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약속대로 종인이랑 처음 만난 썰을 풀어볼까해.
내가 저번화부터 짧게짧게 언급도 했었고, 또 이런 썰에는 첫 만남썰이 빠지면 안되는 법이니까!!
또 언젠가는 풀어야 할 썰이기도 하고..ㅎㅎ
종인이랑 나의 첫 만남은,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어떻게보면 그렇게 평범하지는 않았어.
3년전, 내가 파릇파릇한 20살때 이야기야. 그때 종인이는 22살이였고.
나는 학교가 집이랑 조금 멀어서 지하철을 타고다녔어.
지금은 학교랑 가까운 곳에서 자취하면서 사는데, 내가 그때는 뭔 정신으로 그런 먼 거리를 왔다갔다 거렸는지 몰라...
갈아타고, 환승하고 이러다보면 학교를 가는데만해도 거의 한시간은 넘게 걸렸었지..
왕복으로는 거의 두시간 정도...ㅎㅎ!
그리고 내가 타는 지하철이 또 1호선이라서.. 사람이 겁나게 많았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출근시간이라 그랬나봐.
정말 아침부터 피곤한데, 사람들한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면서 매일같이 시들시들한 몸으로 학교에 도착하고는 했었지....
그런데 그날은 다행히도 오후 수업때문에 조금 늦게 학교에 갔던 날이였어.
우리 대학교가 예체능 대학교라서,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였지만 가끔 이렇게 오후에 가서 조금만 수업하다가 오는 그런 꿀같은 날도 있었지.
그런 점에서는 우리학교가 좋았었어ㅎㅎ.. 학교가 조금 멀었다는 것 빼면.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있게 준비하다가 오후 1시쯤에 지하철을 타러갔었지.
아침보다는 사람이 없긴 했지만, 1호선이 말만 1호선이겠어?... 오후여도 똑같이 사람이 많은거야ㅠㅠㅠㅠㅠㅠ
몸을 우겨넣고 겨우겨우 탔는데.
막 그런거 있잖아. 너네들 지하철 탔을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어디야?
나는 거기거든, 타는 곳 반대쪽 문있잖아? 쉽게 말해서 스크린도어가 안 열리는 곳.
나는 지하철 타면 제일먼저 거기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하거든. 거기가 몸 기대기 편하더라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지하철을 탔는데, 다행히 거기에 사람이 없는거야ㅋㅋㅋㅋㅋㅋ 아싸! 이러면서 제일 구석진곳으로 몸을 숙여서 들어갔는데,
...헐, 난희...
내가 서있으려한 곳 바로 옆에 엄청 잘생긴 남자가 한명 우두커니 서있는거야.
이어폰 귀 양쪽에 꼽아넣고 아무것도 안 비치는, 그러니까 그냥 껌껌한 창문만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더라.
진짜 가다가 걸음이 딱 멈춰질 정도로, 그렇게 잘생긴거야. 키도 엄청 크더라.
그래서 바보처럼 멍 때리면서 그 남자 쳐다보고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고개를 휙 돌리더니 나랑 눈이 마주쳤어.
" ..? "
" ..어, 아.. "
당연히 남자는 뭐냐는듯이 쳐다봤었고, 나는 갑자기 마주친 눈에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스럽게 시선을 피했는데
보통이면 사람이 기분나빠야하는게 정상이잖아? 모르는사람이 자신을 자꾸 바보처럼 쳐다보고있는데..
근데 남자는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하나도 기분이 안 나쁘다는 듯이 피식하고 웃는거야.
그리고 다시 무표정짓더니 창문바라보고..
나도 최대한 우연으로 마주친것처럼 목 한번 가다듬고 창문 바라봤어.
근데ㅠㅠㅠㅠㅠ자꾸 눈이 가는 걸 어떻게해ㅠㅠㅠㅠㅠㅠ
잘생긴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그걸 어떻게 안 보고 있을수가 있겠어..ㅠㅠㅠㅠㅠㅠ
잘생긴 남자를 처음봐서 그런건가, 아니면 그냥 남자 자체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건가, 자꾸 어쩔수없이 눈이 가더라...
남자는 자꾸 창 밖을 내다보고있었다 했잖아?
근데 내가 자꾸 자기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창문으로 다 비쳤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깜깜하면 더 잘비치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쳐다봐야겠단 마음으로, 핸드폰 꺼내는 척 하면서 힐끔 쳐다봤는데,
갑자기 남자가 고개를 다시 휙 돌리더니 나랑 눈이 마주쳤어.
그리고 작게 웃으면서 나한테 이렇게 말하더라.
