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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냥 전체글ll조회 1154l 3
어느 화창한 오후.   

미정시 3각(오후 2시 45분) 이 막 지나가던 때에 동혁은 마을의 서쾌를 찾아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런...조금만 있으면 동연이 약 먹여야하는 시각인데..."   

   

초조한듯 달음박질로 골목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동혁은 미처 앞을 보지못하고 지나던 기생과 살짝 몸을 부딫혔다.   

   

"에그머니나!"   

"아!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저는 괜찮은데 도령은 괜찮으시와요?"   

"아, 예. 감사합니다."   

"감사할것까지야. 저기. 내가 떨어뜨린 부채좀 주워주시겠사와요?"   

"아! 여기. 그럼."   

   

기생은 훤칠한 동혁을 보며 몸을 배배꼬았다.    

눈을 내리깔며 살풋 야살스런 미소를 지어보인 그녀는 부채를 쥐어주고 지나치는 동혁의 뒷모습을 아쉬운듯이 쳐다보았다.   

하지만 동혁이 빙글 뒤를 돌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모른체하며 내숭을 떨었다.   

   

"저기!"   

"으응? 왜 그러시어요?"   

"부채에 쓰여진 그 글귀. 문법이 전부 틀렸습니다. 고치길 원하시면 서쾌를 찾아오세요. 제가 고쳐드리겠습니다. 그럼."   

   

아 매정한 사람아.   

화끈거리는 얼굴을 고운 부채뒤에 숨기고 엉덩이를 샐룩거리며 사라지는 그녀들이었다.   

그런 여인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금 급하게 서쾌를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 동혁이었다.   

   

"어이구! 오늘은 좀 늦으셨구만 그래."   

"중간에 일이있어서...자. 여기 필사한것들"   

"그래그래. 품삯은 여기."   

"어찌 펴보지도않나?"   

"도령의 필사 실력이야,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뭣하러 펴보우?"   

"...요즘 일거리는 더 없나?"   

"그것이...요즘은 책값이 싸져 딱히 필사를 하지않아도 책을 사서 볼수가 있어서..."   

"...그렇구만..."   

"그래서 말인데...얼마 못받는 필사보다 대필을 하는것이...."   

"예끼 이사람아! 그깟 돈 몇푼 벌자고 남의 시험을 대신 쳐준다니!"   

"그래도 필사는 일곱냥이지만 대필은 스무냥이오, 게다가 조금 있으면 과거시험이 있지않으오? 양반댁에서 대필할 사람을 찾고있는 듯해 내 알려주는거요."   

"그래도 난 대필은..."   

"그러시오 그럼. 그래도 혹 마음이 바뀌면 내게 알려주시오, 내 자리를 만들어볼테니."   

"...알겠소..."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가게의 문을 열고 나가는 동혁의 뒤로 서쾌가 쯧쯧 혀를 찼다.   

   

"쯧쯧. 집안에 돈만 있었어도 작은 벼슬은 얻을수 있을터인데...글 실력도 훌륭하고 용모도 고운것이, 참 아까운 도령이야...에휴"   

"필사 도령은 벌써 가셨수?"   

"에라이 이 여편네야! 댁 남편이 올때나 이렇게 꾸미고 좀 있어봐!"   

"흥! 다 늙어서 가운댓 물건 간수도 잘 못하는 영감탱이한테 내가 왜 그래야 한대유?"   

"뭐?!"   

"뭐! 뭐! 어휴 내가 딱 십년만 젊었어두 저런 꽃도령 하나 잽싸게 낚아채서 확 자빠뜨려버리는건데! 깔깔깔"   

"어휴 내 팔자야...나도 딱 십년만 젊었어도 이런 주책맞은 여편네가 아니라 저기 홍화루에 진환이같은 첩하나 딱 끼고 알콩달콩 사는건데..."   

"아니 이 남정네가 근데! 아이고 마을 사람들, 이 놈의 남편이란 인간은 남색이나 할 생각하고 아이고 내 팔자야!"   

"입 안닥쳐?!"   

   

자신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아는지 모르는지.    

