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 Out Loud-I Can't Stop
일을 하다보면 아무리 집 안에서 작업실을 따로 마련해 일하는 윤기라고 해도
갈등을 겪을 때가 있었으면.
자신이 맡은 일에
누군가가 끼어들고
원치않는 대로 흘러감에 책임을 질 이는 나타나질 않고
내 잘못도 아닌데 모든 질책을 끌어안고 골치아픈 일을 해야 될 때가
윤기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 때의 윤기는 극도로 예민해졌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작업실에서 나올 때마다 저를 끌어안고 말을 걸어도
그저 인형마냥 고개만 까닥이면 대답했으면.
행여
날선 마음이 제 연인을 할퀴어 버릴까 싶어 입을 꾹 다문 채 최대한 남준이와의 시간을 줄이고
혼자 작업실에서 답답함 마음을 조금씩 뱉어냈으면 좋겠다.
어느 날 그 내리 눌렀던 것이 모두 윤기의 마음을 비집고 나왔으면.
그게 왜 내 잘못인지,
그게 왜 내가 다 떠맡아야 할 실수들인지,
누군가를 대놓고 비난할 수도 없어 그저 덩그러니 엉크러진 상황을 그러쥔 채
내가
왜
이렇게 감정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감정이 주체가 안 되어 씩씩거린 채 들썩이는 몸을 가라앉히려
물을 마시려 작업실 문을 벌컥 열면
아예 작업실 문 바로 옆에 앉아있던 남준이가 시선을 올려 윤기를 바라봤으면.
언제나 짓는 그 깊은 웃음을 보인 채 일어나
주인아, 안아도 돼?
조심히 윤기의 마음을 쓰다듬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아무 말도 못하고 울컥이는 감정을 마저 추스리지도 못한 윤기가 고개를 끄덕이면
남준아, 너는 조심히 윤기의 허리를 감싸고 등을 토닥이며 윤기를 품어줬으면.
이 포옹은 연인에게 건네는 첫 번째 위로이고,
등을 토닥이며 온 몸으로 감싸여진 온기는 두 번째 위로이고,
윤기야.
나직히 부르는 이름과 그 안에 담긴 따듯함은
기어코 윤기의 눈시울을 붉히는
세 번째 위로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