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th Letter 보고싶은 사람아. 혹시 네가 기억할지 모르겠어. 우리 그때, 봄의 한가운데서, 그래, 거기에서 만났던 때. 내가 한밤중에 울다 깬 건 처음이었어. 아직도 왜 그랬던 건지 모르겠어. 생각해보면 그 날은 유례없이 추웠던 한겨울이었잖아. 근데 널 만날 땐, 난 아직도 그만큼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을 느껴본 적 없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와서 이불속에 포근히 들어갔을 때도 한겨울에 캐롤을 틀어놓고 핫초코를 홀짝이면서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도 널 만날 때 만큼 편안하고 행복하지 않았어. 꿈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생생했고, 그렇다고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모호했어. 상당히 모순적이지, 너라면 아마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날 내려다 봤을거야. 우리 만났던 날도 넌 그렇게 웃었던 것 같아. 넌 알까, 내가 말은 안했지만 왜인지 넌 알 것 같아. 난 사람을 만나는 게 불편해. 한번도 내 꿈에 사람이 나온 적 없었고, 사실 꿈도 잘 꾸지도 않아. 어렸을 때부터 난 밖에 나가는 걸 그닥 즐기지 않아서, 가본 장소도, 만난 사람도 많지 않아. 그래서 너는 누구인지, 또 너를 만난 그 장소는 어딘지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아. 그냥 꽃이 피었고, 해가 예쁘게 들었고, 기분좋은 곳이었어. 그것 말곤.. 글쎄, 잘 모르겠다. 아, 맞아. 네 이름이 최승철이라고 했던거. 그거 기억해, 나. 넌 내 이름을 기억할까 ? 벌써 10년이 지난 기억의 조각이지만 난 여전히 널 그리워해. 그 날, 그 곳에서 날 바라보던 너의 눈, 내 손을 감싸던 너의 손, 그리고. 부디 날 기억해달라던 너의 입술. 걱정 마, 여전히 널 기억하니까. 그런 김에, 오늘 밤에는, 그날처럼 추운 오늘 밤 여전히 널 기억하는 내게 하루만 찾아와줘.
안녕하세요, 안녕 햇살아 입니다. |
오랜만이에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지훈님의 feelings 커버를 듣는데 너무 포근해서 급하게 끄적인 글이라 정말 부족할 거예요. 언젠간 불시에 내려갈지도 모르는.. 이제 고3이라 더 못들어올 것 같지만.. 그래도 자주 들릴게요. 조만간 새 글로, 세셉안셉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좋은 밤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