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코찌니
4
“너네가 아무리 사귀는 사이더라도 이 시간에 혼자 보내냐.”
성이름이에게 집에 가라고 말한 뒤 뭔가 불만있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너였다.
“아. 존나 늦어.”
우리가 사귀던 시절에 살던 자취방은 이사를 갔는지 처음 보는 여자가 살고 있었는데,
“작가님. 작가님. 집 다왔어요.”
혼자 땅하늘땅하늘을 번갈아 본 지 몇시간이 돼었을까 기다림에 지쳐 이제 갈려고 일어날 쯤,
구준회의 목소리가 들렸고 고개를 들어 그 곳을 바라보면 구준회의 등에서 완전히 뻗은 듯한 너의 모습이 보였다.
허, 쟤 특기는 뻗는건가 뭔가. 저게 꼬시는 비결이냐.
“작가님 비번 불러주세요.”
“꾸주네에? 여기 왜에 이써여?”
“작가님 들어가셔 쉬어야죠. 비번을...”
“으아아! 비번은....모라여! 나도 몰라여!”
문앞에서 너를 엎고는 손을 뻗어 도어락을 여는 구준회가 보였고 비번을 묻는 목소리에 짜증이 났다.
뭐야. 비번은 왜 물어? 이자식 저거 성이름자는 동안에 무단출입하는거 아니야? 온갖 거지같은 상상을 하며
둘을 바라보면 두손을 들어 만세를 하던 너가 구준회를 보며 말을 했다. 꾸주네? 꾸주네에? 저자식이 술먹으먼 원래 저런가.
나랑 사귈땐 해달라하면 인상 팍 쓰고 했던 너인데.
입술을 깨물며 두사람을 보다 모자를 고쳐 쓰고는 선글라스를 썼다.
한발자국 다가가면 더욱 잘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였고 가까이 갈 수록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바보인건지. 둔한건지.”
내 침대에서 곤히 새근새근 자는 너의 모습을 보다가 손을 뻗으면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쓸리는 너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손을 조금 더 뻗어 꼭 감은 너의 얼굴 이마에 손등을 갖다대면 오랜만에 느끼는 박동에 인상을 찌푸렸다. 넌 임마 전 남친을 진짜 잘만났다.
“비번은...빈이...”
자는 중에도 추운지 오들오들 떠는 너에게 이불을 덥어주면 입가에 미소가 걸리며 웅얼거리는 너였다.
내 생일? 어쩐지 아무리 갈겨도 열리지않던 도어락의 약점이 내생일이였다는 사실에 그냥 웃음이 났다.
기분좋은 웃음을 짓다가도 좀 전의 구준회의 모습에 웃음이 싹 가셨다. 아 젠장 그자식이랑은 왜 있었던거야?
-
“나 왜, 여기에, 너가 있어?”
“딸꾹질 걸렸냐? 뭘 그렇게 끊어 말해.”
와씨 이거 거짓말이라고 해주지 않을래요. 내 눈 앞에 있는 김한빈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눈만 깜빡이면 특유의 웃음으로 웃는 김한빈이였어.
“아씨. 너빼문에, 딸,꾹질, 안 멈,추잖어.”
“참. 별의별짓 다한다.”
끅끅 거리며 숨도 참아보고 가슴을 텅텅 쳐봐도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면
나를 보던 김한빈이 한숨을 쉬는거임ㅋㅋㅋㅋㅋ 와씨 누군 힘든데, 혼자 울상을 지으며 말하면 갑자기 내게로 다가오는 김한빈인거야.
아니 물을 가져와줘! 다가오지 말아줄래? 아, 다가오지 말라니깐?
“미, 미쳤어?”
“어짜피. 볼꺼 못 볼꺼 다 본 사이인데,”
내 입술을 약하게 잘근거리곤 떨어진 김한빈의 행동에 빨개진 눈으로 그를 바라봤어.
미쳤어? 방금 뭐야. 키스도아니고 뽀뽀도 아니고! 이거 무슨 야하잖...내가 뭔 생각을! 더워지는 기분에 빨개진 얼굴에
손등을 갖다대기도 하고 부채질을 하면 나를 보며 웃으며 말하는 김한빈이였어.
“덥냐? 한번 더 할까?”
“미친, 야! 안나가? 나가라고!”
“여긴 내 집인데 내가 나가야 하는 이율 모르겠네.”
생수를 홀짝이면서 나를 보던 김한빈이 말하면 배게를 들어 그에게로 던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여유로운 모습으로 중얼거리며 거실로 나가는 녀석인거야.
야. 니목소리 다 들리거든? 여기가 니집이면 어? 그, 뭐다냐! 입술 어? 쥐뜯기도 맘대로냐!
