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GAME; 10 주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눈뜬 백현이 몸을 일으켜 소리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백현. 나때문에 깬건가?” “아니야. 벌써 아침이야?” “그래. 세훈은 일어날 생각도 안하는군.” “쟤가 원래 좀 잠이 많아.” 길게 하품을 한 백현이 세훈을 깨웠다. 몸을 살살 흔들자 꿈틀거리던 세훈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으아 눈부셔. 세훈의 눈이 따가운 햇살에 한껏 찌푸려졌다. 팔을 쭉 펴 기지개를 하던 세훈이 종인에게로 눈을 돌렸다. “종인아? 너 털이 왜그래?” “아, 이거? 늑대 특성상 아침이되면 힘이 약해져. 그래서 털 색이 퇴색되는거다. 밤이 되면 다시 돌아와.” 커다란 몸을 덮은 부드러운 털과 매끈하게 뻗은 다리, 뾰족한 귀까지. 이는 늑대의 모습을 한 종인이 확실했다. 근데 하나 다른점은 검은 종인의 털이 어두운 잿빛으로 변했다는 것. 별거 아니라는듯 고개를 돌린 종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윤기가 흐르는 잿빛 털 사이로 삐쭉 솟은 귀를 만지작 거리던 백현이 입을 삐죽였다. 왜 난 눈치못챘지? 바본가봐. 자신의 귀를 만지작거리는 백현의 손을 떨쳐내며 종인이 입에 물고있던것을 내려놓았다. 아침 일찍부터 나가 사냥한것인지 몸집이 제법 큰 새가 그들 앞으로 내밀어졌다. 입가에 묻은 피를 혀로 쓱 핥은 종인이 다시 바닥에 엎드렸다. “종인아, 넌 안먹어?” “난 한끼쯤 안먹어도 문제없다. 하지만 너희는 다르잖아.” “그래도 먹어야 힘이나지!” “그런거 안먹어도 충분히 힘 나니까 너네나 먹어.” 두 다리 사이로 고개를 파묻은 종인이 웅얼거렸다. 걱정되는듯 종인을 힐끔힐끔 쳐다보던 백현이 이내 칼을 꺼내들어 그것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아직 살아있었던듯 새가 푸드덕거리며 백현의 손에서 벗어나려하자 인상을 찌푸린 백현이 새의 숨통을 끊어놓고, 부위별로 잘라 먹기 좋게 손질했다. 손질한 고기를 나뭇잎위에 얹고, 그 중 한점을 종인의 앞으로 내밀자 앞으로 무언가 끌리는 소리에 종인의 귀가 쫑긋거렸다. 자신의 앞으로 내밀어진 고기에 킁킁거리며 냄새를맡던 종인이 이내 고개를 확 돌렸다. 먹으라고 해도 고집스레 입을 다물고있는 종인의 모습에 한숨을 내쉰 백현이 종인의 귀를 잡아당겼다. “아! 뭐하는짓이야!” “말좀 들어라 이 똥개야!” “똥개? 지금 나보고 똥개라고 하는거냐.” “그래, 이 똥개야! 이거 안먹으면 계속 똥개라고 부를거야.” 으드득 이를 간 종인이 앞에 내밀어진 고기를 낚아챘다. 고기를 찢어발기듯 한입에 삼켜버린 종인을 보며 백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당한거 같은건 기분탓이겠지? 자신의 몫인 고기를 야금야금 베어먹던 세훈이 종인의 등위로 엎어졌다. 보드라운 털에 볼을 마구 부비적거리던 세훈이 종인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기겁한 종인이 세훈을 떼어내려고 몸을 이리저리 흔들자 그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리던 세훈이 종인의 몸 위에서 툭 떨어졌다. 아무렇지도 않은척 몸을 일으킨 세훈이 쪽팔렸는지 팔을 문지르며 빨리 가자고 성화를 부렸다. “지금 이럴 시간 없어요. 빨리 가죠?” “그래. 더 늦기전에 서두르자.” 세훈을 따라 몸을 일으킨 백현이 종인의 다리를 잡고 일으켜세웠다. 졸지에 두발로 서게된 종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잡힌 손을 빼 이슬맺힌 머리칼을 털어내며 걸음을 옮기는 종인의 등 뒤로 세훈이 바람을 띄웠다. “이쪽이야.” 나무악령을 만날까봐 노심초사하며 걸음을 재촉하던 셋의 앞으로 돌멩이 하나가 굴러떨어졌다. 그것을 콱 밟은 종인이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지? 분명 아무도 없는것같은데 누가 지켜보는듯한 느낌이든다. 그 돌멩이를 발로 툭 차고 날아가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돌멩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렇다할 반응은 없었다. 