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버셉 1편 링크입니다. '오랜만에 보고싶다' 하시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시면 됩니다!
by 치피스님
V, Vernon, and SEVENTEEN
조직명 : 세븐틴(SEVENTEEN)
3년 전 새롭게 등장하여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
잘 짜여진 위계와 상당한 실력의 조직원들이 세븐틴 성장에 한 몫 하고 있음.
특별편 : 경 뷔버셉 완결 3주년 축
kipper Tie 없애면 회식가자고 했으면서 3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보스는 회식을 하자며 나에게 공지를 내렸다. 직접 내 사무실까지 내려와 공지를 전달해준 민규가 간이침대에 앉으며 이어 말했다.
"안 좁아요? 사무실 바꿀까 봐요."
"민규야. 내가 왜 이 좁아터진 사무실을 안 바꾸게?"
"왜요...?"
"이거 바꾸려면 인터넷 선부터 다시 빼야 되거든. 귀찮아."
"...그럼 자는 방이라도 바꿔요. C님 허리 아픈 것도 침대가 이 모양이라서 그렇다니까요. 나 하나 누우면 꽉 차."
"그건 민규 네가 너무 커서 그래. 너무. 커서."
비 맞은 개 마냥 축 쳐진 민규에 웃음이 터졌다. 역시, 민규 놀리는 게 제일 재밌어. 놀리는 건 이쯤하고 수신기를 작동했다. 이젠 무려 일일이 안 눌러도 되는 시스템이다. 전체공지용 버튼 하나만 딱 누르면 모두에게 나의 목소리가 들어간다. 내가 이거 만들어달라고 승관이를 얼마나 쪼아댔는지. 승관이가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며 결국 만들어줬다. 아, 이야기가 샜네. 마이크를 톡톡 친 후 말했다.
"보스 공지 내려왔습니다. 집중해주십시오."
'......'
"회식 할 거니까 메뉴 정하래요. 지금 말하지 말고, 이따가 보고 할 거 보고하면서 따로따로 말해주세요."
'아, 아쉽다! 지금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이도겸 너 그럴 줄 알고 미리 선수 쳤지."
'간부끼리 회식한데요?'
"아뇨. 전체회식입니다. 간부는 따로 방 잡고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네.'
'나 해산물은 싫어.'
'그럼 회 먹자.'
"네, 늬들끼리 떠드세요."
수신기 전원을 그냥 꺼버릴까 하다가 그냥 스위치만 내렸다. 아직도 비 맞은 강아지마냥 축 쳐져있는 민규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거 회식 메뉴 정해지면 네가 회식자리 예약해야겠네?"
"네..."
"힘들겠다. 수고해."
"네!"
금방 또 기분이 좋아지는 민규였다. 민규가 나가고 원우에게서 수신이 왔다. 스위치를 누르니 원우가 속사포로 몰아쳤다.
'해산물 못 먹는데 애들이 자꾸 회식하면 회래. 네가 말려봐.'
"원우야.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는 거란다."
'나 진짜 열심히 전략 짤게. 농땡이 안 칠 게.'
"아, 원우가 그동안 농땡이를 쳤구나."
'......'
"잘 알겠습니다, 17. 아까 맡긴 11-07-19 보고서 작성해오세요."
'네...'
툭하면 지 무덤을 파요.
회식메뉴는 여러 차례 변경되었다. 물론 꽃등심을 주장하던 이도겸과 호시가 보스에게 대차게 까이고 난 후 깔끔하게 갈비와 삼겹살로 결정 났다. 보스가 먹고 싶은 거 먹을 거면서 무슨 민주주의인 척 하느냐고 입을 삐죽이던 승관이도 보스에게 입술을 잡힌 다음에야 갈비와 삼겹살이 회식메뉴로는 짱이라는 아부성 발언을 하며 진짜 결정이 났다. 문제는 회식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고 나니 간부 모두가 들뜨는 모양이었다. 이 새끼들이 또 제멋대로 임무 말아먹고 있는 중이거든.
'Holy~ 우리 또 이프야?'
"아주 잘하는 짓들이십니다. 이젠 이프가 아니면 내가 다 아쉬워."
'공적인 자리인데 반말은 아니죠, C~'
"넌 들어오면 죽일 거니까 그렇게 알아."
'팀장님...'
'도겸아 나는 C편이야. 얘는 제가 죽을 만큼 팰게요. 이프로 넘어가면 현장 쪽에서 해야 되죠? 우지랑 연결해주세요.'
우지의 수신기를 켰다. 3번 화면에 켜 놓은 수신기 프로그램으로 그들끼리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어놓고 등받이에 기댔다. 너희끼리 지지고 볶아봐라. 난 분명 이번 임무 이프로 넘어가면 힘들 거라고 말 해놨었다. 혼나는 건 결국 나니까 그냥 너희 마음대로 해라.
