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물 #6
w.너네진짜사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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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
"그 날 그냥 아저씨가 너랑 아무사이 아니라고 했다고?"
"응. 그렇지."
"넌 그걸 보고도 가만히 알겠다고하고 들어갔고?"
"…응. 왜 자꾸 물어봐."
찬우와 이야기를 한 날. 아저씨에게 그 말을 듣고 대답을한뒤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펑펑 울면서 눈이 부었는데, 오늘 만난 찬우가 내 눈을 보고 심히 놀랬다. 찬우의 눈도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아침부터 아저씨와 인사는 하지도 않고 나왔다. 그냥 보기가 싫었다. 사람이 한마디로 미워져도 그 사람때문에 지독히 아파도, 그랬다가 얼굴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짝사랑은 맞는 가보다.
한숨을 쉬며 나와 찬우는 독서실로 들어왔다.
집중이 안 되고, 아저씨의 현상이 머리속에 그려져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머리가 엄청 아프다. 항상 신경쓰이는 일이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끙끙 앓다가 감기에 걸린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봄에도 가을에도 사시사철 내내 감기에 걸린다.
아저씨는 그런 내게 신경쓰지 말라면서 뭐 그리 신경쓰냐고 내게 꾸짖었지만 내가 신경쓰는 것은 모두 다 아저씨인데 정말 모르나 싶었다.
'우린 아무사이 아니잖아.'
괜히 어제의 아저씨의 표정과 말이 떠올라 설움에 복받혀 눈물이 나오려던 걸 억지로 참으며 펜을 움직였다.
수능이 75일 남았다. 두달하고도 15일이 남았다. 압박감보다는 아저씨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는 게 내 목표라서 열심히 공부한다. 아저씨네 회사는 대학이 필수라고해서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내 모든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아저씨를 위해서 움직이고있다.
좋지않은 기분으로 공부를 하고, 점심을 먹고 다시 공부를 하다가 감기기운이 있는 거 같아서 조금 이른 시간에 집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나를 보고 찬우는 눈이 커지면서 벌써 가냐고 내게 물었다. 그렇다면서 가려고하자 그런 나를 따라 나오다 내게 조심히 맥주 한 캔을 내민다.
어제도 본 술에 뭐냐고 쳐다보자, 힘들때는 원래 술 마시는 거라면서 내 가방에 맥주를 넣어준다. 다시 주려다가 이미 독서실로 들어가버린 찬우에 한숨을 푹 쉬고 터덜터덜 집까지 걸었다. 서실부터 집까지 어떻게 왔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냥 어제처럼 신발코만보면서 집에 온 것 같다.
띵-.
4층에 도착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집을 나가려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치는데, 옆집, 아저씨 집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아저씨가 나온다. 나는 그런 아저씨를 보고 놀랐다. 그런 아저씨를 보고 멋쩍게 웃다가 다시 인사를 건냈다.
"아저씨, 안녕하세"
"응."
아저씨는 내 인사에 대답을 한 뒤 닫히기 일보직전인 엘레베이터를 타 내려갔다.
의외의 아저씨의 표정과 말행동에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내가 무엇인가를 잘못했나, 혹시 내가 이상한 짓을해서 아저씨가 화가났나.
아니면 아저씨한테 무슨일이 생겼나.
머리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아저씨의 표정이, 꼭 나를 피하려는 것 같아서 마음한켠이 더 아려왔다.
문을열고 집에 와서도 방금 전 아저씨의 표정이 자꾸 생각나서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냥 한순간의 실수라고. 바빠서 그런거라고, 추리닝만 입지 않았냐고. 그냥 아저씨가 바빴다고 생각했다.
늘 있던일인데, 어쩌다 한번씩 바쁘면 그러던 아저씨인데, 오늘따라 아저씨의 표정과 말투가 그 행동이 나를 불안에 떨게했다.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더 아파오는 머리와 목에 약이라도 사올까 옷을 갈아입으며 수천번을 생각했지만 혹시나 행여나 가다가 아저씨를 만날까 아저씨가 또 그런 표정을 내게 지을까 무서워서 나가지를 못했다. 아니, 피하고 싶었다. 한번도 나에게 그런 표정을 지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할까 생각을 하다가, 다시 떠올르는 아저씨의 잔상에 책을 덮었다.
왜 오늘따라 이렇게 불안하고 아저씨가 꼭 떠날 것 같은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지.
