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친구 세명밖에 없는데 이거 친구 아니지?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내 폰 비번 열어서 폰 보고 있었음

오랜만에 만났는데 내 가방 이리저리 보면서 브랜드 살펴봄>립 빌려달라 해서 꺼내주는데 가방 가져가서 안에 뒤져봄

세명이서 걷는데 한명이 다른 한명 팔짱끼고 둘이 붙어서 걸음

고딩때부터 친구들인데

고딩땐 안 그랬는데 성인된 이후부터 저래

근데 내가 워낙 사람들이랑 연락하는거 귀찮아해서 이제 남은 친구도 쟤네밖에 없고 어차피 일년에 한번 볼까말까하고 내 성격 자체가 좀 물러터져서 저런거 당해도 암말도 못하고 걍 웃고 넘어감 근데 속으로는 충격 많이 받음

그래서 난 굳이 먼저 연락 안하는데

한번씩 쟤네한테 연락와 보고싶다고

근데 막상 나가면 늘 기분이 안 좋아져서 집에 돌아옴...

난 솔직히 외로움 안타서 친구 필요없는 성격이라 ㄱㅊ은데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바 재네랑 한번씩이라도 보는데 마음이 힘듦 한번씩 저거 생각하면

[익인1]

친구 아니다 빨리버려 걍
외로움이 괴로움 보다 낫고
부모님 입장에서는 암만 친구 없어 걱정하신다고 해도 그런 모습 보는게 더 가슴 아프다

[글쓴이]

근데 왜 저래놓고 자꾸 보고싶다 오랜만에 보자 이런소리하는지 모를일 막상 나가면 진짜 기분만 상하는데 매번 이번엔 괜찮겠지하는데 대부분은 저래서 어느 순간부턴가 원래는 되게 재밌는 애들이었어

[익인1]

둘이 만나긴 불편한데
셋이 만나면 너 조리돌리면 되니깐
그 둘도 엄청 찐친 아닐듯

[글쓴이]

이게 근데 웃긴게 저기서 유독 심한애 한명 있거든? 한명이 유독 거슬리는데 일대일로 보면 ㄹㅇ 착함

[익인1]

일대일로 나쁜 애가 어딨어
일대일로는 거의 다 착해
1:1로 만나는데 ㅈ같이 굴면 그게 정신나간거지
너한테 평소에 하는 행동을 잘봐야됨. 예를들어 그렇게 너 갈구고 나서 그날 미안하다고 한다던가 그러면 뭐 중간에 이간질 하는 애 때문에 눈치보여서 그러는거고

[글쓴이]

1에게
어떤때는 진심 저래서 속으로는 이해도 안되고 이게 친구 맞나 싶은데 어떨때는 또 아무렇지 않게 장난치고 웃고 하니까 그게 잘 안 내쳐진다 해야되나 오래 알기도 알았고.. 저기서 두명은 대학까지 같이 나온 애들이라

[글쓴이]

1에게
미안하단 말은 절대 안해 그냥 물흐르듯이? 저러는거라 자기 행동도 모를걸

[익인1]

글쓴이에게
냉정하게 말해서 너의 그 미적지근한 그 태도가 걔네가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거임
친구니까, 안지 오래됐으니까, 얘네 없으면 나 친구 없으니까. 그런 생각들이 걔네가 선 넘을때 마다 제어를 못하게 한거임. 걔네라고 처음부터 대놓고 조리돌림 했겠어? 살살 간보다가 이렇게 된거지
이런 식으로 유지하다가는 걔네는 너한테 축의금 받고 나면 더 안만날듯

[글쓴이]

1에게
맞아 사실 그게 맞는 듯 다 맞는 말이지 뭐

[익인1]

글쓴이에게
난 다 연습이라고 생각해
쌩까라는게 아니라, 선 넘을 때 단호하게 쳐내는걸 연습해야 누굴 만나든 너를 잘 지킬 수 있음. 비단 친구관계에서만 그러는게 아니라

[글쓴이]

