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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는 세자빈 책봉을 앞두고 대비마마, 중전과 둘러 앉아있다.

“최상진의 여식, 허염재의 여식,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세자께서는 어찌하시겠습니까?”
“벗은 가까이 그리고 적은 더 가까이 두라 하였습니다.”
“세자에게 벗이 될 자는 누구이고 적이 될 자는 누구입니까?”
“최상진의 여식을 들인다면 길게 보아 조정에서 뜻을 함께 할 수 있으나 반발이 심할 것이옵니다. 허염재의 여식을 들여, 조정과 민생이 안정되게 돕는 것이 국본으로써의 도리를 다 하는 길입니다. “
“중전, 내 세자에게 물었습니다.”
“허염재의 여식을 들이는 쪽이, 나라의 조정을 위하고 민생을 돌보는 일이라면 그리 하겠습니다.” 




대비가 세자에게 물어본 말에 대답을 해오는 것은 중전이다. 중전은 이제 더 이상 이빨을 숨기지 않고 제가 원하는 바를 뻔뻔스레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자는 풀이 죽은 척 다시 중전의 말에 수긍한다.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그 편이 아들 된 자로 효를 다 하는 길이겠지요.”
“우리 세자 이리도 어미의 마음을 잘 헤아립니다. 과연 귀감이 되는 효심입니다.”


언뜻 듣기에는 효심 가득한 모자의 대화였지만, 분명한 것은 온기라고는 느낄 수 없는 살얼음판 같은 대화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젊고 욕심 많은 중전과, 이빨을 숨기고 있는 세자, 그리고 그 세자를 안쓰럽게 보는 대비마마였다.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동궁전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이제 자신의 배필까지 제 마음대로 정하려고 하는 중전에게 어디까지 참고 넘어가 줘야 하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아버지를 집어삼킨 권력이었다. 어머니가 폐위되고 새로운 중전이 들었고, 중전의 세력이 확장 되다 못해 이 나라 왕인 아버지를 꺾어 버리는 것을 10살 아이의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병상에 있는 왕 대신에 중전이 조정을 휘어잡게 되었고, 권력에 순응하고, 지고 지순한 세자로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만. 영특함도 무예도 숨기고 감추고만 살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척 그렇게 컸다. 대궐 안에서 믿을 사람이라고는 남아있는 권력이라고는 없는 대비마마와 아버지께서 주신 호위무사 민현뿐 이었다. 









동궁전으로 도착하자 마자 성우는 민현을 불러냈다.

“내금위장 밖에 있느냐”
“예 저하”
“안으로 들거라”





“네 생각은 어떠하냐”
“최상진의 여식과 허염재의 여식이라면… 본디 벗은 가까이 그리고 적은 더 가까이 두라 하였습니다”
“…….어찌된 게 너는 나와 똑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이냐”
“도움이 되지 못해 송구합니다.”
“되었다. 니 말이 맞다. 적을 더 가까이 두고 지내는 수밖에 없겠지. 어차피 이곳 궐 이야 사방에 적뿐이니 하나 더 들인 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허염재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석연치 않은 일일지 모르겠으나, 그 여식은 제가 잘 아는 이 입니다.”
“허씨가문의 여식과 연이 있느냐?”
“무관이 되기 전 사가에 있을 때 어릴 적 제 좋은 벗이었습니다.” 
“그때의 벗도 지금의 적이 될 수 있는게지.”
“저하..”
“그리너 니가 옆에서 잘 보필 해야지, 내 이 목숨 줄 만이라도 부지할 수 있게.”
“세자저하 어찌 그런 말씀을”
“농이다 농, 내 벗에게 농도 하지 못하느냐.”
“그래도 그런 말을 입에 올리시면 아니 됩니다.”
“알았다 알았어, 가만 보면 호위무사가 아니라 스승님처럼 굴 때가 있다 너는, 맡은 바 소신이나 다 하거라.”


















책봉일이 다가오고, 이미 다 정해진 일이겠지만 성우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음, 민현이랑 활 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둘이서 돌아가면서 활을 당기는데 민현의 활은 쏘는 족족 중앙을 관통하고, 성우의 활은 복잡한 마음때문인지 중점을 계속 벗어난다.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가만보면 너는 꼭 니가 돋보이는 쪽으로 훈련을 구성하는 버릇이 있어”
“아니옵니다 저하. 똑같은 수양에도 제가 더 돋보일 뿐입니다.”
“이제 말대구도 한다 이거지 ”
“수양에 더 힘쓰시지요.”
“어쭈 이제 농도 하다 이거냐. 허허”

오늘따라 더 불안해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성우를 알기에 일부러 하지 않던 장난을 치는 민현이다. 그리고 그런 민현이 못내 고마워 해사하게 웃어 보이는 성우이다.







“세자저하, 세자빈 책봉이 끝이 났다 합니다.”
 “어떻게 되었느냐”
“그것이”
.
.
.
“어떻게 되었냐 묻지 않느냐”
“허염재의 여식이 세자빈에 책봉 되셨사옵니다.”
“결국 나는 가장 큰 적을 가장 가까이에 두게 되었구나”















세자빈 간택 날이 지나고 적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연우를 처음 보게 되는 날이었다. 만나보지도 못했지만 못마땅한 마음이 먼저 드는 성우였다. 세자는 동궁전에 먼저 들어 세자빈을 기다리고 있었고, 세자빈은 왕실 어른인 대비마마께 인사를 드리고 있었다.

