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울랄라세션 - Love Fiction
"괜찮으면 잠깐 들어와서 기다려도 되는데." * 얼떨결에 그렇게 집 안까지 들어와 버렸어 그 놈의 망고맛 메로나가 뭐라고 난 여기 이 빛나는 새 집 안에 앉아서 열심히 주방 서랍에서 뭔가를 꺼내고 있는 저 분을 기다리고 있는 거? 헛웃음이 나오더라ㅋㅋㅋㅋ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잔뜩 긴장해서 새색시처럼 다소곳하게 꿇고있던 무릎도 풀고 찬찬히 집 안을 둘러봤어 아직 몇 개 놓여져 있지 않은 가구들 사이에서 본 선반엔 아내로 보이는 여자분과 둘이 찍은 사진도 보이더라, 예뻤어 엄청. 하긴 이런 여자 정도는 돼야 이런 남자를 만나서 결혼도 하겠지? 하 갑자기 눈에서 땀이 나네. "뭐 해?" "네?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보답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가? 지금 집에 먹을 게 없어서." "우와, 저 이 빵 엄청 좋아해요! 이거 비싼 건데?" "나도 선물 받은 거라. 그러고 보니까 몇 살이야?" "고3이요." 고3이라고 하자마자 표정이 싹 굳는 거야. 뭐야? 왜 이래 갑자기? "고3? 열 아홉? 완전 어리네?" "네, 왜요?" "그럼 수험생이니까 소음 같은 거 되게 예민하지 않나? 애가 하도 잘 울어서." "딱히 그렇게 거슬려 하진 않는데.. 그나저나 애기 몇 살이에요?" "3살이야." "이름은요?" "김아름. 이름 예쁘지." "오? 제가 아는 애랑 이름 똑같아요." "아, 그래?" 또 어색한 공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길래 더 올라오기 전에 아무 말이나 꺼내서 어색함을 필사적으로 막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근데 뭐라고 불러야 돼요? 앞으로 자주 볼 사이니까 정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너랑 나랑 6살 차이네? 내가 스물 다섯이니까. 오빠라고 하기엔 우리 애 때문에 안되겠고, 편하게 아저씨라고 해." "..그러기엔 너무 젊으신 거 아니에요?" "괜찮으니까 그냥 아저씨라고 해도 돼. " 쓸데없이 단호하길래 그냥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결정했고.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좀 어색한 거야 스물 다섯? 스물 다섯에 세 살짜리 애가 있으면 얼마나 결혼을 빨리 한 거지? "그럼 아내분은 지금 어딨어요?" "애 떠맡기 싫었는지 양육비만 주고 연락 끊어버린 지 꽤 오래 됐어." "네?" "이 집도 주고 간 양육비 보태서 산 거거든. 나라도 혼자 키워야지, 내가 아니면 이 애는 갈 곳도 없잖아." "그럼 이혼.. 했어요?" "아니, 결혼 하지도 않고 낳아버린 애야." "……." "여자친구가 스물 한 살이고 내가 스물 두 살일 때 뒷일은 예상도 못 하고 사고 쳤었거든. 1년 뒤에 낳았고." "……." "지우기도 싫었고, 그렇다고 낳고 무책임하게 버리긴 더 싫었어." 도저히 여기서 내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이제야 앞뒤가 맞아 떨어진 거지. 이삿짐이 적었던 이유도, 애 있는 남자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어려보이는 얼굴도 그렇고. 상상도 못 했는데 아저씨는 미혼부였던 거야. 단어도 생소하지 않아? "이 애는 여자친구를 추억하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고 무엇보다 누가 뭐래도 내 자식이니까." "……." "처음 보자마자 이런 얘기해서 놀랐지."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어디에라도 내 얘기 털어놓고 싶었던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내가 하도 바쁘게 지내서 친구도 자주 못 만나거든 요즘." 그 뒤로 분위기는 해동되고 내가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는 꽤 많았어 이름은 김진환이고, 지금은 군대 다녀오고나서 대학교 다니고 있대. 4학년이라더라? 졸업하고나선 바로 회사 들어갈 생각 중이라 했고 애가 생겼다는 이유로 잘 다니던 알바도 예전에 잘리고 전부터 새로 다니고 있었나봐 연락 끊은 여자친구 분 얘기를 할 땐 얼마나 무덤덤하게 얘기하던지 내가 대신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상처가 깊어보였어 그 여자분이 떠나버린 건데도 아저씨는 원망 같은 건 전혀 안 하고 오히려 내가 더 잘못이 크다면서 아직도 미안하다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 어떻게 저런 겉으로나 속으로나 멋진 사람을 두고 도망을 가ㅋㅋㅋㅋㅋ? 거기다 애도 낳았으면서? 정말 사랑했으면 적어도 같이 책임 질 생각은 해봤어야 맞는데 내 상식에선 이해가 안되더라고 그 여자분이 너무 이기적이게 보였어 - "그럼 가볼게요. 핸드폰 주워줘서 고마워요!" "그래, 안 그래도 나도 지금 어디 가려고 했거든. 정리 도와줘서 고마워." 