아무래도 찝찝한 기분에 계속 주위를 관찰하던 종인이 아무것도 발견치 못하자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종인은 산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산 타는 폼이 제법 능숙해보였다. 반면에 등산이 미숙한 둘은 얼마 오르지 않아 금세 지친 모양이였다. 지친 세훈과 백현은 가빠오는 숨에 산 오르길 포기하고, 세훈이 띄워놓은 바람에 몸을 얹었다. 둘을 태운 바람은 느리고 여유롭게 산을 타고올랐다. 빠른걸음으로 먼저 정상에 도달한 종인이 밑을 내려다보았다. 연한 바람을 탄 세훈과 백현이 천천히 다가오고있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될것같네. 세훈이 더 세게 바람을 위로 밀어올렸다. 흔들리는 몸에 중심을 잡고 골똘하게 뭔가를 생각하던 백현이 세훈의 눈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느긋하게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세훈은 눈 앞에 손이 드리워지자 짜증난다는듯 손을 홱 치워냈다. 손을 치워내자 심각한 표정의 백현이 그를 바라보고있었다. “잠깐 멈춰봐.” “왜요? 정상까진 아직 조금 남았는데?” “동굴말이야, 너무 쉽게 발견된것 같지 않아?” ”에?” “마치 우리를 끌여들이려는것 같아. 의도적으로.” “에이, 그럴리가요.” “아니. 확실해. 종인이가 몇달전부터 찾아헤매도 못찾던 곳이야. 알다시피 종인이의 능력은 순간이동. 신체능력도 우리보다 월등해. 아마 종인이는 이 넓은 숲을 다 뒤져봤을테지. 그런데도 발견못한곳이 이렇게 쉽게 발견될리가 있겠어?” 말을 마친 백현이 입을 꾹 닫았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초조한듯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세훈이 바람을 넓게 퍼뜨렸다.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종인의 기운을 잡으려 바람을 흘려보내는 세훈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기운이 사라졌어. 좀 더 짙은 바람을 퍼뜨리는 세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종인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백현이형. 종인이의 기운이 바람에 얽히지 않아요.” “무슨소리야. 기운이 얽히지 않다니?” “바람결에 무언가가 닿으면 그것이 제 손끝에 전해지게 되있어요. 근데 아무것도 닿지 않아요. 이 경우에는 두가지에요. 기운을 차단시키는 어딘가로 들어갔거나, 죽었거나.” “죽었다라. 그렇다면 무슨 소리라도 들렸겠지. 종인이가 그렇게 쉽게 죽을애도 아니고.” “그렇다면 답은 하나네요. 그 동굴로 들어간것 같아요. 그 동굴이 종인이의 기운이 외부에 새나가는것을 막은것같고요.” 기운을 차단하다니, 역시 뭔가 있었어. 말을 마친 세훈이가 바람을 거두었다. 소용돌이치며 세훈의 손에 감기던 바람이 이내 사그라졌다. 그 동굴로 가야겠어. 세훈이 바람에 힘을 실어 속도를 높였다. 느릿하던 바람이 휘몰아치며 항해하듯 앞으로 미끄러져나갔다. 가공할만큼 강한 속도에 몸이 흔들렸다. 아까보다 훨씬 빨라진 속력에 동굴이 점점 가까워지자 세훈이 점점 속도를 늦췄다. 안전하게 동굴앞에 착지한 둘이 동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동굴 앞에는 커다란 흰색 돌이 놓여져있어 동굴의 출입을 막고있었다. 바람으로 손쉽게 그것을 밀어낸 세훈이 동굴로 발을 내딛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않는 시꺼먼 굴은 괴물이 입을 벌리고 있는듯한 착각을 일게했다. 땀에 젖어 축축한 손을 바지춤에 문질러닦은 백현이 세훈의 뒤를따라 동굴에 진입했다 . “아무것도 안보여요.” “그러게. 종인이는 어떻게 된거지?” “일단 더 깊이 들어가봐요.” “그래.” 백현이 손가락 위로 작은 빛을 소환해내자 어두웠던 동굴 내부가 순식간에 밝아졌다. “형! 조심해요!” 