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만 시뮬에 빙의해버렸습니다
04 : 의심과 단추
드디어 명문 모네 고교의 등교일. 밍기적거리며 눈도 뜨지 못하는 닝을 깨운 건 이 집의 집사도, 가정부도, 경호원도 아닌 시스템이었다.
새벽 3시에도 깨우고, 아침 6시에도 깨우다니.
시스템은 잠도 자지 않는 거냐며 아침부터 방에서 홀로 난리를 피운 닝이 겨우 진정한 건 자신을 깨우러 온 시라부 켄지로, 가짜 사쿠사 키요오미의 등장 때문이었다.
시라부는 문을 열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문을 세게 닫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의아해하던 닝은 제 차림을 보고나서야 그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리를 피우느라 자신이 잠옷을 입고 있다는 것도 까먹은 것이다. (물론 어제 새벽에도 보긴 했으나...)
생긴 것도 귀엽고 행동도 귀엽다며 세수만 한 닝이 잠옷차림으로 시라부의 머리를 쓰다듬자 시라부가 큰 소리를 내며 닝을 뿌리치고 먼저 부엌으로 향했다.
시라부의 붉어진 뒷목을 바라보며 웃은 닝이 빠르게 준비를 마친 후 시라부의 뒤를 따랐다.
어제 새벽, 달빛 아래에서 한껏 굳어 있던 시라부와 아침의 시라부는 사뭇 달랐다. 달빛 아래의 시라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처연함이 있었는데 말이죠... .
"시라부한테 깨워달라고 찡얼거리길 잘했네."
[System : (가짜)사쿠사 키요오미와 많이 친해지셨군요.]
[System : '그'가 깨워줄 정도면 호감도가 많이 상승한 것 같은데... 아직 제게는 호감도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거 오류 아냐? 원래 미연시에도 자주 있어. 데이트까지 끝냈는데 호감도가 그대로인 경우."
[System : 제가 오늘 저녁에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그래, 너도 좋은 하루."
닝이 고개를 위로 빼고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확인한 후 조그맣게 시스템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태연한 척 작게 하품을 하며 시라부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시라부와 닝의 앞자리에 앉은 세 이복 형제는 저마다 특징이 있는 놀란 얼굴을 하더니 식사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호화로운 식사가 연이여 나왔다. 식탁에 놓인 개인 식기와 접시는 내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고급 식기였다.
맛있어 보이는 식사가 한가득이었으나 생각만큼 잘 넘어가진 않았다. 이유야 뭐 뻔했다.
"어디 불편한 곳이라도 있으십니까 아가씨?"
"아뇨, 괜찮아요."
앞에 앉아 있는 세 이복 오빠들이라든가 (가짜)쌍둥이 동생은 괜찮았다. 다들 닝에겐 신경도 쓰지 않고 밥을 먹거나 신문을 읽는 중이었으니까.
특히 우시지마는 신문과 태블릿 PC를 번갈아 보느라 식사엔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우시지마 신토의 정통 후계자라 이건가. 속으로 삐죽대며 빵을 삼키려던 순간 또 마주쳤다. 미야 아츠무의 집요한 시선과 말이다.
어제 우시지마와 오이카와에게 배고프다며 난리를 쳐 놓곤 밥도 먹지 않고 잠이 든 인간... 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여간 호의가 담긴 시선이 아니라는 건 아주 잘 알겠다.
"그럼 전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사격부 아침 연습이 있어서. 닝쨩도 아침 잘 먹고 가. 학교에서 아는 척은 제발 하지 말아주라."
"? 뭐래..."
"방금 뭐라고 했어, 닝쨩?"
무서운 놈. 저 무시무시한 피지컬로 사격부까지 한단 말이야?
닝은 애써 오이카와를 무시하며 바닥에 두었던 가방을 들어 옆구리에 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아직 아침을 먹고 있던 시라부를 잡아 끌어 억지로 인사를 시켰다.