'내가 너랑 조슈아 나댈 때부터 알아봤,'
'결국 혼나는 건 C인 거 알지? 무조건 성공해야 되니까 퇴로부터 막아.'
'갑자기 진지해지고 지랄이네.'
CCTV로 우지 쪽을 보았다. 욕을 하면서도 호시의 말대로 퇴로를 막고 있었다. 그런 우지의 앞에 목표가 나타났다. 마이크에 다가가며 말했다.
"우지야, 그놈이야."
'죽이라고?'
"아니. 제발 살려서, 사지 멀쩡하게 데려와."
'어.'
요즘 우지를 보면서 느끼는 건, 잘 길들여진 느낌이다. 진짜 사나운 개 한 마리를 아주 잘 길들여서 말 되게 잘 듣게 만든 느낌인데... 저 놈이 왜 또 총을 들고 설칠까...
"우지야, 뭐해?"
'저 새끼가 침 뱉었는데 나도 총알 뱉어도 되는 거지?'
"걍 죽여 버려. 나도 보스에게 죽어볼게. 와 너무 행복한데? 나 7일 연속으로 불려가는 중이야. 일주일 채웠는데 보스가 과연 뭘 줄 지 기대되지 않니?"
'이야, 김00 이 정도면 문안인사 아닐까?'
"조슈아는 뭘 잘했다고 거기서 거들어요? 어차피 조슈아 거기서 할 일도 없으니까 들어와요. 짜증나게 하지 말고."
'많이 예민해졌어~'
하... 짜증나.
보스에게 보고를 하기 위한 서류를 정리하다 날카로운 모서리에 베었다. 무슨 칼인 줄. 피가 맺히는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반창고를 찾기 위해 서랍을 뒤적였다. 나오라는 반창고는 안 나오고 맨 비타민에 유산균에... 아, 이거 안 먹었다고 또 혼나겠네. 생각난 김에 먹어야지. 물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니 물도 하나 없다. 역시. 방주인. 나는 참 한결같은 사람이다. 아! 미니냉장고엔 있겠다. 의자를 뒤로 쭉 끌고 가 침대 옆에 있는 미니 냉장고를 열었다. 아주 가득 차있네. 하나를 까서 영양제를 챙겨먹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고 승관이가 들어왔다. 덕분에 목에 걸려 사래가 들렸는데 승관이는 전혀 개의치 않은지 내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웬일로 누나가 영양제를 챙겨먹고 있어? 그거 말하러 들어온 거였는데!"
"노크 좀 해 이놈아."
"다음부터 노력해볼게! 아참, 출장 갔던 애들 내일 온대! 같이 회식할 수 있겠다, 그치?"
"그러게."
"아, 누나한테는 미리 말했나?"
"아니. 그런 말 못 들었는데."
"앗, 설마 서프라이즈였나? 모른 척 좀 해줘..."
"너 하는 거 봐서."
"영양제 알림이 뿌야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누나 수고해~"
이놈의 조직은 정신이 너무 없어. 그나저나 얘는 오면 온다고 말 좀 하지. 좀 꽁기해졌으나 뭐,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드디어 회식 날이었다. 모든 서류 정리도 다 했으니 이제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내 사무실을 나와 옆 사무실 문을 열었다. 이곳은 에스쿱스가 만들어준 나의 옷방이었다. 가끔 에스쿱스가 마실 나갔다가 눈에 띄는 옷이 있으면 사오곤 했는데 그게 벌써 3년째니 어느새 방 하나를 가득 매웠다. 이 많고 많은 옷 중엔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옷들이 더 많았다. 나야 편한 옷을 추구했고 에스쿱스는 눈에 띄는 옷 아무거나 다 사왔으니. 오늘은 고기를 먹으러 가니까 고기를 먹기 편한 옷이 좋을 것 같았다. 사실 편한 옷을 입을 명분은 항상 만드는 편이었다. 노크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옷을 벗진 않았으므로 들어오라 하니 문이 빼꼼 열리고 명호가 들어왔다. 아, 출장 다녀 왔나보네.
"잘 다녀왔어?"
"네. 뭐하십니까?"
"옷 고르고 있었어. 봐봐 명호야. 이 옷이 괜찮아, 아님 이 옷이 괜찮아?"
"둘 다 후든데요?"
"응. 고기 먹을 땐 편한 옷이지."
"오늘 세븐틴 역사상 첫 회식인데, 기다려보십시오."
명호가 나의 옷방을 쭉 돌아보며 스캔했다. 곧 꽃이 가득 핀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누드빛 낮은 구두를 골라 나에게 건넸다. 그런 명호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불편해."
"몰라서 그러시는데, 원피스가 많이 먹을 땐 더 좋아요. 배를 누르는 게 없으니까."
