린다.
침대에 누운 재욱이 눈을 감은채 한참 숨을 고른다. 꽤나 피곤했는지 씻지도 못한채 누운 재욱은
석류에게 올 카톡에 핸드폰을 손에 꼭 쥔채 잠이 든다.
월요일이 시험이다. 고로.. 나는 일요일인 오늘 밤을 새야한다.
오늘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는 그랑 통화도 하고, 카톡도 하고.. 새벽1시쯤이 되어서야 나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말하고만다.
"보고싶어요.."
- 나도 보고싶다.
"우리 내일은 꼭 봐요."
- 내일 시험 몇시에 끝난다고?
"2시쯤?! 근데 아저씨 언제 자려구요?"
- 글쎄.. 누워는 있는데 잠이 안 온네.
"우리 벌써 3시간째 통화중이다? 알아요?"
- 알아.
"너무 좋다아아."
- 그러게 이렇게 통화 오래 하는 것도 처음이라 그런지 되게 신선하네.
"신선하대 ㅋㅋㅋ."
- 공부 집중은 돼?
"그냥 외우면 되는 건데요 뭐.. 에휴우.."
우리는 전화를 하면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다가도 그가 나에게 문제를 내주고.. 나는 대답하고 이걸 반복했다.
시간은 벌써 4시가 되었고 전화는 6시간 정도 해야 끊을 타이밍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캡쳐도 하고, 달력에다가도 써놓고 하니 그가 살풋 웃는다.
"아저씨 목소리 잠겼다! 얼른 자요."
-응. 너도 얼른 자.
"네에. 내일 봐요!"
- 응.
예전엔 남친이랑 통화 10분도 못했는데.. 6시간이 웬말인가.
아저씨라면 24시간도 가능할 것 같단 말이지?
재욱이 석류를 데려가려면 몇시간은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알람을 맞췄을까.
알람 소리도 못 듣고 1시까지 자다가 눈을 뜬 재욱이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며 한숨을 쉰다.
"……."
몇시간을 잔 거야.. 중얼거리며 일어나려던 재욱이 머리가 아픈지 인상을 쓴채로 한참 멍하니 앉아있는다.
감기라도 걸린듯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리자 재욱이 정신 차려야겠다며 고개를 젓는다.
열이 나나.. 자신의 이마에 손을 대본 재욱은 뜨거운 게 느껴지자 먼저 약을 찾는다.
약을 어디에다 뒀더라..
"……."
결국 약을 찾지 못 한 재욱이 소파에 주저앉아 한숨을 내쉰다.
아무래도 피로가 쌓여서 더 그런 것 같은데.. 춥고,기침까지 나는 거 보니 감기인가.
아.. 나 어제 저녁도 안 먹었네.
"어이 김석류씨 너 안 가?"
"아, 엉.. 아저씨가 전화를 안 받네."
"아저씨가 데리러오신댔어?"
"응."
"뭐 잠깐 바쁘신가보지."
"너 어디가?"
"떡치러."
"어우 쉣;; 제발 그런 저급한 단어 좀 쓰지 말.아.줄.래?"
"떡이 왜 저급하냐 떡! 이?"
"아우 진짜 왜 이래. 쪽팔리게."
"야 근데 나 고민있음."
"뭐."
예주가 가려다가 갑자기 둠칫 멈춰서서는 내게 다가오기에 궁금한듯 예주를 올려다보니, 예주가 내 옆자리에 앉아서 말한다.
"나는 말이야. 남길아저씨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 줄 알았거든?"
"진짜???????????왜????????????"
"아니 뭐... 그냥 막.. 관계 할 때도 예뻐해주고.. 밥 먹고 가라 그러고 그러니까."
"오오오 근데."
"근데 이상하게 요즘 반응이 쎄~해."
"반응이 쎄해?"
"응."
"오오."
"왜 그럴까."
"내가 어떻게 알아."
"에라이 미친년아."
"아니 뭐.. 남길아저씨 애인 생긴 거 아니야? 알고보니 결혼상대라던가! 상대라던가 상대라던가."
"ㄱ-."
"그러니까 잘해줄 때 잘해야지."
"간다."
"오늘 만나고나서 후기 좀."
"전화 받으셈."
"오케이."
예주가 손을 설렁설렁 흔들며 가버렸고.. 2시하고 30분은 더 지났는데 연락이 없는 그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다가도
조금은 기분이 상해서 그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을까,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
"네에."
- 어 석류야, 어디야.
