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버 러버 ; Cyber Lover
으아,오늘도 폐인생활이구나- 늘 그랬던 것 처럼 능숙하게 앞머리를 한데 모아 실삔으로 꼽고, 뒷머리는 올림머리로 질끈 묶은 후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 배를 긁으며 엄지발가락으로 컴퓨터 본체 전원버튼을 꾸욱 눌렀다.(...)
"아으 배고파,뭐 먹으면서 할까…"
내 생각에도 내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 나이 먹고 (물론 직장있음!오해ㄴㄴ)황금같은 주말에 만날 남자 하나 없이 디오블로3 나 하고 있는 꼴이란.
그래서 말인데,오늘은 간만에 '스엠라이브'라는 랜덤채팅을 해보기로 했다….
이거 이거 중학교때 이후로 끊은 건데 그냥 심심해서.
몇년만에 들어가는 것임에도 나는 전혀 버벅임 없이 몇번의 클릭만에 그 사이트를 찾을 수가 있었다.
오,많이 바뀌었네.뭐야 채팅즉석만남…서울,경기…. 오 뭐야 이거 완전 애인찾기 사이트네.
나는 서울이니까 서울- 와 이거 서초구,강남구,중구 아주 동네사람 다 만날기세야..그래도 일단 익명이니까(*^^*의.심.미)
그럼 한번 해볼까.
랜덤한 사람이 대화방에 입장했습니다. 편하게 대화하시길 바랍니다!~
낯선상대: 서울 사는 20대 이뿐이 구행~~~^^
헐 뭐야 대화종료하기버튼 어..어딨어!!!!!!!!!
대화가 끝났습니다.
아오 뭐 저런사람들은 대화할 가치도없어,하고 채팅 종료하기 버튼을 겨우찾아 바로 눌렀다.
여기도 익명믿고 변태랑 사기꾼들이 많겠지?일반인은 없나? 제발좀 걸려라..만나보자 심심한데 대화나 해보게.
그렇게 한참을 상대를 찾다가 평범한 사람을 만났다.
랜덤한 사람이 대화방에 입장했습니다. 편하게 대화하시길 바랍니다!~
낯선상대:ㅎㅇ
당신:ㅎㅇ
낯선상대:몇살?
당신:님은?
낯선상대:올해스물
당신:애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
낯선상대:님 몇살?
당신:나 스물둘..올해..
낯선상대:형?누나?
당신:헐 너 남자였긔?감덩이당..
낯선상대:으 뭐야 오타쿠?
당신:ㄴㄴ해 제발..ㅠㅠ나 이때까지 변태밖에 못봄..일반인만나서 반가워서 그래..
낯선상대:예쁨?
당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낯선상대:빨리;; 나 나가야하는데
당신:김태희뺨때리는정도?
낯선상대:ㅡㅡ 010 2012 0408 연락안하면 죽는다 ㅂㅂ
대화가 끝났습니다.
…헐.
상남자다!연하주제에…이 누나를…갖고 놀다니.
이런 밀당의 고수!
일단은 저장 꾹-하고.
그래 나쁜 놈 같진 않으니 문자 한 통 보내…볼까?
[안뇽 스엠라이브누나얌ㅋ]
그러자 보낸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온 답장.
-[ㅇㅇ내 이름 저장해 오세훈]
저 처음써봐요ㅠㅠㅠㅠ봐주셔서 감사해욤'ㅅ's2
저 손에도 비글끼가 있어서요 ㅎ헿ㅎ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진..장담ㄴㄴ하네요
브금은 그냥 처음이라 잔잔하게 깔아봄 쿡..담편 쓰러가요 사.라.진.다
(소곤소곤 비밀인데 댓글은 사랑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