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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 성이름특
징 : 최근 시티상사 인턴쉽에 합격
2.
"우리 시티상사는 이번에 새로운 인턴쉽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머리를 높이 묶은 사람이 말을 시작했다. 여자는 리모콘으로 화면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지원을 해오던 형식과 달리 이번에 도입하게될 시티상사의 인턴쉽은 이렇습니다. 인턴쉽 합격자들은 일주일씩 각기 다른 세가지 부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속하고 싶은 부서를 최종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의 도입은 앞으로 우리 시티상사의 신입사원들의적성을 찾아주고 분야를 아우르는 인재를 기르기 위함입니다.
3.
이름이 종이 한 장을 앞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종이의 맨 위에는 굵은 글씨로 '시티 상사 인턴쉽 합격자 희망부서 지원서'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적힌 작은 글씨들도 들여다 보았다. '희망부서는 선택할 수 있으나 희망 팀 ex)영업 1팀, 영업 2팀 은 선택할 수 없음' 그 설명은 어차피 의미가 없다고 이름이는 생각했다. 어차피 하는 일은 똑같으리라.
[인사부][영업부][마케팅부][기획부][회계부][총무부].. 주욱 늘어진 부서 이름들은 살펴보던 이름이 이내 대충 앞에서 부터 세 개의 부서 이름을 슥슥 적어나갔다. 자신은 원하던 목표가 있던게 아니라 그저 취업이 목적이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뭐 안맞으면 어쩔 수 없고. 마음을 단순하게 먹자고 생각했다.
4.
인사 1팀
팀장 김도영
대리 김정우
사원 이동혁
영업 2팀
팀장 서영호
부장 문태일
대리 나유타
마케팅 1팀
팀장 정재현
과장 이태용
주임 이마크
이름이 회사로부터 메일로 전해받은 명단을 내려다 보았다. 이름만으로 알 수 있는건 없었다.
5.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부터 인턴쉽에 참여하게 된 성이름이라고 합니다."
처음 인턴쉽을 하게된 곳은 인사 1팀이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자 다들 잘 부탁한다며 한번씩 웃어주었다. 팀장님은 토끼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6.
옆자리 앉은 이동혁 사원이 살갑게 말을 붙였다. 안녕하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아, 전 25살이요. 아 진짜요? 저보다 누나시네! 말 편하게 하세요.
대학을 휴학했어서 그런가.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사수로 모시는 건 참 어색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살갑게 말을 붙여오는 동혁에 꽤나 괜찮은 것 같기도 했다.
7.
일은 할만해요?
김도영 팀장님에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팀장님 토끼 닮았어요.
푸웁
내 말때문인지 팀장님은 먹던 커피를 도로 내뱉으셨다. 어우 옷 다 버리셨네.
왜인진 몰라도 김정우 대리가 신나보였다.
8.
아 나 그때 진짜 웃겼잖아요. 이름씨가 갑자기 팀장님한테 토끼 닮았다고 해서.
닮은걸 닮았다 하지 뭐라고 그럽니까. 대답을 하려다 그냥 참았다.
신난 김정우 대리는 골든리트리버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9.
2주 뒤에 우리팀에 와요. 알겠죠 누나?
인사팀에서의 인턴 기간이 끝나는 날 이동혁 사원이 내게 당부했다. 어차피 대답할 때 까지 물고 늘어질게 뻔해 그냥 대충 고개를 몇번 끄덕여줬다.
10.
여기 팀장님은 왜 모델을 안하시고 여기 계시지.
영업팀에 들어오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다른 팀원들의 모습과 저번주의 기억들을 떠올리며어느정도 수긍했다. 아, 여기 다들 잘생겼었지.
그럼 나는 왜 여기있지
11.
영업팀 팀장님은 외국에서 스카웃돼서 오셨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팀에 비해 많이 프리하신 편인 것 같다.
"다들 뭐먹을래? 김치찌개? 된장찌개?"
아무리 그래도 다른 부서 직원들 다 들리게 메뉴 정하는 건 좀 그ㄹ
"조깅으로 이행시 해보겠습니다!"
"조!"
"조는"
"깅!"
"깅치찌개"
우리 층 전체에 울려퍼지게 이행시를 발표하는 문태일 부장님과 운을 띄어주는 나유타 대리님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저는 된장찌개요
12.
일주일 간 고생 많았어요.
서영호 팀장님은 다정하게 나를 토닥여주셨다.
그 옆에서 나유타 대리님이 우리 팀에 오면 급여를 두 배로 주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거짓말 같았다.
그 때 문태일 부장님이 내 손에 우유를 쥐어주며 우유로 이행시를 할테니 운을 띄어달라 하셨다
우
우리팀에 오며는!!
유
유타대리가 있지요-
하며 나유타 대리님을 가리키셨다. 대리님은 나에게 윙크를 날리셨다. 우유를 도로 문부장님에게 돌려드렸다.
13.
반가워요-
마케팅팀의 정재현 팀장님은 나에게 악수를 건내셨다. 인턴 삼주차에 접어드는데 악수는 처음 하는 것 같았다.
악수를 하는데 내가 팀장님의 손을 놓치고 싶지 않아 꽉 붙잡고 있을 때 이태용 과장님이 모야모야 하며 달려오셨다.
14.
마케팅 팀에는 유독 다른 팀 직원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예로 김도영 팀장이라던가 이동혁 사원이라던가 김정우 대리라던가. 나열하고 보니 그냥 인사 팀이 마케팅팀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했다.
15.
오웅 이름씨 진짜 잘하시네용.. 저희 팀으로 오실 생각은 없으신거에용..?
이마크 주임님은 용용체를 잘 쓰는 듯 했다.
그래서 별명이 혹시 용용이 아니냐고 묻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사실 별명이 에옹이라고 답했다
대체 왜 놀라신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16.
왜인진 몰라도 김도영 팀장님과 이태용 과장님은 잘 다투셨다.
그게 주로 업무 시간 중이라는 게 다행이었다. 일 안하고 싸움 구경하는게 제일 재밌다.
싸우는 둘을 말리는 사람은 없다. 주로 김정우 대리가 둘 사이에 껴들어서 둘을 껴안곤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 뒤로 은은하게 웃고있는 정재현 팀장님이 보인다.
17.
이름이 최종 지원 부서 결정 신청 서류을 앞에 두고 또다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이내 결심한 듯 슥슥 글을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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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느 부서에 가고싶으신가효!
처음엔 진지하게 쓰려 했는데 쓰다보니 뭔가 웃기지도 않는 개그물이 되어버린 늒낌...ㅜ
아 제가 답글을 하나하나 달아드리지 못하지만 항상 댓글 감사합니다 흑흑 댓글 보는 맛에 연재하구 있어요,,, 댓글 없었으면 전 이미 탈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