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이 일어나 TV에 시선을 꽂은 수연을 바라보며 수영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단 둘이 있는 이 숙소에서 그녀는 무엇을 해야할까.
이 어색함을 어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에 휩싸인 수영이 슬쩍 자리를 피해 주방으로 걸어갔다. 냉장고를 뒤지는척 슬쩍 눈길을 돌려 아이를 쳐다보니 곧 TV안으로 빨려들어갈 듯 하다. 누군가가 말하는것 처럼 사실 아홉명이 모두 친한건 아니었다. 방송을 통해 비추어지는 모습엔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분명히 서로를 어색해 하는 멤버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수영과 수연이었다. 은근슬쩍 장난을치고 그 장난을 받아주는 정도의 사이인 그녀들은 이렇게 단 둘이 있을때면 곤혹을 치르곤 했다. 이럴때 유리라도 있으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텐데. 물론 수영 자신보다 수연에게 더 신경을 쓸 유리지만, 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해준다면 그런것 쯤은 상관 없었다. 수영은 냉동고 깊숙히 숨겨놓은 태연의 팥 아이스크림을 꺼내어 포장을 벗겼다. 조심스레 수연이 자리잡은 소파 옆자리를 차지한 수영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자 수연이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나도."
"응?"
"나도, 달라고."
"이거밖에 없는데.."
"아니. 그러니까"
심통난 표정으로 수영의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가져가 한 입 베어문 수연이 고개를 돌려 TV를 바라보았다. 와그작하고 씹히는 소리가 수영의 귓전에 발걸음을 가까이한다. 다시 한 번 아이스크림을 입에 담은 수연이 수영의 얼굴에 반쯤 남은 아이스크림을 들이밀었다. -음. 시카야. 너 다 먹어도 괜찮은데. -이 시려. 수연에게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어 입 속에 집어넣은 수영은 얼마 남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한 번에 베어물었다. 외로이 남은 막대를 티슈에 감아 테이블에 올려놓은 수영이 말없이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으앟 창피하닿... 이거 baby baby활동때 썻던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
창피하닿 도망가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