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27.
내 품에 꼭 붙어서 엄마를 보지도 않고있는 아기를 보며 누님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빈아? 빈아 엄마야. 빈이 엄마 안보고 싶었어?"
"우우웅"
아기는 고개를 저었지만 여전히 내 어깨에 고개를 더 깊숙이 숨길 뿐이었다. 누님을 보며 아기를 품에서 떼어냈다.
"빈아. 빈이 엄마 보고싶어 했잖아요. 이제 집에 가야지"
"아니, 아니. 엉아. 엉아랑 이쓰꺼에여!"
"빈아 무슨소리야. 집에 가야지?"
아기는 계속해서 엄마와 날 번갈아 보더니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다.
"아아아앙! 비니, 비니 여기 이쓸래에 엉아랑 사꺼야아. 웅? 엉아. 엉아 나 보내지 마여"
"우리 빈이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떼를 쓸까? 얼른 안 일어나?"
"힉, 히끕. 흑. 흐윽. 우우웅. 아...앙가꺼야. 엉아랑 이쓰꺼야"
피곤했는지 머리를 짚으며 말하는 아기엄마와 계속해서 떼를 쓰는 아기를 바라봤다. 도데체 뭐가 좋아서 이렇게 나랑 살꺼라고 떼를 쓰는지..잘 해준것도 없는데
"이홍빈! 얼른 안 일어나? 엄마한테 혼날래?"
"아이, 누님 그러지 마시고, 아.. 아니 빈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거겠죠. 하루만, 하루만 제가 더 데리고 있을게요. 제가 달래고 있을테니까 내일 다시 오는건 어때요?"
"응? 너 피곤하지 않아? 집에 아줌마 와 있는데. 그냥 집에 데려가면 알아서 그쳐. 이홍빈 일어나?"
"아줌마요?"
"응. 난 또 일 있어서 나가야 돼. 이홍빈. 일어나. 효신아 가방 어딨니?"
가정부가 아기를 봐준단 말을 하며 아기엄마는 아기의 가방을 찾았다. 집으로 들어오려는 누님의 팔목을 잡았다.
"아. 누나 그럼 그러지 말고, 저 안피곤하니까. 내일 제가 빈이 집에 데려다 줄게요. 가, 가방도 아직 덜 챙겼고, 갑자기 간다 그러니까 나도 좀 그러네.. 하하"
"집에 가정부한테 맡기면 되는데 왜. 너 피곤하잖아"
"아뇨아뇨, 괜찮아요. 바쁘시다면서. 얼른 가보세요. 제가 내일 빈이 데려다 드릴게요"
"휴. 진짜. 알겠어 그럼. 그냥 아줌마 여기로 부를게. 차 타고 오는 거리도 아닌데. 이홍빈 너 형 귀찮게 하기만하고. 집에서 혼날 줄 알아? 어머. 그럼 난 가야겠다. 나중에 보자"
아기머리에 꿀밤을 먹이고 아기엄마는 시계를 보더니 얼른 나가버렸다. 조용한 집안엔 아기의 훌쩍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게 등을 보이고 주저앉아있던 아기는 몸을 빙글 돌리더니 날 위로 올려다보며 아직까지 눈물을 매단 채 말갛게 웃어보였다.
"흐..흐잉. 엉아. 엉아 고마쓰니당"
" 어휴.. 뭐가 고마워 아가야"
널 그렇게 모질게 떼 버리려고 했던 나였는데. 집에 아기가 혼자 있는 줄 알았다면, 엄마가 아기를 봐주지 않는 단 걸 알았다면, 처음부터 내가 나서서 말렸을텐데.. 하루만, 하루만 더 아기를 보살펴주고 그 뒤도.. 계속해서 아기를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일로와 아가."
"우우웅"
무릎을 꿇고 팔을 벌리자, 아기는 고개를 저으며 팔을 쭉 뻗었다. 하여튼, 우리 아가. 못 말린다니까.. 푸스스 웃으며 얼른 다가가서 아기를 꼭 끌어안았다.
하루만, 하루만 더 따뜻하자 우리.
"아가야. 아가 우리 어푸어푸 할까?"
"웅!"
