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언니’가 됨과 동시에 핸드폰 번호를 교환 했다.
그리고 며칠간 언니와 연락을 해왔고..
그날은 카페에서 언니와 만나기로 한 날이다.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언니가 오면 음료를 같이 시키겠노라, 주문도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쯤 오려나.. 연락을 해보면 될걸..
그냥, 기다림.. 누군가를기다린 다는 것 자체로 기대감이 컸는지
연락을 하기 보다는 마냥 기다리기만 했다.
카페 문이 열려 뜨거운 공기가 카페 안으로 들어올 때 마다
문 쪽으로 눈을 돌려, 들어오는 사람을 보며..
그간 하지 못했던 ‘사람구경’ 이라는것도 했다.
횡단보도 맞은편 사람도 정면에서 똑바로 못 쳐다 보던 나였는데..
사람 구경이라니.. 솔직히 나도 내가 신기했다.
들어오는 사람 한 명 한 명.. 쳐다보면서 언니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늦는 언니. 연락이나 한번 해 볼까 하는 심산으로
핸드폰을 만지는 그 순간. 또 한번 뜨거운 공기가 들어왔다.
‘언니가 왔나?’ 하는반가운 마음에 문을 바라봤다.
문 앞에 서서, 주변을 살피는 사람을 봤다. 언니가 아닌.. 남자였다.
그 남자.. 그 남자였다. 몇번이나 나와 함께 같은 공간에 있던..
발길 가는 곳으로 걷다 보면 만날 수 있었던.. 그 남자였다.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지, 카페에서 한참 동안 자리를 찾던 그 남자는
구석진 자리로 가더니 자리에 앉았다.
그 남자의 등장으로.. 내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고마워 할 수 밖에 없는 사람, 나에게 기다림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준..
그 사람이 누군지를.. 잊어 버렸다.
뜨거운 공기가 카페에 들어온다 느껴질 때마다 문 쪽을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뜨거운 공기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내가 따뜻해 졌고..
기다리던 사람이 없던 것 마냥.. 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구석자리를.. 바라 보면서..
그 남자가 나를 보지 않더라도..
내가 그 남자를 보고 있으니.. 괜찮았다.
또 다시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