동혁은 손에 쥐어진 스물 한냥을 보며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대필 한번에 스무냥...두번이면 동연이 일주일치 약을 한번에 살수 있는데..."   

   

입술을 꼬옥 깨물던 동혁은 고민하는 듯 하다 이내 머리를 절래절래 내저었다.   

   

"아니야. 돈때문에 양반의 명예를 버릴순 없어."   

   

고개를 끄덕인 동혁은 약재상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 어?! 내돈!! 내돈!!!"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들이 동혁의 돈을 낚아채 잽싸게 도망쳤다.   

   

"안돼! 도둑이야!! 거기 서시오! 거기 서!!"   

   

동혁은 그 사내들의 뒤를 쫒아 미친듯이 달렸다.   

그 돈은 동연이의 이틀치 약재와 하루 끼니를 겨우 마련할수있는 돈이였다.   

절대로 잃어버려선 안돼는 그런 소중한 돈이었다.   

   

"제발 서시오!"   

   

넘어져서 무릎에 피가나고 손바닥이 까져도 동혁은 이를 악물고 그들의 뒤를 쫒았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그들이 오도가도 못하자 동혁은 숨을 몰아쉬며 손을 내밀었다.   

   

"헉...허억...주시오...허억..."   

"뭐 이리 끈질긴 놈이 다 있어?!"   

"안돼오...그 돈은..."   

"저 새끼 뭐라는거냐?"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동혁을 비웃으며 다른 두 사내들에게 턱짓하자 둘은 동시에 동혁에게 달려들었다.   

   

"악! 아악!"   

"거머리같은 놈이, 뭐라고? 돈을 돌려줘?"   

"으흑. 제, 발"   

"멍청한 놈 아냐? 그리 순순히 돌려줄꺼면 왜 훔쳤겠냐? 크큭"   

   

꼼짝없이 얻어맞고있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돌 하나가 동혁을 짖밟던 사내의 머리를 명중시켰다.   

   

"으악!"   

"다음은 얼굴이다"   

"뭐, 뭐냐 너는!"   

"거 알거없고, 그 듣자하니 니들이 쟤 돈 쌔벼간것같던데. 돌려주지?"   

"허, 이 자식이!"   

   

어디선가 나타난 그 사내는 고함을 지르며 자신을 공격한 사내의 주먹을 깔끔하게 피하고 등을 걷어차버렸다.   

곧바로 다른 사내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은 그는 마지막 남은 사내의 머리를 콱 잡고 질질 끌어 땅에 처박았다.    

   

"돈."   

"여, 여기요, 제발 살려주세요!"   

"허, 누가 들으면 내가 댁 죽인다고 한줄 알겠소?"   

"히익!"   

   

주먹을 올린 그는 눈을 질끈 감고 벌벌 떠는 사내의 코를 비틀었다.   

딱뵈도 부러진것같은 코에 동혁은 입을 딱 벌리고 갑자기 나타난 사내를 쳐다보았다.   

   

"여기. 돈"   

"감, 감사합니다..."   

"얼른얼른 집에 들어가라. 너 같은 꼬맹이는 밤되면 위험하니까."   

"저 꼬맹이 아닌데!"   

   

꼬맹이란 말에 발끈하는 동혁을 보고 쿡 웃음을 흘린 사내는 동혁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껄렁껄렁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저, 저기!"   

"?"   

"성함이 뭔지 알려주실수있으세요?"   

"...지원. 김지원."   

"지원...감사합니다! 이 은혜, 어떻게든 꼭 갚을께요!"   

   

손을 설렁설렁 흔드는 그의 뒷모습을 보던 동혁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동혁아!"   

"조금 늦었죠...죄송해요..."   

"아니다. 무사하니 되었어."   

   

어느새 어둑해진 주위에 돌아오지않는 동혁이 걱정되어 문앞까지 나와 자신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본 동혁은 재빨리 달려 집에 도달했다.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어보인뒤 동연의 방 문을 열었다.   

   

"오라버니!"   

"동연아. 미안. 너무 늦었지. 약은 먹었니?"   

"예. 걱정 마세요."   

   

좁은 방안 오순도순 모인 어머니와 동혁은 늦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어머니."   

"? 왜그러니?"   

