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과생이야. 소개가 이상하지? 그럼 스무 살 된 이과생이야. 이건 더 이상한가... 내 소개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이쯤 하고! 내가 이렇게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는 이유는 과학탐구 선택고자들을 위해 내가 약간의 도움을 주고 싶어서야. 과학탐구 정하는 거 어렵지 않니? 난 어려웠어... 얼마나 어려웠냐면 나 과학탐구 3학년 때 정착했어. 과탐 대체 뭘 골라야 이득인 건지, 어떤 게 쉬운지, 다 고만고만한데 그럼 뭐 해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고. 너희도 그렇지? 안 그렇다고? 그럼 미안. 어쨌든 너희들의 선택을 도와 주기 위해서 QnA 형식으로 준비했으니 읽고 많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라. 부족하면 나를 닦달해서 더 얻어내도 좋아~
Q1. 과탐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A1. 답은 간단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책임하지? 내가 추천하고 싶은 기준은 가장 최근에 한 내신 과목을 하라는 거야. 난 1학년 때 생명과학1이랑 지구과학1 했고, 2학년 때 물리1이랑 화학1 하고, 3학년 때 물리2,화학2 했어. 결국 내가 고른 과목은 물리1과 화학2였지. (물리2 왜 안 했냐고 묻지 마... 도저히 2과목 2개를 할 수 없었어 ㅠㅠ) 애들이 보통 화생 조합 많이 하는데, 생명과학을 1학년 때 배운 애들은 거의 기억이 안 나서 새로 공부를 해야 했어... 내신으로 물리 화학 하면서 수능을 위해 생물까지 하려니까 죽어나더라고. 최근에 내신 공부한 과목은 아직 머리가 남아있으므로 조금만 개념 더 다져서 기출 풀면서 공부하면 좋음. 그래서 난 수능 과목으로 화생 생각하다가 물화로 갈아탐! 그리고 두 번째 기준은 선택자수가 많은 과목. 왜냐고? 그만큼 1~2등급의 자리가 많아지고, 하위 등급을 받는 애들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집도 많음...ㅎ 마이너 과목들은 기출 문제집이 없어서 손수 제본해서 쓴다... 눈물 나지? 남들이 많이 하는 건 이유가 있어. 세 번째 기준은 서로 케미가 터지는 과목을 하면 좋음. 애들 생지 조합도 요즘 많이 하는데 이 두 과목은 연결 고리가 거의 없잖아... 근데 나는 물리 화학 하면서 서로 연결된 부분도 있고 하니까 재밌더라. 물리 화학이나 화학 생명이 그나마 연결고리가 좀 있는 듯? 난 가끔 물리 풀다가 화학 과목 지식 끌어와서 맞을 때도 있고 그래ㅎ (주의할 점은 각 과목에서 지향하는 키포인트가 다를 수도 있어. 함부로 타 과목 지식 갖고 풀다가 틀리는 수가 있음.)
희망 진학 과 관련 과탐 선택 질문들(의대,공대,자연대 등)
Q1-1. 의대 지망하는데 생명과학 선택 안 해도 되나요? A1-1. 궁금해서 많이 물어보고 다녔는데 열심히 하면 큰 지장 없대요. 문과에서도 의예과를 뽑는데 그 친구들도 와서 잘한다고 함. Q1-2. 공대 지망하는데 물리 선택 안 해도 되나요? A1-2. 제 주변 공대 쓴 애들 다 화생 하던데요... 가서 배우면 되는 거니까요. Q1-3. 화학과 지망인데 화학 안 해도 되나요? 물리학과 지망인데 물리 안 해도 되나요? 등등 A1-3. 2015학년도 수능 만점자 중 서울대 화학과 진학한 분 선택과목이 물리1 지구과학2 였다네요. |
Q2. 물화생지는 각각 어떤 사람이 하면 좋나요?