"강의실이죠.. 뭔 일 있었어요?"
- 아니, 늦잠을 자서 좀 늦었어. 미안해.
"…뭐 그럴 수도 있죠. 처음이니까 봐준다아. 그래서 어디쯤인데요오~"
-학교 밑이야. 올라갈까.
"으음.."
- 더우니까 올라갈게.
"콜! 아저씨 얼른 와용."
아저씨가 늦잠을 다 자고 무슨 일이래 이게.. 전화를 끊고나서도 신기해서 입술을 모아 오오- 하니
저 멀리 공부를 하고있던 복학생 오빠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왜요."
"네가 그 카페사장이랑 연애한다던.."
"근데요."
"…그냥 물어본 건데."
"낮에 만나는 건 처음이네요. 맨날 밤에만 만나다가 그쵸?"
"그러네 오늘 시험본 거야?"
"어떻게 알았어요?"
"어제 재욱이랑 통화했거든."
"아.. 그렇군."
원래 같았으면 남길이 더 얘기를 했을텐데 아무 말도 않는 남길에 예주가 가만히 침대에 앉아있자
남길이 윗옷을 벗으려고 하자. 예주가 괜히 남길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저 배고픈데."
"점심 안 먹었어?"
"네. 저 그쪽이 해주는 김치볶음밥 먹고싶은데."
"그래. 그럼 나와."
옷을 다시 고쳐입은 남길이 방에서 먼저 나오자, 예주가 터덜터덜 남길을 따라 나왔다.
몇 번을 왔다갔다 했는데 집 구경은 또 처음해보네.. 예주가 집 안을 구경하다가 집이 너무 깨끗하자 감탄하듯 입술을 모았다.
"되게 깔끔하네요. 집이.."
"그래? 청소 안 해서 지저분한데."
"여기 여자들 데리고오면 되게 좋아하죠? 분위기도 좋고.. 집도 깨끗하고, 냄새도 좋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네."
"…아하."
김치볶음밥을 다 해주고나서 소파에 가서 앉은 남길에 예주는 당황한듯 숟가락을 든채 남길을 보았다.
원래는 내 앞에 앉아서 먹는 거 봤으면서 요즘 되게 이상하시네..
"저 요즘 연락하는 애 있어요."
"그래? 몇살?"
"스물둘인데요. 아직 군대도 안 갔대요."
"좋을 때네. 군대 다녀오면 폭싹 늙는다."
"그런가.. 저는 근데 군대 다녀 온 사람이 좋더라구요."
"요즘 네 또래 여자들을 다 그렇다더라."
"뭐.. 제 또래 여자애들 또 만나보셨어요? 어떻게 안대."
"만나긴.."
"안 먹을래요."
"…안 먹는다고?"
"그냥 갑자기 먹기 싫어졌어요."
남길은 예주가 이해가 안 간다는듯 바라보다가, 예주가 성큼성큼 다가와 입을 맞춘다.
한참 입을 맞추던 둘.. 예주가 갑자기 남길의 가슴팍을 밀어내고선 말한다.
"갈래요."
"…뭐?"
"집 간다구요. 오늘은 할 기분이 아니에요."
예주가 나가고 혼자 거실에 덩그라니 남은 남길은 소파에 앉아서 무언갈 계속 생각하는 듯 했다.
"……."
"아무것도 안 마셔도 돼요 진짜?"
"응. 조금 춥네."
"…웬일로 늦잠을 다 자요 근데?"
"그러게..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많이 기다린 건 아닌데.. 평소에 그렇게 일찍 일어나던 사람이 늦잠 잤다니까.."
"늦게 자서 조금 피곤했나.."
"우리 아저씨도 피곤이란 걸 아는 사람이군."
"아프긴.. 시험은 잘 봤어?"
"잘 본 것 같기도 하구우..."
"다행이네.."
오늘은 유독 더 힘이 없어보이는 그에 괜히 눈치를 보고 있었을까..
플레인 요거트 하나 나왔다는 말에 그가 일어나 가지러 가길래 '내가 가도 되는데..'하자 그가 힐끔 뒤돌아 날 보며 작게 웃어준다.
치이.. 무슨 맨날 자기가 다 가져와...
그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저 끝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에 고갤 바짝 들어 그쪽을 보자..
그가 힘 없이 쓰려져 있는 게 보여 벌떡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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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
핳
핳
그거 알아요~? 저 내일 못와여! 기다리지 마여 헷..헷..헷...햇..반...
내일은 외박쓰으으으! 하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