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경계하는 눈빛을 하고는 나한테 먼저 말을 건낼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나는 솔직히 조금 쫄긴 했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었어
" 안녕하세요 "
" ... "
인사를 했는데 그냥 나를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는거야
어 뭐야 인사 대놓고 무시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기분나빠지려고 했는데
" ...네 안녕하세요 "
조금 있다가 인사를 하더라고
나는 김한빈 이름을 알고있지만 통성명은 예의인 것 같아서 통성명 하려고 했어 근데
" ㅇㅇㅇ "
" ... 아? "
내 이름을 알고있는거야 진심 깜짝놀랐어
" 내 이름은 알고 있겠죠 많이 들었을테니까 "
많이 들었을테니까, 라고 말하는데 아마도 그 소문들을 김한빈 자기자신도 알고있나봐
김한빈이 그 말을 한 후 대화는 끊겼고 난 무슨말을 할까,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바꿔야겠어서 나이얘기를 꺼냈어
" 저는 18살인데 몇살이세요? "
" 18살 "
" 아! 그럼 말 놓을까요? "
" 아니요 "
말을 놓으면 편해질까했는데 보통 이러면 말놓자고 하잫아 근데 김한빈은 놓지말자고 하는거야
난 민망해져서 아...네.. 뭐 존댓말이 더 편할 수도 있죠.... 하하... 이러면서 막 혼잣말 했어
아 이젠 무슨말을 해야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김한빈이 먼저 선곡얘기를 꺼내
" 그쪽 목소리랑 어울릴만한 곡 몇개 골라놨는데 그거 들어볼래요? "
" 와 안그래도 곡 뭐할지 생각을 안해놨는데 좋아요 들어볼게요 "
곡 정해놨다는 말을 듣고 놀란게 전에 혼성평가때 여자애한테 안어울리는 곡을 일부로
선곡해서 자기 돋보이게 할려고 했단 얘기가 있었잖아
" ... 와 세곡 다 너무 좋은데요 "
곡을 들어보니까 조금 낮고 허스키한 내 목소리랑 너무 잘맞는 곡을 골라놓은거야
이건 아무리 들어도 자기 돋보이려고 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나를 더 돋보이게 해주려고 고른 곡 같은데
근데 웃긴게 뭔지알아?
나 안도했다 나도 모르게 김한빈이 그런애가 아니기를 바랬나봐
사람은 정말 겪어봐야만 그사람에 대해 아는거라고 생각하면서 안도했어
" 뭐가 제일 맘에들어요? "
" 저는 첫번째가 제일 맘에 들기는 하는데요 "
" 그럼 첫번째 걸로 가죠 "
" 근데요 "
첫번째 곡이 가장 맘에들었는데, 랩쓰기도 버겁고 너무 나한테만 맞춘 노래같은거야
그래서 랩은 쓸 수 있나 물어봤지
" 첫번째 곡이랑 세번째 곡은 랩쓰기에 어려운 노래지 않아요? 괜찮아요? "
그랬더니 나를 갑자기 뚫어지게 쳐다봐. 아까처럼
나는 당황해서 막 이리저리 눈을 굴렸어
조금 있다가 눈을 바닥으로 돌리더니 대답하더라
" ... 안괜찮아요 "
안괜찮다고 그러더라 그럴 줄 알았어
"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럼 두번째 곡이 랩쓰기에도 좋고 제 목소리에도 좋고, 두번째 곡으로 하죠 어때요? "
" ...좋아요 "
선곡이 끝났으니까 우리식대로 이제 가사를 붙여야 되서 각자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
김한빈은 컴퓨터있는 책상에서, 나는 의자같은데서 했어
근데 내가 겉옷을 안입고 와서 그런지 추운거야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 춥다 "
라는 말이 나온거야 근데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거라 계속해서 가사를 쓰고있었어
근데 어느순간부터 안추워지더니 더워지기 시작하는거야
한창 가사에 열중해있던 나는 이게 뭔가,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못보던 난로가 나한테서 좀 멀리 날 향해 켜져있더라
" 뭐지...? "
생각해보니까 나랑 김한빈밖에 없는데 분명 김한빈이 놔준거일거잖아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려고 김한빈쪽을 봤는데
열심히 가사를 쓰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거야
그 순간 심장이 정말 쿵하고 떨어진 기분이었어
겨우 김한빈을 본 몇시간만에 내가 들은 루머가 전부 거짓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만난지 얼마 안된 나에게 정말 티나지않게 배려해주는 김한빈에 확신하게 됐지
그렇게 가사를 쓰다가 점심을 먹겠다고 하고 나왔어
연습생 전용 식당이 있어서 나는 한나랑 만나서 식당으로 왔어
근데 한나가 날 보자마자 김한빈 걔 어땠냐며, 어휴 경험해보니까 이제 실체를 알겠냐며 그러는거야
그 순간 나한테 어울리는 곡을 골라주고 난로를 켜고 땀 뻘뻘흘리는 김한빈이 생각나서
자기가 겪지도 못했으면서 그런말하는 한나한테 화가 났어
" 걔 안그래 "
" 뭐? 에이 말해봐 "
" 걔 나한테 다 맞춰주려고 노력했어 괜찮은애야 "
" 뭔소리야 그때 혼성했던 여자애가 직접 얘기해줬는데, 첫날이라 잘해준건가? "
조용한 식당에서 막 목소리 크게 그런 말을 하는 한나한테 너무 답답한거야
사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난 한나한테 어떡해서든 김한빈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어
사실은 나도 오늘 처음본거면서 왜 그랬는지 나도 잘모르겠지만
" 왜 그런 뜬소문들로 사람을 함부로 평가해 김한빈 곡도 나한테 맞춰줬고, 배려심도 많더라.
그니까 이쯤해 한나야 "
" 흠... 그래? 니가 그렇다면야.. 어! "
한나가 야, 니 파트너 들어오신다 이래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들어오고 있던 김한빈이랑 눈이 마주쳤고
또 아까처럼 날 빤히 바라보다가 그애가 먼저 눈을 돌렸는데...
어?
" 야 ㅇㅇㅇ 쟤 웃은거? "
쟤 지금 웃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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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네 데뷔 축하해 너무너무 축하해 너무 자랑스럽고 앞으로 세계적인 가수가 될 일만 남았다 사랑해!
그리고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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