" 내가, "
" ... "
" 그렇게 잘생겼어요? "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헐
일단 눈이 또 마주치는 것 조차 당황스러웠는데, 남자가 내뱉은 말에서 2차로 당황을했지.
무엇보다 민망하기도 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민망해가지고 바보처럼 웃으면서 고개를 돌리고 창문 쳐다봤는데,
자꾸 옆에서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창문을 통해서 그 남자를 힐끔 쳐다보니까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있더라..
왜 자꾸 쳐다봐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나도 몰래 쳐다보다가 들킨사람이라서..ㅎㅎ
그냥 입을 앙 다문채로 연락온것도 없는데 열심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척했어..
그렇게 시선을 애써 피하면서 핸드폰을 보고있으니까, 내가 내릴역이 다 와가는거야.
조금 아쉬웠긴했지만, 계속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빨리 내리고싶기도했지.
?
근데 내가 가만히 있다가 내릴준비하려고 문 앞에 가니까,
남자가 처음엔 당황하더니 나중에는 자기도 문 앞에 서는거야.
처음에는 같은역에서 내리나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내리고나서 날 자꾸 따라오는거있지?
계단을 오르는대도 계속 쫒아오길래 뭔가가 불안한느낌이 들더라.
계단을 다 올라가고, 출구에서 딱 나왔을때 그냥 눈 딱 감고 뒤를 돌아봤어.
" ... "
" ... "
눈이 마주쳤는데, 남자가 살짝 당황하는 게 보이더라.
당황스럽긴 하겠지, 잘만 걸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뒤 돌아서 자기를 죽일듯이 쳐다보는데.
눈이 마주치고 우리 둘 사이에서는 한동안 말이없었어.
그냥 나는 뭔가 찝찝한 표정을 유지한채로 뒤돌아 서 있었고, 남자는 계속 뭘 보냐는 듯 쳐다보고...
남자는 그냥 같은 방향으로 가는건데, 내가 착각한걸수도있잖아.
그렇다고 어디가냐고 대놓고 물어볼수도없고...
찝찝하고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다시 뒤돌아서 학교로 걸어갔어.
" 아오 진짜 짜증나네!! "
" ...? "
" 저기요, 저 왜 자꾸 쫒아오시는데요? "
...무시하려고 하는데, 자꾸 신경쓰이는 걸 어쩌겠어...
결국 난 무시하겠다는 다짐을 10초도 안되서 버려버리고 다짜고짜 뒤에서 따라오는 남자에게 소리를 질러버렸지..
"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왜요, 아까 내가 쳐다봐서 기분나빴어요? "
" ... "
" 할 말 있으면 빨리해요! 남자가 되가지고 뭐하는 짓이야, 이게! "
" ... "
" 여자 뒷꽁무니만 졸졸 쫒아다니고, 쪼잔하게 말이야. "
내가 저렇게 속사포로 말을 내뱉는데, 남자는 그냥 눈만 꿈뻑거리면서 아무말없이 날 쳐다보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저때 짜증났었던거보단, 좀 설렜다는 마음이 더 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봐, 잘생긴사람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데, 어느누가 안 설레겠어..
남자는 여전히 멀뚱멀뚱 날 쳐다보고있고, 나는 내가 한말에 내가 놀라서 혼자 어쩔줄 몰라하고있을때,
" 나 안 쪼잔한데. "
" ...네? "
" 그쪽 쫒아가는것도 아니고. "
너무나 덤덤하게 말하길래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어졌지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뭐. 쫒아오는거 아니라면 아니라는거지뭐.
괜히 민망해져서 아, 아님 말구요. 라고 작게 웅얼거린다음 다시 뒤돌았는데,
" 쫒아가는 건 아닌데, "
" ... "
" 따라가는 건 맞아요.
"
...
그게 그거 아닌가요..ㅎㅎ?
너무 황당스러워서 뭐야.. 란 표정으로 뒤돌았는데 남자는 그런말을 해놓고도 뻔뻔하게 무슨 문제있냐는 듯이 두 눈만 말똥하게 뜨고있더라.
딱 봐도 내 또래같았는데, 어떻게 저런 어마무시하게 황당스러운말을 서스럼없이 할수있을까.
그리고 솔직히 저 상황에서, 그럼 쫒아오지도 말고 따라오지도 마세요. 라고 단호하게 말할수는 없잖아.
잘생긴사람한테 그러는 건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어..
그래서 그냥 아..네.. 이러고 고개 살짝 숙이고 다시 가려하는데, 남자가 갑자기 내 팔뚝을 잡는거야.
" ...? "
" ...그, "
" ... "
" 몇살이에요? "
??
뭐야 이거, 대놓고 헌팅이라도 하겠다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당황스러웠어.
