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랑 사고침 11 임신 9개월째. 이젠 김동혁도 알아버렸고, 방안에만 갇혀있을수는없는 노릇이라 몇번 외출을했더니 알만한사람들은 결국 모두 알아버리게되었다. 비밀속에 아이를가지고 비밀속에 결혼했는데, 언젠가부터는 축복속에 둘러쌓여있었다. 결혼식에 왜 초대하지않았냐며 서운하다는 사람도 등장할정도였다. 배가 나오기 시작했을때도 꾹꾹 숨겨놓고 학교에 다니곤했는데, 구준회와 김동혁, 그리고 그외 많은사람들의 만류에 휴학계를 냈다. 아 심지어 교수님까지도 제발 쉬라고 나를 말리셨다. 내가 손가락질할까 무서워했던 사람들은 기대이상으로 준회와 나를 축복해줬고, 준회와 나도 덕분에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출산일에 가까워질수록 설렘만큼 고충도 늘어갔다. 다행히도 입덧은 없어서 밥을먹다 화장실로 뛰쳐들어가는 일은 없었지만, 역시 튼튼하다며 동혁이와 준회에게 놀림을 조금받았다. 진짜 고충은 이렇게앉아도 저렇게앉아도 불편하고, 이렇게 누워도 저렇게 누워도 불편하다는것이었다. 9월이라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도 문제였지만 고생은 여름에 다했고 차라리 이제 좀 살겠구나 싶었다. 문득문득 엄마생각이나서 준회몰래 눈물을 훔치는 일도 부쩍늘었다. 병원에갔다가, 이젠 아기가 엄마아빠의 소리를 들을수있을거라는말에 준회와 나 둘다 식겁해서 욕하는 버릇부터 뜯어고쳤다. 가끔가다 내가 실수라도 하면 바로바로혼내는게 선생님이 따로없다. 말실수뿐만아니라, 마음좀곱게가져라, 예쁘게 앉아있어라, 좋은노래좀들어라 아주 잔소리가 우리엄마를 능가하는 아줌마가됬다. 그래서 김동혁과 내가 요즘 구준회를 구줌마라고 부르는것에 맛이들었던 기억이난다. 엄마아빠도 손주맞으실 생각에 요즘 매일아침 전화하셔서 어떻냐고 물으신다. 이제 만날날이 일주일도 남지않았는데.. 아기를 기다리는 기분은 뭔가 설레기도하면서, 동시에 한참 철없는 엄마아빠아래서 잘자라줄까하는 걱정도 되고. "우리 잘하겠지?" "당연하지" 집에있겠다는 내 고집에 우리엄마는 진통오면 언제병원까지 갈거냐, 아기를 위해서다. 하시며 나를 어거지로 병원에 입원시켰다. "심심하지?" 이런나를 신경써 준회는 틈만나면 병원까지 곧잘찾아온다. 하루에 한번씩 준회가올때마다 병원앞을 걷는게 내가 하루중 유일하게 밖에있는 시간이다. "여긴 너무 답답해" "집보단 낫잖아, 계단 오르내리기도 불편할텐데 여긴 에스컬레이터도있고, 다른 엄마들하고 얘기도하고" "아 그건 그래. 내 앞에 언니도 속도위반이라던데" "우리보다 빠르데?" "우리가 제일빠르지" 왠지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준회와내가 마주보고웃었다. 항상그랬지만 오늘따라 더 병실로 들어가기싫어서 땡깡을 부린끝에, 벤치에 조금더 앉아있다 들어가기로했다. 내 고집에 못이겨 몇분더 있자.하고 나를 겨우달랜 준회였지만 안추워?난추운데.하며 내 옷매무세를 정리해줬다. "너 안춥냐 진짜?" "추워도 좋다. 니가맨날 저안에있어봐" "이제 끝. 들어가" 준회의 타들어가는 속내를 알기에 일단 따라일어났지만, 그래도 아쉬워지는건 어쩔수가없나보다. 준회는 이제진짜끝.하며 단호하다는걸 보여주기라도 할모양인지 먼저 몇발자국 앞섰다. 공기한번만 더마시자 하고 기지게를 폈다. 그리고 건너가려는데 빨간 오토바이랑 부딪힐뻔했는데 부딪힌건가 기분탓인가 눈앞이 흐려지고 다리사이로 피가흘렀다. 그다음엔 준회 목소리랑..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 눈을 뜨자, 저번과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하얀천장, 울고있는 준회. 아직 정신이 완전히 돌아온거같지않았다. 조금 몽롱했다. 괜찮아?.하고 수십번을 중얼거리듯 되물으며 준회가 내 구석구석을 꼬집어 살폈다. 그러다 내가 끄덕이자 나를 꽉 껴안았다. "미안해 내가 몇발자국이라도 먼저가면 안됬는데" 준회 훌쩍이는 소리가 귓가를채웠다. 곧 준회가 나를 안느라 굽혔던 허리를 폈다. 그러고는 이미 눈물자국이 선명한 눈가를 비볐다. "진짜 너 죽는줄알았어, 고생만 시켰는데.." 잠깐만, 하고 준회가 의사선생님을 불러오겠다며 뛰어나갔다. 그동안 남은 정신을 모두차리고보니 배가 허전해진게 느껴졌다. 순간 무서워지고 겁이 덜컥났다. 내가 두번이나 아기를 놀라게해서.. 손에 꽂힌 링겔바늘을 뽑아내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힘이없는 다리를 억지로 들어 밖으로 나가려는데 준회가 오더니 놀라며 나를 붙잡았다. "왜 나왔어?" "아기는?왜 없어?" 내가 눈물이 맺힌 눈으로 준회의 옷소매를 붙잡자 준회가 나를 다독이며 침대에 눕혔다. "나 애기 잃어버렸어? 어? 어디갔어?" "너 조산했어. 괜찮아 건강하다니까 걱정하지마" 놀란내가 그제서야 울음을 터뜨리자 준회가 애써 나를 다독였다. "몸 좀 나아지면 그때가자. 지금은 피곤하잖아" 내가 진정되기도전에 의사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나도 아기도 무사하다고 하셨다. 출산일이 많이남았으면 인큐베이터에서 꽤 오래 지내야했을지도 모르는데 어차피 그리 멀지않았어서 병원에 좀더있다가 집으로 가도 좋다고 하셨다. 괜찮다. 이말외엔 아무말도 귀에 들어오지않았다. "아까 의사선생님이 그러셨지? 절대안정이라고" 준회는 베게로 내 등받이를 만들어주며 나를 앉혔다. 그러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괜찮아?" "응.." "놀랐지" 준회가나를 안아주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괜찮구나 무사하구나 _어제 못와서 죄성해요ㅠㅠ 시험끝내고 놀려다보니....인간말종이네요 저는... 오늘은 전개가 빨랐죠ㅠㅠ 다음화는 행복하게 마무리지을거고, 번외두편도 빨리빨리쓰겠습니다! 그리고 아기 이름을 뭘로하면 좋을까요ㅠㅠ 만세랑 준회랑 닮아서 만세로할까도 생각중인데 혹시 아이디어있으시면 던져주세요! 잘받아먹겠습니다 >〈 암호닉 퓨어 로봇 시계 메론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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