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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무용과 동기 박지민 나한테 장가 온 썰 -上- | 인스티즈









W.지화자






"여보-그럼 이거는 이렇게 하기로 하고 다른거는 어떡할까?"



"몰라...피곤해...결혼하기가 이렇게 힘들 일이야...?내일 생각하자 내일.."




찡찡대며 거실 바닥에 드러누운 나, 그리고 자기도 요즘 예민할 법 한데 내가 이런 모습 보일때마다 화는 커녕 항상 웃으면서 달래주는 얘.


안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결혼 한달 앞두고 있는..음...그래 예비 부부야.




"여보여보, 쉴거면 바닥 딱딱하니까 침대가서 쉬자. 응?"




이렇게 꿀이 똑똑 떨어지는 목소리로 나를 달래는 예비 남편 박지민. 지민이랑 나랑은 동갑내기야. 대학교 과동기이자, 심지어 같은 시립무용단에서 일을 하고 있지..볼꼴 못볼꼴 다 겪을 정도로 징하게 붙어 있었던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 절친의 정석코스를 밟은 우리가 어떻게 결혼까지 골인했냐고? 글쎄...그러니까...




사실 나랑 지민이는 절친은 커녕 원수? 가까워질래야 가까워 질 수 없는 사이? 아니다, 정정할게. 이렇게 느끼는건 나만이었어. 지민이는 대학교 입학식,처음 만났을때부터 엄청 살갑게 다가왔었거든.




"안녕!네가 우리과 수석으로 입학한 장여주지?"




"맞는데."




"와-잘 부탁해!! 난 박지민이야!"




박지민?아, 차석으로 입학한 걔? 사람좋게 맑은 웃음을 지으며 내게 손을 내밀어 오는 지민이를 이상하게 생각했어. 그 당시의 나는 춤 그리고 내 자신 밖에 몰랐거든.. 2등이 1등한테 저렇게 여유를 부릴 수가 있나, 나였다면 웃음도 안 나올텐데. 자존심상해서. 이런 생각을 품고 지민이와 인사를 나눴었어.


헤실헤실 웃으며 이것 저것 말을 붙여오는 지민이가 나는 엄청 귀찮았었어. 흑심을 품고 있으면서 일부러 친한 척 접근하는건가 싶어 경계 하기도 했고. 그 날 그렇게 처음 만난 지민이의 첫인상은 '자존심 없는애.'혹은 '이상한 애'였어.


나는 대학 입학, 우리 과에 대한 기대와 로망이 엄청 컸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예술대, 그 안에 속해 있는 최정상의 무용과. 그런데 현실은 실망이 크더라구. 대학 입학해본 애들은 공감하지? 입학하고 한동안 술밖에 안마시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들한테 불려가, 동기들이랑 단합 한답시고 허구한 날 대학로를 누벼.


나는 이 모든것들이 아니꼽게 여겨졌어. 술 마시러 가자는 동기들의 제안을 늘 칼같이 거절하고, 선배들의 연락도 융통성 없게 쳐냈지. 내 눈에는 다 한심하게 보였거든. 이렇게 좋은 환경, 좋은 대학에서 하루하루를 저렇게 망나니처럼 보내다니..이 때의 나는 많이 차가ㅇ..아니, 싸가지가 없었지 그래.. 쓰다보니 나 진짜 쪽팔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내가 뭐라고 온갖 도도한척은 저렇게 다 했대? 무튼.


동기들과 친해지기보다 연습실에서 홀로 남아 있는 시간이 늘 수록 나는 그들과 멀어졌고 자연스레,흔히 말하는 아싸가 되었어. 별로 외롭거나 아쉽거나 하진 않았어. 다시 말하지만 예전의 나는 뭐랄까... 나를 제외한 모든것들에 관심이 없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도 그들이 나를 따돌리는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따돌린다는 느낌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쌍 마이웨이 잘 지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일하게 한 사람, 박지민 빼고. 누구 교수님 휴강이거나, 실기실 이동이 있는걸 애들이 말을 안해줘서 내가 모르고 있으면 항상 알려줬어. 여주야,여주야 하면서. 고마움을 표해도 모자랄판에 지민이가 친절을 베풀수록 나는 더더욱 지민이를 밀어냈어. 진짜 싫었거든 지민이가.


