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진 자의 이름은 로열, 그 가진자들의 놀이터.
그들은 그것을 로열 패밀리라고 부른다.
개 들 의 놀 이 터
Royal Family
CHAPTER2. 개들의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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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건드려도 잘못 건드렸다. 박찬열은 나를 그들의 경매에 넘겼고, 나는 경매의 물품이 되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그 곳에서 벗어나보려고 발버둥도 쳐봤으나 나보다 열댓배는 더 쎈 놈의 손아귀힘에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단상위에 올라가 있는 나를 그들은 사람이 아닌 '물품' 으로 보고 있는 듯 그 눈빛이 경멸스러워 온 몸은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도대체 아빠는 이 곳에서 뭘 얻고자 했던 걸까. 짐짓 의문스러워 진다. 경매는 10만원 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박찬열의 말과 동시에 경매는 시작되었다. 그 경매의 물품은 '나'였다. 그들은 당황한 듯 서로를 바라보며 눈빛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20만원. 검은 정장이 조금은 제 몸에 끼이는 듯 불편한 옷차림을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여기. 아무도 왜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는거야? 혼란스러운 마음은 계속 되기도 전에 또 다른 한 남자가 손을 들어 외쳤다.
"30만."
"네네 - 벌써 30까지. 더 없습니까? 좀 더 불러도 좋고 -."
"… …."
박찬열의 비아냥 거림이 내 귀를 자극했다. 나는 고개를 홱 돌려 박찬열을 죽일듯이 노려보았지만, 놈은 여전히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뭐? 하는 듯 어깨를 으쓱 거릴 뿐이었다. 그 놈의 말이 내 머릿속에 어지러이 맴도는 듯 했다. 그 대가가 이런 거야? 경매는 계속 되었다. 주로 40대 중반 쯤 되어보이는 한 남자와 조금은 사납게 생긴, 하지만 묘하게 기분나쁜 인상을 가진 남자가 경매의 값을 올렸다. 10분을 남긴 시각, 박찬열은 유유히 내 뒤에서 팔짱을 낀 채 그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100."
"… 오."
"… …."
경매를 주도하던 두 남자가 아닌, 새로운 남자가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고보니 저 남자.
'좀 비켜요.'
'…….'
나를 향해 삐딱한 시선으로 물어오던 남자였다. 저 남자가 왜? 100이라는 숫자에 경매를 주도하던 두 남자는 머뭇거리는 듯 손을 들지 않았고, 남자는 이겼다는 듯 유유자적 한쪽 입꼬리를 묘하게 말아올렸다. 그 모습은 여전히 살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혹시 남자에게서 장기라도 매매당하는게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내 몸속에 덮쳐오던 찰나, 경매의 종료 시각이 5분 남짓 남았을때 누군가가 또 다시 손을 들었다. 이번에는 또 다시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130."
"…자 - 김준면 사장님께서 130 부르셨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김준면? 나는 고개를 돌려 김준면이라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사람이 왜? 날? 곧 나와 시선을 마주친 남자는 내게 싱긋 웃어보였고, 평소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을 누군가의 미소가 오늘따라 무섭게만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돌려 빙 둘러 앉아 있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텅 비어져 아무것도 담겨져 있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들은 이 곳에서만큼은 '사람'이 아니였다. 사람을 사고 파는데 어찌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내 손의 떨림은 계속 되었다. 하필이면 또 다시 불안할때 도지는 수전증이 다시금 재발된 듯 싶다. 나는 한쪽 손으로 떨리는 손을 잡았다. 그렇게 1분. 이대로 130이상의 수를 부르는 사람이 없는 한, 경매는 끝난다.
"……."
"…이제 더 없습니까? 경매 이대로 끝내도…."
"저."
"……."
"200으로 더 올리겠습니다."
"…하."