강한 힘으로 백현의 팔을 낚아채 제 품으로 당긴 세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백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불과 한걸음 앞에 낭떠러지가 있었다. 그 낭떠러지 끝에는 뜨거운 마그마가 용솟음치며 끓어오르고 있었다. 백현의 발치에 있던 작은 돌멩이가 밑으로 굴러떨어지며 마그마에 삼켜졌다. 빛을 밝히지 않았다면 큰일날뻔했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백현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종인이 빛을 소환할수 있을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한치 앞도 보이지않는 어둠속에서 이 곳을 지났다는것이다. 불안함에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던 백현이 세훈과 눈을 맞췄다. 백현의 생각을 알아차린듯 세훈이 잠시 인상을 굳혔다가 표정을 풀었다. “괜찮을거에요. 야행성동물이잖아요 늑대는. 잘 알아채고 건너갔을거에요.” 그 소리에 조금 안정이 된 백현이 세훈의 손을 치워냈다. 손을 거둔 세훈이 바람을 일으켜 둘의 몸을 단단히 휘감았다. “형. 이 위로 지나갈거에요. 바람이 조금 세게 조여도 참아요.” 그 상태로 몸을 띄운 바람이 낭떠러지의 위를 조심스레 비행했다. 낭떠러지 위에서 밑을 내려다 보니 아찔한 풍경에 백현이 눈을 질끔 감았다. 시뻘건 마그마가 그들을 집어삼킬듯 넘실대고 있었다. 이따금씩 튀어오르는 붉은 파편이 몸에 닿을것만 같다. “형, 이제 눈떠도 돼요.” 세훈의 말과 함께 바닥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조심스레 눈을 뜬 백현이 주위를 비추며 종인을 찾았다. 없네. 실망한 표정의 백현을 다독이며 세훈이 더 깊은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에선 뾰족한 종유석들이 천장에서 제각각의 크기대로 자라고 있었다. 종유석 모서리에서 물이 한방울씩 떨어지며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똑-똑- 고요한 정적속에 한방울씩 일정하게 떨어지는 물소리. 분명 마그마가 있어 뜨거워야할 동굴인데도 싸한 한기가 들었다. 소름돋은 팔을 문지르며 앞을 걷는 도중 발끝에 미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세훈을 쳐다보니 진동을 느끼지 못했는지 무표정하게 걷기만 하고 있었다. 기분탓인가? 찜찜한 느낌이 들어 동굴의 벽면을 살짝 더듬자 손가락 끝을 타고 옅은 진동이 올라왔다. “세훈아, 어디서 진동 울리는것 같지 않아?” “글쎄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순간, 강한 진동이 느껴지며 동굴 전체가 흔들렸다. 발끝부터 타고 올라오는 거센 진동에 백현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동굴 안쪽으로부터 크고 작은 돌들이 굴러떨어지고 있었고, 진동은 천장까지 거세게 울리며 종유석들을 마구 흔들었다. “백현이형! 피해요!” 흔들리던 종유석들은 밑둥이 부러진채 일제히 백현이 있는곳을 겨냥하며 떨어졌다. 세훈이 다급히 손을 뻗어 백현쪽으로 바람을 보냈으나, 흔들리는 지반탓에 바람마저 공중으로 흩어져버렸다. 뾰족한 종유석들이 정확히 백현의 위로 떨어졌다. 그것들은 몸의 이곳저곳을 긁어 상처를 내고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셔졌다. 그것들이 지나간 곳에선 핏망울이 고여 방울방울 떨어져내렸다. “형, 괜찮아요?” “으윽...괜찮아.” “피 많이 나요. 걸을 수 있겠어요?” “다리는 안다쳤어. 괜찮으니까 가자.” 백현이 몸을 웅크린탓에 뾰족한 모서리가 다리를 피해 어깨며 팔뚝을 긁어냈다. 자잘한 상처였으나, 다친 부위가 많아 꽤 많은 피가 흘렀다. 옅게 피가 베어나오는 상처들에 인상을 찌푸린 백현이 주머니를 뒤적였다. 주머니를 뒤집자 어제 만들어놓은 약초가 후두둑 떨어졌다. 바닥을 더듬으며 그것을 집어낸 백현이 상처부위에 바르기 시작했다. 착잡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훈이 바닥이 울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했다. 