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짜우애이ll조회 1193l 15
이 글은 13년 전 (2011/2/12) 게시물이에요

전교 68명중 68등이었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

 

 

 
추천  15


 
대단....ㅠㅠ
13년 전
아 .......... ㅠㅠㅠㅠ 저 공부 열심히 할게요
13년 전
연하도  [2월13일내생일]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아..............................ㅠㅠㅠㅠ우리교장은왜그럴까
13년 전
안경잡이  G.D:)
아..ㅠㅠ
13년 전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Ah....
13년 전
똥과설사  아이유 빨리 나와라
와.....
13년 전
아................. 진짜 대단하신듯ㅠㅠㅠㅠ
13년 전
브금좀 알려주실분.. 마음을 울리는 브금은 처음!
13년 전
뻠삥드래곤  꽃대지망생
........................ 아련
13년 전
우와 ㅠㅠ
13년 전
ㅠㅠㅠ..
13년 전
ㅠㅠㅠㅠㅠ
13년 전
가을동화OST였는데.....ㅠㅠㅠㅠ
13년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팁·추천 🚨25년 신년운세 보고가🚨713 자도자도졸려11.21 18:1360194
이슈·소식 현재 최고 전성기라는 투썸플레이스.jpg220 우우아아11.21 11:10131459 13
유머·감동 김밥천국에서 밥 먹는 사람들 보면 쪼끔 불쌍해173 Wanna..11.21 14:1391151 0
팁·추천 전문 트레이너가 꼽은 착한과자 1위.jpg153 ♡김태형♡11.21 17:0068449 5
이슈·소식 의사들이 숨기는 거194 챠승원11.21 15:1477570 21
매점 아줌마 있는지 들여다보는 푸바오🐼.gif 데이비드썸원콜더닥.. 2:51 669 0
면접관 : 1분 자기 소개 해주세요 맠맠잉 2:50 605 0
다음주 이화여대 세미나 주제 두부모 2:47 881 1
태국 현지인들도 조심해서 먹어야 된다는 길거리음식 .jpg2 우Zi 2:47 1796 0
@: 넉살아저씨 놀토에선 착한찐따처럼 앉아있는데 자기 동네가면 살인마네.twt1 세상에 잘생긴.. 2:46 1655 0
야!!! 의정부 부대찌개는 몇십년간 축제햇어 이것들아!!! 니들이안왔잖아!!! 언행일치 2:46 275 1
말빨 쩌는 동덕여대 교무처장님1 두부모 2:33 1643 0
2024 윤...←new!(🙏)2 하니형 2:29 2312 2
고슴도치를 처음 만져 본 고양이1 어니부깅 2:26 1914 0
어떨 때 이 사람이 예민한 사람이구나 느껴지는지 말하는 달글4 따온 2:22 3596 0
저장강박 심한 사람 공감1 두바이마라탕 2:21 1958 0
찐으로 효과 봤던 영양제 말하고 튀는 달글1 sweet.. 2:21 295 0
비빔국수 어니부깅 2:21 240 0
토끼 타고 다니는 이서진 근황 꾸쭈꾸쭈 2:20 303 0
강추 & 비추 립밤 쓰고 가자2 까까까 2:20 1541 0
바디 보습제품(로션,크림,오일) 인생템 추천하고 가는 글1 더보이즈 상연 2:20 1913 1
장인어른에게 4천만원 대출을 해준 사위...5 세상에 잘생긴.. 2:09 4307 0
지구 최강의 크리스마스 호들갑을 느끼고싶다 - 12월의 뉴욕..twt1 비비의주인 1:57 5384 2
'충격고백' 외교관 월급이 67만원…"밀수는 필수, 난 꽃제비였다” 北 엘리트 실상.. Wanna.. 1:50 2372 0
2019년에 있었던 울산 청년 자살방조 사건 (판사가 문과 최종보스인 이유) 디귿 1:44 1240 2
전체 인기글 l 안내
11/22 3:02 ~ 11/22 3:0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