1분 아니 30초가 채 남지 않은 시각, 김준면이 최후의 수를 내놓자마자 경매는 그렇게 끝이 났다. 김준면의 완벽한 승이었다. 결과는 200. 고개를 돌려 박찬열을 쳐다보았을땐 혼란스러움이 놈의 얼굴에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곧 놈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아주 호탕한 웃음을. 자신도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도 못한 결과인 듯 어색한 웃음이었다.
"여자는. 낙찰되었습니다."
나는 낯선 남자에게 낙찰되었다. 그렇게 경매는 낙찰되었다. 나를 단상의 밑 김준면이라는 남자에게로 끌어내리려는 박찬열의 손을 피하듯 뿌리치며 단상의 밑으로 직접 내려가자 내 시선의 끝에 김준면 그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다리를 꼬고 앉은 채 기다렸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며 표정을 굳힌 채
나는 그렇게 낙찰 되었다.
*
"…하 겨우 끝났네. 이런 짓을 도대체 언제까지 더 하라는 거야?"
내가 가입 해놓고 후회하기는 또 처음이네. 경매가 끝이 나고 모든 이들은 자신의 호텔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었다. 세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신경질적으로 매여진 넥타이를 거칠게 풀었다. 넥타이를 풀자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듯 세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뒤이어 세훈의 어깨를 누군가가 툭 친다. 종인이었다.
"뭐야. 언제 왔어."
움찔 자신의 어깨를 치는 누군가에 움찔한 세훈이 뒤를 돌았고 종인임을 알아채곤 평소와 다름 없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방금."
"인기척좀 내고 살아. 누구 살인하러 오는 것도 아니고."
"습관인데 뭐."
"…아."
두 사람은 텅 빈 호텔 로비의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훈은 종인에게 무언가 생각난 듯 그 자리에서 멈춰서 종인을 바라보았고, 세훈은 아까부터 무언가 걸린 모양인 듯 홀로 고개를 끄덕인 채 곧 입을 달싹였다. 아까 그 경매 때 여자. 누군지 알아? 세훈의 말은 궁금함이 가득 서려 있었다. 세훈의 말에 종인이 곧 생각에 빠진 듯 입을다물었다
"여자?"
그리고 종인은 아니? 라며 한쪽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곧 푸스스 웃음을 터트렸다. 근데 박찬열 그 사람은 어떻게 알고 데려온 걸까.
"궁금해?"
"뭐, 흥미가 생겨서."
"아는 여자겠지.아니면, 심심풀이 상대거나."
"… …."
"다 그런거 아니겠냐. 이제 우리꺼 아냐, 신경 쓸 필요없어."
"근데. 김준면 그 사람은 왜 그 여자를 산거지?"
"물어봐."
"뭐?"
"물어보라고. 그 편이 더 낫지 않겠냐."
종인의 말에는 하나도 틀린 말이 없었다. 그래서 세훈은 턱 하고 제 말문이 막혀버렸다. 하여튼 말빨하나는 못 당한다니까 세훈이 그 생각을 끝으로 픽 웃음을 터트렸다. 물어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물어보면 또 하나의 약점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 뻔한데 그걸 어떻게 묻겠냐 하여튼 단순하기는.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호텔방으로 향하는 걸음을 옮기려던 세훈은 아 하는 외마디 말과 함께 서 있는 종인을 바라보며 넌지시 물었다. 근데 넌 왜 경매에 참가한거야? 그 여자에 대한 경매를 왜 참가한건지. 그게 문득 세훈의 머릿속에 궁금함으로 일렁거리는 듯 했다. 세훈의 말에 종인이 한쪽 손으로 귀를 파고 있다 이내 제 손을 후 불어보였다. 여유로운 미소를 늘 얼굴에 유지한채 말했다.
"그냥."
"……."
"빨리 끝내고 싶어서."
"아 존나 단순해, 김종인 진짜."
"형이라니까?"
