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 주말이라 할것도없고,핸드폰도 잠잠하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백현은 괜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검은 핸드폰 액정을 눈에 힘주고 노려보았다. 롤을 하자니 어제 전장에서 처참히 발리던게 생각나고, 가만히 있자니 좀이 쑤셔 못견딜것 같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 재미있는거 없을까?” 책장을 뒤적이며 이리저리 살피던 도중 무언가가 발 앞에 툭 떨어졌다. 의아한 마음에 집어들어 봤더니, “게임 CD?” 아무것도 그려져있지 않은 네모난 케이스에 달랑 EXO GAME이라고 적혀있을뿐, 다른 설명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괜한 호기심에 앞뒤를 살펴봐도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자, 백현은 케이스를 열어 CD를 꺼냈다. 흰색 CD에는 작게 '초능력자' 라는 글귀와 함께 따개비인지 육쪽마늘인지 이상한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지루하던 백현은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냉큼 컴퓨터를 실행시키고 의자에 걸터앉았다. CD를 넣고 게임을 실행시키자, 로딩화면과 함께 이 게임의 줄거리를 설명하는듯한 영상이 나왔다. “오,나온다!” 대충 보아하니 세계수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 서로다른 초능력을가진 12명의 초능력자들이 붉은 눈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인것 같았다. 붉은 눈은 세계수를 위협하는 반사회적인 집단 즉 악당이라는 것이고, 플레이어가 초능력자가 되어 붉은 눈을 무찌르는 게임인 것 같았다. 뭔가 유치한것 같지만, 원래 유치한게 더 재미있는 법. 캐릭터를 고르는 화면이 나오자, 백현의 눈이 반짝였다. “어떤 능력할까? 불? 아까 피닉스 완전멋있던데. 아니야, 번개?결빙?” 뭐하지 뭐하지? 발을 동동구르며 이것저것 눌러보던 백현의 손이 일순간 멈칫했다. “세계를 이루는 축. 만물의 근원 빛 이라...” 뭔가에 홀린듯 그 부분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백현은 무의식적으로 그 능력을 클릭했다.순간 모니터에서 강한 빛이 쏟아져나와 백현을 감쌌고, 몸이 빨려들어가는 아찔한 감각이 느껴졌다.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정신이 아득해짐과 동시에 백현은 정신을 놓았다. *** “아으..엉덩이 아파.” 엉덩이를 쓱쓱 문지르고 울상을 짓던 백현은 익숙하지 못한 주위 환경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여기가 어디야!” 분명 자신의 방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할 몸뚱아리가 왜 이런 숲에 있는거지?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는건 풀과 나무뿐, 온통 녹색으로 뒤덮인 주변환경에 백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꿈일거라 믿으며 팔뚝을 꼬집어봐도, “아야. 아픈데? 이거 꿈이 아니잖아?”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머리를 굴려봐도 나오지 않는 답에 답답해질 무렵, 백현은 갑지기 머리를 둔탁한 흉기로 맞은듯 멍해졌다. 낯설어야 할 이 숲이 어딘지모르게 익숙해보이는게, 설마 아까 그 게임 영상속 숲인건가?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추리인듯 비식 웃음을 지어보이던 백현은 주변을 살펴보다 표정을 굳혔다. 설마, 아닐거야. 하지만, 나무에 열린 무지개색의 열매도 입이 달린 괴상한 꽃도 그 영상속 숲의 풍경과 매우 유사했다. 만약 내 추리가 맞다면... 맙소사, 나 게임속에 들어온거야? 반응연재할게요 (소금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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