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일요일 아침은 지났어
너징은 어제 백현이한테 실수한 걸 생각하니 쪽팔려서 잠도 설쳤어
덕분에 평소엔 주말에 늦어도 열시까지 일어났는데 새벽에서야 잠이와서 몇시간 자지도 못하고 12시에 일어났어
너징은 평소같았음 천국같은 일요일이 오늘은 너무 싫어.
왜냐고?
오늘은 학원가는 날이니까
그말은 곧 오늘도 변백현을 만나야하는 날이라는 거지
너징은 어제 일만 생각하면 지금 누워있는 이불을 뻥뻥찰만큼 창피해
그리고 그 양아치, 변백현이 어제보니까 완전 사람놀리는데 장난아냐
하필이면 변백현 옆자리만 비어있어서 하고 학원을 원망하는 징어야.
옆이라고 변백현이 너징을 엄청 놀렸어.
아까 내가 무슨 니 스토커라도 된 줄 알았냐며 얼굴도 못생긴게 어떻게 그런 발칙한 상상을 했냐며 계속 옆에서 쫑알거린거야
너징의 학원은 2시간동안 수업하고 1시간은 첨삭은 하는데 첨삭실에서는 자리가 안정해져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두시간동안 계속 변백현의 쫑알거림을 들어야만 했어
게다가 집갈때에는 같은 버스를 타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자 변백현이 "저 쫓아오지 마세요"라며 너징이 한 말을 그대로 하는거야
진짜 너징은 하루만에 학원을 끊어버릴까 하는 진지한 고민을 했어
집에 도착해서도 변백현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노이로제에 걸리는 줄 알았어
생긴것도 딱 강아지상이여서 어제 변백현을 생각하면서 너징은 비글을 떠올렸어
너징은 다시한번 어제 일을 생각하니 변백현의 그 놀리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
머리가 지끈거리는게 따듯한 물에 목욕하면서 기분좀 풀고 싶다고 생각한 너징은 학원가기전 씻고 나와
여유부리면서 씻다 보니까 학원갈 시간이 1시간도 남지 않았어
변백현을 안 마주치기 위해서는 일찍나가든 늦게 나가든 해야겠다고 너징이라서 오늘은 준비도 늦을 것같아서 학원에 10~20분 정도 늦기로 해.
여유있게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탄 너징이야.
그런데 너징은 참 운도 없어
일부러 늦게 나왔는데 버스에 타는 저 붉은빛의 머리를 띄는 저 양아치같은 놈은 어제 너를 그렇게 놀리던 변백현이야.
또 뭐라 놀릴까싶어 너징은 변백현을 못본척하면서 안보이게 움추려들었어
하지만 가만히 있을 변백현이 아니지.
백현은 너징에게 "안녕? 아맞다. 스토커라서 인사하면 싫어하려나?" 또 너를 놀려
너징은 "그게 무슨말이야 하하하" 하면서 웃지만 억지 웃음이라 입에 경련이 일어날 것같아
내려야될 정류장에 도착해서 너징이랑 백현은 같이 내려.
너징이 먼저 내렸는데 변백현이 뒤에 쫓아가면 또 스토커로 몰릴지도 모르니까 빨리 가야지 하면서 작은키에 맞지 않는 긴다리로 빨리 걸어가
평소 애들 장난도 다 잘 받아주는 너징이지만 변백현 장난에는 저도 모르게 화가나.
하지만 겨우 이틀밖에 안본앤데 먼저 기분나쁘게 대하면 안될것같고 앞으로 학원에서 계속 옆에 앉아야 할텐데 싶어서 참기로해
학원에 가니 학원쌤한테 혼나는 변백현이 보여
잘못했다면서 손을 빌고 있는 변백현을 보니까 너징은 꼬시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자기도 혼날 생각을 하니 솔직히 걱정돼
그런데 선생님이 너징은 신입생이니까 봐주신다는 거야 너징은 선생님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여
기분좋게 자리에 앉고 변백현은 푸쉬업 50번을 하고 나서야 자리에 돌아왔어
백현은 아무래도 너징이 혼나지 않은게 불만인듯해
자리에 앉으면서 너징에게 "안혼나셔서 좋으시겠어요" 하며 비꼬듯 말해
선생님이 그소리를 듣는 바람에 백현은 또 혼나
너징은 백현을 보고 비웃지
근데 참 이상해 너징은 공부를 꽤나 잘한다고 했잖아. 너징이 들어가게 된 반은 그 학원에서 제일 높은반이야
저렇게 양아치같은 놈이 공부를 잘해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이반에 있는건지 너징은 설마 학원원장의 아들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
하지만 저렇게 선생님한테 혼나는거 보면 그건 아닌것같다고 생각해
너징은 변백현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수업시간이 끝났어
무슨일인지 오늘은 변백현이 너징을 놀리지 않았어.(놀리지 않았다기보단 자느라 놀리지 못했지)
학원을 나서려는데 학원앞에 우수학생이런거 붙여있잖아
근데 ○○고 변백현 전교2등이라고 써있는거야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해도 전교2등은 해본적도 없는 너징은 그 양아치가 전교2등이라는거에 엄청 놀라
하지만 너징에게 변백현은 그저 양아치에 불과해.
오늘도 너징은 변백현과 같은 버스에 타고 집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