그건 그냥, 단순함이었다. 종인의 말에 세훈은 뒷통수라도 한대 맞은 듯 얼빠진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보다 이내 실소를 터트렸다. 참, 보기드물게 단순한 놈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 말에 대해 의문을 가질 법도 했지만, 종인이기에 세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종인은 단순하니까. 안그렇게 생겨서 제법 사적인 일엔 단순하게 생각하니까. 그런 놈이다. 그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은 로비에서 벗어나 각자의 방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번 밤은, 미리 잡아두었던 출장 일정과 동일시 해야하기때문에. 벌써 14일이네. 세훈이 제 뒷목을 긁으며 18층을 누르며 말했다. 그러게. 단조로운 어조의 종인의 대답이 이어졌다. 곧 9층이 눌러졌다.
"……."
"……."
그리고 그날따라 엘리베이터는 조금 늦은 듯 했다. 또 무언가 잊은게 있는 듯 세훈은 무언가가 걸리는 듯 했다. 묘한 불안감이 그의 마음속을 어지러이 엄습했다. 하지만 종인은 늘 그렇듯 여유넘치는 모습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뭐지? 뭐가 빠진거지? 재미없는 경매, 그리고 로열패밀리. 곧이어 생각난 듯 세훈의 표정은 굳어졌다.
"김종인."
그리고 그는 옆에 서 있던 종인을 불러세웠다.
"형이라고."
"이진성."
"……."
"이진성 말야."
"어."
"참석 안했어. 끝까지."
"재미없나보지, 네 놈처럼."
아니, 그런것과는 달랐다.단순히 재미가 없어서 경매에 참석할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세훈이 아닌 '이진성' 이라는 사람은. 세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호텔에 있어."
"……."
세훈의 말은 검증되지 않은 확신이 서려 있었다. 호텔에 있어. 그래, 적어도 몇시간전 세훈이 제 시간에 도착했을때만 해도 진성은 호텔의 안에 도착해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묘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앞서 종인이 눌렀던 9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9층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았다.
*
진성은 로열패밀리에서 주최한 모든 경매에 빠짐없이 참석했을정도로 그는 이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로열패밀리라는 모임이 생긴 후 부터 그는 어떻게서든 이 모임에 들어오려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을 다 부을 정도로 로열패밀리는 그에게 중요한 의미였다. 경매의 물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진성은 빠짐없이 참석했다. 자신을 관심종자냐며 비아냥 거리는 찬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2015년 2월 14일에 열린 2차경매에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이진성 어째서?
"…전화 좀 받아라. 아오."
경매가 끝이나자마자 찬열은 주머니 속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재빨리 이진성에게 전화를 걸으며 로비를 벗어났다. 벌써 세통 째 그에게 전화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소리는 통화음 뿐이었다. 찬열은 자꾸 들려오는 통화음에 짜증이 난 듯 거센 미간을 찌푸렸다. 뭐하는 놈이야, 진짜. 홀로 중얼거린 그 끝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이진성이 묵고 있는 8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의 문은 닫혔고 제법 빠른 속도로 8층에 다다르고 있었다. 경매에도 나타나지 않을 놈이 절대 아니다. 물론, 진성기업과 자신의 기업이 비록 라이벌 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한들 - 정확히 말하자면 기업대 기업이 아닌 찬열대 진성 개인의 트러블이 있다 - 친구라는 감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그가 나타나지 않았을땐 왜 나타나지 않았냐는 궁금함, 그리고 이제는 친구로서의 걱정이 찬열의 마음속에 일렁였다. 8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이진성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쎄한 기운이 찬열을 감쌌다.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참 이진성이 시킨 여자라고 했지? 찬열의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참, 더럽네."
삐뚤어진 방법엔 찬열 역시 삐뚤어진 대가로 응수했다. 비록 그 여자는, 준면에게 팔려가듯 경매에 낙찰되었지만 하지만 찬열은 지금 그걸 신경쓸 시간도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생각을 접고 곧장 진성의 방 앞으로 향한 찬열은 문의 손잡이를 잡고 열었지만 역시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호텔방의 비밀번호도 알리 없었다. 젠장. 이럴 땐 호텔의 삼엄한 보안도 짜증난다. 찬열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제 주머니에서 일전에 로비 카운터에서 받아온 마스터키를 꺼내 진성의 방문을 열었다.
