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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첫 만남은 13년 전이였다. 

너는 무척이나 어렸고 나 또한 매우 어렸다. 

상대에게 향한 감정을 숨기기 바빠 너는 나를 혐오하는'척'을 했다. 

너는 나를 무지하게도 괴롭혔다 나는 그런 너에게 받은 상처는 꽤 깊었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그렇게도 관심에 애달프던 너의 모습이 이해가 간다. 

 

몇년 후 너는 바뀌었다. 

옛날의 그 모습은 사라진 채 눈동자엔 순함을 담고 그 눈망울이 반짝반짝 빛날 때면 나는 너를 쳐다보았고 너는 강아지마냥 눈을 돌리곤 했다. 

너의 눈을 안보는 건 아니였지만 감정이 담겨져있지 않은 나의 눈짓과 시선이였다. 

그렇게 신호와 느낌을 난 싸그리 무시한채 시간을 보냈다. 

 

그런 너에게 반함을 느낀건 아마 6년전이였다. 

얼굴은 같아도 그 바뀌어진 헤어스타일 하나로 나는 아마 너에게 첫눈에 반했다. 

원래 보던 사람이였는데 전혀 다른사람이라도 본 마냥 나는 너를 두눈에 가득 담았고 오랜 시간 후에 만남이 있던 터라 너와 어색해 너가 하는 얘기를 묵묵히 듣고만있었다. 너는 여전히 착했다. 어릴때의 날 괴롭히던 너의 모습은 눈 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다. 너와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처럼 말을 붙이기 시작한다. 

너와 순간 거리가 좁혀졌을 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분홍빛으로 적셔졌고 일상적으로 너에게 물건을 건넸을 뿐인데 그때 너와나의 눈이 마주칠때 잠시 시간의 틈이 보이고 있었다는 건 내 착각일까  

그렇게 너와나는 좋은 만남을 가진 채 너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다음 만남을 기약한 채 나는 하루하루를 기대감 속에서 살았다. 

너를 다음에 만날 땐 어떤 모습을 해야할지 밤마다 매번 설레는 마음으로 온갖 망상을 하곤 했다. 참 끈질기게 그딴 쓸모없는 생각을 몇달이나 했는지 

널 그만큼 사랑해버렸다. 어린 나이에 나에겐 사랑이란 무슨 단어인지나 알기나 할까 너는 자주 볼 수 없는 사람이였다. 지역도 너와나의 거리는 매우 멀었다.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한 그 날만 추억하고 회상하며 다음 만남까지 주구장창 기다렸고 너와 카페에 갔을 때 카페에서 흘러나오던 BGM을 들으며 다시 그 때의 느낌과 기분을 되살리곤 했다. 공교롭게도 너와나의 만남은 6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루어지지않았다. 너는 그렇게 내 상상속에만 남아버렸다. 

 

너가 어떻게 자랐는지 정말 궁금하다. 나도 많이 변해버린 키에 변해버린 외모인데 너는 어떨까 하면서. 그 잘생긴 얼굴은 여전할게 뻔하다. 주변인에게 들어온 말론 넌 어깨도 키도 무지하게 자랐다고 들었다. 도저히 예전의 어렸던 너는 없다고,  

내가 그때 널 봤을 땐 넌 나보다 키가 작았다. 근데 이젠 내가 널 올려봐야겠지? 

애기때 만난 우리가 이제 20살이 다 되어가는 모습으로 마주칠땐 과연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너와 나의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길어야 2년이였는데 

어떻게 너를 사랑하고부터는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무려 6년동안 

 

난 어린나이에 불면증도 겪었다. 너의 생각으로 인해 

너의 덫에 정말 빠질대로 깊게 빠졌나보다. 

너의 덫에 완벽하게 벗어나기까지의 시간은 1년이였다. 고작 1년이지 

하루라도 니 생각이 안나던 적이 없었는데 가끔가다가 니 생각이 '문득' 떠오를 때 부터 아마 나는 너의 늪에 완벽히 벗어난 것이다. 

 

아니다. 정확히 1년 전 나는 할머니 병문안에 갔다. 

할머니 병실에 앉아 아무말 않고 내 손을 잡고 나를 그냥 쳐다만 보는 할머니의 곁을 지킨 채 아빠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오늘 밤에 네가 온다고, 같이 밥을 먹으러간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피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그 40분동안 나는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했다. 아직은 , 아직은 때가 아니였다. 내 모습도 상황도 지금 너를 만날 수가 없었다. 다음에 좀만 더 예뻐진 후에 만나고 싶었다. 어디서 어떻게 널 만나는지 말을 안하던 아빠에게서 나는 아마 그때부터 예상을 했을까 

너가 오지 않을거란걸 너는 결국 그날 오지 않았다.  

너는 또 다음을 기약하였다.  

 

언젠간 다시 만날거라는 기약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고 치졸하게만드는 기약이란거 너는 모를까 

 

난 아직도 기억한다.  

2010년 7월 28일의 저녁에서 29의 정오 전까지. 

널 만나고 내가 너의 늪에 빠지기까지의 시간이다. 24시간도 채 안된다.  

 

널 언제 만나게 될지는 모른다.  

혹여 인연이라면 우린 나중에 만날 일이 꼭 있겠지 

단 한가지만 알고있다. 

 

아직 우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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