수석입학한 나보다 더 낮은 차석으로 들어왔으면서 맨날 동기들이랑 술 마시러 다니고, 놀러다니고, 선배들에게 예쁨 받는답시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지민이가 너무 한심하기도, 거슬리기도 했어. 와 쓰다보니까 나 진짜 쓰레기였네. 얘들아 오해하지마. 지금은 전혀, 절때 아니니까. 남편이기전에 존경하는 무용수로써 지민이를 바라보고 있으니 나 너무 욕하지 말기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늘 틱틱대고, 단답으로 대해도 지민이는 한결같았어. 솔직히 상처 받을만도 하고 화날만도 한데 웃음 한번 잃지 않는 지민이였거든. 지민이가 그렇게 꾸준하게 노력한 덕분인가, 아니면 미운정도 정이라고 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할정도로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마음이 열리는 중이었나봐. 항상 지민이가 다가오면 도망치기 바빴는데 정신차리고 보니까 둘이 같이 학식 먹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엑-여주야, 너 그것만 먹고 되겠어? 좀 있다 실기 연강인데.."




"야 나도 물어보자. 넌 그렇게 먹어도 되겠어?체중관리 안해? 무용제 주연 맡기 싫나봐?"




"나는 이렇게 안 먹으면 춤 못 추겠더라구.여주야 너 몸 상하겠다.."



자기 자신한테 저렇게 느슨해서야..그러니까 만년 차석 소리 듣지. 몇일 전 공개되었던 중간고사 성적표에 나란히 기재되었던 내 이름과 박지민 세글자가 떠올라 인상을 찌푸렸어. 결과는 역시나였거든.노력한만큼 나는 또 1등을. 지민이는 2등을. 1등을 하면 기분이 좋아야하잖아? 난 엄청 불쾌했었어. 누구는 피터지게 노력해가며 1등을 유지하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자기는 즐길거 다 즐기고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도 2등 유지라니. 욕심도 없나.


학기 말에 열리는 무용제 주연을 따내기 위해 나는 더더 노력해야만 했어.내가 정말 존경하는 무용수이자 우리 교수님. 교수님한테 인정받고 눈에 들고 싶었거든. 그래서 잔인하리만큼 연습량도 늘리고 체중 감량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어. 곧 있을 수업을 생각하며 먼저 가서 몸이라도 풀어야겠다 싶었던 나는 까 먹고 있던 계란 반개를 마저 입에 넣고 일어났지. 같이 가자던 지민이의 말을 무시한채.



***



"자 다들 여기서 호흡 멈추고! 한번에 훅! 좀 더 힘을 줘야지!"




주인 잘못 만나 엄청나게 괴롭혀졌던 내 몸은 그 날 점심 이후 진행 된 실기 수업때 탈이 나고 말았어. 수업이 한창 진행 되고 있는데 눈 앞이 자꾸 흐려졌다 밝아졌다 반복되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를 않더라구. 심지어 나는 늘 교수님 눈에 잘 보이려고, 수업 더 잘 들으려고 항상 센터 앞 줄에 서는데 얼마나 눈에 잘 튀겠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주!! 오늘따라 왜이러지!!"




결국 교수님께 이름을 불린 나는 죄송하다 말씀을 드렸어.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해 장여주. 안무 수업을 마치고 크로스 워크 진행을 위해 홀 끝으로 이동했어.

(*크로스 워크-홀 끝에서 홀 끝으로 이동하며 정해진 루틴을 진행하는 수업 방식.)


크로스 워크의 루틴은 전혀 어려운것이 아니었어. 오히려 정말 기초적인 것들의 연계였지. 교수님의 시범을 눈으로 훑으며 보고 있는데 지민이가 내 뒤에서 조용히 소곤거렸어. 너 괜찮아?



"신경쓰지마."