"잘 먹었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일어나 볼게요. 가자, 사쿠사."
"뭐? 나 아직 안 먹었... ."
"뭐라고 사쿠사? 배불러 죽겠는데 디저트는 먹고 싶다고? 그래그래 누나가 매점 가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줄게. 가자."
"그만 잡아 끌어, 야! 죄송합니다.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오이카와는 멍하니 자신보다 먼저 부엌을 나서는 닝과 시라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곧 표정을 굳히더니 입을 열었다.
브금의 변화...
"이상하지, 신스케쨩?"
"나도 그렇게 생각 한다."
"우시와카한테 안 물어 봤는데."
"이런 부분에선 유치하게 굴지 않기로 했지 않았나? 오이카와."
닝과 시라부는 아츠무의 호의로 아츠무의 차를 타러 가기 위해 나간 지 오래였다. 하지만 오이카와는 다시 한 번 닝과 시라부가 나간 방향을 흘긋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신스케 쨩은 어떻게 생각해? 너도 내 의견에 동의해?"
"무슨 의견?"
"이상하다는 거 말이야."
"사쿠사 키요오미를 말하는 거라면, 나도 동의해. 평소와 다르게 얼굴이 세 배 정도는 풀려 있어."
키타가 천으로 입가를 닦아내고 주변을 정돈했다. 키타 신스케에게 식사는 신성한 의식을 치르는 것. 몸을 움직이는 속도도 항상 같았다.
우시지마는 그런 키타에게서 시선을 떼고 오이카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자신의 말에는 무엇이든 딴지를 거는 오이카와 토오루였기에 더 이상 입을 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오이카와'의 감은 대체적으로 맞는 편이었기에 가만히 있는 것이다. '사쿠사 키요오미'에 대한 감은 아직 확실히 판명 되진 않았지만 ... .
"눈치도 빠른 인간이 이럴 때만 없는 척 한다니까. 우시지마 닝 말이야. 이상하잖아."
"...정확히 어떤 부분이? 사쿠사 키요오미라면 네가 저번에 말한 것 위주로 내가 알아 보고 있어. 우리 어머니가 죽고 난 후에야 돌아 온 아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우시지마 닝에 대한 거라면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 여자애 같은데.
키타의 덧붙인 말에 오이카와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우시지마 와카토시는 물론 키타 신스케마저 자신의 감은 신뢰했다.
일단 오이카와 자신이 무턱대고 누구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걸 그들이 알고 있었고, 실제로 오이카와의 감은 맞는 일이 잦았다.
그를 키타 신스케가 모를 리가 없는데. '그' 키타 신스케가 우시지마 닝을 이렇게 대놓고 감싸다니. 되려 호기심이 생긴 오이카와가 제 마이 단추를 세게 잡아 뜯었다.
그리고 단추를 높게 든 후 떨어뜨렸다. 오이카와에 의해 뜯어진 단추는 식탁위를 굴러 정확히 우시지마 닝이 앉아 있던 자리로 굴러갔다. 사격부라 명중률이 좋은 건지 뭔지... .
우시지마는 오이카와의 유치한 행동에 고개를 살짝 젓고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귀는 여전히 오이카와와 키타 쪽으로 열려 있었다.
"잊지마. 우시지마 닝은 '납치'를 당한 피해자야. 하지만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지. 그리고 닝의 가해 상대는 다름 아닌 사쿠사 키요오미야. 그걸 우시지마 닝이 모르진 않을 텐데. 저렇게 해맑게 사쿠사 키요오미를 대하는 게 이상하다는 거야."
"...그렇군. 오이카와의 말도 일리가 있다. 키타, 이번엔 나도 오이카와의 말에 동의 한다. 그가 섣불리 의심을 하지 않는다는 건 너도 알지 않는가."
키타는 닝의 자리로 굴러간 단추를 응시한 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오이카와를 바라본 키타가 다시 입을 열었다.
