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김민석 X 코디 여주
18. (부제; 공백) 下
그야말로 냉전이였어.
너무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어. 난 또 쓸데없이 자존심만 쎄서, 미안해하는 티도 안내고, 민석이가 했던거 그대로 나도 무시하고 다녔어. 진짜 유치하지;;
그 날 출근을 하고 난 바로 작업실로 들어갔어. 보통은 민석이 얼굴보고 가는데…
딱 작업실로 들어가서 바로 일을 시작했어. 기분도 안좋고, 딱히 할 말도 없어서 그냥 조용히 있었지. 머릿속으론 어떻게 민석이랑 화해해야할까 그런 생각으로 복잡했지만… 근데 한 1시간이 지났을때쯤 수정이가 내 눈치를 보면서 말을 걸더라.
"…언니"
"? 왜?"
"민석이 오빠랑 싸웠어요?"
"…"
"아니 그게… 둘이 오늘 얘기도 안하고… 막 그래서… 저는 그냥 걱정돼서…"
"…응 싸웠어. 수정이는 우리 걱정하지말구"
"…"
"우리가 너무 불편했겠다… 미안"
"아니에요!!"
"미안미안, 조심하도록 할게"
수정이도 많이 불편했나봐… 계속 내 눈치를 보더라…
그 대화가 끝나고, 어색한 정적이 돌았어. 나도 생각이 많았고, 수정이는 내 눈치만 보고있었고…
"…수정아"
"네 언니?"
"… 넌 안 힘들어?"
"…"
"애들 컴백날짜가 안잡히니까… 난 힘들더라. 지치기도 하고…"
"…"
"최근에 옷 망쳐버린 것도 있고…"
"저도 그래요 언니, 근데… 저희보다 힘든 사람은 멤버들이니까, 저희라도 힘을 내야죠. 우리도 힘들다고 지쳐버리면… 안돼요."
"…"
"옷은 이제 다 고쳐가잖아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수정이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무 철이 없었던거야. 나보다 더 힘들 사람이 민석인데, 내가 위로해주고 힘이 돼도 부족할 판에 민석이한테 화만 냈잖아. 민석이는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해줬는데… 난 또 이기적으로 행동해버렸어.
민석이에게 어떤 말을 해야하지.. 많이 실망했을텐데. 다 받아주던 애가 화가 난거보면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을텐데.
"언니 처져있는거 싫어여ㅠㅠㅠㅠㅠ"
"ㅋㅋㅋ 알겠어"
"둘이 꽁냥대는거 보면 옆구리가 엄청 시린데… 그래도 너무 잘 어울리니까ㅠㅠㅠㅠㅠㅠㅠ 얼른 다시 돌아와여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 알겟ㅇ… 어 오빠?"
"ㅇㅇ아 수정아, 잠깐 연습실로 와볼래?"
분위기가 풀어지고, 수정이가 한창 찡찡대고 있을때, 매니저 오빠가 연습실로 우리를 호출하더라. 그 순간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데… 제발 좋은 소식이길 바라면서 연습실로 걸어갔어. 컴백소식일까? 또 미뤄진다는 소식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앉아서 쉬고있는 민석이가 먼저 보이더라. 미안한 마음에 계속 뚫어져라 보고있는데, 다행히도 날 피하지는 않았어.
"얘들아"
"…"
"활동준비를 시작한지 11개월이나 지났는데, 언제인지 날짜도 안잡히고… 힘들지."
"…"
"음… 그래서 조금 힘을 내라고 좋은 소식을 들고왔어"
"…?"
"컴백 날짜 잡혔어. 한달 뒤로"
? 뭐라고?
"…형 진심이에요?"
"응. 방금 결정났어"
"저희 이제 다시 무대서는거에요?"
"응응"
"팬들 볼 수 있는거에요?"
"그렇다니까"
들었지? 내가 들은게 맞지?? 드디어 컴백이래! 11개월동안 기다리던 컴백. 찬열이는 계속 오빠한테 맞냐고 물어보고, 다른 멤버들은 매니저 오빠의 얘기를 듣고 한참동안 연습실에는 정적이 흘렀어. 각자 믿기지 않는 소식에 많이 어벙벙한 상태였지.
민석이는 소식을 듣고 두 눈을 깜빡거리더니, 나를 계속 보는거야. 어제 민석이 눈에서 보았던 지친 느낌은 없고, 뭔가 풀어진 느낌이였어.
"이제 한달동안 많이 바쁠거야. 너희들은 안무 연습 다시 정신차리고 시작해. ㅇㅇ랑 수정이는 의상, 헤어, 메이크업 다 다시 봐줬으면 좋겠어.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얼른 고치고"
"네 알겠어요 오빠!"
"이제 각자 할 일하자 얘들아. 조금만 더 힘!!!"
매니저 오빠는 저 말을 하고 연습실을 나갔어. 멤버들도 오빠를 따라가 각자 할 일을 하러갔고. 수정이도 자기는 먼저 가겠다고하고 바로 나가고… 순식간에 연습실에는 나랑 민석이 밖에 남지 않았어.
사과를 해야하는데… 분위기가 정말 냉랭했어. 김민석은 바닥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날 보고만있고, 난 어쩔 줄 몰라서 우물쭈물하고 있고…
그래도 지금 사과를 안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은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ㅁ…민석아"
"…"
"미안해"
"…"
"어제 그러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내가… 내가 너무 철없고 이기적이였어… 미안…해…"
어렵게 말을 한마디, 한마디 꺼내는데, 주책맞게 또 눈물이 나는거야. 소매로 급하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벅벅 닦아내면서 계속 말을 할려는데, 민석이가 내 손을 잡아서 자기 손으로 얼굴을 톡톡 치면서 닦아주는거야. 바보같이 눈물을 계속 줄줄 나오고… 얼굴은 엉망이 된지 오래였어.