“세자빈”
“하문하시옵소서”
“우리 세자를 옆에서 잘 보필해 주세요, 기댈 곳이 필요 할 겝니다.”
“알겠사옵니다. 대비마마”
“종파를 떠나, 조정의 일을 떠나 세자빈은 세자의 사람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명심 하겠사옵니다.”
“궁궐 또한 사람 사는 곳이니 너무 겁먹을 것 없습니다.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익혀가도록 하세요”
“네 대비 마마, 분부 받잡겠습니다.”








연우는 왕실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동궁전으로 향한다.
한번도 보지 못한 정인, 이 나라의 세자,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지만, 아버지의 정치 싸움에 끼여 하게 된 정략혼인 이라는 걸 알기에 사랑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고서 내딛는 걸음이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 딛는 걸음 마다 연우는 마음을 굳혀갔다. 사랑 받지 못할지언정 세자빈으로써 도리를 다 하겠다고.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세자저하, 세자빈 마마 드셨사옵니다.”
겹겹이 쌓인 문이 열리고 세자가 있는 방 문이 열리기 전에 문 앞에 서 있는 민현과 마주한다. 연우를 향해 미소를 보이고는 살짝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 민현이다.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이 표정에 이 착장 이라고 생가 해주세용)


오랜만에 마주하는 벗이다. 소꿉놀이 하며 같이 커온 벗,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왔기에 그만큼 서로를 알고 아껴 왔는데 지나고 보면 그건 첫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무관이 되고 궐에 들어오면서 이제는 못 보겠거니 했던 얼굴을 이렇게, 세자의 호위무사와 세자빈이 되어 다시 마주한다. 

마지막 문이 열리고 세자와 세자빈이 마주한다.







중전의 세력에 눌린 왕실가문,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세자라고 익히 들어, 어딘가 조금은 어수룩하고 모지 랄 것 이라는 소문처럼 불편한 구석이 있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붓으로 그려놓은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외모에 연우는 놀란다.


[워너원/옹성우&황민현] 상사화 01 - 필연의 시작 | 인스티즈


“어찌 놀란 것 같소, 세자빈”
“…………”
“내 보기에는 반듯하나, 실상은 소문대로 어수룩 하고 모지란 세자이니 놀랄 것 없소”
“제가 옆에서 잘 보필 하겠습니다. 저하”

처음부터, 아니 마주하기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보자마자 놀라더니 , 비꼬아 가시돋은 말을 뱉아대는 말에 초연 한 얼굴로 대답하는걸 보고 있자니 성우는 그저 어이가 없었다.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허씨가문 권력이 밀어넣은 세자빈 자리에 든 사람이 자신을 잘 보필한다 하니 웃음만 나왔다. 적의 여식이 저를 보필 한다라, 제 나름의 뼈있는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물정 모르는 말간 애기씨 인척이 하고 싶은건지, 이도 저도 성우의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하하..보필한다, 허,, 세자빈이 나를 보필하겠다.”
“……. 예 저하.”
“내 잘하여 허씨가문에 버림 받는 일 없도록 할 터이니, 세자빈도 나를 잘 보필 해 주시오. ”

미친 사람처럼 웃다가 웃음기 싹 가신 얼굴으로 성우는 술을 따라 마셨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술잔만 바라보고 있었다. 버림받는 일 없도록 잘 할 터이니, 세자빈도 잘 하라고. 이 나라의 국본이 될 세자이지만, 이리저리 힘에 휘둘리니 당장은 세자빈의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치욕스럽고 비참했다.

“허울뿐인 혼인이니 그 이상은 기대치 마시오”
“……..”
“과인은 그저 세자빈이라는 사람이 곁에 있다 그리만 생각 할겁니다.”
“………..”
“세자빈도 나보다는 세자빈 자리에만 관심 있을 테니. 허면 쉬시지요, 나는 밀린 정사가 있어서 그만”
그 말을 끝으로 성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하, 내일 아침 웃전 문안은 같이 드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심려 끼치면 아니 되니 처소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이렇다 저렇다 뭐라 대답도 하지 못했는데 뾰족뾰족하게 제 할말만 하고는 세자빈 자리를 차지 했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더 이상은 바라지 말라며 나가버리려 하기에 내일 문안 인사를 같이 드려야 한다고 했더니 들은 척도 안하고 지나치는 세자였다.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티 나게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세자를 보니 연우는 상심이 커진다. 넓디 넓은 궐에 첫발을 내 딛은 날인데,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며 걱정하지 말라던 대비마마의 말씀과는 다르게 연우가 맞이한 궐은 살얼음판이 따로 없었다.

둘의 필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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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독방 광고 보고 왔습니다ㅠㅠㅠ신알신 하고 가요!
5년 전
꽃같아라
우왕 감사해요!!! 열심히 연재로 보답하겠습니다.:)
5년 전
비회원209.210
설정 대박이네요ㅠㅠ 옹 너무 불쌍하게 나오는거 아닌가여
5년 전
독자2
밤!!!!!!!!!!!! 벌써 너무 재밌어요 개안즈 사극 크으으으💙🖤
5년 전
꽃같아라
크으으!! 개안즈 사극!! 열심히 연재 해볼께요
5년 전
독자3
악 진쨔 벌써 명작 느낌..!!!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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