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4살 차이 나는 우도환이랑 연애 전 후 썰
"……."
만화책을 펼쳐놓고 고갤 살짝 돌려 힐끔 그를 보았다. 집중해서 무언가를 읽는 모습을 보니 또 잘생겨서 혼자 베시시 웃어버린다.
아, 이렇게 둘이 앉아있으니까 데이트 하는 것 같고 그러네. 그러고보니.. 오전에 여기 온 걸 보면..
오후부터 태권보 가르치러 가는 건가? 태권도복 입은 모습도 보고싶다. 얼마나 섹시할까.. 하악.....
처음엔 옆에 앉아있는 그가 너무 신경쓰여서 앉아있는 자세도 신경써서 앉는데.. 만화책이 너무 재밌어서 집중하고 봤을까. 시계를 보았을 떈.. 벌써 1시간이 훙쩍 지나있었고..
잘생긴 도환님은 아직도 집중을 하고 있을까 싶어서 고갤 돌려보니...
"……."
언제부터였을까. 만화책에 너무 집중을 했나.. 엎드려서 자고있는 모습을 보니 또 너무 설레었다.
나... 살다살다 잘생긴 사람 자는 모습도 봅니다. 어쩌면 좋수까?? 예??
가만히 정색하고서 그를 내려다보는데.. 눈을 살짝 뜨길래 나도 모르게 피하지도 못 한 채로 그를 한참 바라보니, 그가 고갤 돌려 다른 곳을 본다.
아.. 나.. 지금... 알게모르게 차인 기분인데....... 자면서 눈을 살짝 떴는데.. 내 얼굴 보인 게 그렇게도 싫어요..? 네? 근데 생각해보니까..
"ㅅ.."
나 지금 생일이라 마스크에 모자까지 썻잖아. 근데도 나를 알아 본 거야? 그리고.... 생얼에 도환님을 본 거야 지금??????????ㅅㅂ
그냥 냅다 도망칠까.. 생각했다. 난 글렀어.... 내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저렇게 돌려버린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도서관에서 나오자마자 담배갑을 한참 매만지길래 그를 힐끔 보고선 말했다.
"담배.. 피세요?"
"…네."
"아.. 근데 냄새는 엄청 싫은데 피는 거 보면 되게 멋지달까."
"…그런가."
저놈에 무뚝뚝한 사람아!!!!!! 시크해서 멋있지만 내가 뻘쭘하잖아 하........
"이렇게.. 마주칠 걸 알았다면.. 화장이라도 하고 나오는 건데... 저 오늘 너무 못생겼죠..."
"똑같은데요."
"…네?"
"바로 알아봤잖아요."
"오...!!!그건 또 그렇네요."
"……."
"담배 안 피시게요?"
"안 피시는 것 같아서."
"…네."
또 정적이 흐른다... 되게 신선하게 대화를 조금 나눈 것 같긴 한데.. 저게 끝인 게 너무 화가 나서.. 대충 아무 말이라도 걸어야겠다 싶어서 입을 열었다.
"이제! 바로.. 애기들 태권도 가르치러 가는 거예요??"
"아뇨."
"그럼요? 오늘 쉬는 날이세요??"
"점심 먹구요."
"아아.. 점심 혼자 드세요??"
"그렇겠죠."
"그럼!!! 모텔비도 내주셨으니까 제가 밥 한 번 사ㄷ.."
"……"
"아니다.. 아니에요."
"왜요."
"…제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니라서.. 하.하.하.."
"……"
"그럼.. 집으로 가시는 건가요??"
"…네."
"네..."
"……"
"…흠흠. 아니면! 모텔비 5만원 정도 하니까!! 제가 오늘도 밥을 사고! 남은 돈은 계좌로 쏘는 걸로..!?"
"다음에 사요."
"…아,넵."
차였다. 모르겠어. 그냥 차인 기분이야.
"근데! 저.. 그 뭐야. 태권도 배우고 싶었는데. 저도 가면 막 알려주나요????? 기본적인 것만! 저 다리찢기 잘하는데!!!!!!!!!!"
"배우러 와요."
"정말요!?!?!??!?!"
"네."
"오오! 좋아요!!"
"……."
"근데 도환님 뭐랄까. 되게 뭔가 너무 잘생기셨어요. 너무 제 이상형과 가까우신!"
"……"
에라이 미친년아 그 말은 왜 해. 분위기 좀 띄워보려고 말했다가 더 이상해졌잖아.
"아.. 그리고 말 편하게 하시라니까요! 제가 불편한데... 제가 4살이나 어린데요!"
"네. 편해지면 할게요."
"저희 지금 세번 째 만남인데.. 아직 안 편하시구나... 오! 오! 뭐예요. 손 되게 크시다!!! 한 번 봐봐요!"
얼핏 손을 봤는데 손이 너무 크고 예뻐서 신기해서 손바닥을 펼쳐 그의 앞에 보였더니.
그가 뭐하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기에, 나는 그의 손목을 잡아 내 손과, 그의 손을 맞춘다.
"오오! 짱 커요!! 나도 엄청 큰 편인데!! 남자들이랑 재면 비슷했는데!!! 대박대박!!!!"
꼬르륵- 내 배에서 들리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일이야?? 너무 뻘쭘해서 가만히 그를 바라보니, 그가 날 보며 말한다.
"뭐 좋아해요."
"도환님이요."
"……?"
"핫 농담인데.... 저! 노래 듣는 거 좋아해요!"
"아니. 그거 말고."
"……."
"먹는 거."
"저 순대국밥이요. 왜요???"
"먹으러 가요."
"둘이서요!?!?!?!?!??!?!?!?!"
"배고픈 거 아니에요?"