낭패다. 아까 진동탓에 중심을 잃은 바윗덩어리들이 굴러오고 있었다. 세훈이 백현의 앞으로 선채 바람을 일으켰다. 잔잔한 바람이 점점 거세지면서 막을 치듯 그들을 감쌌다. “온다!” 바윗덩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굴이 꽤 긴듯 한참을 지나 그들앞에 나타단 돌무더기에 세훈이 바람을 날렸다. 큰 바위부터 차근차근 날려버리자 그것들이 바닥에 떨어져 파편이 튀어 다시 굴러왔다. 인상을 찌푸린 세훈이 소용돌이를 일으켜 그것들을 가뒀다. 그 상태로 바람을 뒤로 던지자 그것이 소용돌이치며 뒤로 나아가다 낭떨어지에 떨어졌다. “다행이다.” “우리 빨리 가자. 종인이가 위험해질지도 모르잖아.” “네. 제 손 잡고 일어나요.” 세훈이 내민 손을 꼭 잡고 몸을 일으킨 백현이 앞서 걷기 시작했다. *** “왜 이리 안와?” 작은 동굴에 몸을 우겨넣은 종인이 궁시렁거렸다. 좁은 틈에 몸이 끼었는지 한참 뒤척이자 쑥 하고 몸이 밑으로 떨어졌다. 좁고 긴 통로를 따라 떨어지던 종인이 바닥에 충돌했다.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찌르르한 감각에 몸을 뒤틀던 종인이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위를 쳐다보자 계단 끄트머리에 큰 구멍이 있었고 그 길을따라 긴 통로가 나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던 중에 구멍으로 발을 내밀어 그 통로를 따라 밑으로 떨어진 것. 작은 틈으로 빛이들어와 미약하게나마 내부를 밝혔다. 아무것도 없이 넓고 평평한 동굴. 딱히 위험할만한 요소는 없어보였다. “그 바보들, 설마 돌로 막아놓기까지했는데 그 동굴로 들어간건 아니겠지?” 아까 종인은 세훈과 백현보다 먼저 정상에 도착해 주변을 살피고있었다. 큰 나무 사이를 누비며 네펜데스나 나무악령이 없는지, 독거미나 야수는 없는지 살피던 종인이 이내 동굴 입구에 섰다. 동굴 입구에서 서성이며 둘을 기다리던 종인이 지루함에 발코로 바닥을 툭툭쳤다. “이게 뭐지?” 흙이 발끝에 채이며 그 속에 묻혀있던 나뭇잎들을 드러냈다. 그 앞에 쭈그리고 앉은 종인이 손으로 나뭇잎들을 치워냈다. 옆으로 그것들을 쓱쓱 밀어내자, 오래된듯한 나무판자가 드러났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녹이 슨 쇠로 동그란 문고리가 있었다. 문인가? 걸쇠도 없이 달랑 고리만 있는 문에 열까말까 고민하던 종인이 이내 그것을 힘껏 잡아당겼다. 끼이익- 철로된 이음새가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내부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밑으로 긴 계단이 이어져있었다. 내부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않았다. 바깥쪽에 빛이 비추는곳만이 이곳이 계단으로 이어져있다는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들어가려던 종인이 멈칫하고는 들인 발을 빼내었다. 이 바보들은 또 보이는것만 보고 저 동굴속으로 들어갈지도 몰라. 저것은 함정임이 틀림없었다. 자신이 붉은마녀를 찾아 숲을 누빈지가 오랜데 이렇게 눈에띄는 곳을 보지 못했을리가. “입구를 막아놓으면 안들어가겠지.” 주변에 놓인 큰 바위를 입구에 옮겨놓은 종인이 다시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음같아선 기다렸다 같이가고싶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없었다. 종인에겐 한시가 급했다. 미쳐가는 동료들을 보며 삼킨 눈물과 쓰디쓴 절규.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 이를 꽉 깨문 종인이 계단에 발을 들였다. 한걸음 한걸음. 밑으로 발을 내딛을수록 끝없는 어둠에 잠식당하는 느낌이였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어두워져 이내 눈에 보이는것은 암흑뿐이였다. 다시 한걸음. “으악!” 발 밑이 쑥 꺼지며 밑으로 난 구멍에 몸이 끼인것이였다. 그리고 그 때, 세훈이 바람으로 돌을 치워내 종인이 막아놓은 동굴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설마. 