"...당분간은 필사로 돈을 벌기가 힘들것같아요..."   

"...그래? 그럼 내가 산나물을 캐어올테니 그것을 가져다 팔아 먹고 살아야겠구나."   

"...어머니...제가...대필을 하면..."   

"대필이라니! 그딴 짓은 꿈도 꾸지 말거라. 아무리 우리 가문이 기울고 형편이 안되어도 양반은 양반. 대필이란 말은 다신 입에도 담지 말거라"   

"하지만 대필 한번에 스무냥이래요. 두번이면 동연이 약재는 넉넉히 살수있어요!"   

"동혁아! 이미 아니된다 말하지않았니! 돈은 내 어찌됐든 마련할테니 대필은 아니된다!"   

"어머니!"   

"그만! 그만하거라. 이제 잘 시간이다. 동혁이 너는 네 방으로 넘어가거라."   

   

단호한 어머니에 동혁은 한숨을 푹 쉬고 작은 자신의 방으로 옮겨왔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던 동혁은 아침 일찍 동이 트자마자 마을로 내려와 서쾌를 찾았다.   

   

"대필. 하겠네."   

   

느닷없이 찾아와 대뜸 하는 말에 서쾌는 눈을 두어번 깜빡였다.   

   

"잘 생각하셨소, 내 혹시몰라 자리 하나를 빼두길 잘했구만. 에...어디보자....여기있구만. 도령은 사흘후 도사 판관의 아들 대신 과거에서 시험을 보게 될것이오. 정확히 진시(일곱시) 에 시험을 보니 한 다경(오분에서 이십분 정도) 전에 만나면 되겠구만."   

"알겠소. 다른 것은 유의할점 없소?"   

"푸른색의 도포를 입고 학모양의 노리개를 찬다 하였소. 만나면 '오랜만이오 정도령' 이라고 말하시오. 그리고 '그렇군. 김도령.' 이라고 화답하면 맞는 사람을 찾은 것이니 몸종과 함께 시험장으로 가시면 되오."   

"알겠소. 감사하오."   

"감사하긴. 우리가 안지가 얼만데."   

   

동혁은 미소를 지어보인뒤 한숨을 푸욱 쉬었다.   

제 글솜씨를 좋아해야하는건지 저주해야하는건지.    

복잡미묘해진 머리에 동혁의 어께가 추욱 늘어졌다.   

   

   

시험 날은 맑았다.   

눈을 찌푸리며 하늘을 올려다본 동혁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시험장 밖은 과거를 보러 온 양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푸른색 옷 학모양 노리개...   

똑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두리번 거리던 동혁의 눈에 푸른색 도포에 학 모양의 노리개를 단 훤칠한 미남자가 보였다.    

살짝 무섭게 생긴 용모에 조금 움츠러든 동혁은 가까이 다가가 그의 도포를 조심스레 잡아당겼다.   

   

"?"   

"저기...오랫만이요 정도령."   

"? 사람 잘못보신듯 하오."   

"아! 미, 미안하오..."   

   

낡은 갓을 살짝 숙인 동혁은 안절부절하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런 동혁을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던 사내는 동혁의 어께를 꽉 잡았다.   

   

"자네. 대필인가."   

"무, 무어? 아, 아닐세..."   

"아니라면 왜 이리 떠는것인가. 내가 잡아먹기도 한단 말인가"   

   

잘못걸렸다. 직감적으로 안 동혁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쳤다.   

   

"이, 이것좀 놔주게!"   

   

바동거리는 동혁을 유심히 보던 그는 다행스럽게도 손을 놓아주었다.   

바들바들 떨며 총총 멀어지는 동혁의 뒷모습을 보던 그는 자신을 부르는 시종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이구 준회 도련님! 먼저 그렇게 가시면 쇤네는 어찌하라구유..."   

"미안하다 순돌아. 내 마음이 급하여 걸음이 빨라졌구나."   

"아이, 아니여유 왜 도련님께서 사과를 하신대유? 다 느린 제 잘못이지유..."   