"야, 이진성!"
그리고, 진성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방문을 열었을땐 그때 찬열은 그 문을 열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하고 열었어야 그게 마땅했다. 불이 꺼진 방안, 찬열은 더듬더듬 눈이 어둠에서 적응을 하고 있는 사이, 손을 더듬거리며 조명 스위치를 찾았고, 곧이어 스위치를 키자마자 탁 하며 불은 켜졌다. 갑자기 밝아져온 시야에 찬열은 제 두 눈을 찌푸렸고 희미한 무언가에 그는 더더욱 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그는 경악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얼떨떨한 시선으로 제 두눈을 거칠게 비벼댔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도대체 … 그는 말문이 막힌 듯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지 못했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생각은 정리 되지 않았고, 머릿속은 더더욱 복잡해져가던 그때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어젖혀졌다. 그는 움찔 뒤를 돌았고, 곧 세 사람의 시선이 마주했다. 박찬열씨, 이게 어떻게 된 …. 늘 그랬다. 가지런한 옷가지들 사이로 유독 어울리지 않은 한 남자의 곁에는 또 다른 어울리지 않은 약통이. 널브러져 있었다. 남자의 머리는 침대에 반쯤 걸터있었고 눈은 이미 반쯤 풀려있었다. 그들의 머릿속은 정리되었다. 그리고 정리되었을땐 온 몸에 퍼지는 두려움을 그들은 막지 못했다. 풀려져 있는 동공 제법 산만한 방 사람이 몇시간동안 숨쉬고 있지 않은 듯한 냉기의 방.
"…죽었어."
2015년 2월 14일 새벽 2시 32분 이진성 사망 최초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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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쉿."
"……."
경매가 끝이되고 김준면이라는 남자에게 낙찰이 되어 끌려가듯 그의 손에 잡혀 그가 향한곳은 길을 잃은 정처없는 발걸음이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가 어딜 가야할지 갈피를 못잡는 듯 했다. 내 물음에 그는 갑자기 멈추어섰고, 이내 텅 빈 호텔의 복도에 걸음을 옮겼다. 남자의 뒷모습만 바라본 채 발걸음을 옮긴 나는 이곳이 어디인지 아니 누구의 방인지 알수 없었다. 김준면 그 사람의 방인가? 유력했다. 어차피 체념의 감정이 더 앞섰다. 박찬열 그 놈이 나를 경매에 넘겼을때, 그리고 김준면 이 사람이 나를 낙찰했을때 그 이유는 뻔했다. 불순한 의도, 하지만 정당한 대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일이 이지경까지 가버렸을까. 지금이라도, 저 남자의 정강이를 까고 이 곳에서 도망칠까?
"잠시만."
"……."
"여기에 있어요. 다 왔으니까."
"……."
하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았다. 겉보기에는 호리호리해 보이는 짐짓 호남형의 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내가 정강이를 까고 도망 쳤을때의 확률? 그건 희미했다. 남자는 얇은 몸을 가지고 있어도 남자는 남자였다.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내게 말한 곳은 한 호텔의 방이었다. 그럼 그렇지. 남자의 호텔 방문이 열리고 남자는 제법 젠틀한 미소를 하며 나를 제 방으로 들이밀었다. 깔끔한 구조였다. 근데. 도대체 이 남자는 왜 나를? 짐짓 의문스러운 물음이 내 머릿속을 타고 마음속에 일렁거렸다. 불순한 의도였다면.
"…저기, 한가지만 묻죠."
"날 왜 산, 그러니까 …날 왜 산 거예요?"
"……."