아기는 쪼르르 달려가서 헤집었던 가방을 다시 뒤져 오리인형을 가져왔다. 손을 잡고 욕실로 가 욕조에 물을 받고 아기를 담궜다. 오늘은 내가 욕조에 들어가지 않아도 마냥 좋은건지 아기는 헤실헤실 웃으며 날 봤다. 욕조 손잡이에 턱을 괴고서 아기에게 물었다.
"아가, 아가는 왜 집이 싫어? 엄마는 좋다 그랬잖아"
"지베능.. 엉마 아빠가 엄써. 맹날 이상한 아중마가 비니 봐줘요. 그래서 지베 있기 시러.. 긍데 엉마랑 아빠능 보고시퍼... 이상해.. 지베가도 엉마 아빠가 엉는데... 엉마아빠가 보고시퍼서 지베가야 된데요 비니능..."
많이 외로웠던 아기는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누군가가 생겼다는게 참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부모라는 자신을 낳아주신 분들에 대한 마음은 그들이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데도, 어쩌다 한번씩 눈길을 줘도 그저 좋은, 아기의 순수한 마음이었다. 또다시 혼자가 될까 두려웠던 걸까. 아기는 오리인형을 꾹 쥔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아가. 내일은 정말로 가야해. 안가면 엄마가 슬퍼할지도 몰라."
"시른데에..."
"형이. 형이 놀러갈게. 아가 보고싶으면 형이 놀러갈게. 그럼 되잖아 그치?"
"징짜?"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말을 꺼내자 아기는 시무룩했던 얼굴에 금세 화색이 돌며 날 바라봤다.
"응. 진짜로. 그러니까. 내일은 울지말고 꼭 집에 웃으면서 가기. 알았지?"
"웅웅! 약쏙!"
"그래. 약속"
새끼손가락을 꼭꼭 걸고서 약속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아기를 욕조에서 꺼낸 뒤, 거실로 가서 아기 머리를 말리고 마지막 외출준비를 했다.
원래는 아기를 보내고 나서 찾아 아기에게 전해 줄 예정이었지만 아기를 하루 더 맡게되어 그냥 아기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아기손을 잡고 걸어서 도착한곳은 현상소였다.
"어서오세요"
"사진 현상 좀 부탁드리려구요. 핸드폰이랑, 여기 있는 카메라도 되는거죠?"
"아유, 그럼요. 근데. 다 마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
"아. 그럼 다 되면 연락 주세요. 맞춰서 오겠습니다."
"엉아, 지금 머하는 거에여?"
가만히 현상소 주인과 날 번갈아 보더니 도무지 무슨일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던 아기는 결국 잡고잇던 손을 끌어당겨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잡고있던 손을 풀어 아기 머리를 헤집으며 대답해줬다.
"우리 찰칵찰칵한거. 아가가 집에 데리고 갈 수 있게 만드는거야."
"웅?"
아기는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렸고, 난 아주머니께 다시 오겠다고 말을 마치며 아기를 안아올려 현상소를 나섰다.
"나중에 다 알게되요 아가야?"
"히힝. 아라써여어"
아기는 내 코를 톡톡 건들이며 나에게 안겨왔고, 우리는 근처 마트로 향했다. 아가 사진 가져가려면 앨범에 넣어서 가야겠지.. 앨범이랑.. 오늘이 무슨 날이었더라?
"아! 아가! 우리 초코 만들까?"
"쪼꼬?"
"응. 형이 초코 만들어줄까?"
"웅!"
아가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렛을 주고받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내일이었다.
-Fin-
안녕하세요ㅠㅠㅠㅠㅠ 연홍차입니다ㅠㅠ 아.. 일단 너무 피곤하네요ㅠㅠ @.@ 일주일 중 첫날이라 그런가.. 자습이 안되더라구여ㅋㅋ 그래서 열심히 뽜이야!!! 해서 적어가지고 오늘 왔어요ㅠㅠㅠㅠ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진짜ㅠㅠ 주중에는 언제 다시 올 지 모르겠어여ㅠㅠ 휴일에는 꼭 올게요!!! 사랑합니다!!ㅎㅎㅎ
몽쉘통통님. 달돌님. 요니별우니별님. 정모카님.달나무님,작가님워더 님,하마님,천사천재님,정인님 사랑해요ㅠㅠ 우리 토요일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