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골닭!!!!!!!"
"나 친구랑 술 마시려고 왔지.. 너는?"
"저도 친구랑 술이!! 친구 한명이야?"
"응. 그렇지?"
"그럼 같이 마실래??"
"친구랑 네가 재미없을 텐데.. 우리 되게 재미없거든."
"괜찮아. 오랜만에 만나서 술 한잔 해이지!!!"
"ㅋㅋㅋ그럼 같이 마시던가. 친구 담배피러 나갔어."
"오케이! 친구 데리고 올게."
비니가 얼른 오라며 내게 손짓을 하길래 가방 챙겨서 슬금슬금 그쪽으로 향하니, 남자가 내게 인사를 한다. 머쓱..타드..
비니가 갑자기 신나서 남자의 맞은편에 앉아서는 소리친다.
"야야 이 오빠는 양세종이라고 예전에 알바 같이 했었던 오빤데. 되게 착해. 잘생겼지! 잘생겼지! 이 오빠가 생긴 건 이래도. 엄청 착해."
"어휴.. 오랜만에 만나도 유난 떠는 건 여전하네, 너."
"우리 안지도 벌써 4년 지난 거 알지?? 오빠는.. 이제 한달 뒤면 스물아홉이네 ^^."
"극딜을 넣네 ㅎㅎ."
"히익!!!........ 내년에 스물아홉이요???????????"<- 나
너무 놀랬다. 솔직히 많아봤자 우리보다 2살 정도 많겠거니.. 했는데. 네???????????????? 4살이요????
와 어떻게 저 얼굴이 내년이 스물아홉이지.. 진짜 요즘 세상 참 이상하다니까!!! 동안들이 너무 많아. 나 빼고 히히..^^..
친구란 분은 언제 오는지 한참 지나도 안 오길래, 나는 그냥 앞에 앉은 남자분을 보았다.
"그럼 이번에 졸업하겠네? 스무살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넌 벌써 내년에 반오십이네."
"그러니까. 늙기 싫어.. 늙은 소감은 어때?"
"그냥 뭐.. 삭신이 쑤시는 거 빼곤 다 괜찮아."
"삭신이 벌써 쑤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너도 내 나이 되면 쑤실 거야ㅎㅎ."
"근데 친구분은 똥싸러 가셨어? 왜 이렇게 안 와? 똥쟁이신가. 딱봐도 얼굴도 똥쟁이같이 생겼을 듯."
"내 친구 잘생겼는데 ㅎㅎ."
"오빠 친구중에 잘생긴 사람이 있어? 어디서 구라야?"
"진짜야 ㅎㅁㅎ.."
"야 김반이 들었냐. 존잘이시래. 기대하자.. 못 생겼으면 세종이오빠 눕혀서 밟자."
나는 나름 낯을 가리는 편이라 비니와 세종오빠가 떠드는 것만 보다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뭐. 잘생겨봤자 얼마나 잘생겼겠어.
"뭘 그렇게 오래 있다 오냐? 아, 내 아는 동생인데. 같이 마시자고 해서. 괜찮지?"
괜찮지? 얘기를 듣고 뒤돌아 남자를 보는데.
"아, 아는 형한테 전화가 와서 받고 오느라고.. 그래. 난 상관없어."
정말 기대 안 하고 뒤 돌아봤다가. 너무 잘생긴 얼굴에 놀라고, 눈이 마주쳐서 두 번 놀라서 급하게 고갤 다시 돌려 물컵을 손에 쥐고 벌컥벌컥 마신다.
미친 거 아니야? 존나 잘생겼는데 어떡해 진짜.
비니도 너무 잘생겨서 놀랬는지 나랑 똑같은 표정을 짓다가 곧 나를 보더니 콧평수가 넓어져서는 나를 보고 푸흡- 웃는데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아니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잘생겨?? 나 태어나서 저런 얼굴 처음 보는데.
근데 문제는....
"이럴 땐 여자랑 남자 섞어 앉아야 재미쥐! 양세종 컴온 ! 이리 와!!"
