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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더보이즈 세븐틴 변우석
웨이콩 전체글ll조회 481l 2




각자가 살아낸 무수히 많은 시간.
우리는 그 시간들을 함께 공유한다.
내가, 그대가 살아 온 그 각자의 삶에 접속한다.


방탄소년단의 접속, 라이프




Special EP 03(完) #




[내가 그녀에게 차일 수 밖에 없는 이유]


- 윤기 시점 -




‘헤어졌어. 아주 거하게 차였거든.’


함께 있을 땐 헤어졌다는 말 뿐이었지만 그날 밤 윤이에게서 따로 연락이 왔었다.


오빠가 부족한 게 어디 있다고 차이고 다니느냐고, 그 여자도 참 안목 없다며 내 편을 잔뜩 들어주던 그녀였다.



“형, 근데 진짜 차였어요?”



작업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은 내게 남준이가 조심스레 물어온다.


윤이의 말도, 내 말도 그저 장난이라 생각하고 넘기던 멤버들과 달리 그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럼 가짜로 차이냐.”


“어떻게 저한테는 한마디도 없었어요?”


“이 나이 먹고 허락받고 연애해야겠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 굳이 옆에 있는 나 말고 윤이한테 연애상담을 했다기에...”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아니까.”


“와, 진짠가 보네.”



남준이는 이내 의자를 끌어와 내 앞에 앉았다.


궁금증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 씨익- 웃는다.



“형, 저도 궁금해요. 형이 좋아했다던 그분.”


“좋아한다고 한 적 없는데.”


“그런 게 아니면 연애상담까지 필요해요?”


“그러게. 진짜는 따로 놓고 엄한데 노력했었지.”


“진짜라뇨? 그럼 뭐 그 분 말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었어요?”


“궁금해?”


“그럼 안 궁금해요? 민윤기가 좋아한 여자라는데.”


“감당할 수 있어?”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너도 잘 아는 사람이야.”


“나도 안다고요? 형이랑 저랑 겹치는 인맥은 진짜 몇 없는데.”



내 말에 고민을 하다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움찔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에이, 하고 웃는다.


나를 보는 남준이의 눈빛이 설마, 제가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겠죠? 하고 물어온다.



“설마... 아니죠?”


“뭔지 말해야 나도 알지.”


“윤이 아니죠?”



남준이의 물음에 아무 말이 없자 입을 막고서 나를 본다.


생각지도 못했던 짝사랑의 주인공의 등장에 그도 믿기지 않은가 보다.



“언제부터요?”


“처음부터?”


“사전 인터뷰요?”


“아니. 그보다 더 전에.”


“만난 적 있어요?”


“아니 없어. 근데 알고 있었어.”



군대 전역 후, 마음을 잡지 못해 한참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


프로듀싱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 하나.


여행이든 삶이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다양한 표현을 담았고 또 짧은 에세이 속 글들이 감성적이었다.


글을 쓴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서 무작정 쪽지를 날렸다.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혹시 작사에 참여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그에게서 온 답장은 아주 심플했다.


‘저는 혼자 일합니다.’


웃음이 났다.


아, 민윤기가 차이다니.



“설마 글만 보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빠진 거예요?”


“빠진 게 아니라. 호감이었다고.”


“그게 그거죠.”


“말을 말자.”


“아, 왜요. 이제 시작인데.”


“뭘 더 듣겠다고. 그냥 진부해.”


“형 얘기가 진부 할 리가요.”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해주세요. 다른 사람한테는 정말 말 안 해요.”



프로그램 미팅 이후 일반인 출연자가 확정 되었다는 건 세진이형에게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사전 인터뷰가 나와 같은 날 진행된다는 건 현장에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작가님과 카메라 감독님, PD님을 앞에 두고 이야기도 막힘없이 하던 그녀였다.


웃는 게 예뻤고 작가님의 농담에 재치 있게 받아 친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나보다.


제작진 분들이 내 쪽으로 돌아보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사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그녀는 내게 새로운 사람이었다.


작가님을 통해 인사를 나눴다.


팬이라고 수줍게 말하는 그 모습도 흥미로웠고 자신을 소개하며 건 낸 명함도 새로웠다.


그날 작업실에 돌아와서 그녀에 대해 찾아봤다.


부끄러운 과거를 만났다.


바로 나를 찬 그 작가님이었다.



“하긴, 윤이가 예쁘긴 했죠?”


“지금도 예쁜데,”


“아, 뭐. 그건 그렇지만.”


“그래서 콩이도 예쁘잖아. 엄마 닮아서.”



남준이는 내가 하는 말이 닭살 돋는지 두 손으로 팔을 문지른다.


그가 인정한 것처럼 윤이는 예뻤고, 지금도 여전히 예쁘다.


정국이의 아내가 되고 콩이의 엄마가 되어도 여전히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형이 윤이가 예뻐서 좋아한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으면 싫어지는 이유도 있었겠지.”


“없어요?”


“이유 없어. 그냥 좋았지.”


“아직도 그래요?”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은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녀가 내 삶에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너무 오랜 시간, 우리는 서로 다른 의미를 둔 채 가까이 지낸 탓이었다.


이제는 정말 깨끗하게 보내줘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그럼 윤이가 말한 그 분은요?”


“호감. 단지 사람으로서의 호감.”


“음, 근데 연애 상담을 했다는 말이죠.”


“그때는 그 호감이 사랑이길 바랐으니까.”


“왜 하필 윤이였어요?”


“그게 헤어진 이유야. 내가 차인 이유.”