"네! 헐 근데 분명히 다음에 사라고.."
"그럼 다음에 사요."
"어! 아니에요! 이번에도 사고, 다음에도 또 살래요!!!!!!!><!!!!!!"
"그래요."
"어! 그럼 메뉴는 제가 정하는 건가요?? 사주는 사람이 정하는 건가!! 그럼 순대국밥 말고.. 음.. 떡볶이? 아, 아니죠! 떡볶이 안 좋아하실 수도 있으니까. 그냥 순대국밥 먹을까요?
아아아 아니야! 부대찌개??? 아니면 돈까스??? 어떤 게 좋으려나!! 혹시 어떤 거 좋아하세요??"
"아무거나요."
"아아아아아 그럼!!! 설렁탕도 좋은데.. 아 아니다!! 설렁탕은 엊그제 먹었으니까..음...."
"……."
도환이 차키로 문을 열고서 뒤를 돌아서는 작게 웃었고, 반이는 아직도 혼자 신나서는 메뉴를 정하며 조수석에 탄다.
"어어 세종오빠한테 카톡 왔어요..."
"카톡?"
"네."
[반이야~ 세종오빠야. 7시쯤에 옆동네에 돈까스 집 유명하다는데 같이 갈래 ㅎㅎ?]
- 넹 ㅎㅎㅎ(이모티콘)
미소를 띄운 채 답장을 하고선 고갤 들자, 웬 잘생긴 사람이 쳐다보고 있자 얼굴이 다 붉어진다.
눈을 급히 피하다가도 언제 또 다시 보겠나 싶어서 다시 도환님을 바라본다.
"아아! 맛집 탐방 같이 하자고 하셔서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같이 맛집 탐방 하러 가자구!.."
"…아."
"도환님은 맛집 찾아가는 거 안 좋아해요?"
"그닥."
"세종오빠랑 오랜 친구 아니에요? 그럼 같이 다니고 이런 거 안 하나?? 아아 세종오빠랑은 언제부터 친구예요?"
"…중학생 때 부터요."
"오오오 아아아 대박.. 근데 둘이 성격이 되게 정반대인 것 같은데! 어떻게 친구를 하지.. 저랑 비니는 성격이 둘이 똑같거든요!!! 그래서 둘이 잘 맞는데 헿."
"……."
"아아!! 근데 도환님 평소에 인기 되게 많을 것 같은데. 솔직히 이번년도에 고백 몇 번 받으셨어요. 제가 맞춰볼까요? 음.. 스무 번????
키도 크고! 잘생기셨고.. 목소리도 좋고! 손도 크시고!!! 너무 완벽하잖아요."
"원래 그렇게 말이 많아요?"
"…네?"
"배고프다면서. 밥 먹어요."
말이 많냐고 물었다... 난 역시..... 떙이다..........백퍼다.. 이건.. 정말이다...................
"말이 많은 게 아니라... 어색한 게 싫어서.. 그냥.. 분위기 좀 띄울 겸..."
"……"
"넵.. 밥 먹는데 말이 너무 많았죠.. 죄송합니다."
"……"
시불.. 진짜... 내가 내 무덤을 파버렸다..... 난 왜 이럴까 도대체...? 어???????????????
밥을 다 먹고서 반이의 집 앞에 도착했을까. 반이가 내리지 않고 가만히 멀뚱히 있자, 도환이 힐끔 반이를 본다.
반이가 할 말이 있는지 손 장난을 하다가 곧 도환을 보지도 않고 말한다.
"계좌로 보내드릴테니까! 핸드폰 번호 주세요!"
"……."
"토스로.. 쏴드리겠습니다."
"아."
"……."
"나중에 줘요."
"…아.. 제가 주고싶어서 그런데. 그냥 주시면."
"번호를 어제 바꿨더니, 번호가 기억이 안 나서요."
"…아. 그럼 제가 찍어드릴게요! 핸드폰 줘봐요!"
"놓고왔어요."
"?"
반이는 금세 풀이 죽어서는 '안녕히계세요..'하고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반이가 집에 들어가는 걸 보던 도환은 자기도 모르게 픽- 웃어버린다.
"……."
반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 위에 누워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선 소리를 왁- 지르다가 혼잣말을 한다.
"나중에 달라는 말은.. 다신 보기 싫으니까.. 엮이기 싫으니까. 그냥 꺼지라는 말이었던 거야....
번호 기억 안 난다는 것도 다 거짓말인 거야ㅜㅜㅜㅜ 알려주기 싫어서 그런 거햐ㅜㅠㅗㅠㅠㅠㅠㅠㅠㅠㅠ허흐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놓고 오기는 개뿔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까 폰 하는 거 봤는데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피소드
"뭐야? 오늘 문 왜 이렇게 일찍 닫아??"
"아, 오늘 반이랑 같이 맛집 찾아가기로 했거든."
"그래? 오늘 강의 달라서 한 번도 못 봤는데. 연락 해봐야겠다."
"그래?"
"그리고 양세종."
"어."
"우리 반이 건들지 마. 임자 있어."
"남자친구 있어?"
"아니 그건 아닌데."
"남자친구 있으면 같이 못 가지만, 없으면 뭐 어때."
"하기야.. 그건 그렇네. 암튼! 난 간다!! 이거 마카롱 먹으라고!!! 이거 존맛탱이니까!! 쳐 먹어! 무조건 먹어! 알겠지!!!"
"어유.. 좋게 말해주면 얼마나 좋아."
비니가 쿨하게 마카롱을 던져주고선 가게에서 나가자, 세종은 비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웃다가도 시간을 확인한다.
6시 반이니까.. 반이 집 앞으로 데리러 가야 되나? 아니면 학교에 있나?
-
-
-
-
하..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