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따 당할 당시에 담임선생님이 미안한 반 친구한테 가서 사과하자는 자리를 주선했었거든
애들 다 초딩이고 어려서 진지한 분위기였다기보단 친한 애들끼리 장난친 일 고백하면서 그냥 단체로 노는 분위기였는데
조용히 있던 여자애 한 명이 내 앞에 다가와서 "너한테 말 심하게 해서 미안해" 하고 제자리로 갔어
걔가 내 앞에 선 순간부터 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애들 웃음기 다 사라지고 분위기가 싸해졌어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과를 갑자기 들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머리가 멍했는데 한편으론 눈물날 것 같고
정작 걔는 괴롭힘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는데
물론 걔만 나한테 사과했고 그 뒤로 누가 더 미안하다 하는 일은 없었어
그래서인지 15년이 지난 일인데 아직도 그 날 걔 모습은 안 잊히고 눈물나
그 한순간만 기억에 크게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