A2. (제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어디까지나 저만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1과목 기준이에요. 각 과목 경험자분들 태클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후기를 들려주세요 ㅜㅁㅜ)
우선 물리는 암기 싫어하는 사람이 하면 괜찮을 것 같아. 예를 들면 나? 물리가 다른 과목에 비해 암기량이 좀 적은 편이야. 적다는 거지 없다는 건 아니고... 외운다고 해봤자 이해 기반 암기라서 이해하기만 하면 억지로 외울 필요 없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것 같아. 근데 요즘은 지엽적인 내용들이 가끔 출몰하는 추세라서 좀 암기해야 할 게 생긴 것 같긴 해. 그리고 수학 잘하는 애들이 대체적으로 물리도 잘하는 편이더라고... (이렇게 썼다고 아 나 수학 못하는데 걍 물리하지 말아야겠다 ㅎ 하면 정말 곤란... 수학 못해도 물리 할 수 있어. 덧셈 뺄셈만 잘하면 됨.) 물리의 주요 킬링 파트는 고전역학, 유체역학 등이 있는데 이건 문제 많이 풀고 유형을 익히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올 거야. 나도 사실 자이스토리 물리1 풀면서 한 장 다 틀리고 이랬는데 맨땅에 헤딩 하니까 눈에 익더라고... 나같이 맨땅에 헤딩하지 말고 옆에서 가르쳐 줄 친구나 선생님이 있으면 좋을 듯! 또 물리는 한 번 해놓으면 잘 까먹지 않아. 쫄지 말고 한 번 해봐. 물리 생각보다 괜찮은 과목이야 얘들아.
화학은 애들이 많이 선택하곤 하지. 그만큼 무난하고 괜찮은 과목인데 요즘 애들이 다들 화학에서 지구과학으로 갈아타는 추세다... 신흥 꿀과목 지구과학?! 화학은 계산이 빠릿빠릿하게 잘 되는 사람이 유리한 것 같아. 킬링 파트가 중화반응하고 양적관계, 오비탈 등이 있는데 이게 주어진 조건들을 갖고 추리한 다음에 계산하고 뭐 이런 거거든? 그래서 손이 빠르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 잘함. 물론 빨리 푸는 스킬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킬을 익히면 조금 느린 계산 능력도 커버 가능. 스킬은 문제를 많이 풀어서 자기가 익히거나, 인강으로 배운다든지 해서 얻을 수 있어. 근데 킬링 파트 빼고는 내용이 전부 무난함. 원자 모형의 경우 보어 원자모형-톰슨 원자모형-러더퍼드 원자모형-현대 원자모형 이런 식으로 흐름 타면서 공부하면 수월하게 할 수 있음! 아 그리고 애들이 생각보다 어려워하는 게 단위변환... 질량을 몰수로 바꾸고 다시 질량으로 바꾸고 분자량이 어쩌구 원자량이 어쩌구 이런 내용이 1단원에서 나오는데 이거 보고 질색해서 도망가는 애들이 많음.
생명과학도 애들이 많이 선택함. 암기량이 많은 편임. 정리할 때도 생명과학 노트가 유난히 두꺼웠던 것 같당. 생명과학의 킬링 파트는 유전이고 누가 어떤 유전자를 갖고 누가 어떤 유전자를 갖는데 둘 사이에서 어떤 유전자를 갖는 아이가 태어나고... 이런 걸 해석해서 풀어내는 거야. 내신으로 할 때는 참 재밌었는데 수능 공부 하면 재미 없어지는 기적이 일어남... 친구들 말로는 유전이 어렵긴 한데 풀어내면 쾌감이 있다고 함. 주변에선 학교에서 유전 특강을 듣거나 인강을 많이 듣곤 했음. 이것도 유형 익히기가 답인가? 사실 1학년 때 생명과학 관둬서 수능 공부는 잘 몰라... 미안하당... 근데 내 주변에는 생덕이 많았어. 그들의 말로는 생명과학을 배우면서 우리 몸에 대해 알아가는 것 같아서 엄청 재밌다고. 가계도 분석도 맛들이면 재밌고, 낯설지 않은 내용들이라 공부하기 수월하다고 함. 또 올해 수능에선 생1이 표점이 제일 높았던 걸로 기억해. 제일 높은 게 아니라면 아마 두 번째로 높든가 하여튼 상위권에 속할 거야.
