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 ㄹㅇ;;"
"반이야!"
"혹시라도 가족들이 보면 오해할까봐, 좀 멀리 세웠어. "
"아, 줄 게 있어서."
"응?"
줄 게 있다며 오른 손에 들린 상자를 건네주기에 받아들며 '이게 뭐예요?' 하자 오빠가 날 보며 웃으며 말한다.
"마카롱인데. 여기 집도 꽤 유명하거든. 마카롱 좋아할 것 같아서 사왔어."
"그런가. 난 추위를 좀 타서.. 춥던데."
"너만 보면 기분 좋아져."
"왜요??"
"계속 웃고있잖아, 네가."
"어어.. 그런가아?"
"지금도 웃고있네."
"뭐야? 오늘 반이 텐션이 다운 됐는데..?"
"에? 아닌데...."
운전석엔 세종오빠... 조수석엔 비니.. 그리고 뒤엔 나랑 도환님이 앉아있긴 한데.
너무 어색한 분위기가 싫은 것이다.
비니가 카톡으로 얼른 도환님한테 말을 걸어보라는데. 어떻게 거냔 말이다 ㅠㅠㅠㅠㅠㅠ시골닭....
어색하게 나랑 도환님은 창밖을 보고있고.. 비니는 세종오빠랑 앞에서 떠들기 바쁘다.
결국엔 노래를 빵빵하게 틀어주고 나서야... 나는 어색한 게 풀린다.
"……."
진짜... 바다 보러 가는 이 순간이 왜 이렇게 어색하게 똥마려운 것일까.
1시간 반 동안 어떻게 이러고 가.... 카톡 씹힌 거 쪽팔려서 말도 못 걸겠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국엔 도착했다.. 낮부터 횟집에 들어가 회를 시키고 소주를 시키는 비니에 대단하다며 박수를 치는데.. 도환님이랑 눈이 마주쳐서 바로 다른 곳을 보았다.
비니가 세종오빠와 같이 앉길래 뻘쭘한 표정으로 비니를 바라봤더니, 비니가 말하길.
"둘이 같이 앉아."
그 말에 나는 띠용- 하는 표정으로 비니를 보다가 곧 어색하게 세종오빠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도환님이 내 옆에 앉았고.. 핸드폰을 잠깐 보던 도환님이 젓가락과 숟가락을 내게 건네주기에 나는 힐끔 도환님을 보았다.
하지만.. 이 또한.. 나에게만 해주는 게 아니라. 당연히 모두에게 주는 것임을 안 후에 나는 또 시무룩해진다. 나.. 차였자나.... 광광...
"근데 너 내일 결혼식 가야 된다고 하지 않았냐?"
"어. 어차피 오늘 저녁에 갈 거잖아."
"그건 그렇지. 어차피 너 운전 안 하니까. 술 좀 마셔."
"응."
"반이도 마셔."
나에게 마시라며 잔을 건네주길래 나는 고갤 끄덕이며 받으려다가, 도환님이랑 눈이 마주쳐서 바로 '안 마실래요..'하고 주눅든다.
마셔~~ ㅎㅎ 하며 또 건네는 세종오빠에 결국 나는 헛기침을 하며 잔을 받는다.
아.. 어색해.. 너무 어색해... 너무 어색해..... 이 어색한 술자리.. 너무 싫지만.. 그래도 내 옆에 도환님이 있다는 생각에 너무 좋아서 웃음이 다 나왔다.
"김반이 쟤는 왜 혼자 웃어..?"
비니의 말에 세종오빠도, 도환님도 나를 힐끔 보았다. 나는 아니라며 고개를 마구 저으며 혼자 소주 한잔 마시니.
세종오빠가 왜 혼자 마시냐며 도환오빠와 비니에게 뭐라고 한다. 같이 짠 좀 해줘.
그렇게 몇잔 마시고서 화장실 좀 가려고 나왔을까.. 화장실에 가자마자 거울을 확인하고 나는 경악했다.
아 너무 못생겼어!! 얼굴 빨개지니까 더 못생겼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혼자 울컥하고서 화장실에서 나와 횟집 앞에 향했을까...
"남자친구 있어요??"
딱 봐도 양아치처럼 생긴 사람 두명이서 내게 남자친구 있냐며 다가왔고, 나는 '핫 네..'하고서 그냥 지나치려고 했을까..
딱 봐도 취한 것 같은 두명이 내 손목을 잡고 말한다.