“당장 여길 벗어나자!”
심호흡을 하고는 비장한 눈으로 문을 바라보았어. 일단 이곳은 진환오빠가 없는 걸 보아선 김한빈 혼자서 살고 있는 듯하고,
빠른 눈으로 이리저리 스캔을 하다보면 완벽한 밀실에 한숨을 내쉬었어. 젠장 정면돌파뿐인가.
“어디가.”
“뭐뭐뭐! 화장실 가는 거도 허락 맡아야돼냐?”
“그건 아닌데, 집 가는거 아니였냐?”
“아닌데! 왜 내가 있으니 싫어!?”
나는 호구다. 정말로.
새빨게진 귀를 손으로 가리며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오면 깊은 후회가 돼는거임. 무슨 화장실이야?
난 집에 가야지! 혼자 머리를 콩콩이며 거울을 바라보면 새삼 다시 김한빈의 집이란걸 인식해주 듯
우리집과 전혀 다른 구조에 얼굴을 쓸어 내렸어. 하, 집가긴 글렀네.
-
“우아, 짱 맛있어”
화장실에서 뭔 짓을 하고 나온건지 혼자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던 너를 보다가 식탁에 밥을 올리면
누가성돼지아니랄까봐 쪼르르달려오는 너였다. 이럴때 보면 정말 햄스터같이 귀여운데 말이야.
볼 한가득 우물거리며 열심히 먹는 모습도 영락없는 햄스터였다. 아, 해바라기 씨 주면 잘 까먹는거 아니야?
“맘비나. 밥 안 먹냐?”
열심히 오물거리던 너가 나를 보며 말하면 그제서야 제대로 된 한 숟갈을 떠 입안에 넣었다.
내가 먹는 걸 보던 너도 그제서아 흐뭇한 눈 웃음을 짓더니 다시끔 열심히 밥을 먹는 너였다. 미치겠다. 원래 이렇게 귀여웠나.
“짱 맛있어. 헐, 저거 우리의 원피스 아님?”
“넌 뭘 맨날 뛰어.”
굳이 본인이 하겠다고 자처한 설겆이를 그자리에서 퐁퐁 해치우더니 손에 묻은 물기를 툭툭 닦아 내곤
빛나는 눈으로 만화책이 꽃혀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너였다. 혹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뒤에서 걱정스래 보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혼자 방방 신난다는 듯 웃는 모습에 어쩔 수없이 웃음이 났다. 원피스 전권 소장 보람있네. 예스
“저거저거. 왜 높이 있데!”
“기다려봐. 꺼내 줄께.”
일권이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지 폴짝 뛰며 온갖 애를 쓰는 너의 모습에 웃음이 터질려는 것을
꾹 참으며 다가가면 결국 폴짝이다 삐끗했는지 기우는 너의 몸에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어깨를 감싸 안았다.
내 허리를 잡으며 말똥한 눈을 깜빡이는 너의 얼굴에 헛기침을 하며 떨어질려 하면
“김한빈”
“넌 우리사이가 어떤 사이 같아?”
내 허리를 힘없이 꼬옥 잡고는 고개를 숙인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헤어진사이? 친구사이? 너가 없는 삼년은 죽을만큼 힘들었고 그 예로 미친듯이 너만의 뒷꽁무니를 쫒던 나였다.
아마 너때문에 내가 배우를 했다고 말하면 팔짝 뛰며 화를 낼 듯한 너였다. 삼년동안 잊지 못해 진로마저 변경했던
나는 꽤나 우스운 놈이였고 이젠 괜찮다고 자부하지만 너만 보면 다양해지는 감정을 부정할 수 없었다.
“너랑 나는 정말 남이고 끝난 사이지?”
조금 촉촉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며, 놓으며 그런말을 잘도 짓껄이는 모습에 나도 왜 그랬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래 그냥 너가 미웠다고 치자. 그래서 입을 맞춘거였고, 맞춘 후에도 너가 싫어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는 나는 정말 꼴볼견이다.
아씨, 몰라. 타자도 쳐 본 놈이 감이 있다고 먼저 선수 쳐보지.
암호닉
후니/김밥빈/동동구/초코콘/화니/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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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뭐람 ㅠㅠㅠㅠ 초록글 감사합니다아 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시는 독짜님들도 사랑해여 ㅠㅠㅠ
댓글 달아 주는 독짜님들 완전 사랑합니당 ㅠㅠ
열시미연재할께요!!♥
오늘은 한빈이 위주네용 항상 올리고 나면 후회하는뎈ㅋㅋㅋ
오늘도 그럴쁼이예요 ㅠㅠ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