키타의 얼굴엔 벌써 피곤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학생회 일도 남아 있고, 아직 사쿠사 키요오미에대해 확실히 잡은 것도 없는데... 우시지마 닝까지 조사해야 하다니.
"그렇지. 우시지마 닝은 사쿠사 키요오미를 버리고 저 홀로 탈출 한 거나 다름 없으니까. 사쿠사 키요오미가 저렇게 풀어진 얼굴을 한 것도 처음 봐. 다 우시지마 닝 때문이겠지. 어제 새벽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
"새벽? 무슨 소리야?"
"어제 새벽에 우시지마 닝이 저택을 돌아다닌 걸 보안 담당이 봤어."
"보안 담당이라면... 미야 오사무? 웬만하면 나서지 않는 사람이 별 일이네."
"그러게. 어쩌면 미야 오사무도 너처럼 그녀를 주시한 것일 수도."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 하자. 너도 사격 연습 가고, 와카토시도 아버지의 회사에 들러야 한다고 했잖아.
키타의 마무리에 오이카와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의문을 풀기 위해 말했으나 오히려 더 큰 의문을 얻은 느낌이었다.
우시지마 닝이 이 집에 온 건 5년만이었다.
5년 전, 초등학교 졸업도 마치지 못하고 키타 사유리에 의해 떠밀리듯 다른 집으로 간 우시지마 닝. 당시 우시지마 신토가 후계자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 .
아마 조금 더 머물 수 있었겠지.
제 반쪽인 쌍둥이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말도 잘 하지 않던 닝이었다. 그녀는 키타 사유리의 떠밈을 오히려 감사하게 여기는 것처럼 굴었다.
당시 그 작은 소녀의 여린 등을, 발목을 오이카와는 기억하고 있다. 중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우시지마 닝은 소심했고, 조용했다. 걸음걸이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런 그녀가 다시 이 집에 들어왔다. 그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키타 사유리의 만행에대한 피해자는 오이카와 자신도 포함이었으니 어느 정도 동질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시지마 닝과 예전의 우시지마 닝의 모습에는 괴리가 있었다. 외적인 모습이야 시간이 지나서 어쩔 수 없다지만... 성격이 저렇게나 바뀔 수 있나?
게다가 새벽에 돌아다닌 건 또 뭐야?
사실 오이카와가 닝을 제대로 마주한 건 고작 4년이었다.
이곳은 집이 아니라 저택이다. 동선이 겹칠 일이 없었다.
그 4년은 ... 자신이 우시지마 닝을 보러가지 않았다면 아마 그 4년조차 없었을 것이다.
3살이 되자마자 납치가 된 자신의 쌍둥이 동생들.
8살이 되어서야 납치범에게서 홀로 돌아 온 우시지마 닝.
13살에 키타 신스케의 어머니에 의해 쫓기듯 다시 나가게 된 우시지마 닝.
18살이나 된 후에야 형제들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사쿠사 키요오미.
닝에게는 동정심이 들었다. 그야 닝은 그 때 어렸고, 자신도 어렸으니까.
하지만 사쿠사 키요오미는 달랐다.
분명 동정심이 들 법도 한데 오이카와에겐 일말의 동정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납치범에게 '15년이나 붙들려 있던' 사쿠사 키요오미에겐 더욱.
비 내리던 반 년 전의 그 날 밤.
마치 상자 안에 있는 강아지처럼 비를 맞으며 저택 앞에 서 있던 사쿠사 키요오미.
그는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쓰지 않을 것 같은 배낭을 매고 있었다.
'형... 저 사쿠사 키요오미에요.'
그 날은 키타 사유리의 발인식 날이었다.
어떻게 그녀가 죽고 얼마 안 되어 납치 되었던 동생이 돌아올 수 있단 말인가.
오히려 납치범에겐 그 때가 찬스였을텐데. 돈이든, 명예든, 권력이든.