비니가 저분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는 거다. 뭐 내가 좋아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치만.... 모르겠다 시불딱.
세종오빠가 내 옆에 와서 앉았고, 우리는 잔을 들고 첫만남에 짠을 한다.
비니는 신나서 안주를 입 안에 넣고서 한참 있다가 곧 웃으며 외친다.
"근데 둘이 딱 봐도 엄청 조용조용 해서 말도 잘 안 할 것 같은데. 뭐하러 만나?"
"나랑 내 친구? 아닌데.. 우리 그렇게 말 없지 않아. 도환이가 원래 말이 엄청 없었는데. 나 만나고 좀 많아졌어.
얘가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웃겼는지 아냐. 나한테도 낯을 가려서 대답도 안 하고 고개만 끄덕이는데.. 나 싫어하는 줄 알았잖아."
"…내가 그랬었나."
"어. 그것도 엄청 띠꺼웠어. 너."
"……."
물 홀짝 마시고선 작게 웃는데 저게 저렇게 잘생길 일일까. 너무 설레서 방귀가 다 나올 것 같았다.(?)
얼굴 구경하는 게 이렇게 재밌는 일이었나 ㅅ..ㅣ..부레...? 그러다가 비니랑 눈이 마주치고.. 비니가 그 친구분을 가리키고 나를 가리키길래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미친녀나 이상한 말 할 생각 하지 마라 제발 제발 제발...!!!
음흉하게 웃더니 곧 친구분의 잔을 채워주며 말하는 비니.....
"오빠 친구분은 이름이 어떻게 돼요??"
그럼 남자는 말한다..
"우도환이요."
오마이갓!!!구운 빵!!! 이름도 어쩜 저렇게 남소 주인공 처럼 멋지냐고! 어 !? 왜 ! 어째서! 왜 ! 왜!!!!!!!!!
그것도 시크하게 '우도환이요 -_-^' 하고 다른 곳을 무심하게 보는데.. ㅅ ㅣ ㅂ ㅜ ㄹ ㅔ.. 이건 정말 인소잖아! 인소....!
정말 너무 감격적이고 놀래서 입을 벌린 채로 한참 있는데... 또 우도환님이랑 눈이 마주친 것이 문제인데...!
"……."
내 눈을 피하고 픽- 웃는게.. 내 심장을 박살 내버렸다........
저 웃는 것이.. 내 얼굴이 못생겨서 웃는 거여도 좋아.. 나 지금.. 숨 쉬고 있니....
비니가 내 반응을 보고 웃긴지 웃음을 참다가, 내 옆에 앉은 세종오빠에게 말한다.
"2차는 술래방 어때. 어때! 어때!!!"
"너 하는 거 봐서. 우리는 이미 각자 한병씩 마셨거든.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아, 그러네.. 도환이오빠도 출근??"'
"도환이도 출근이지. 아, 친구분은 술 잘 마셔요??"
세종오빠가 내게 질문했고, 내게 질문하는 동시에 우도환님도 나를 보았다. 헉 그렇게 보지 말아요.
"아, 저는.. 딱 반병...? 하.하.하."
"아아.. 그래요? 비니는 술 잘 마시는데. 둘이 술 마시면 재미 없겠다 ^ㅁ^."
양세종이라는 이 분은 뭔가 느낌이 그래. 엄청 착하신 것 같은데. 뭔가 할말은 다 할 것 같고.. 그치만 항상 선생님처럼 웃고있고.. 하지만.. 직설적이고..
"아, 편하게 그냥 말 놔주세요! 어차피 저는 비니랑 친구니까.. 하하."
"아, 그럴까 ㅎㅎ?"<- 양세종
"친구님도!!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겨우 우도환님과 눈을 맞춰 말했는데. 돌아오는 말은.
"편해지면요."
와 철벽마저도 저렇게 멋져보인다고??? 진짜.. 나.. 너무 화나는데 어떡하지... Mㅣ 친 거 아니야? 진짜...?