1에게
어떻게 단호하게 쳐낼 수 있을까? 사람 마주보고 거절 싫은소리 화내는법 이런걸 잘 모르겠어 나한텐 너무 어렵다 그게

[익인1]

글쓴이에게
1. 그냥 말을 안하거나
2. 기분 나쁜 티를 은연 중에 내거나
3. 능청스럽게 얘기하거나?
나는 선넘는 친구 있으면 아 오늘따라 왤케 개열받게 굴지? 웃으면서 말하면 그 선까진 안넘더라
저거 헤헤실실 다 받아주면 그때부터 이제 시작인거.
걔네가 욕하면 나도 걔네가 나한테 하는 만큼 똑같이, 아니면 더 갈구고 욕하고
걔네가 나 툭툭치면 나도 똑같이, 아니면 그거보다 더 툭툭치고 갈궈버림
서로 무의식중에 이 정도까지 하면 이 사람이 기분나쁘겠다는 경계선을 만들어줘야됨. 한번 그거 만들어주면 선 잘 안넘어

[글쓴이]

1에게
오 남자였구나 어쩐지 뭔가 좀 이성적인 느낌?이었는데 그런 거 쳐낼 줄 아는 성격이 부러워 참고해서 노력해 보도록 할게 ㅜㅠ!

[익인1]

글쓴이에게
사람마다 방법은 다 다른데
뭐라하기 어려우면 그냥 웃어주지만 않아도 괜찮아. 너를 놀리는 상황에 너가 안웃으면 됨. 근데 나는 살면서 꼭 필요한 처세술이라고 생각은 해서 너를 지키는 너만의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을거 같긴해!

[글쓴이]

1에게
왜 이렇게 말을 이성적으로 잘해.. 뭔가 어른스러움 뭔가 오.. 하면서 보게돼 댓글 ㅋㅋㅇㄴ

[익인1]

글쓴이에게
ㅋㅋㅋ고마워
어쨌든 인간관계가 100% 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지만, 일정 부분은 너가 제어할 순 있다고 생각해. 너를 남들보다 우선순위에 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니까 너를 좀 더 우선시 해봐. 보니까 너가 많이 맞춰주네 친구들한테. 착한건 당연히 좋은건데 너가 상처 받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러지 말라는 의미로 조금 차갑게 말했는데 그건 미안해! 좋은 하루 보내!!

[글쓴이]

1에게
친구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 있어서 좀 그런 편이긴 해 그냥 나를 위한 배려랄까 내 마음이 편안하기 위한 배려? 싸움을 싫어해서 가능한 한 평화롭게 이 상황을 무마하고 싶은 그런 마음? 어지간히 큰 일이 아니면 그럴 수 있지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는 편인데 사실 저런 행동들도 굳이
서로 연락 안하고 안보고 지내면 상기가 안 될 텐데 한번씩 먼저 연락이 오니까 왜 말은 보고싶다 하면서 막상 마주보면 나한테 저렇게 행동하지? 모순적이다 이해가 안간다 이런 생각들이 들어서 그런듯 그리고 뜬금없지만 차라리 남자로 태어났음 편했을듯 너익처럼 뭔가 아슬아슬하게 선 넘으려할때 왜 오늘따라 열받게 하지? 이런 식으로 장난반 진심 반으로 직구로 말하기 좀 더 편할듯 아무래도 여자들은 사소한 거에 감정 상하는 일이 많아서 더 쉽지 않은 듯... 돌려서 말해야 한다해야 되나 약간? 여자라도 걍 직구인 애들은 대놓고 앞에서 뭐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 그 순간에 분위기가 안 좋아지니까 난 그걸 우려해서 좋게 넘어가려 하는 성향이 큼 ㅠㅜ

[익인1]

글쓴이에게
아냐 남자도 다를거없어
남자끼리도 미묘한 감정선이 다 있고 분위기 당연히 안좋아짐. 물론 여자애들이 더 감정선에 예민하겠지만, 그냥 그건 사람이란 존재 자체가 그래. 자기한테 싫은 소리 하는데 분위기 좋을리가 없지

