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녀오겠습니다! "
" 여섯시반인데 벌써 가? "
" 응! 다녀올게! "
집을 나가면서 현관에 있는 거울보고 옅게 오렌지색 틴트를 발랐어
아저씨는 나보고 화장안한게 제일 예쁘다고, 하지말랬는데
아저씨가 모르는 사실이 있지
난 쌩얼로 아저씰 만난적 없는걸... 여자들이라면 다 그렇잖아 뭐
순진한 아저씨는 비비하고 눈썹그리고 틴트 옅게 바른게 아직도 쌩얼이라고 믿고있음
여하튼 아침에 이렇게 예쁘게 단장하는 이유는
" 아저씨! "
" 어어, 뛰지 말고 천천히 와요. 넘어질라 "
아침마다 아저씨가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야
아저씨는 우리 아랫층에 살거든, 우리집은 10층, 아저씨네는 9층.
그래서 항상 아저씨가 나 집에 바래다줄때 10층 올라와서 나 들어가는거 보고 다시 내려간단 말이야
어차피 1층차인데, 미안해서 오지말라고 해도 아저씨는 항상 날 데려다 줘
" 좋은 아침이에요 아저씨 "
" 좋은아침이에요. 오늘도 "
항상 보는데 아침에 보면 어쩜이렇게 반가운건지 참 신기해
" 잘 잤어요? "
" 네. 아저씨는요? "
" 나도 잘 잤어요. 내 꿈은 꿨어요? "
" 네. 아저씨는요? "
" 나도요 "
아침마다 아저씨는 똑같은 걸 항상 물어보는데,
그 질문이
내 꿈은 꿨어요?
이거야 ㅋㅋㅋㅋㅋㅋ
처음에 내가 정말 솔직하게 아저씨 꿈 안꿨다고 하니까
아저씨가 사랑이 식었다며, 자기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ㅋㅋㅋㅋ
그러면서 앞으로는 자기 꿈 안꿔도 꿨다고 그러라는거야
그래서 그 이후로는 계속 꿨다고 하지만 뭐 싸운 다음날이나 화나는 날엔 안꿨다고 그럼ㅋㅋㅋ 소심한 복수지 뭐
아저씨랑 아침마다 1층까지 계단으로 손꼭잡고 내려가
아저씨랑 대화하면서 아저씨 목소리 들어가면서 아침을 시작하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그래서 아침잠 많은 나도 엄청 일찍 꼬박꼬박 일어나.
" 근데 아저씨. 여기 왜그래요? "
아저씨 손가락에 밴드가 붙여져 있는거야
다친건가, 너무 걱정되더라
" 아 이거? 별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
" 뭐가 별거 아니에요! 순순히 불어요 어서 "
얼버무려서 내가 세게 나가니까 강아지처럼 꼬리 축 내린 표정으로 불더라
" 어제 과일깎다가 베였어요 "
" 어휴 조심하지... "
" 나 너무 아팠어요. 닿을때마다 따끔따끔하고, 펜도 잘 못잡겠고 "
내가 걱정해하니까 정말 아팠는지 막 하소연하는거야 ㅋㅋ
아저씨는 참 어른스러운데 이럴땐 영락없는 애기야 ㅋㅋ
" 앞으로는 과일 먹고싶으면 00이 불러도 돼요? 나 이제 과일만 보면 손가락 아플것 같은데 "
" ㅋㅋ알았어요 언제든지 불러요 "
" 아니다. 그냥 결혼할까요? 그럼 귀찮게 왔다갔다 안해도 되잖아요 "
" ㅋㅋ 아저씨 나 미성년자라고요 "
" 에휴 얼른 커요 스무살 되면 누구한테 안뺐기게 빨리 데리고가야지 "
" 누가 아저씨한테 간대요? "
" ... 안올거에요 ? "
웃고있다가 갑자기 정색하더니 안올거냐고, 묻는거야
" ...정말 안올거에요? "
" 그...어... "
" 정확하게 말해요. 안올거에요? "
" 아 갈게요! 갈거에요! 아저씨가 오지 말라고 해도 갈게요! "
그.. 무서운게 아니라 너무 섹시해서... 심장 멎을뻔했어 후하후하
내가 대답했더니 그제서야 활짝 웃더니
내 입에 쪽하고 한번 뽀뽀해주는거야
" 오래는 안기다릴거에요. "
" ..."