나 진짜 너무 주접같아 보일 텐데. 님들도 보면 알 거임. 진짜 너무 잘생겨서 계속 눈 마주치고 싶은데. 눈 마주치면 피하게 되는 그런 와꾸라니까. 어?
비니가 엄청 빠르게 짠! 하자길래 모두가 잔을 들었다. 그리고 도환님이..... 술을 마시는데.. 헉..시...불..
"……."
진짜 술 마시는데도 잘생기지 말라구요. 짜증나니까.
"아, 평상시에 취미로 뭐 하는 거 있어?"
세종오빠의 말에 비니는 '게임'이라 했고, 나도 '게임'이라 대답을 했다가 세종오빠는 웃고, 도환님은 무심한 표정으로 다른 곳을 본다.
오빠는요? 내 질문에 세종오빠가 웃으며 말하길..
"그냥 운동? 도환이랑 가끔 헬스 나가거든."
"오! 헬스! 그럼 복근도 있겠네요!?"
"없지는 않지 ^^."
"오! 오!.... 다른 취미는..."
"나는 더 없고.. 도환이는 되게 생긴 거랑 다르게 책 읽는 거 좋아해서. 도서관 다닌다?"
"오.. 저도 도서관 좋아해요!!!"
사실 안 좋아한다. 비니는 또 내 말에 풉킥- 웃으며 말하길.
"쟤 만화책 읽으러 가잖아 ㅋ_ㅋ"
이러는데...이런 눈치도 없는 자식이 시불...!!! 나랑 비니랑 서로 눈 마주치고 쒸익 거리는데. 세종오빠가 둘이 뭐하냐며 웃는다.
제발.. 잘 되게 도와달라고.. 나쁜녀나....허흡.... 핸드폰을 보고 있는 도환님을 보며 나는 이상한 상상을 한다.
둘이 사귀게 되고.. 손을 잡고있는 모습을.. 하앍.....
비니랑 세종오빠랑 대화하는 것만 듣고 있었을까.
나를 힐끔힐끔 보던 세종오빠가 말한다.
"너 취했어?"
"네? 아니요? 저 완전 쉥쉥한데."
"아닌데. 너 눈 조금 풀렸는데. 주사 없어?"
"주사.. 음.. 없는 것 같은데. 말이 없어져요."
"아, 진짜?"
"오빠는요?"
"나는.. 좀 말이 많아져. 비니는 막 울지않나?"
"그럴 걸요..! 그럼.. 친구분은요?도환님.."
"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
"네!!!!!"
"얘 술취하면 막 헤롱헤롱 해져가지고 얼마나 귀여운데."
"오....정말이요....................? 언제 헤롱해지세요.................? 막.. 말 헛나오고 그러고 그러고 그런가..!"
"아니요. "
"근데 정말 잘생기셨어요."
"아니에요."
"정말인데."
"……."
"아 웃긴 거 하나 알려드릴까요. 저 별명 바니바니바니바니당근 입니다."
"…아."
"ㅎㅎ."
"……."
ㅎㅎ 할말이 없게 대답을 한다. 그리고 몇 번의 짠을 더 했을까 ^^.. 갑자기 어지럽기 시작하고.. 졸리기 시작했다.
"이야아아앗!!!!!!!! 세종이옵하! 나랑 2차 가즈아!!!!!!!!!!!!!!!"<- 비니
"그래애 2차 가자ㅏㅏ 비니가 노래 하나는 되게 잘 부르지!!! 반이도 얼른 와!"
"일단 우리 먼저 가즈아!세종이 오빠 먼저 나가! 얼르으은!"
"어어어 가자아."
"도환님~~ 나오지 마시고~ 반이 부타캐용~~ 반이 집 태장동이에용~~~~"
"그래애애~~ 도환아~~ 반이 잘 부탁해~~~ 도환아~~~" < 세종이 졸라 취함.
말도 없이 일어난 그들에 도환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한다.
"나? 왜?.. 왜.."
다들 취해서 나가버리고, 도환은 나간 둘을 보다가 곧 자신의 맞은편에서 취해서 잠이 든 반이를 본다.
"……"
"뭐.. 어쩌라고 나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