무슨 심각한 일이라도 저지를듯이 졸졸 쫒아.. 아니, 따라오다가 기껏하는말이 몇살이냐니..
당황하면서 남자랑 눈을 맞추는데, 와.. 눈빛이 장난아니게 무서운거야.. 이게바로 살인눈빛이라고 하는건가.
나이를 안 말하면 당장 죽여버릴거야 라는 식으로 날 쳐다보는데, 어떻게 안 말할수가 있겠니..
" ...스무..살이요. "
" ... "
" ...왜요? "
괜히 쫄아서 개미도 못 알아들을만큼 작게 말했어... 이제 생각해보니까 나 엄청 찌질한듯...
내가 작게 스무살이라고 말했고 분명 듣긴들은거 같았는데 고개를 살짝 숙이고 한참동안 말이없는거야.
이 사람이 지금 사람 붙잡아놓고 뭐하자는건가.. 생각했는데, 갑자기 남자가 고개를 빠르게 들더니 이렇게 말하는거야.
" ...생각보다. "
" ...? "
" 작네.. "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작다는건 내가 나이가 많아보인다, 이뜻 아닌가? ㅎㅎ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고등학생때 많이 삭아서 대학생이란 말 많이 들어보고 살았긴 한데,
이렇게 대놓고 말할필요는 없었잖아. 그것도 초면이였는데.
싸가지가 없는건가, 아니면 그냥 심각하게 솔직한건가...
" 왜요, 서른살로 보여요? "
" 아니 그건 아니ㄱ, "
" 죄송하지만 그쪽도 생각보다 어릴 거 같은데요. "
내 마지막 말에 약간 흠칫하면서 내 팔을 잡고있던 손을 급하게 떼어내는거야.
나는 이때다 싶어서 다시는 내 팔 못잡도록 손을 주머니에 꼬옥 쑤셔넣었어.
그리고 당황하는 남자한테 속사포로 말을 내뱉었지.
" 그리고요. 우리 초면이거든요? "
" ... "
" 초면인데, 다짜고짜 몇살이냐고 물어보고, 나이 많아보인다고 돌려말하고. "
" ... "
" 이거 실례 아니에요?? "
" ... "
" 그래요, 아까 기분나쁘게 쳐다본건 미안해요, 근데. "
" ... "
" 그쪽도 나 쳐다봤잖아요! 그래도 나는 힐끔 쳐다봤는데, 그쪽은 완전 빤히!! 옆통수 녹아없어지는 줄 알았다구요!! "
" ... "
" 그러니까 우리 퉁치죠, 네? 어짜피 오늘 보고 안 볼 사이인데. "
" ... "
" 자, 이제 할 말 없죠? 나 가도 되는거죠?? "
남자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빠르게 뒤 돌아서 가려고 하는데 남자가 내 팔을 다시 붙잡는거야.
아, 또 왜요!! 라면서 팔을 쳐내려고 하는데, 어마무시한 악력으로 못 쳐내게 꽉 잡는거야.
그리고선 그 남자입에서 튀어나온말은,
" 아니요, 할말 있는데. "
" 아, 뭐요!! 별거 아니면 가만안둘ㄱ, "
" 번호좀 줘요. "
상상하지도 못했던 당황스러운 말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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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무룩)
저번주에 걸린 쓰차만해도 두번..ㅋ..ㅋ..ㅋ..ㅋㅋ..ㅋ
댓글 안 썼는데 왜 주는ㄴ거야!!! 왜!!!
아무튼 쓰차때문에 빨리 찾아뵙지 못했습니다.ㅇ...죄송해요.
음 일단 우리에겐 좋은소식과 나쁜소식이 있습니다.
뭐 먼저 들으실래요! 네?? 왜ㅐ말을 못해!!
음.. 일단 나쁜소식은 제가 매일 빌려다쓰는 노트북주인 언니께서.. 자취를..한다고합니다...하
왜죠? 왜??????????????????????????
학교가 멀어서 아침에 일찍일어나야하는게 너무 싫다는 하찮은소리로 학교와 가까운데로 자취를한다네요ㅎ
ㅎㅎ.. 즉, 그말은 뭐냐. 이제 제가 빌릴 노트북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좋은소식이 남아있잖ㅇ아요?
그건바로 엄마가 컴ㅁ퓨터를 사주신다는거죠!!!!워ㅓ후!!!!!! (환호)
저만즐겁나요? ..네 죄송합니당
이번주나 다음주 중으로 사주신다고하네영...ㅎㅎ
아뭄튼 그냥 그렇다고요!ㅎㅎ (관심을 받은거같아서 마냥기쁘다)
그럼 언제가될진모르겠지만... 안녕히계세요... (미련)
암호닉 계속 받ㅇ고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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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언니는 쓸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