" 도둑놈 소리 들어도 어쩔 수 없어요. "
" ... 흥. 빨리 내려가기나 해요 "
그리고는 아저씨랑 손을 더 꼭 잡고는 웃으면서 1층으로 향했어
아침시간은 왜이렇게 빨리 가는지, 벌써 1층에 다 와있더라ㅠㅠ
" 학교가기 싫다 "
" 씁, 그러면 안돼요. 우리 00이 얼른 공부해서 졸업해야지 "
" 알았어요. 열심히 할게요 "
" 응. 예쁘다. 자 일로와요 "
아저씨가 팔을 벌리길래, 아저씨 품으로 쏙 안겼어
아저씨한테서 스킨냄새가 나는데, 정말 어떻게 냄새까지 아저씨스러운지
나를 안은 아저씨는 내 머리하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줬어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
" 아저씨도, 좋은 하루 보내요 "
" 보고싶을 거야 "
" 나도요 "
" 그럼 잘 다녀와요 "
" 응. 아저씨도 잘 다녀와요! "
아저씨와 헤어지고 학교로 향했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누가 큰소리내면서 막 말거는데
누구겠어 요즘 자꾸 귀찮게 하는 구준회겠지 뭐
" 야 나너 어제 봤다? 너 어제 나 봤냐? "
" 뭐? 니가 나를 어디서봐? "
순간 너무 당황했었어
어제라고하면, 아저씨랑 같이 보냈거든
구준회는 나랑 3년동안 같은반이었지만, 1,2학년때는 그냥 필요할 때만 말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3학년때 갑자기 쟤가 막 인사하고 되게 친근하게 말걸어와서 친해진 애였거든
그래서 내가 남자친구 있는지는 모르는애야
그리고 학교애들한테 왠만하면 말 안하고 있거든
10살차이나면 안좋은 시선을 하고 볼게 뻔하니까
" 근데 잘 봤더니 너 아니더라고. 그래서 나 그 사람많은데서 너 부르려다가 쪽팔릴뻔했잖아 "
" 뭐야 식겁했네 "
" 왴ㅋㅋㅋㅋ 찔리는거 있냐 "
" 찔리긴 무슨 "
" 근데 너 아침 먹고왔냐 "
" 아니 나 원래 안먹어 "
난 원래 아침먹으면 속안좋고 더부룩해서 아침 안먹고오고
아저씨도 그걸 알아서 항상 걱정해
그치만 어떡해 습관된걸
" 그래? 그럼 매점가자 "
" 니가 사는거 ? "
" ㅋㅋ 그래 오빠가 초코빵 쏜다 "
" 오빠는 개뿔 "
우리 매점에서 파는 초코빵 진짜 맛있어ㅠㅠ
일단은 사놓고 있다가 먹어야지
" 자 초코빵 "
" 쌩유 "
구준회가 사준 초코빵 들고 반으로 가는데, 얘가 갑자기 남자친구 얘길 꺼네는거야
" 야 근데 너 남친 있었나? "
" 뭐? "
없다고 말하면 되는데 항상 없다고 할때마다 찔려ㅠㅠ
근데 또 있다고하면 친구들이 자꾸 캐물어서 그냥 없다고 하고있어
" 뭘그렇게 놀람ㅋㅋㅋ 남친 있냐고 "
" 아니 없음 "
" 하긴 니가 있을리가 없지 "
" 뭐래 너보단 나음 "
난 이미 벤츠 남친이 있다고 속으로 구준회 엄청 비웃었음ㅋㅋ
" 그래도 대학가기 전에 한번쯤은 만나봐야지 않겠냐 "
" 그럼 소개시켜주던가 ㅋㅋ "
" 됐어 내 친구들이 아까움 "
" 개새끼 "
" 뭐, 정 아쉬우면
주변에서 잘 찾아보던가 "
" 뭔 개소리야 "
" 와 000 철벽 대박이다 "
근데 구준회 쟨 왜 요즘 실실 웃고다니는거야 불길하게
뭐 어쨌든 교실가서 초코빵이나 먹어야지 아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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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죠 엄청 어중간하게 끊었어
독자님들 봐주셔서 고마워요!
혹시 암호닉 신청하실 분 있으면
[ 암호닉 ] 이렇게 신청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