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서 꽃 찾으러 연대에서 왔단다 왔단다 :: 05
W. 대딩선배
" 아메리카노, 그린빈라떼, 초코라떼 2잔, 레몬아이스티 2잔 주세요 "
"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28,500원 입니다. "
" 여기요 "
" 서명 부탁드릴게요 "
허, 요즘 커피값도 무시 못 하는구나.
약 30분 전으로 돌아가보자
오늘도 평소처럼 연대에서 수업을 끝내고 준면선배의 아지트로 온 박찬열이였다
수업이 없는건지 항상 제때제때 고대로 출석체크하는 놈이다
넌 왜 또 왔냐
형 보러 왔죠~
니가 말하는 그 잘난 연대에서나 있지 고대는 왜 오는거야?
하하 저희 연대가 잘나긴 잘났죠. 어디서나 인정해주는 연대 클라스!
그런 뜻이 아니잖아! 아오 진짜 내 혈압!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박찬열과 말 다툼을 하는 해준선배.
맨 처음 박찬열이 준면선배의 아지트에 왔었을 때에는 별 말없이 넘어가더니
그 날 이후부터 '이건 아니잖아' '아무리 그래도 연대놈이야, 연대라구!' 등의 혼잣말을 내뱉다가
결국에는 박찬열만 보면 으르렁 거리는 해준선배였다
그런 해준선배의 앞에서 태평한건지 바보인건지 둘다인건지 모르는 박찬열은 해맑기만했다
배고픈 사자 앞에서 마냥 웃는 토끼의 모습이랄까
' 커피 마실 사람? 내가 살게 '
' 전 그린빈라떼요! '
' 초코라떼! '
' 나도! '
핸드폰으로 쇼핑을 하고 있던 유진이와 미나언니도, 연대 고대로 싸우고 있던 박찬열과 해준선배도
시끄러운 공간 속에서도 혼자 조용히 책을 읽던 준면선배의 조용한 말에 기울였다
...하여간 공짜라면 뭐든지 좋지
' 선배 저랑 박찬열은 아이스티요, 제가 사올게요. '
.. 물론 나도 공짜를 싫어하는 법이 없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었기에 운동삼을겸 갔다 오기로도 했고.
어어, 같이가. 라며 나를 따라나오려고 했던 박찬열이였지만,
아직 결판을 못 냈어! 못가! 라고 박찬열을 붙잡은 해준선배에 의해 나 혼자 나왔다
해준선배에게 붙잡힌 박찬열의 애절한 눈빛과 눈이 마주쳤었지만 어쩌겠는가, 나부터 살아야지 하하.
카페에서 나와 따스한 봄 햇살과 마주했다
2월 28일, 박찬열의 제대 후 계속 겨울처럼 춥기만 했는데 이제 곧 4월달이라 그런가 확실히 봄 분위기가 났다
그러고보니 박찬열이 제대한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구나
초코라떼는 무조건 카페베네! 라는 해준선배의 초딩같은 단호한 말에 지하철을 타고 조금 멀리 와버렸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게 좀 더 빠르긴 하지만, 날씨가 따스해 조금 걷다가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 으아아아아아아앙ㅡ! "
길을 가던 도중 반대편에서 뛰어오던 아이가 내 앞쪽에서 쿵- 하고 넘어졌다
넘어지자마자 고개를 들더니 많이 아픈 듯 서럽게 우는 아이다
우는 아이를 일으켜세웠더니 무릎에서 약간 피가 나며 까져있었다
아이와 눈높이를 같게 한 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에코백에서 연고와 반창고를 꺼내서 치료를 해주었다
고딩 때부터 장난을 치다가 많이 다쳤던 박찬열 때문에 가방에 연고와 반창고를 몇 개씩 들고다니던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박찬열이 군대에 갔었을 때도 그 습관은 지워지지 않았었다
" 지호야! "
아이를 발견하고서 멀리서부터 뛰어오시는 아이의 어머님께 언제부터인지 울음을 뚝 그친 아이의 무릎을 가리키며 말씀을 드렸다
약간의 치료만 했어요, 집에 가셔서 반창고를 떼고 물로 씻겨야 하실거예요. 뗄 때 아프지 않게 살짝만 붙여놨어요.
아이의 어머님은 내게 정말로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아이를 안고서 다시 반대편으로 걸어가셨다
..아, 피곤해.
갑자기 몰려오는 피곤함과 이제 그만 가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앞 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삑, 성인입니다.
..나니...
버스에는 몰라보게 사람이 많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축수업을 했는지 학생들이 득실거렸다
몇 정거장만 지나고 바로 내려야 했기 때문에 끙끙대며 내리는 문 앞에 도착했다
버스가 정차하고 출입문이 열리자 마자 학생들이 무자비하게 밀며 버스에서 내린다
...어 잠시만 이러다가 나도 같이 내려가겠는데..
" 자, 잠시만요. 저 안 내리거든요! "
끌려 내려가면서 뱉은 내 말에 누군가 내 손목을 잡고 버스 안으로 확 이끌었다
..하.. 살았다.
감사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들자 나를 보며 싱긋 웃어주었다
" 괜찮아요? "
..아까 본 봄 햇살과 같은 미소를 가진 남자였다
#05 : 봄 햇살과 같은 미소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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