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카페 베이커리 마트 이런 거 다 짤리거나 사고 쳐서 그만 둠
내가 특히 셈에 약해서 나도 괴롭고 직원들도 고생시켰지
수량 체크하는 거 레시피 외우는 거 날짜 확인 등등 전부 고역이었음
제일 오래간 알바가 한 달이었지?
결국 나중에는 청소했는데 이건 몸은 힘들어도 차라리 편했어
내 구역만 하면 되고 단순반복이니까 그냥 열심히만 하면 돼
물론 난 요령이 없어서 몸이 더 고단하긴 했다만ㅋㅋ
별다른 계획이 없었다면 청소부 계속했을 거 같아
근데 아무래도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하고 나이는 먹으니 불안해져서 뭐에 쫓기듯이 컴퓨터 자격증 겨우겨우 따서 평범한 회사 들어감 뭐 알바보다는 나았지만 회사 생활 자체가 너무 지치더라 출퇴근이나 업무는 둘째치고 사내정치에 타킷이 될까 봐 무서웠어 난 부주의한 편이니까 조금만 정신 놔도 실수했거든
까닥하면 미끄러져서 씹히기 딱 좋은 먹잇감
그래서 늘 긴장상태였어 위염 달고 살고 그땐 진짜 퇴직금만 보고 버텼지
여튼 지금은? 프리랜서야ㅎㅎ
그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학원 다녔거든
원래 학생 때 미술을 했는데 형편 때문에 입시까지는 못 했어
미련도 있었고 내가 그나마 재능을 보였던 일에서 한 번쯤은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
해보니까 알겠더라
역시 자기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삶이 충만해진다는 걸
아르바이트 할 때의 나는 정박아, 문제아, 나사 빠진 애였는데 이젠 작가님 소리 듣는 거 보면 인생 참 모를 일이야
올해 마당 딸린 집으로 이사하면서 강아지도 데려오고 해외여행도 처음으로 가보고 문득 요즘 참 행복하구나 느껴
그때 죽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고... 살아만 있으면 결국 살아지는 거 같아
나 같은 애도 밥값하고 사는 걸~ㅎㅎ
그러니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익들도 결국은 잘될 거야 살면 돼
모두 자주 행복하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