우시지마 가를 꽉 잡고 있던 키타 사유리의 부재는 적에겐 반가웠을 텐데.
사쿠사 키요오미를 들이밀면 사회적 체면을 위해서라도 우시지마 신토는 납치범에게 무엇이든 주었을 것이다.
제 아내가 죽고 난 후 막내 아들마저 잃게 되면 사회에게 동정을 받게 될 테니까.
우시지마 신토는 동정을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자신의 어머니를 그렇게 대했겠지.
우시지마 신토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그녀의 아들인 사쿠사 키요오미는 납치범에게 최고의 패였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오이카와가 생각하는 답은 하나였다.
"둘이 짜고 치는 거지."
사쿠사 키요오미가 15년동안이나 납치범과 함께 있었는데, 어찌 우리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오히려 사쿠사 키요오미가 배신을 했다는 게 더 합리적인 추론 아닌가?
"뭐, 계속 흔들면 불게 되어있지."
제 입으로 불지 않곤 버티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오이카와 토오루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계속 손에 쥐고 흔들 것이다. 그가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토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
다시 이 브금으로... (귀찮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System : <메인> 모네 고교의 전학생.]
당신은 명문 모네 고교의 유례 없는 전학생입니다. 게다가 그 '우시지마'이죠.
모두가 당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우시지마 가의 아가씨'에서와 마찬가지로 당신은 모네 고교에서 마땅히 지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그 지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당신의 버프가 결정 됩니다.
*성공 시 :
(난이도 순 )
-上 [우시지마 가의 공주님] : 기업 가의 자제들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관심을 받고, 그 중의 한 명과 친구가 됩니다.
모두가 우시지마 가의 유일한 아가씨인 당신과 친해지고 싶어하고, 당신이 누구에게 말을 걸든 친절하게 대답해 줄 것입니다.
적용 버프 : <희귀> 선생님께 사랑 받는 학생 : 갑자기 교실 밖을 나가도 선생님들이 이해해 줍니다.
<희귀> 인기인 : 주에 한 번씩 고백을 받습니다. (오이카와 토오루가 가지고 있는 버프 입니다.)
<스페셜> 나는야 1등 : 수업을 대충 들어도 시험만 보면 1등을 합니다.
-中 [그냥 우시지마 닝] : 그저 그런 기업의 자제와 친구가 됩니다. 당신이 지나가면 수군거리긴 하나 좋은 이야기보단 가십이 많습니다.
대신 친구가 된 사람과는 더욱 끈끈한 친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당신의 이야기가 한 번씩 나옵니다.
적용 버프 : <스페셜> 나는야 50등 : 수업을 대충 들어도 50등 안에는 듭니다. 단, 1등을 하기 위해서는 <희귀> 나는야 1등 버프를 가져야만 가능합니다.
<노멀> 착한 아이 : 가십이 많아도 주위의 친구들은 '착한 아이'라는 평을 내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 대신 해명해 줍니다.
-下 [모두가 슬금슬금 피하는 우시지마 닝] : 모두와 친구가 되지 못합니다. 친구를 사귀더라도 학교 안에 있는 고양이나 나뭇잎 뿐...
도시락도 일주일에 두 번은 화장실에서 먹어야 합니다. 급식실에서 당신을 보지 못해 치고 가는 남학생도 여럿 생깁니다.
적용 버프 : <스페셜> 나는야 꼴등 : 수업을 대충 들으면 곧바로 전교 꼴등을 합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합니다.
<희귀> 고양이의 친구 : 고양이들이 당신을 잘 따릅니다.
{이번 퀘스트는 캐릭터 붕괴도의 변동이 없습니다.}
*실패 시 :
<히든> ??? 오픈
미야 아츠무의 차를 얻어 타고 가던 닝은 또 마주하고 말았다. 거대한 메인 퀘스트를.