어제 꾼 꿈의 아저씨가 현실로 올까봐 무서웠다.
자꾸만 설움이 복받혀 오르고 속상한 마음에, 아저씨가 떠날까봐 무섭고 불안한마음에 밥도 안먹고 오늘 아침 정신없이 나가느랴고 정리도안한 방안에서, 이불안에서 아픈 나를 위해 보일러를 킬 힘도없어 차가운 방안에서 잠에 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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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말라고 그랬잖아."
"누구…."
"신경쓰지 말라고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 이번엔 누가 네 속을 썩이는건데?"
"아저씨?"
"너는 왜 맨날 아저씨 속을 뒤집어놓냐. 왜 항상 그래."
"…."
"아프지마, 나 없는 동안."
지독하게 이상한 꿈을 꿨다. 아픈 내 옆에 아저씨가 약과 죽을 들고있었다. 아까전만해도 나에게 차가웠던 아저씨는 나를 걱정하고있었다. 차가웠던 집은 어느새 따뜻해졌다. 술을 많이 마신건지 아저씨에겐 지독한 술냄새가 났다. 나는 아저씨의 말보다, 아저씨의 술냄새에 깼었었다.
달아올랐던 몸이, 그렇게 아프던 몸이 아저씨 앞에서는 진정이 되고 하나도 안 아팠다. 아저씨가 간호해줬다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냥 아파서, 너무 아파서 심하게 꾼 꿈이라고 생각했다. 아저씨의 마지막말이 진실이 아니기를 바랬다.
원래 40도를 안넘어가던 내가 40도가 넘어갔다. 앞의 일을 예상하는 것인지 그날따라, 아니 그 지독한 꿈을 꾼 뒤 열이 더 높아지고, 머리는 더 어지러워졌다.
"김동혁!"
베게가 축축해졌을때 고열로 끙끙 앓고있을때,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때 찬우가 집을 열고들어왔다. 아직도 꿈인가 싶었다. 놀란 눈으로 나에게 달려온 찬우는 끙끙 거리면서 식은땀과 눈물을 같이 흘리던 나를 보더니 한번 꼭 안아주고는 말했다.
"진짜 학교도 않오고, 독서실도 안와서 오늘 내내 걱정했더니, 준회아저씨가 연락해서 오니깐 이렇게 아프고."
"찬우야, 찬우야."
"왜. 진짜, 너…."
"찬우야, 나 꿈에서 아저씨가 나보고 나 없는 동안 아프지 말라고했어. "
"…."
"그런데 그게 너무 슬퍼서, 아저씨가 정말 안 돌아 올 것 같아서 자꾸 눈물이 나와."
찬우는 그런 나를 보고 눈이 젖어갔다. 왜, 찬우가 그런 표정을 짓는지 몰랐다. 찬우의 눈빛이 나한테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아서 입술을 꼭 깨물었다. 끙끙 앓던 내 몸도, 어지럽던 머리도 더 심해졌지만 비틀거리고 힘이 없는 몸을 일으켰다.
찬우는 그런 내게 누우라면서 어디가냐고했지만, 나에겐 내가 아픈 것 보다 아저씨가 더 중요해서. 약보다는 아저씨가 더 필요해서 신발을 신지도 않은채로 집을 나섰다. 이미 어두어진 하늘과 은은한 달빛이 내게 간접적으로 이별을 고하는 것 같아서 아저씨에 집앞으로 갔다.
이미 서로 알고있는 도어락번호라, 아저씨네 집 도어락을 풀고 들어왔다.
"아저…."
들어오자마자 잡고있던 문고리를 놓아버렸다. 힘이없던 다리는 더 힘이 풀려서 집 앞에서 바로 주저 앉을 뻔했다.
아저씨의 집에는 온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어제의 내 집보다, 더 차가웠다. 꼭 다시오지 않을 듯한, 모두가 떠난듯한 방은 나에게 지독한 사실을 인식시켜줬다.
오늘 꾼 지독한 꿈은, 꿈이 아니라 사실이었다는 사실,
아저씨는 언젠지도 모르게, 언제 돌아올지 모르게 날 떠난 사실을.
그 꿈은 내가 부정하고 싶은 사실이었다는 것을.
엉어유ㅠㅠㅠㅠㅠㅠㅠ제가와써여ㅠㅠ+)암호닉 |
구주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ㄴ나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떠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사랑드으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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