신경이 곤두설대로 곤두서있던 나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내 뱉었어. 그 때 지민이의 표정이 어땠는지 난 아직 몰라. 못 봤으니까.


크로스 워크가 진행되고 내 차례가 다가올수록 식은땀이 났어.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욕심과 걱정이 커져서일까. 점점 다시 어지럽기 시작하더라구.


먼저 킥을 차고, 턴을 돌고 투스텝을 밟은 다음 점프.. 몇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순서가 기억날만큼 그날은 잊지 못할 끔찍한 기억중 하나야. 점프를 뛴 순간 누가 불을 끈 듯 암전되더니 다시 정신이 돌아 왔을때는 홀 바닥에 누워있더라....'저는 탄력과 유연성이 좋아 점프가 장기에요.'할 정도로 식은 죽 먹기였는데, 그 기초 점프 하나를 뛰다가 뒹굴었으니 얼마나 꼴이 우스웠겠어.


그 누구하나 섣불리 입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너무 창피스러워 죽고 싶었어. 쥐구멍에 숨고 싶었고 부정하고 싶었어. 내가 실수를 한다고? 내가?  교수님께서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도 못견디겠고 상황이 너무 버거웠기에 실례임을 알지만 실기실을 먼저 나갔지.실기실 뒤편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현실 부정하며 멍때리고 있는데 애들이 우르르 나오더라.수업이 끝났나봐. 우리 다음 수업이 뭐였더라, 아 발레실기.




"야, 봤냐? 봤어?"



"개 웃기더라ㅋㅋㅋㅋㅋㅋ 야 콧대높은 장여주 쪽팔려서 어떡하냐.."



"그니까, 아까 걔 표정 본 사람?"



"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자리에서 일어 설 수 없었어. 동기들이 내게 호의적이지 않다는걸 알고 있었음에도 막상 직접 들으니..음...되게 철렁하더라.. 심장 막 쿵쿵 빨리 뛰고... 혹여나 내가 여기 있는걸 걔네한테 또 들킬까봐 진짜 가만히 쭈그리고 있었어. 왁자지껄한 소리가 한바탕 지나가고 조용한 적막이 찾아왔을 때, 그제서야 일어났던 일들이 받아들여지면서 눈물이 차오르는거 있지. 꾹꾹 참았어. 울면 지는것 같고, 약한 모습 드러내기도 싫었거든.




"여주야.괜찮아? 너 요즘 너무 무리해서 그래. 이거 마셔."




지민이었어. 내가 여기 있는걸 어떻게 알고 온건지 걱정스런 표정을 잔뜩 한 지민이가 초코우유 하나를 내게 건냈어. 분명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호의인데 모든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던 나는 그 박지민의 마음이 동정으로 여겨졌어.그리고 엄청나게 상처를 주었지 그 때의 지민이에게.




"야, 신경쓰지 말라고 했잖아."



"여주야, 나는 그냥.."




"너도 내가 우습니? 내가 불쌍해? 신경쓰지말라고!!!!!! 2등 주제에!!!니가 뭔데 진짜!!!"




아픈 마찰음을 내며 쳐진 지민이의 손 끝으로 그가 다정하게 건넨 초코우유는 저 멀리 추한 형태를 하며 바닥으로 터졌어. 그리고 처음 봤어 지민이의 그런 표정. 진짜 차가웠거든. 흔히 보내오던 미소도, 따뜻함도 없던 지민이 얼굴에 덜컥 겁이 났어. 얘 마저 나랑 멀어지면 어떡하지. 재빠르게 사과했으면 됐을텐데 또 그놈의 자존심이 뭔지 가만히 서 있는 지민이를 지나쳐 도망가버렸지. 천하의 장여주가 뒷 수업 다 제끼고 집에 콕 쳐박혀 엉엉 대는 꼴이란.. 내 자신이 참 보잘것 없게 느껴지면서도 다음날부터가 엄청 걱정되더라. 아.. 지민이를 어떻게 봐야하나...