첫 만남이 썩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


분명 앞에 서있었지만 양보를 하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만원이 되었고 곧 알림 음이 울릴 것 같았다.


타지 않고 닫히는 문을 보고 있었을 까, 잠시 만요, 하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나를 밀치며 닫히는 문을 잡았다.


나를 힐끔 보고선 엘리베이터에 타던 여자는 나를 보며 ‘문 좀 잡아주면 어디 덧나나.’하며 혼잣말을 했지만 이내 울리는 만원 알림 음에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내렸다.


나는 곧 내려올 것 같은 옆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




“아까는 미안했어요. 좀 급해서 그랬어요.”


“아무 말 안했습니다.”


“미안해서 그래요. 엄연히 내가 말실수 한 거잖아요.”


“아, 네.”



솔직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는 게 윤이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키는 좀 작지만 그녀에게서 윤이를 본 것 같았다.



“민윤기씨죠?”


“그게 누구죠?”


“에이 맞는데요, 뭘. 저 학교 다닐 때 방탄소년단 팬이었어요. 설마 제가 민슈가를 못 알아볼까요?”


“아닌데요.”


“뭐, 아니라면 할 수 없지만. 팬이에요. 요즘은 저도 나이 들고 현생에 치여 사느라 랜선 덕질이 전부지만.”



유쾌한 성격인 것 같다.


잠깐의 대화로 경계를 풀리게 하는 재주가 있나보다.


엘리베이터는 10층에 멈춰서고 그녀는 내게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채 내렸다.


‘The Muz Korea 편집팀 에디터’


음악 관련 잡지사의 에디터였다.


그녀의 말처럼 언젠가 기회가 올 것 같다.


데뷔하게 될 신인그룹의 단독 프로듀싱을 맡으며 주변에서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고 The Muz도 빠지지 않았다.


아마 제일 처음 한 인터뷰였을 거다.


그렇게 인터뷰를 하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지만 그녀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점점 그녀에게서 윤이의 모습들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러면 안 되지만, 윤이 대신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관계에서 점점 익숙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럴수록 나는 그녀에게서 윤이를 찾으려 애를 썼다.


괜히 그녀에게서 자꾸만 윤이를 찾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어제도 콩이를 핑계로 윤이를 보고 왔는데, 그녀를 만나면서도 왜 윤이가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오래 지속되지 않을 거란 걸 알았지만 이렇게 빠른 이별이 올 줄이야.


나름의 연애상담을 했었다.


본인은 죽어도 모를 거다. 내가 물었던 모든 질문들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는 걸.


자신에게 묻지 말고 내 방식대로 잘 해보라는 윤이의 말 대로 그녀에게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눈치 빠른 그녀는 잘 숨겼다고 생각한 내 마음을 알아버렸다.



“그 사람은 좋겠어요. 윤기씨가 이렇게나 많이 사랑하는 데. 뭐 처음부터 모른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서운하고 상처도 좀 받았어요.

내가 윤기씨가 좋아하는 그 사람 대신이라는 게 자존심도 상하고. 근데 대신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윤기씨 보니까 좋았어요.

그 사람이 부러우면서도 이런 남자를 놓치다니 안타깝기도 하고, 지금은 내가 만나니까, 대신이라도 지금 윤기씨는 나에게 집중하니까 착각이라도 좋았어요.

근데 이제는 그 사람이 누군지도 알아버려서 속아주기 힘들더라고요. 나보다 더 근사한 사람이던데...

부끄러워서 더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여기까지만 해요.”



헤어졌다.


생각이 많아지니 별 생각이 다 든다.


분명 한 사람과 이별했는데 많은 것들이 사라진 기분이다.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처럼 나를 의연하게 놓아준 그녀였다.




*




“그래서 그 분도 윤이를 아는 거예요?”


“알지.”


“잡지사 에디터라는 데 걱정 안 돼요?”


“믿는 거야. 본인도 함구하겠다고 했고.”



꽤나 긴 이야기였다.


남준이는 얘기를 듣는 동안 집중을 하며 코멘트를 달기도 하고 몰랐던 내 얘기에 신기해했다.



“이제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뭘 어떻게 해. 원래대로 사는 거지.”


“하긴, 별 수 없겠네요. 정국이가 알아도 좋을 게 없고, 윤이는 더더욱.”


“너나, 나나. 두 사람만 조심하면 최소한 이 작은 평화가 깨질 일은 없으니까.”


“아, 근데 전 이와 중에 콩이가 보고 싶은데 큰일이에요. 완전 조카바보.”


“그건 나도.”



앞으로 얼마나 더 갈지 모를 나의 짝사랑이지만 끝나도 평생, 그녀가 몰랐으면 좋겠다.


외동인 자신에게 친오빠가 생긴 것 같아서 좋다던 그녀였는데 작은 행복을 빼앗기는 싫다.


지금처럼만 그렇게 잘 지내면 된다.


그거면 된다.











진짜 마지막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온 웨이콩입니다 :-)

접속, 라이프의 마지막 특별편은 윤기의 짝사랑이야기 입니다.

좀 더 꼬인 애정선을 넣을까했지만 그럼 제 머리가 넘 복잡해서 포기했슴다 ^_____^

휴 지금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저는 열심히 출장준비중입니다

아침에 여유가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이제는 차기작 걱정이네요 ㅜ

바빠서 언제 쯤 올지 기약은 못하지만 한달 안에는 오도록 해 볼게요!!

모두 즐거운 주말, 피해 없는 태풍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암호닉 +


연지곤지


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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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윤기도 여주를 좋아했었군요ㅠㅠ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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