지구과학은 외우는 게 반 이상이라고 보면 되는 것 같음. 다들 3개월만 하면 끝낼 수 있는 과목이라고...! 킬링 파트는 천체고 공간 감각이 있는 친구라면 좋음. 난 지구과학 공부할 때 금성이 움직이고 달이 움직이고 이런 게 상상이 잘 안 되서 애먹었음 ㅠㅠ 근데 천체만 마스터하면 나머지는 쉽게쉽게 갈 수 있다고 함. 실제로 고3 6월에 시작해서 수능 50점 맞는 사례 다수 존재. 옆에서 보기엔 암기량이 상당하고 어디까지 외워야 될지도 감이 잘 안 옴. 교과서 작은 글씨도 보고 있던데 무서워... 이해보단 암기가 편하다! 하는 친구들이 하면 좋을 듯? 지구과학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보니까 지1 지2 선택자도 많았어! 물화생 다 도 싫다 이러면 지구과학 시리즈 추천. 그리고 지구과학 공부하다가 갑자기 별 보면서 살고 싶다는 애들도 있었는데... 공부하다보면 우주에 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당. 아 그리고 중요한 게 혹시 논술전형 생각 있으면 지구과학 안 하는 게 좋아. 논술에서 과학 논술도 보는데 과학 논술이 보통 물화생만 있고 지구과학 논술이 거의 없어...
헐 뭐야 난 다 해당 안 되고 난 다 시렁!!!!!!! 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다들 그러한 마음인 것을... ㅎ 과탐...(부들부들) 덧붙이자면 내가 추천하는 가장 무난한 조합은 생지이다. 참고 바람!
Q3.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대상자입니다 or 서울대 정시모집을 노리고 있습니다.
A3. 서울대 일반전형은 수능 최저가 없지만, 지균은 최저가 있지. 꼭 과학 투과목을 봐야 하지. 정시도 마찬가지고. 서울대가 가고 싶어서 투과목 응시하는 친구들 있을 거야. 내 결론은 '투과목 하지 마라.' 인데, 서울대를 가려면 투과목을 해야 되잖아? 맞아 나도 서울대 가려고 투과목 했어. 나도 주변에서 많이 말렸는데 서울대 가겠다고 투과목 응시했거든. 어차피 할 놈은 하니까 더 이상 말리진 않는데 투과목을 하기 전에 기억해야 될 게 있어. 서울대 노리다가 연고대도 못 갈 수도 있어... ㅜㅜ '그걸 각오하고라도 난 서울대가 가고 싶어 돌겠다!' 이런 사람은 투과목 해야 됨. 투과목이 헬인 이유가 응시자가 너무 없어서인 것도 있어.
투과목 선택자들이 주로 하는 게 생2랑 지2야. 화1 생2가 가장 흔한 조합일 듯?
첫 번째로 물2는 제일 응시자가 적어. 그리고 이번 수능에서 2등급이 사라지는 사태를 겪었지. 1등급 컷이 50인데 48점은 3등급이 되는 기적! 이게 다 물덕들이 많아서 그래... 난 덕력으로는 다른 물덕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물덕들 물리2 도전 바람. 경험자들 말로는 생각보다 어렵진 않은데 실수하면 바로 나가리니까 이런 점이 힘들다고 함.
두 번째로 화2는 내가 응시했었지. 개인적인 생각인데 화2는 빠른 계산력+눈치+운이야. 한 장 전부가 화1에서의 중화반응이랑 양적관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편함. 시간이 너무 모자라 ㅠㅠ 모의고사 한 번도 제 시간 내에 못 풀었음... 아니 저 17번 푸는데 시험 시간이 끝이라니요! 이럴 순 없어! 근데 다행히 난 1등급을 맞긴 맞음. (엉망진창인 마킹 덕분에 물리가 3등급 나온 게 문제) 내 1등급은 다 운이었다고 생각해. 이것은 사람이 1등급을 맞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님. 이번 수능에선 화2가 2과목 중 가장 1컷이 낮았을 거야. 나는 눈치가 좋고 계산하는 것을 즐긴다! 이러면 화2 하면 됨.
세 번째 생2는 대체 왜 1컷이 48인지 모르겠다고 사람들이 울분을 토하는 과목이야. 의대 지망생들이 주로 응시하는데, 어렵다고 함. 잘 모르지만 지엽적인 내용도 꽤 되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2 응시자가 많은 것은 이유가 있겠지? 생명과학이 재밌어서 그런가...
네 번째 지2는 2과목을 할 거면 차라리 지2를 하라고 다들 말하더라. 그나마 쉬운 편인가봐. 지엽적인 내용이 많은데 일단 지구과학의 특성 상 외우면 반 이상은 맞는대. 문제는 외울 게 밑도 끝도 없다고... 지2 교과서가 2종인데 2종 다 사놓고 샅샅이 뒤져가며 내용 외우는 사람들이 많음. 내 친구도 그러더라. 맨날 종이에 암석 이름 써놓고 외움. 1컷이 50이었나 48이었나 요즘 지2에 사람들이 몰려서 더 이상 꿀과목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투과목 추천 얘기 나오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지2야.