"친구들이랑 왔어요? 몇명?? 맘에 들어서 그런데. 같이 술마시자."
"아, 아니에요. 남자친구랑 같이 왔어요."
"에이 거짓말.. 여자들끼리 온 거 아니야???"
"아니에요."
"맞구마안.. 같이 마셔요."
"..싫어요."
"……"
언제부터 있었는지.. 도환님이 바닥에 담배를 그냥 하나 버리고선 다가와 내 손목을 잡은 남자의 손을 잡아 치우고선 말한다.
"가요. 일행이니까."
"일행이에요? 같이 놀자 그럼."
"싫다잖아."
"아니 왜 싫어. 아, 애인인가."
"……."
"아니면 뭐. 친군데 그냥 그런 거야???"
"술 마셨으면."
"……."
"곱게 집에 쳐 가세요. 싫다는 여자 손목 아무렇게나 잡아 당기지 말고."
도환님의 말과 눈빛에 남자 두명은 똥밟았다는 듯 투덜 거리며 사라졌고, 도환님이 내게 어떤 말도 하지 않고서 그냥 횟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말고
갑자기 뒤돌아 내게 말한다.
"싫으면 싫다고 말해요."
"…말했는데."
"그렇게 싫다고 하면, 누가 알겠다고 하고 그냥 가."
"……."
뭔가 화난 것 같았다. 표정은 평소와 같았지만.. 괜히 쫄아서 쭈뼛쭈뼛 그를 따라간다.
우리의 상황은 아무도 모르고.. 도환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오자마자 비니와 짠을 하고 술을 마신다.
뭐야 괜히 민망하게.. 진짜.. 괜히 또 나만 이상해졌어. 근데.. 개멋지잖아.... 괜히 뭔가... 뭔가!! 민망해서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으니
세종오빠는 나를 걱정한다.
"뭐야..? 둘이 밖에서 뭔 일 있었어??"
세종오빠는 나와 도환님을 번갈아보지만, 우리는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다.
비니도 뭔 일 있었냐고 묻지만 나는 그거 고개만 저을 뿐이다.
그리고..... 비니가 갑자기 카톡을 보라며 핸드폰을 가리키길래 핸드폰을 보자....
[도환오빠 취하면 완전 헤롱헤롱해지고 다른 사람 된대 ㅋㅋ 내가 술 왕창 맥여줄게]
레알..? 내 표정을 읽은 비니가 고갤 끄덕이더니 곧 도환님에게 또 짠!! 하고 소주잔을 들이민다.
"도환이 너무 무리해서 자는 거 아니야?"
"뭘 무리해. 이럴 때 마시지. 안 그래요 도환오빠?"< 비니
도환님은 그런가.. 하고 대충 고갤 끄덕였고, 비니가 또 내게 사악한 웃음을 보인다.
가끔 보면 쟤도 참 무섭다니까 진짜.. 근데.. 나 지금 도환님 너무 불편하고 무서운데.. 빨리 그냥 취했으면 좋겠다. 너무 궁금해.
"야 우도환 괜찮냐? 얘 완전 취했는데..."
"……."
미친...
존나 귀여워.. 어떡해.. 진짜 너무 귀여운데 어떡해.. 진짜.. 어떡해. 어떡해.. 진짜.. 뭐야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미친 진짜 저게 사람이야????
"야 우도환 정신 차려봐. 비니가 주는대로 다 받아 마시냐?? 정신 차려~~~~"
"……."
아 너무 귀엽다.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진짜 와.. 진짜 너무 좋아서 코로 숨만 쉬면서 도환님을 힐끔 보는데.. 세종오빠가 일단 늦었으니.. 모텔 잡고
다같이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올라가자는 말을 한다. 오.. 그것도 나쁘지 않아. 왜냐면...!! 내일도 도환님을 볼 수 있는 건데.....
어떡해!! 도환님 눈 풀려서 허공을 보다가 눈을 감는데.. 너무 귀여운 것이다.
세종오빠의 차에 타자마자 비니도 취했지만 자꾸만 날 보며 윙크를 하며 작전을 짜는 것이다. 그것도 혼자만의 작전....
"잠깐... 편의점 좀 들리자! 다같이."
"그래 그러던가."<- 세종오빠.
다같이 편의점에서 내렸을까.. 마침 편의점 옆에 모텔이 있었다. 술 좀 깰 겸.. 편의점 앞에 앉아서 다들 30분 정도..바다 바람이나 쐬고 있었을까.
비니가 내게 말한다. 그것도 아주 작게.