"어허. 내가 그리 자책하지말라 이르지 않았냐. 이번은 분명 내 잘못이었다. 헌데 어찌 이리 사람이 많은게냐? 분명 시험을 보는자의 수는 서른명으로 알고있는데."   

"도련님두 참. 대필이 와있습죠"   

"역시..."   

   

준회는 아까 비맞은 강아지마냥 바들바들떨던 사내를 기억했다.    

아까 그리 놓아주는게 아니였는데.   

   

   

한편 무사히 도사 판관의 아들을 만나 수험표를 받은 동혁은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네..."   

   

손에 쥔 수험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동혁은 입장을 알리는 북소리를 듣고 시험장 안으로 들어섰다.   

넓은 시험장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채워져있었고 몇몇 주위에선 작은 자리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미 그늘 밑에 자리를 깔고 앉은 준회의 옆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많은 양반들이 고군분투했다.   

그도 그럴것이 준회는 그 유명한 현 영의정의 하나뿐인 외아들이었고 어렸을때부터 문무에 깨어있는 신동이라 소문이 자자했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닮아 청렴하고 곧은 신념에, 검소하고 겸손한 성품을 지녔고 용모도 단정하니 잘생기고 키도 훤칠해 영의정 부인이 아들자랑에 입안에 침이 마를새가 없었다.    

그런 준회의 옆자리면 뭔가 좋은 기를 받아 좋은 결과를 낼수있지 않을까 하여 그 난리법석을 피우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혁은 구석에 자리를 펴고 앉아 얼른 시험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앞만 보던 준회는 자신의 대각선 앞앞 자리에 자리를 펴는 동혁을 발견했다.   

준회는 동혁을 잘 볼수있었지만 동혁은 준회를 볼수없어 몰래 관찰하기에 딱 좋은 자리였다.   

남자치곤 허연 피부에 곧은 콧대, 앙다문 발간 입술. 사실 꽤나 근사한 미남이다.   

행색이 초라해서 그렇지 때깔이 좋은 옷을 입히면 여느 명문집 자제보다 더 귀티날 용모를 가진 사내였다.    

   

"흐음...근데 왜 대필같은걸 할까..."   

   

역시 돈때문이려나.   

   

"시험을 시작하겠다! 올해의 주제에 맞춰 글을 써 올리면 된다! 시간은 진시가 끝날때 까지! (오전 일곱시부터 아홉시까지) 만일 남의 것을 몰래 보거나 대필을 한것이 발각될 경우! 수험자로써의 모든 권한은 박탈당하고 자연히 탈락될것이다!"   

   

동혁은 긴장되 미칠것 같았다.   

만약 들키는 날엔...   

   

"올해의 주제는!"   

   

-나라를 망치지 않으려면, 왕이 어찌 정치를 해야겠는가-   

   

주제를 보고 자신만만하게 글을 쓰기 시작한 준회와는 다르게 잠시 멍해진 동혁이었다.   

자신은 정치는 전혀 모를뿐더러 이런 주제는 자칫 예민해질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곰곰히 생각하던 동혁은 붓을 먹에 찍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빠르게 시험을 끝낸 준회는 자연스레 눈을 동혁 쪽으로 옮기다 깜짝 놀랐다.   

작은 글씨로 빼곡히 종이 한장을 거의 다 채운 동혁의 손이 굉징히 빨랐기 때문이었다.   

필사를 하던 실력때문인지 동혁은 글을 잘 쓸줄도 알았지만 동시에 빨리 쓸줄도 알았다.   

준회가 생각이 깊고 잘 풀어냈지만 손이 느리다면, 동혁은 생각은 상대적으로 얕지만 글을 매끄럽게, 그리고 빨리 써낼줄 알았다.    

그 덕에 둘은 거의 같은 시간에 끝낼수 있었던 것이다.   

   

'오호라...그저 그런 대필가인줄 알았더니 의외의 재주가 있구나.'   

   

피식 미소를 지은 준회는 완성된 글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갔다.   

찬찬히 글을 살피던 동혁도 곧 글을 가지고 앞으로 나갔다.   

시험을 끝냈으면 가봐도 좋다는 말을 들은 동혁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 총총 시험장 밖으로 향했다.   

   

"후아...긴장했네..."   

