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배고파요."
"밥 먹어."
"형이 해줘요. 밥"
"싫어."
"형."
"..."
"..혀엉-"
"..."
"형!"
"..넌 내가 네 밥으로 보이냐?! 나만 보면 밥밥밥!!"
결국 터져버렸다. 매일 같이 찾아와 배고프다, 밥달라 칭얼대는 이녀석 때문에. 내가 니 엄마야. 부인이야. 엉??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한번에 폭팔해서 인지 한번도 내본적 없는 앙칼진 목소리가 나왔다. 녀석도 꽤 놀랐는지 동그랗게 뜬 눈만 깜박거린다.
"그리고 밥 먹을때 내 얼굴은 왜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내가 니 반찬이라도 되냐?!"
녀석의 이상한 버릇. 칭얼거림이 심해질때마다 한번씩 밥을 챙겨주면 날 끌어다 앞자리에 앉히고 다 먹을때까지 쳐다보곤 했다.
내 할일 하라고. 앞자리에만 앉아있음 된다고 녀석이 말했지만.. 할일은 커녕 부담스러워서 식사로 먹은 햇반이 넘어올거 같았다. 이 자식아!
생각할수록 화가 나 씩씩거리자 녀석은 언제 놀랐냐는듯 능글 맞게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그치만 형 얼굴을 안보면 배가 고프지 않는걸요."
"뭔 멍멍이 소리야! ..어? 저,저리가!"
쭉 뻗은 긴다리로 어느새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만큼 가까이온 녀석이 내게 속삭였다.
"형은 사람을 배고프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나 많이 참고 있으니까 너무 배고파지면.. 밥대신 형, 먹어버릴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