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 |
안녕하세요 오랜만인데 야릇한 상상이 아닌 신작을 가져와서 죄송해요.... 야릇한 상상을 컴터에 저장되어 있는데 컴터가 고장나는 바람에 ㅠㅠㅠ 만약, 새로 바꿔야 한 다면 새로 써서 올려야 하겠지만 아저씨가 혹시나 하는 희망을 주셨기에 조금 기다리려구요...... 기다리다가 갑자기 새로운 내용이 생각나서 노트북을 두드렸어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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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장마가 시작 된지 3일이 흘렀다. 즉, 내가 자취방을 나가자기 않은 것도 3일이 됐다. 딱히 만날 사람이 없다기 보단 내가 아는 이들 중 이 비를 뚫고 만날 만한 사람은 없다는게 핑계라면 핑계였다.
-지이잉-지이잉 벌써 열세번째 진동이었다. 이정도로 집착스럽게 전화를하는 거 보니 확인하지 않아도 저 전화 속 인물은 틀림없는 김명수가 확실했다. 어제 라면을 먹고 식탁에 그대로 올려둔건지 줄곧 식탁에서 울려대는 핸드폰은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겐 너무나 멀었다.
"귀찮아"
-지이잉- 지이잉- 또 울린다. 적당히 좀 하지 진짜 김명수......이럴 때 보면 김명수랑 친해진게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곤 한다. 처음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김명수는 남자인 내가 봐도 잘생겼었고 역시나 주위에 여자들의 시선도 모두 김명수한테 돌려져 있었다. 그때는 김명수 주위에 사람이 많았고 또 튀기싫어하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 같아서 친해질 생각 따윈 요만큼도 단, 요-만큼도 하지 않았었다.
1학년 첫 방학이 끝나고 개강한 2학기에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고 그 중에는 김명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쩐 일인지 김명수 주위를 득실득실하게 매우고 있던 인간들은 김명수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자리를 떳고 그 이유를 모르는 난 그냥 그런 친구들의 반응을 멀뚱멀뚱 보기만 했다.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어차피 나는 김명수랑 엮일일이 없었기에 그냥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 날 학생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내 앞에 식판하나가 놓였고 그건 지랄 맞게도 김명수의 식판이었다. '같이 먹어' 먹자도 아니고 먹어라는 명령조 아닌 명령조에 난 얼떨결에 수긍했고 그 이후로 김명수랑 나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잘생긴 것들은 인물 값한다는 옛어른들의 말씀과 다르게 김명수는 된 사람이었다. 길 걸어가다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짐을 잔뜩 들고 가시는 할머니들 도와드리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를양보하고 오히려 옆에 있는 내가 부끄러울 만큼 김명수는 바른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김명수랑 가까이 지내면 가까이 지낼 수록 주위 친구들은 모두 나에게 안타까운 눈빛만 보냈고 다른 과였던 이호원까지 '너 요즘 김명수랑 다닌다며? 친구가 그렇게 없냐?' 라는 이상한 소리를 했으니.......그때 알았어야 했다!!!! 그때 이호원에게 '신경 꺼'가 아니라 왜 그러냐고 도대체 왜 그러냐고 바짓가랑이를 붙들고서라도 물었어야 했다...... 얼굴부터 사람 됨됨이까지 모든 게 완벽한 김명수에게 딱 한 가지 엄청난 단점이있었다. 그 단점이 남녀노소 혹 할수 있는 김명수의 외모를 흐릴 만큼 엄청난 단점.. 그건,
-쾅쾅쾅
"김성규!! 너 집에있지? 집에 있는 거 알아 문열어!!! 성규야!!! 문 열어!!! 나 명수야!!"
바로 엄청난 집착이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신의 거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 그게 바로 김명수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쾅쾅쾅
"김성규!!!"
저대로 뒀다간 문이 부서지고도 남을 거 같아서 침대에 달라 붙어버린 등을 떼고 천천히 현관 문으로 걸어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전화 받을 걸....하고 현관으로 걸어가는 짧은 순간이지만 후회가 들었다.
-철컹
"문 부셔지겠다"
정신없게 어깨를 잡고 이리저리 돌려대는 통에 가뜩이나 계속 누워있다 일어가서 어지러운 머리가 더 어지러워 지는 거 같아 조금은 신경질 적으로 김명수의 손을 쳐냈다.
"너 때문에 아플 거 같아"
핸드폰 고장났어 라고 말하려다 식탁에 떡하니 올려져 있는 멀쩡한 핸드폰을 보자 괜히 거짓말인 걸 들켜 더 집요하게 물을 김명수의 모습이 선명해 그냥 자서 몰랐다고 대충 둘러댔다.
"많이 피곤해?"
내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주방으로 걸어가는 김명수의 뒷모습을 보며 바닥에 자리를 깔고 들어누웠다. 근데 저 새끼는 왜 뒷모습도 멋있어 씨발.....역시 세상은 불공평 한 거였어
"라면 먹었어?"
귀찮음을 참지 못하고 김명수에게 등을 지고 몸을 돌려 버리자 뒤에서 김명수의 발걸음이 가까워지는게 느껴졌다.
"성규야 밥 안먹으면 키 안커"
"밥 안먹으면 고추 작아져" "뭐?!!!!"
어이가없는 말에 몸을 일으켜 앉아 김명수를 바라보자 김명수가 심각 한 표정과 함께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엄마가 그랬어 밥 안먹으면 고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