덧붙이는데, 투과목의 장점은 물2화2생2를 하면 과학논술이 수월해짐! 과학논술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대 가려고 투과목 했는데 결과는 논술로 다른 곳 붙었당...ㅎ 논술 하려고 투과목 했었나...(먼산))
Q4. OO과목을 하고 있는데, 이번 수능에 XX과목이 꿀이었대요. 갈아탈까요?
A4. 어느 과목이 표점이 높고, 백분위가 높고 이런 건 매번 바뀌어요. 그냥 하던 거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능에서 꿀이었는데 다음 수능에선 당신의 뒤통수를 후려갈길지도 몰라요... 평가원은 그런 곳이니까요 ㅜㅜ 하다 못해 6,9평에서 꿀이었다가 수능에서 뒤통수를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물리가 그렇습니다. 6,9평 너무 쉬워서 당황스러웠는데 수능은 꽤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늘 긴장을 놓지 말고 공부합시다 우리!
Q5. 과탐 공부는 어떻게 하나요?
A5. 내 경험으로 말해볼게. 나는 물리를 2학년 때 내신으로 하고 겨울방학 때 개념 정리 한 번 더 했어. 그리고 자이스토리 사서 기출 풀었고(이때는 틀리든지 말든지 그냥 정말 말 그대로 풀기만 함.) 3학년 올라와서 수능특강, 수능완성 EBS 연계교재를 풀었지. 수특 수완 각각 한 4번은 푼 듯. 그리고 연계 교재 아니지만 N제도 사서 풀었고, 메가스터디 N제도 사서 풀고, 사설 모의고사도 풀고, 7030도 풀고 그냥 시중에 있는 문제집 다 갖다 풀었음. 3학년 땐 죽어라 문제풀이만 한 것 같아. 문제 많이 푸니까 푸는 방법이 보이더라. 그리고 9월 모의고사 보고 나서 기출 제본을 했어 2014년도 문제부터(이때부터 개정교육과정) 2014학년도 예평,4월,6월,7월,9월,10월,수능, 2015학년도 4월,6월,7월,9월,10월,수능, 2016학년도 4월,6월,7월,9월 이렇게 제본했어. 하루에 모의고사 한 회 씩 풀고, 선지는 이게 왜 아니고 이건 왜 맞고를 다 분석했어. 그리고 모르는 건 적어놓고 따로 또 찾아봄. 특히 2016학년도 6월 9월 질리도록 봄. 그 해의 평가원 모의고사는 아주 귀중한 자료야.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가르쳐 주는 가이드가 됨. (이렇게 말하고 수능 때 뒤통수 맞음 ㅎㅎ)
화학2는 고3 3월에 화학선생님이랑 따로 방과후에 공부를 했어. 개념 정리 하고 내신 공부하면서 또 개념 정리 하고. 화2도 물리랑 마찬가지로 수특, 수완 3번 쯤 풀고 자이, N제, 7030, 사설모의고사 등등 닥치는 대로 다 풀었어. 화2는 시간 잡아먹는 계산 문제가 많아서 무조건 양치기라고 생각했어. 많이 풀고 빨리 풀려고 노력했던 편이야. 그리고 기출 제본해서 이것도 풀었는데 이건 하루에 2회씩 풀었어. 그리고 다 풀면 또 처음으로 돌아가서 또 풀고. 무한 반복 루트였음. 아 기출들은 한 번 본 거라서 20분 컷 하려고 시간 재놓고 풀었당... 기출 많이 푸니까 이것도 유형이 눈에 익더라. 끝판에 화2 빡세게 했더니 1등급 나옴!
인강은 안 들어서 몰라... 화2 결제해놓고 한 번도 안 들었다 ㅜㅜ
결론: 개념을 탄탄히-연계교재 반복-기출 무한반복
글이 너무 길어졌다... 그치? 질문들 보고 자기한테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아~ 긴 글 읽어 주느라 수고했고 고마워. 또 질문 있으면 해도 돼. 마음껏 정보를 박박 긁어가렴. 묻고 싶은 거 궁금한 거 고민되는 거 다 물어봐도 돼! 난 할 일 없는 잉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