나름 훈훈하게 얘기 끝내고 아저씨 집에서 나왔어 내가 짐 정리도 도와주고 아름이도 놀아주고 내가 학교에서 친구랑 싸운 얘기도 엄청 했는데 같이 그 친구 욕해주고 고맙더라*^^*.. 꽤 오랫동안 있다 온 것 같았는데 핸드폰 보니까 이제 겨우 두 시인거야 남은 시간 동안 공부나 하려고 우리 집 도어락 풀고 있는데 핸드폰 울리길래 봤는데 준회한테 전화가 왔어 준회는 내가 중학교 입학할 때부터 친했던 남사친이야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새학기부터 자리가 앞뒤로 붙어서 계속 싸우고 떠들다 같이 복도 나가서 벌 선 게 친해진 계기야.. 그 뒤로도 졸업할 때까지 같은 반이 돼서 미운 정이란 정은 다 들어서 지금까지 쭉 연락하고 계속 만나면서 구준회를 평생 친구로 픽☆업★하게 된 거지. "여보세요? 구준회?" [나 너한테 자랑할 거 있으니까 빨리 나와.] "설마 너 또 우리 아파트 앞..?" [당연한 거 아니냐.] "...딱 기다려." 구준회는 나랑 만날 때 무조건 우리 집 앞으로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 집에서 우리 집 멀어서 미안하니까 그만 좀 오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 대충 머리 좀 빗고 아파트 앞으로 나가니까 아파트 담에 기대서 핸드폰 가로로 돌리시고 이어폰 꽂으시고 열심히 액정 두드리고 계시더라구요? 저 새끼는 마인크래프트 중독자야 진짜; 저번엔 탈출맵 만들 거라고 하더니 망해서 다 부수고 이번엔 학교 지을 거래..ㅎ 마크 빼곤 다른 게임 다 잘하면서 왜 마크를 유독 좋아하는 건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 몰래 살금살금 다가가서 뒤에서 작게 "구준회." 하니까 못 알아 들어 역시ㅋㅋㅋㅋㅋㅋ 얘 키도 180 넘어서 키 작은 나랑은 거의 머리 하나 차이거든? 그래서 매일 뒤에 나 서있는 줄도 몰라서 놀래키기 딱 좋아 굿. "워!!!!!!!" "이번엔 구라 안 까고 나 하나도 안 놀랐어. 진짜로." "아, 재미 없게 뭐야. 놀라는 척이라도 좀 해주지?" "우리 오랜만에 보는 건데 또 삐치진 말고. 오늘 오빠 밀린 월급 받았는데 먹고 싶은 거 있냐? 오늘은 오빠가 쏜다." "무슨 오빠야 너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그러네 또. 아무데나 가, 그냥." - "아, 거하게 쏘신다는 게 냉면이셨어요? 기껏 온 게 명동이고?" "왜? 맛있기만 하구만." "그렇게 당당하신 분이 내 눈치는 왜 보시는데요, 이 냉면성애자야? 너 나 뭐 사준다고 할 때마다 매일 냉면이었던 거 알긴 앎?" "어, 들켰네." "후.. 됐고, 자랑은 뭔데." "듣고 화내지 마." "자랑인데 왜 화를 내ㅋㅋㅋㅋㅋㅋ? 말해봐" "나 그저께 자퇴서 내고 왔어." "뭐?!!??!" "쉿, 쉿. 여기 식당이다." "조용히 할 수가 있겠어 지금? 진짜 내고 온 거야?" "그렇다니까. 어차피 공부는 이제 와서 열심히 해도 안되니까 그냥 일이나 하려고." "부모님 동의는 어떻게 처리했는데? 아빠 찾아갔어?" "그럼 법정대리인이 그 사람인데 어떡하겠냐. 삼촌한테 물어보고 겨우 찾았어. 학교 같이 가주기만 하면 된다고 겨우 꼬드겨서 내고 온 거잖아 나." "...잘 지내셔?" "잘 지내긴 개뿔, 여전히 술에 쩔어가지곤 보기만 해도 기분 더러워져서." "아직도 아빠가 똑같이 미워 넌?" "당연하잖아. 그 사람 때문에 남들 다 있는 엄마도 가버렸는데. 너가 제일 내 사정 잘 알면서 왜 그런 걸 물어." 사실 준회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어 그래서 준회네 어머니는 이미 준회가 중학교 2학년 때 집을 나가셨고. 그 뒤로 더 가정폭력이 심해졌었어. 그러면서 준회는 위태위태하더니 질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기 시작했고 그런 길로 빠진 구준회를 겨우 발길 돌려놓은 게 나였거든 결국 준회는 더 못 견디겠어서 가출해서 친척 집에서 지내다 지금은 노래방에서 알바하는데 같이 일하는 형 집에서 그 형이랑 벌써 1년 째 같이 살고 있어. 얘가 요즘 계속 나한테 나 학교 그만 둘까, 그냥 다 때려치고 돈이나 벌까? 계속 이랬었는데 진짜 학교 때려친 거야 지금 가족 빼곤 어느 누구보다 오래 알고 지낸만큼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야. 얜 이제 뭘 어쩌려고 수능 앞두고 잘 다니던 학교를 관둔 건데? 속상해서 일부러 말도 안 하고 냉면 입에 다 쑤셔넣고 냉면집 나오면서도 일부러 표정 썩히고 있는데 얘가 자꾸 기분 풀어주려고 뒤에서 달라붙어서 내 목 끌어 안고 장난 치는 거야ㅡㅡ 평소 같으면 이럴 때 간지러워서 그냥 빵 터지고 기분 풀었는데 오늘은 진짜 얘 걱정 때문에 기분이 말이 아니야 구준회 넌씨눈?; 냉면집 나왔는데 뭔가 익숙한 그림자가 우리가 서있던 냉면집 맞은 편 건물 아래에 앉아 있는 것 같길래 누군지 봤거든? ...아저씨? ----- 이제 본격적으로 슬슬 발동 걸 때가 왔네요ㅋㅋㅋㅋㅋㅋ 진환이는 지금보다 키가 더큰..? 175cm 진환이로 대충 설정하시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캐릭터는 키가 저 정도 되는게 딱인 것 같아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아 미안.. 시험기간인 것 같던데 다들 공부 열심히 하시길 바라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