"수정이한테 들었어. 실수로 사고쳤다면서"
"…"
"속상했을텐데 왜 말 안했어. 괜히 나한테 화만내고"
"…"
"너 옷 만드는거에는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을텐데, 속상했겠다"
"… 너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랬는데… 미안해… 투정만 부리고…"
"으휴, 내가 받아줬어야하는 투정이였는데."
"…"
"미안해. 근데… ㅇㅇ아 사실은 나 많이 힘들었다?"
…처음이였어 민석이가 저렇게 말한건. 지금까지 서로 만나오면서 나만 힘들다 짜증냈지, 민석이는 한 번도 힘들다는 내색을 안하는 애였는데. 이런 얘기를 나한테 했다는거 자체에서 이미 속으로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이 안가는거야.
"불안했어. 대중들이 우리를 잊진 않았을까. 팬들은 우릴 떠났을려나."
"…"
"얼른 다시 무대에 서야하는데, 왜 날짜는 안잡히는거지?이런 생각이 들었어."
"…"
"공백기간이 1년 가까이 되어버리니까… 사실 아이돌은 팬들이 너무 중요한데, 그 팬들이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불안한거야"
"…"
"무대에 서는게 너무 행복한데, 아무도 우리를 응원해줄 팬들이 없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
"처음엔 그런 생각들도 씩씩한 너를 보면서 버텼는데…"
"…"
"어느 순간부터 너도 힘들어하는게 보이니까, 내가 더 이상 의지하면서 버틸 곳이 없더라"
"…"
"그 뒤로 악몽을 엄청 꿨어. 팬들이 하나, 둘 우리를 잊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심할땐 네가 떠나버리는 꿈까지 꿨었어. 목이 쉬어라 소리지는데 아무도 못 듣고 점점 멀어져가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
"ㅇㅇ아, 많은 건 안 바랄게. 그냥… 밝은모습 그대로 내 옆에 있어줘"
"…"
"아 그것도 좀 많이 바라는거같다 ㅋㅋㅋㅋ"
민석이의 말을 듣고 마음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힘들었을걸 생각하니까, 겨우 멎었던 눈물이 더 나오는거야. 내가 더 참을걸… 미련하게 민석이 생각은 안하고…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어. 나한테 한 소소한 부탁도 미안해하는걸 보니까… 아 그 심정을 어떻게 설명 해야할지 모르겠네.
… 말보단 행동이라는 생각에 소매로 계속 내 얼굴을 닦아주는 민석이를 있는 힘껏 안아주면서 품에 얼굴을 파묻었어.
"민석아"
"응"
"미안해"
"ㅋㅋㅋㅋㅋ 으휴, 너구리 투정을 못 받아줘서 내가 더 미안하네"
"… 그런거 받아주지마"
"많이 무서웠지"
"… 난 네가 또 떠날까봐…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내가 어딜가겠냐. 안 갈거니까 걱정하지마"
"…"
"이제 곧 컴백이니까 너도 긴장 풀어"
"…누가 할 소리"
서로 한참동안 안고있었어. 콩닥콩닥대는 민석이의 심장소리를 들으니까 복잡했던 머리를 다 정리가 된 기분이였고… 거기에 드디어 컴백을 한다니까 마음이 너무 편해졌어.
"ㅇㅇ아."
"응?"
"우리 컴백하기 전에 데이트 한 번하자."
"무슨 말이야?"
"어느 정도 준비가 다 끝나면, 우리 전에 데이트하던거처럼 밖에 한번 돌아다니자"
"… 괜찮겠어?"
"새벽에. 새벽 3-4시쯤에 가자."
"…"
"사람도 없을거고, 그냥 우리 둘이 야간영화보고, 한강 근처에서 걷자. 우리 그런거 자주 했었잖아"
"…"
"그럼 데이트 약속이다?"
얼마만의 데이트지? 회사에 들어와서 민석이를 다시 만나고 그 후론 한번도 데이트를 나간 적이 없었네… 그동안 일어난 일도 많았고… 서로 너무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었는데.
사실 불안한 점도 있었어. 민석이는 아이돌이잖아. 아무리 신인이라도 팬들이 있으니까. 우린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야 하는거고. 자칫 잘못했다간 민석이랑 멤버들 활동에 엄청난 지장이 갈 수 있는거니까.
"걸리면 어떡해. 너 아이돌이야 김민석"
"그래서 새벽에 가자는거야. 나갈때 확실히 가리고. 사람이 많은 곳이 걱정되면 한강으로 바로 가자. 영화는 안봐도 상관없고"
"…"
"괜찮지?"
… 괜찮겠지? 괜찮을까? 전에도 어쩌다 한번씩 그 시간쯤 퇴근했을때 정말 사람이 없다는 걸 느꼈거든.
그리고… 이번이 아니면 더이상 평범한 커플처럼 데이트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것 같으니까, 하자.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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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오리입니다!! 저 하루만에 다시 왔어요!!! (기뻐한다)
다음주는 저번주보단 더 자주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 기다리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해여ㅠㅠㅠㅠㅠㅠ (오열)
하... 답댓이 점점 밀리고 있어여ㅠㅠㅠㅠㅠㅠㅠ 최대한 빨리 다 달아야겟어요...!! (불끈)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ㅠㅠㅠㅠㅠ 하나하나 읽을때마다 얼마나 큰힘이 되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재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짐에도 불구하고... 돌아와주신 모오오오오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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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사랑해요!!!! (하트를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