"내가 세종오빠 데리고 튈테니까. 도환님이랑 모텔 가서 방 잡아."
"ㅇㅇ....어????"
비니가 갑자기 세종오빠의 팔을 잡고 말하길...
"아.. 나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 병원.. 응급실.. 응급실....!"
"배가 아파??? 많이 아파????똥배 아니고?"
"똥배 아냐 ㅅㅂ!!! 빨리 응급실!!!!!!"
"어.. 어! 차에 타!"
"야.. 반이야! 도환오빠 데리고 모텔 방 두개 잡고 있어.. 알겠지!!!!"
비니가 급히 세종오빠를 차에 밀어넣고, 비니도 차에 탄다.
이 상황에서 너무 뻘쭘해서 편의점 앞에 의자에 앉아있는 도환님을 바라보자, 도환님이 나를 올려다본다.
뭐야 취해서는 그런 섹시한 눈으로 보지 마요. 조금은 술이 깨서는 나를 보는데... 섹시하면서도 무서웠다. 왜 그렇게 봐요. 왜!
나도 술 좀 마셔서.. 알딸딸해서 미치겠다구요...
"일단.. 갈까요 그럼?? 방 두개.. 잡고 있으라고 했으니까...."
도환님이 고갤 끄덕이며 말한다. '그래요' 부축해주려고 손을 뻗자, '괜찮아요'하기에 나는 뻘쭘하게 네... 하고 그와 같이 걷는다.
모텔에 들어서자마자 할머니가 우리에게 말하길.
"방 하난데."
"…네???????????????"
"다른 곳들은 방 읎어. 방 여기밖에 없는데. 우짤겨."
"…다른 곳을.."
"다른 곳은 다 그렇다니께."
"…그럼."
"……."
"그..럼.."
"……"
"넷이서 잘 건데.. 다같이 그냥 한 방에서.."
"그려~ 5만원이여."
네.. 하고 지갑을 꺼내자, 도환님이 자기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현금 오만원을 할머니에게 건네준다.
할머니가 키를 도환님에게 건네주었고, 도환님이 조금은 비틀거리며 앞장서 걸어가 방을 잘 찾아가 문을 연다.
뭐야..... 근데 나 지금 도환님이랑 모텔 들어가면 뭐해? 뭐하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나 다를까... 비틀 거리다가 벽을 짚는 도환님에 어억! 하고 도환님을 붙잡자, 도환님이 말한다.
"괜찮아요."
"안 괜찮으신 것 같은데.. 물 마실래요? 물 줄까?"
불도 키지도 않고 물 마실래요? 물으니, 도환님이 고개를 젓는다. 아 뭐야 섹시하게 ㅠㅠㅠ 그 표정 뭔데요ㅠㅠㅠㅠㅠ
서로 어디 앉은 생각도 없이 방 한가운데에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왜인지 자꾸만 나를 내려다보는 도환님에 눈을 피할 수가 없었다.
"…왜요?"
"……."
"왜 그렇게 봐요? 핳.. 너무 못생겨서 그런가.. "
"……."
"아아! 그래요! 이렇게 된 거 말합시다!! 카톡 왜 씹으셨어요! 저 진짜 슬픕니다!!!"
"……."
"…크흠."
"……"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서운하다.. 이건데..."
"너무 늦게 확인해서."
"……."
"그래서 안 했어."
"…늦게 확인한 게 뭐 어때서요! 어? 근데 지금 말 놓으셨는데!!!!"
"안 돼?"
"아니요! 안 되는 게 아니라.. 좋다구요! 말 놓는 게 훨씬 듣기 좋고.. 더 친해진 것 같고."
"…나 좋아하지 마."
순간 얼음이라도 된 것 처럼 얼어버렸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갑자기 좋아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 내가.. 내가 너무 티가 났던 걸까.
"무슨..."
"…나 좋은 놈 아닌데."
"…좋은 놈이 아니라뇨. 충분히 좋은데."
"……."
"어떻게 알았어요? 좋아하는 거."
"…네가 티냈잖아."
"…억."
"……"
"아.. 무튼! 진짜.. 좋은 놈 아니라고 한 건 취소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그냥.. 말할래요! 술마셔서 말할 수 있는 거겠지만.
그래요 좋아해요. 근데 좋아하지 말라뇨. 그건 제가 알아서 하는 건데요."
"……"
도환님이 나를 한참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도환님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다 도환님이 내게 천천히 다가오고.. 나는 눈을 감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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