"내 몸이 필요하면, 빨리 해요."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등쪽에 있던 옷의 지퍼쪽으로 손을 갖다댔다. 하지만, 이상한건 남자의 태도였다. 남자는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리더니 이내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 나보다 두어센치 더 큰 키로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는 곧 손을 뻗어 지퍼를 내리려는 내 행동을 저지했다.
"나는 그쪽 몸이 필요해서 경매에 참가한건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무슨,"
"뭐. 돌려서 말하자면 그쪽 몸이 필요한건 사실입니다."
"……."
"근데 그 전에 나는 당신한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
그와 동시에 그는 손을 뻗어 내 턱끝을 제 손으로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이리저리 내 얼굴을 살피는 모양새가 그게 꼭 물건을 감정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 기분나쁨에 한쪽 손으로 그의 행동을 툭 저지하듯 쳐냈다. 뭐하는 짓이에요? 앙칼진 내 물음에 그가 제 손을 아픈 듯 이리저리 돌리더니 이내 픽 웃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닮았네.
"……."
"내가 아는 사람과 아주 소름끼치도록 닮았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아 - 아니. 헤칠 생각은 없어요. 그냥, 그냥 누군가랑 닮은 거 같아서 그게 제일 궁금했거든."
이 남자. 도대체 뭐라는 거야?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에 내 머릿속에는 곧 혼란이 찾아온 듯 했다. 몸을 원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닮은 사람에 대한 이유때문에 200이라는 돈을 날렸다? 재벌들의 돈놀음은 도무지가 이해 할 수가 없어, 내 얼굴은 곧 어이없음으로 물들여졌다. 그리고 남자는 아직 할말이 더 남아있다는 듯 입을 우물쭈물 달싹였다. 묘한 분위기가 방안 가득 맴돌았다. 그 사람이 나를 헤치지 않을 거라며 내게 안심시키듯 말했지만, 그건 말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날을 세워 경계했다. 저 남자는 위험하다.
"…혹시."
"……"
남자는 곧이어 고개를 들어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고, 그런 그때였다. 굳게 닫힌 호텔의 문이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두드려 졌다. 그리고 그 소리는 얼마안가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에 의해 사라진다. 형! 형! 낮은 목소리가 연이어 들리자, 남자는 입을 다문 채 나를 지나쳐 호텔방의 앞으로 다가갔다. …박찬열? 동시에 문이 열렸고
"……."
"따라와."
"…뭐야."
놈은 김준면이 아닌, 내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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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 초대받지 않은 손님
"도경수 한국 왔어."
"네가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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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잇치] 님
[넥타이] 님
[단지우유] 님
[부릉부릉] 님
[개] 님
[사랑둥이] 님
<작가>
이게 무슨 일이야. 늘 그렇듯 1편만 올렸을뿐ㅇ인데 어디서 풍문으로 듣고 오셨는지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구요!!(어머어머) 저 쓰차의 쓰라린 아픔을 겪고 폭풍 감동했습니다ㅠㅠ
에이 기분이다!!! 10포인트!!!!! (ㅈ...기분좀 내보고 싶었어요) 전편에 달린 댓글만 해도 우와....우아아ㅏ..... 처음입니다
그런 댓글 수...!!! 이번에는 뭐 앞전처럼 달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학생징들~ 봄방학을 맞이했죠 ? 아,아닌가. 아무튼 봄방학을 맞이한 기념 - 직장징들을 위해 후다닥 글을 썼습니다!!
스아실 미리 3편이 반쯤 써져있었지만 이걸 올려야 하나 (이게 과연 올려질까) 고민이 많았는데, 눈감고 올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와는 다르게 제 글은 아마 점점 흥미가 떨어질지도 몰라요. . 여타의 다른
작가님들과는 다르게 비교가 안되는 똥손을 가지고 있는 저로선 여러분들의 기대에
실망을 끼쳐드리지 않을까 ... 하는 생각에 얼굴을 부여잡고 오또케 오또케만 할뿐..ㅠ
아무튼!!! 욕은 노노!! 기대는 금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언제올지는 몰라요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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