근데 난 너랑 어느 부분에서 비슷함. 별로 아쉬울게 없어. 내가 맞춰주면 맞춰주는 경우가 더 많거든. 다만, 안보면 안보는거지 그런 식으로 나를 대하는걸 내가 못보는거 같음. 친구에 대한 애정보다 내 자존심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 그런거 같긴해

싫은 소리를 못하는건 마지막 순간까지 너가 친구들을 배려하는거라고 생각함. 근데 아까 말했듯, 너가 좀 더 우선순위가 되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긴해

[글쓴이]

1에게
잘 알려줘서 고마워 멋진 익인 다 진지하게 읽고 있다 항상 행복만 해라...

[익인1]

글쓴이에게
남들을 실망시키는걸 두려워하지말자! 근데 너처럼 착하고 배려심 많은 애들은 언젠간 내면이 단단해지더라.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들은 다 부드럽고 단단했던거 같네. 지금 그냥 그 과정이겠지

[글쓴이]

1에게
아냐... 나 착하지 않아 너무 좋게 봐줘서 오히려 부끄럽다 야 그냥 속마음 표현 못하는 바보지뭐... 그래도 네 말처럼 단단해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구 도움되는 말들 다 고맙게 생각해

[익인1]

글쓴이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좋은 하루보내~

[글쓴이]

1에게
고마워 너익도 좋은 하루 보내길!

[익인1]

글쓴이에게
쟤네가 저렇게 행동한다 해서 100% 나쁜 애들은 아닐거임. 그냥 어느순간,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던 일들이 선을 넘고 그게 기간이 길어져서 ‘의식’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그걸 한번씩 너가 제어를 시켜줘야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봐

[익인2]

?? 저런 사람이 ㄹㅇ로 있음??? 드라마도 저렇게 쓰면 욕먹는다... 니 인생 니가 사는거지 부모님이 사는거 아니야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친구둔다는건 무슨소리야.. 친구 없다는거보다 저런 애들을 친구로 뒀다는 사실에 더 슬퍼하실듯

[글쓴이]

걍 내 성격이 앞에서는 무던하고 싫은소리 못하니까 저러고 사는거 같아

[익인2]

만나고 헤어질때 힘들고 찝찝한 사람은 곁에 두는거 아니랬음 그리고 인티에도 글 몇번씩 올라오는데 기존 친구들이랑 친했다가 갑자기 손절했는데 그 빈자리가 다른 친구들로 채워졌다는 얘기 많거든 그러니까 인생에 있어서 쟤네가 쓰니 친구의 전부일거란 생각 하지 말고 너 자신을 위해 손절해.. 그래야 빈자리에 다른 사람이 채워짐

[글쓴이]

고마워..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해

[익인3]

쓰나 친구 사귈데 많음 어디 동호회나 이런데 가봐 건전한 곳으로 잘 골라서

[글쓴이]

난 근데 사실 혼자 있는게 편하고 너무 좋아서 굳이 사람 억지로 사귀고 싶지는 않아... 쟤네도 고딩때부터 친구라서 억지로라도 한번씩 보는거지 아니었음 진작 손절했을듯 내가 주변 사람 어차피 잘 챙기는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연락도 아예 안 보는 편이라 의미없을 거 같지만 그래도 좋은 조언 진심으로 고마워

[익인3]

그리고 걍 걔네가 이상한거고 쓰니 탓 없으니까 나 때문에 이렇게 된거다 라는 생각 절대 하지마 걍 걔네가 이상한거야 너 탓 아님
쓰니처럼 행동하면 걔네가 오히려 더 선 넘지 않게 노력하는게 조심하는게 정상이야

[글쓴이]

그렇구나.. 듣고보니 그러네 고마워 뭔가 저런 관계에 대한 피로도가 조금씩 쌓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않게 됐음 이게 멀쩡한 상태는 아닌데.. 언젠가 좋은 사람 만나면 다시 사람 좋아하던 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