"시험은 잘 끝냈나?"   

"!?"   

   

시험장 문의 옆에는 준회와 순돌이가 서있었고 동혁은 까무러칠듯 놀라 자빠질뻔했다.   

   

"그렇게 놀라지 마시오. 난 그저 이야기를 하고싶을 뿐이니."   

"하, 하시오..."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어디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내, 내가 왜 그쪽이랑..."   

"에헤이, 야박하긴. 지금 당장은 어떻게 안하오. 가지. 가자 순돌아."   

   

자신의 팔을 잡고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는 준회의 뒤를 거의 질질 끌려가다시피 쫒아가는 동혁이었다.   

곧 도착한 주막에서 준회는 술과 여러 안주들을 주문했고 동혁은 여전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자. 그래서. 어찌된 일이오?"   

"무, 뭐가 말이오..."   

"어찌하여 대필을 하게 되었느냔 말이오."   

"나, 난"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시오. 내가. 감이 좀 좋거든."   

   

술잔을 입에 대며 자신을 향해 싱긋 웃어보이는 준회에 더 움츠러든 동혁이었다.   

이러다 무슨 짓을 하려고...   

   

"난...그저 돈이 필요했을 뿐이오...내 어머니와 여동생을 먹여살릴수 있을만한 돈이."   

"..."   

"당신들같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우리같은 가난한 양반은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오."   

"...그렇군."   

"..."   

"알겠소. 내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   

"?"   

"자네의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내가 눈감아주지 않으면 세사람이 횡천길로 떠날 판인데. 어찌 그냥 넘어가주지 못하겠소."   

"정, 정말이오?"   

"그래. 하지만. 다음에도 대필하는것을 들킨다면, 그때는 가차없이 신고할것이니 그리 아시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고맙긴. 술이나 드시오"   

   

동혁은 눈앞의 사내가 갑자기 그리 선해보일수가 없었다.   

선해보일뿐만아니라 멋있어보이기까지 했다.   

한참을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던 둘은 신시 (세시부터 다섯시) 가 되어서야 헤어졌다.   

   

"언젠가 연이 닿으면 다시 만나겠지."   

"그래. 다음번에 만날땐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   

   

아쉬운 듯 서로의 모습을 눈에 담던 둘은 결국 동혁이 먼저 등을 돌리고 나서야 헤어졌다.   

   

"도련님."   

"왜 그러느냐?"   

"어찌 저 도련님은 그냥 보내주신대요? 원래 그런 일엔 가차없으셨잖아유."   

"흠...그냥, 동혁과는 왠지 모르지만 다시 만날것같은 기분이 든다."   

"예?"   

"왠지 동혁과는 특별한 연이 될것같은 기분이 들어."   

"그게 무슨..."   

"되었다. 간만에 좋은 벗을 만나니 기분이 좋구나."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준회와 그 뒤를 따르는 순돌이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대단한 인연의 서막을 올리는것 같은 기분 좋은 노랫소리였다.   

   

   

   

   

   

   

   

예...제가 또 사고를 쳤네요......   

그냥...그냥.....나도 몰라.....헣헣ㅎ헣ㅎ......   

연재 제대로 끝낸거 하나도 없는데...   

여러분 기대하지마세요....언제 또 들고올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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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 다음편 기대할게요 대박 사극물 진짜 좋아하는데 성스라니 성균관 스캔들이라니...신알신하고 담편 기다릴게요퓨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와......좋아요....진짜.....와....감사해요.......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헐 사극믈에다가 준환리라녀.....작가니무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4
준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독자5
오오 고퀄이고 막 재미써여!! 제가 원작소설이랑 드라마 엄청 팬이었는데ㅜㅜㅜ 아이콘으로 이렇게 보게되다니ㅜㅜㅜ
9년 전
독자6
헐 대박 뭔가 대작스멜이 폴폴 풍겨져 오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엄청 기대되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내용도 길고ㅠㅠㅠㅠ사극 취향저격입니다ㅠㅠㅠㅠㅠ기대할게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이ㅣㅣㅣㅣㅣ이게뭐죠사사ㅏㅏㅏㅏㅏ사극이라니!!!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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