"오."
단박에 설득당해 명호를 내쫒고 입어보았다. 전신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돌아보는데 영 어색한 거다. 역시 그냥 벗을까 하는데, 밖에 명호가 아직 안 갔나보다.
"그냥 입고 나오세요."
귀신이네 귀신이야.
회식자리는 미친 자들의 폭주였다. 술을 스트레이트로 들이붓고 1짠 원샷이 기본이었다. 보스가 신났으니 그 분위기가 가라앉을 기미는 전혀 없었다. 난 보스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앉아 조용히 우지가 구워주는 고기나 주워 먹었다. 근데 보스 놈은 보통 놈이 아니었다.
"김00!!! 건배사 한 번 하자!"
"아, 싫습니다."
"아~~~ 싫습니다~~~~"
진짜 또라이들 아닐까... 한심함에 그쪽을 쳐다보니 보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 밖으로 나가는 거였다. 게워내러 가시나... 별 생각 없던 중에 보스의 손에 이끌려 누군가가 들어왔다. 어디서 굉장히 많이 보던... 최한솔이잖아? 쟤 뭐야! 오늘 회식 왔으면서 인사도 없이!!
"자, 기분이 좋으니까 버논 오늘부터 간부해! 너도 인마 3년이나 됐으면 승진할 때 됐지~"
"...감사합니다."
"보스 분명 내일 내가 언제?! 이러신다."
"내가 거짓말은 안 해. 여기 간부들이 증인이다!"
찬이가 고개를 저으며 술잔을 비웠고 그 잔에 술을 채우며 조슈아가 공감했다. 아니, 잠만... 내가 3년 내내 한솔이 간부로 올려달라고 청을 할 땐 들은 채도 안하더니 술한테 진 거야? 나는 뭔들 좋다만... 보스가 아직도 한솔이를 붙들고 있으니 에스쿱스가 가볍게 한솔이를 떼어 내주며 내 쪽으로 밀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와 앉은 한솔이었다.
"술 많이 마셨어?"
"아뇨. 몇 잔 안마셨습니다."
"아..."
"많이 마셨습니까?"
"아니. 나도 별로. 고기만 많이 먹었어."
"더 드십시오."
우지가 착착 구워준 고기를 낚아채 내 앞접시에 올려주는 한솔이다. 허허 웃으며 집어 먹으니 가만있을 우지는 아니었다.
"하... 하여튼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어."
집게를 놔 버린 우지에 한솔이가 실실 웃으며 집게를 주워 고기를 구웠다. 다 익은 고기를 우지에게 건네니 말없이 잘 먹는 우지였다. 에구, 우리 한솔이가 고생이 많다. 아. 그나저나 최한솔 나한테 온다고 말도 없었어.
"너 왜 출장 가서 연락 한 번 없었어?"
"문준휘 팀장님이 연락 안하셨습니까? 저 대포폰 잃어버렸었습니다."
"...뭐? 위험했잖아!"
"애 알아서 잘 할 건데 그렇게 걱정할까봐 안 말했습니다."
달이 끼어들며 말했다. 그래도 그렇지! 다친 곳은 없냐는 말에 그저 씨익 웃는다. 씨이... 그 와중에 잘생겼네. 괜히 툴툴 거리는데 가까이 다가와 귓속에 속삭인다.
"보고 싶었습니다, 00야."
쓱 떨어져서 한솔이를 보았다. 이런 반응일 줄은 몰랐는지 눈을 땡그랗게 뜨고 나를 본다. 그런 한솔이에게 매일 참았던 말을 한솔이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게 말해주었다. 나도.
***
뷔버셉이 완결난 지 딱 3주년이 되는 날이네요!
그냥 어제 생각나서 썼는데 마침 오늘이 3주년이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이 났나~^0^/
특별편이니 만큼 해피엔딩의 회식자리로 가져왔습니다!
특별편인데 버논이를 그리워하며 슬퍼할 수는 없자나여8ㅁ8
여전히 뷔버셉의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으니,
또 생각나면 들고와 볼게요^0^/
아참. 그대들 저 괴기동 끝나고 쓸 거 생겼어요.
터치다운을 완전히 갈아엎은 후속작을 들고 올 생각입니다.
이거 완전 장편일 듯요^0^/
스포 쪼금 하자면
<경찰청 사람들>
승철(차장), 정한(팀장), 준휘, 명호, 승관
<병원 사람들>
지수(과장), 찬이
<법원 사람>
한솔(검사)
<그 외>
지훈(승철 지인), 원우(목격자), 민규(원우 지인), 석민(연구소), 순영(석민 지인)
일반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아니구요.
초능력이 가능한 곳이에요. 덕분에 터치다운에서 볼 수 없었던 초능력을 와장창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