동굴속으로 들어갔겠어?” 자신이 돌로 막아놨음에도 찜찜한 기분이 든 종인이 고개를 저으며 더 깊은 내부로 들어갔다. 조용한 내부. 하다못해 물소리라던가 마그마가 끓어오르는소리조차 들리지않았다. 온통 어둠뿐인 내부에 제자리에 선 종인이 눈을 부릅떴다. 암순응에 동굴 내부가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아무것도 없네.근데 왜... “누가 지켜보는 기분이 들까?” 경계태세를 갖춘 종인의 등뒤로 무언가가 꾸물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종인의 등 뒤의 벽에서 흐물거리는 인간의 형태를 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마치 그림자같았다. 검은 몸을 가진 그것들이 어둠을 통해 몸을 꺼내며, 종인에게 달려들었다. “이게 뭐야!” 종인이 크게 팔을 휘두르자 그림자인간이 반으로 갈라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것은 녹아 흐물거리는 액체가되어 어둠속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그 속에서 다시 그것들이 나와 종인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아무리 베어도, 그것들은 어둠속에 스며 다시 몸을 드러냈다. “끊임없이 나오는군.” 늑대의 모습으로 변한 종인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림자 인간들은 어둠이 있는 곳이라면 아무데서나 튀어나왔다. 아마 어둡게 그늘진곳에서만 밖으로 몸을 내보낼 수 있는것 같았다. 흐느적거리며 무더기로 쏟아져나오는 그림자인간들에 종인의 몸에 자잘한 상처가 늘어났다. 아침이라 그런지 훨씬 약해진 종인의 힘. 다시 달려드는 그림자인간을 물어뜯은 종인의 동공이 느슨하게 풀렸다. 사방이 어둠에 둘러쌓여있어그런지 그것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사라짐을 반복했다. 지친 종인이 바닥에 쓰러질듯 휘청거리자 그림자 인간들이 떼거지로 종인에게 달려들었다. 피해야해. 종인이 남은 힘을 짜내 순간이동을 하려 공간을 찢어낸 순간, 강렬한 빛이 쏟아져나왔다. 종인에게 달려드려던 그림자인간들이 순간 움찔하더니 빛에 타며 사라졌다. 어둠이 진 곳이 빛에 밝혀지며 그림자인간들이 나타날 수 없게 되었다. 끄아아아악- 고막을 찢을듯한 비명에 몸을 웅크린 종인이 눈을 감았다. 이럴때 백현이 있었다면....이것은 분명 백현의 빛. 동굴 내부를 환히 비춰주는 백현의 빛에 몸을맡긴 종인이 바닥에 쓰러졌다. *** “빛이 사라졌어.” 백현의 빛에 의존해 힘겹게 한발한발 걷던 둘의 시야가 일순간 어두워졌다. 무언가 강렬히 빨려드는 느낌과 함께 빛이 사라졌다. 흔적조차없이. 왠지 익숙한 느낌에 입술만 깨물던 세훈이 손벽을 쳤다. “순간이동 했을때의 느낌같아요.” “순간이동이라면...종인이?” “네. 근데 종인이가 순간이동을 썼다면?” “종인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거지. 젠장, 어디있는거야?” 종인이 순간이동으로 차원을 열었을때, 그 곳으로 백현의 빛이 빨려들어간 것. 힘이 약해진 종인이 몸을 이동시키거나 둘을 데려올 여력이 안되어, 쉽게 잡힌 백현의 능력인 빛을 이동시킨것이다. 빛이 사라진곳으로 손을뻗자, 미약하게나마 빨려드는듯한 힘이 느껴졌다. “세훈아, 여기서 빨려드는듯한 힘이 느껴져. 너무 약해서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한번 가보자.” “그래요. 사라지기전에 빨리.” 백현의 손이 허공을 맴돌다가 한 곳에 멈췄다. 여기다. 빨려드는듯한 힘이 느껴지자, 백현이 있는 힘껏 그곳으로 몸을던졌다. “사라졌어! 아직 열렸나보다. 나도 빨리 가야지.” 백현이 사라진곳으로 세훈도 몸을 던졌다. 너무 늦었죠ㅜㅠ죄송합니다ㅜㅜ슬럼프가와서요ㅠㅠ앞으로 성실연재하겠습니다ㅜㅠ 암호닉 이번화까지만 받아요 암호닉 : 빠오슈 랑데 쵸코칩 초코푸딩 뉴치 오이지 오리 여세훈 꼬기 김우민 루 렌즈중독 게임폐인 비글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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