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다 이해해줄 줄 알았어. 근데.. 흐윽..아니야..."
막 누군가에게 쫓겨 숨이 고르지 못한 두 사내가 이제 갈길이 없었는지 터덜터덜 멈춰서기 시작했다.
두 무릎이 주인을 잃은듯 툭-하고 떨어지고 한참동안 숨을 고르다 정국은 지금 자신의 상황에 서글퍼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뒤로 태형이 터벅터벅 걸어왔다.
"울어?..그래 마음껏 울어..지금 이 눈물도 마지막이겠지..그리고..이 지긋지긋한 일상도 끝이날거야.
그래도 행복하다. 마지막 이 순간에 너랑 같이 있어서.
일로와- 정국아. 추워."
어린아이마냥 울고있는 정국이를 일으켜 자신의 품에 가두는 태형이다. 언제나 무뚝뚝하던 태형이였지만 오늘만큼은 정국이의 등을 토닥여준다.
괜찮아. 괜찮아..조금만있으면 괜찮아지니까..그만울어. 태형은 정국을 어루고 달랬다. 하지만 그럴수록 태형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몸을 들썩이는 정국이다.
"무서워서 우는거야?"
"··· ···."
"와-높긴높네.. 우리 정국이가 고소공포증이 있었던가? 내가 알기론 하늘로 뚫고 올라갈듯한 롤러코스터도 잘타는 정국이였는데?"
"··· ···."
"사랑해. 전정국. 미친듯이 사랑한다.. 아무것도 해주지못한 나라서 미안하고.. 널 사랑해서 미안해.. "
"··· ···."
태형의 품에 안긴지 한참이 지나고 정국은 눈물범벅이된 얼굴을 들었다. 둘의 눈이 한참을 마주치고 정국은 조심스럽게 태형의 입술위로 갖다대었다.
이에 태형은 정국의 뒷목을 잡아 강하지만 강하지않은 가벼운 키스를 하며 점점 벼랑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벼랑끝에 다다르자 더이상 땅이 없다는걸 느낀 정국은 점점 떨기 시작하고 그런정국을 태형은 말없이 꽉 안아준다. 그리고 그들은 힘없이 떨어졌다.
무서워서 우는거.. 아니야
그럼 뭔데?
그냥-서러워서..왜 우리는 남들처럼 사랑할수없을까..뭐 그런? ..
근데 형, 우리 지금 떨어지고있는거 맞아? 아니면... 벌써 죽은건가?
그러게. 되게 포근하네..
하늘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야. 그래도 하늘은 우릴 축복해주나봐. 진작에 갈걸
이제야 웃네 우리 정국이.
하늘에가서는 지상에서 못한 사랑 미친듯이 하자.
··· ···.
응? 정국아?.. 자?...
자는구나...
잘자.. 사랑해
그들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발을 땠을때 바람은 그들을 반기듯 감싸안았다.
아무도 그들을 감싸주지 못했지만 바람은 그들을 감싸주려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