그 후 나는 엄청 티를 내며 지민이를 피해다녔어.항상 둘이 짝지어 하는 컨텍 수업도 늘 지민이가 먼저 다가와 같이 하자고 졸라댔었는데 일부러 눈에 안 띌려고 구석탱이에 숨어있거나, 학식당은 가지도 않았고, 같이 수업을 듣더라도 멀찍히 떨어져 들었어. 뭐, 지민이도 예전처럼 먼저 다가오거나 그러지 않더라구.


참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내가 욕심이 많은건지, 괴팍한건지 서운했어.속상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몰라 부정적인 감정이란 감정은 다 들었던 것 같아 그 시기에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내 감정들은 내 춤에 까지 영향이 가더라구. 되던 것들이 안된다던가,집중이 전혀 되질 않다던가. 연습실을 드나드는 횟수가 줄어들었지 현저히. 회의감 엄청 들더라.



"이번 무용제 주역은 지민이야. 얘들아 너희도 무용수로써 한 사람 한 사람 중요하니까 다치는 일 없도록 하고.다들 축하해줘."




그래 나태해진 나에게 온 결과는 뻔했어. 그렇게 목매달던 무용제 주연은 지민이가 되었어.다들 박수를 쳐주고, 한마디씩 축하의 말들을 건네더라.나도 박수 치며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아직 상황이 불편하기도 하고, 알면서도 밀려오는 씁쓸함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고. 내가 저 자리에 있었더라도 저런 축하들을 받았을까.괜히 고개만 떨군채 발가락만 꼼지락 거리고 있었어.



주변에 몇몇 동기들이 수군대는 것 같기도 했지만.한두번 듣는 것도 아니고.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자며 인사를 마친 교수님께 한번 더 꾸벅 목례를 드리고 실기실을 나가려는 순간,




"여주야."




마지막으로 나가려는 나를 교수님께서 부르셨어. 나즈막히.






-주저리-



와...도대체 이게 얼마만인가요...?흫...... 이번 상견례버전(이라 쓰고 결혼 골인 썰이라 읽는다) 주인공은 지민입니다!



조금의 비밀을 말씀드리자면 무용과 지민이는 후속작으로 나올 소재이기도 해요..!!(속닥) 

물론 완죠니 다른 캐릭터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모자라고 모자란 글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구요!! 다음편은 좀 더 빠르게 찾아 뵙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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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잘 읽구 갑니다!
4년 전
비회원72.238
크 환상의 무용과박ㅈ민을 남편프리패스로 데려와주시다니 ㅠㅠ 감사합니다작가님
얼른 다음편보고싶어요~~!!
우리의 세이렌 블루는 언제쯤 다음편볼수있을까료? 둘닥다리고잇겟습니당 ㅎㅎ [진이]

4년 전
독자2
오... 이번 주인공은 지민이>< 꺄아 정말 우리 이쁜 지민이가 이번 주인공이군요!!
여주 왜 이래요 우리 지민이를 상처 주고 결혼에 골인했다고요? 말뚜 안돼
이 결혼 반댈세.. 으흠!!
우리 지민이 냉망개 되면 얼마나 차가운데 감히 지민이를..!!!
그동안 통통 튀는 매력의 귀여운 여주 들만 보다가 조금 날카로운 여주 보니까
신선한데 왠지 미오ㅠㅠ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서핑하다가 인티 알림 글 울려서 후다닥 달려왔습니다
다음 이야기 너무너무 기대돼요~ 제발 까칠한 여주가 지민이에게 더는 상처 주지 말기를♥

4년 전
독자3
아 벌써 기대돼요ㅠㅠㅠ 재밌게 보구 가용❤️
4년 전
독자5
잘 보고 가용~~ 신알신 기다리고 있을게요~~~
4년 전
독자6
우리 지민이라면 진짜 너무 착해서 저랬을지도❤️ 재밌게 읽고가요!!
4년 전
독자7
박짐인 ㅠㅠ
4년 전
독자8
어엉ㅇ ㅠㅠ 몇번째 정주행 인지 몰겠어오 ㅠㅠ 그래도 꿀잼💓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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