버프만 보면 굉장히 화려한 퀘스트였으나 ... 닝에게는 그 화려함마저 무서울 뿐이었다.
계속 백미러로 닝의 얼굴을 확인하던 아츠무는 작게 실소했다. 그에 반응한 건 닝이 아닌 시라부였다.
"무슨 웃긴 일이라도 있으신가 봐요."
"그럴리가요. 제 웃음이 도련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
아츠무는 능숙하게 운전대를 우측으로 꺾었다. 동시에 닝의 몸이 시라부가 있는 왼쪽으로 조금 치우치자 시라부가 최대한 닝의 살이 닿지 않는 부분만을 잡아 지탱했다.
닝이 고마움을 표하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시라부와 닝의 눈이 정통으로 맞았고, 시라부의 얼굴이 삽시간에 달아올랐다.
"두 분의 행색이 쌍둥이가 아니라 연인같아서요."
귀엽다는 뜻입니다. 소꿉놀이 하는 애들 같고... 저도 쌍둥이지만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거든요.
아츠무의 '연인'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시라부는 닝을 바라본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얼굴이 붉었다가 하얬다가 난리였다.
아츠무가 원래 저런 농담을 즐기는 부류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닝만이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다시 자세를 고쳤다.
"그래요? 사쿠사, 우리 연인 같나 봐. 하긴 우린 태어나기 전부터 항상 함께였으니... 연인보다 더 한 사이긴 하지."
"너, 너, 지금 뭐라는 거야!"
"어머, 우리가 진짜 연인이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래?"
시라부가 닝의 말에 반박하려 입을 크게 벌리자 닝이 시라부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조용히 좀 하자. 응?
아츠무는 닝의 대응에 속으로 헛웃음을 쳤다. 보통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오늘 아침, 졸린 눈을 비비던 오사무가 어제 새벽에 닝이 저택을 횡보 했다고 아츠무에게 말해주었다. 그녀가 향한 곳이 하필 사쿠사 키요오미가 간 방향이었다면서.
우시지마의 저택은 워낙 넓어 곳곳이 CCTV가 설치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하기 마련이고, 사쿠사 키요오미는 새벽에 종종 그 사각 지대로 빠지곤 했다.
뒤늦게 오사무가 그 곳으로 향해도 사쿠사의 흔적은 커녕 머리카락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어제 닝이 똑같이 그랬다는 것이다.
둘은 쌍둥이이다. 하지만 이란성이라는 이유를 들어도 둘은 너무 안 닮았다. 각자 자란 환경의 차이가 커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 글쎄.
그렇다고 사쿠사 키요오미가 우시지마 가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우시지마 신토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닐 뿐더러 사쿠사 키요오미는 오이카와와 조금 닮지 않았나.
"소꿉 놀이는 그만 하시고, 이제 등교 하셔야죠."
"내일도 데려다 주세요?"
"죄송합니다, 아가씨. 저를 원하시는 아가씨의 마음은 잘 알지만... 저는 경호 담당이라 원래는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내일부터는 다른 사람이 동행할 겁니다."
"아...네...원하지는 않았는데요... ."
"못 들은걸로 하겠습니다. 아가씨. 그럼 사쿠사 도련님, 우시지마 아가씨.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닝은 아츠무의 인사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차문을 박찼다. 덕분에 등교하던 학생의 시선이 쏠린 건 당연한 처사였다. 뒤에서 한숨을 쉬며 닝의 가방끈을 제대로 올려준 시라부가 닝의 등을 살짝 밀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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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ㅠㅠ 너무 감사해요 ㅠㅠ 항상 댓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ㅠㅠ
추천도 너무 많아서 ㅠㅠ 흑흑 기쁨의 눈물 항상 흘리고 있습니다!!!!!!!
오늘 브금 체인지가 많아서 넘 귀찮으셨을 것 같네요...
심심한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스템은 시스템답게 돋움체로 바꿔봤는데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